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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0/12 03:42:06
Name aDayInTheLife
Subject [일반] <베놈> - 집나간 서사님을 찾습니다. (수정됨)
<베놈>을 보고 왔습니다. 일단 (상대적으로) 저예산 히어로물로 따지자면 액션, CG 양 측면에서 괜찮습니다. 특히나 오토바이 추격 장면은 앞부분의 육탄전도 신체 변형과 비인간적 움직임을 잘 드러냈고, 속도와 힘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잘 뽑힌 액션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개 속에서 싸우는 장면도 꽤 인상적입니다. 또 꿀렁꿀렁 거리는 독특한 심비오트와 베놈 디자인도 상당히 잘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원작을 잘 모르기에(어느 쪽이 팬들이 더 좋아하는 디자인인지 몰라서) 함부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스파이더맨 3편의 베놈보다 훨씬 인상적이고 강력해보이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딱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저예산 액션영화로(물론 상대적으로 저예산이지 완전 저예산은 아닙니다.)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바로 다음부터 시작입니다. 자동차에 타서 가는 동안 사과하라고 얘기하는 순간부터 뭔가 물음표가 뜨기 시작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캐릭터성이 뭔가 이상해져요. 방금 뚝배기 한 그릇 하고 오신 분이 갑자기 감성에 취해 커피 한잔 하십니다.
이 영화에서 베놈과 에디의 갑작스러운 대동단결은 이미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죠. 또 30분 넘게 잘린 장면이 있다는 언급도 있었기에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이 주로 잘려나가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근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그 외의 서사에서 성공적이냐면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 영화 끝난지 30분만에 이름이 잘 기억 안 나는(지금 이 글은 심야영화가 끝나고 집에 오자 마자 쓰고 있습니다) 칼 뭐시기와 라이엇의 캐릭터도 조형이 잘 안된 느낌입니다. 물론 히어로물에서 악역은 단물이 빠지기도 전에 버려지는 존재입니다. 근데 칼튼하고 에디의 신경전은 초반 상황설정으로만 쓰였고, 후반부 싸움의 명분은 그냥 ‘쟤가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해!’가 끝입니다. 에디와 브록이 군사협정을 4달러로 맺는 동안 라이엇은 야생으로 간 거에요. 또 지구가 병들어 간다는 에코파시즘을 주창하면서 유전자 치료를 하는건 또 뭔가 싶기도 하고요. 아무리 빌런이 1회용이라지만 라이벌로도, 숙적으로도, 혹은 그냥 하나의 캐릭터로도 그닥 인상적인 모습을 못 보여준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30분 정도 잘린 장면이 에디와 브록의 공존만 다루는 게 아니라 악역의 조형이나 사라진 6개월의 타임라인, 주변 인물과 관련된 서사 등등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면 이 30분이 복구되도 영화의 개연성이나 설득력이 크게 나아질지 잘 모르겠어요. 아주 간단하게 식인 장면에 대해서 캐릭터들의 반응이 지나치게 맥 빠지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근데 저는 베놈이 조금 더 포악해야 됐다는 주장은 공감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원작 팬들이 안티 히어로 같은 부분들을 좋아했기에 그렇게 얘기하시겠지만, 그래도 이건 재현이 아니라 원작 삼아 재창조한 영화니까 저는 차별성을 둬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등급이나 캐릭터 성의 변화가 아니라 그걸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p.s. 어느 순간부터 리즈 아메드는 저한테 기술자 전문 배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이슨 본(*수정했습니다)에서 sns 회사 회장, 로그 원에서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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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군
18/10/12 08:18
수정 아이콘
오른쪽이와 신이치가 애장판 10권에 걸쳐 쌓은 우정을 베놈과 에디는 며칠만에..크크크
호랑이기운
18/10/12 08:23
수정 아이콘
사랑의 큐피드 베놈
Rorschach
18/10/12 08:36
수정 아이콘
저는 뭐 생각없이 봐서 나름 즐겁게 보긴 했습니다만...
베놈의 서사수준은 뭔가 집나갔다기보다는 그냥 원래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은 수준... 크크
미나사나모모
18/10/12 08:39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 착한 베놈찡 ㅠㅠㅠ
닭장군
18/10/12 09:05
수정 아이콘
베노무자슥
Zoya Yaschenko
18/10/12 09:32
수정 아이콘
어린이의 친구!
마스터충달
18/10/12 09:55
수정 아이콘
저는 베놈이 (상대적으로라도) 저예산 소리를 듣는 게 이해가 안 가는데, 제작비가 1억달러거든요;;; 대개 액션 영화가 5~8000만 달러 정도 하고 1억 달러부터는 보통 돈 좀 썼다는 작품이 됩니다. 그러니깐 돈 풍년의 마지노선을 겨우 넘긴 작품이 되는 건데... 저예산 액션영화는 절대 아니죠;;; 저는 보면서 "키야~ 이것이 돈의 맛이구나." 하면서 봤네요;;
aDayInTheLife
18/10/12 12:16
수정 아이콘
근데 히어로물이 비싼거 생각하면 상대적으로는 싸게 막은거 아닌가.. 싶어요. 데드풀 2편이 1억 1천만이었고, 홈커밍이 1억 7천 정도 였으니...
마스터충달
18/10/12 12:34
수정 아이콘
저는 그 기준을 1억 달러로 봅니다. 우리나라 영화의 100억하고 비슷하게 상징적인 느낌이 들어요. 1억 달러라고 하면... 돈 좀 썼다는 느낌이 들죠.
철철대왕
18/10/12 10:01
수정 아이콘
그 담배50개 모닥불로 핀듯한 목소리로..
감자튀김! 초코바!
방과후티타임
18/10/12 10:11
수정 아이콘
베놈 커여워~
인생은에너지
18/10/12 10:59
수정 아이콘
원작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원작과 다르게 가도 된다는 말은 십분 동의합니다. 다만 다르게 갈거면 잘 만들었어야 되는데 이영화는 그걸 못한...그래서 이럴거면 원작대로 가지!! 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18/10/12 12:18
수정 아이콘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좀 애매한 부분이 캐릭터의 매력을 깎아먹는 부분이 있긴 할거 같거든요. 이 영화에서도 마케팅이나 초반에서 안티히어로 모습을 보여주고선 막판에 그걸 뒤엎어 버리니까 캐릭터의 매력도 일관성도 잃어버린게 아닌가 싶어요.
아마데
18/10/12 11:15
수정 아이콘
제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피실험자는 맞는 짝을 찾지 못해 픽픽 죽어나가는데 하필 라이엇이 빌런의 몸에 성공적으로 들어가게 된 것과 베놈이 애니의 몸에 이상 없이 들어가게 된 건 그냥 순전한 우연인가요?
미나사나모모
18/10/12 11:22
수정 아이콘
거의 뭐 궁합수준인거 같아요.. 왜 에디가 자기랑 찰떡인지.. 라이엇은 어쩌다 칼튼 드레이크랑 찰떡인지 전혀 설명이 없지요 큭
아마데
18/10/12 11:27
수정 아이콘
그니까요;; 에디는 솔직히 주인공이니까 몇천분의 1 확률로 얻어걸렸다 쳐요. 근데 나머지 둘은 보면서 좀 많이 어이가 없었어요. 베놈이 너무 착하다 개연성이 없다 이런 문제보다 전 그 부분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크크크
고분자
18/10/12 12:02
수정 아이콘
뜬금없이 지구를 구하자고 하는건 정말 어이없었어요.
마지막에 굿바이 할때는 찡하긴 했는데.
마지막 쿠키영상도 도통 모르겠고... 레드라는 살인범이 유명한가요?
미나사나모모
18/10/12 12:15
수정 아이콘
레드가 클리터스 케서디인데 이게 심비오트랑 결합하면 카니지라고 스파이더맨과 베놈이 연합해서 싸워도 쉽지 않은 희대의 난적이 됩니다... 2편 메인 빌런 각인데 현재 상황으로는 2편이 나올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흐흐
aDayInTheLife
18/10/12 12:16
수정 아이콘
흑자는 볼거 같아서... 어떻게든 나오지 않을... 크흠
네오바람
18/10/12 13:00
수정 아이콘
초로인 베넘!
최종병기캐리어
18/10/12 14:25
수정 아이콘
AV 다운로드 받아서 '→' 눌러가면서 1분만에 본듯한 느낌...
18/10/12 15:16
수정 아이콘
그린랜턴과 동급으로 최악입니다 절대 베놈 보지 마세요
18/10/12 16:06
수정 아이콘
의외의 엄청난 흥행으로 알고있는데, 역시나 악평도 많군요.
aDayInTheLife
18/10/12 16:33
수정 아이콘
로튼 기준으로 따지면 평론가 30%대지만 관객은 80%후반이더라고요. 좀 갈리긴 합니다. 흐흐
와사비
18/10/12 18:24
수정 아이콘
안정적으로 300만 넘지 않을까 합니다 원작 코믹스 팬으로선 아쉬움만 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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