지난번에 쓴 글에서 '비판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대해 그것이 싫다는 얘기를 애매하게 하다가 다소 논란이 있었는데, 성차별 컨텐츠 문제도 그와 비슷한 종류의 것인듯 합니다. 결국 핵심은 '비판을 봉쇄하고 싶다'는 것이니까요.

최근 모 음식 칼럼니스트? 가 화제였는데, 그 칼럼니스트를 옹호하는 분들 중에 '그 비판은 그 칼럼니스트가 문재인 지지자라서 그런거다' 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분들도 일부 있었던 모양입니다.
도지사를 하는 어떤 분의 지지자들이 그에 대한 비판을 두고 '그를 비판하는 것은 민주 진영을 공격하려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페미니즘 정치세력들도 같은 방식을 사용합니다. 스스로를 성평등주의자로 규정하고 자신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성차별주의자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은 너무나도 거부감이 듭니다.
밑에 관련글에서 어떤 분이 댓글로 '왜 그리 화가 나 있는거죠?' 라는 식의 얘기를 하는걸 보았는데, 바로 그런것 때문에 화가 나는거죠.

지금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 및 페미니즘 운동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것이 성평등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성차별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평등을 주장하기 때문에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성차별적이기는 해도 그것이 그리 심하지 않다면 너도나도 다 화를 낼 정도까지는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게 너무 심하게 보이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세계적으로 현재 많은 트러블을 일으키고 있는 보편적인 래디컬 페미니즘에 비교하더라도 한국의 래디컬 페미니즘은 너무 극단적으로 편협하며 폭력적이며 성차별적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성평등주의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서는 좋은 소리를 할수가 없습니다. 비판밖에 할게 없죠.

그런데 성차별주의적 페미니즘 정치세력이 스스로를 성평등주의라고 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는 성평등주의를 주장하며 자신들을 비판하는  상대방을 두고 성차별주의자라고 하기까지 합니다. 심지어는 국가의 권력을 동원하여 성평등주의를 억압하려 합니다.

비판을 '적대적 이념' 이라 부르고, '성평등 정책에 대한 적대감과 비난' 이라고 하며, '성평등정책을 무효화시키고자 하는 시도' 라고도 합니다. 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성차별주의자들이 성평등주의자들의 비판을 억누르고 억압하는 것입니다.

화가 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화가 나서 그에 대해서도 비판하면 그것도 그들은 "성평등 운동과 정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자기 주장을 피력하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 라고 합니다.

이게 '긴급조치 위반을 보도하면 긴급조치 위반' 이라고 하는 것과 다른게 뭐가 있을까요. 정확히 같은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사회주의자를 자칭하는 파시스트가 사회주의를 억압했던 것과도 완전히 같아 보입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