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듀 방송 4시간을 남겨두고 맘까페 영업을 뛰고 있는 비싼치킨입니다
아기의 첫 니가 9개월만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유식 거부도 왔습니다 ㅠㅠ
지금은 어느 정도 식욕을 찾았는데 지난 2주동안 정말 우울증 올 뻔 했었어요
중기 이유식 때 160그램을 10분만에 먹고 치즈 및 퓨레 등 간식을 연달아 먹었던 애라서 입을 안 벌린다는 걸 상상도 못했거든요.
저러다 나아지겠지- 했던 시간이 일주일이 넘어가니까 딱 미치겠더라구요
주말에 울면서 아기한테 밥 먹이는 거 보고 남편이 이 정도였냐고 놀라면서 같이 안고 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지금은 밥먹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렇지 200그램을 다 먹긴 합니다
이제 살만해져서 그동안 써먹었던 방법들 좀 써보려구요 흐흐


1. 중간중간 물 먹이기

좀 받아먹다 입을 꾹 다물면 물을 먹입니다
입 안에 음식물이 있으면 얘는 절대 입을 안 벌리더라구요
물을 먹으면 걔들이 같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물 먹은 담에는 또 입을 벌려줍니다
초반 한 열숟가락 정도는 물 없이 합합 잘 받아먹다가 1/3정도 먹고 나면 세 숟가락에 한 번씩 물 먹어주고 있습니다
어떤 아기들은 보리차를 좋아하던데 얘는 맹물만 잘 먹어서 그냥 정수기물 따뜻하게 해서 줍니다 저는.


2. 입 근처 톡톡톡 두드리기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헨리의 똑똑똑이 생각나서 써먹어봤는데 의외로 잘 통하더라구요.
이유식을 고봉숟가락으로 떠서 윗입술 인중쪽이나 입꼬리쪽을 톡톡톡 두드립니다.
그럼 호기심 때문인지 귀찮아서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입을 벌려요.
한 오십번 톡톡 거릴때도 있고 대여섯번만에 입을 벌려줄때도 있는데 언젠간 벌립니다.


3. TV 보여주기

정말 안 쓰고 싶었던 방법이지만 너무 안 먹을 땐 티비를 켭니다.
티비에 집중해있을 때 먹이면 그나마 좀 먹거든요.
남편 퇴근하고 와서 저녁 먹일 때는 책 보여주면서 먹여서 괜찮은데 혼자 먹일 때가 문제라...
권장해드리지는 않습니다.
습관이 될 수 있고 밥 시간에는 다른 자극을 주지 말고 밥만 먹이는 게 좋다고 해요.
아기들은 점점 더 큰 자극을 찾기 때문에 책보여주면서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돌아다닐 때 쫓아다니면서 먹이는 것보다는 티비를 보여주더라도 한 자리에서 끝까지 먹이는 게 낫다는 말도 있어서 저는 그냥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4. 아기 이유식 뺏어먹기

아기가 보는 앞에서 다른 숟가락으로(침 섞이면 안되니께) 이유식을 제가 먹으면 빤히 쳐다보다가 입 벌리더라구요.
물론 입을 크게 벌리고 준하형처럼 엄청 오바하면서 먹어야 합니다.
두 번 정도 먹다가 아기한테 너도 먹어볼래? 하고 한 숟가락 주면 낼름 받아먹어요.
근데 다섯번 이상은 통하지 않더라구요...


5. 치즈님 치느님

치즈 얹어주기!!!!!
치즈를 반찬으로 주면 또 잘 먹습니다.
포인트는 치즈를 줄것처럼 입 근처에 가지고 가서 좀 약올리다가 밥숟가락 위에 올리는 걸 아기가 봐야 합니다.
그냥 치즈 올린 밥숟가락을 가져다대면 안 먹더라구요.
치즈조각 흔들어서 관심끌고 그거 여기에 있다~ 하고 올려준 후에 숟가락을 가져다대면 입 잘 벌려요.
하지만 이것도 나중엔 꾀가 생겨서 앞 쪽에 있는 치즈만 쏙 빼먹습니다.
야 이.....


6. 교차 투입

아기가 좋아하는 퓨레나 요거트와 이유식을 번갈아가면서 먹이는 방법입니다.
퓨레를 한 서너숟가락 먹이면 입 벌리는 게 익숙해져서 이유식도 두세숟가락 먹더라구요.
또 안 먹기 시작하면 다시 퓨레 투입....
남편은 애한테 그러지 말라고, 너 같으면 사과쥬스에 밥말아먹겠냐고 하는데 이렇게라도 먹여야지 어쩌라고!!!
물론 저는 요거트나 사과쥬스를 밥이랑 먹지 않습니다.


7. 분위기 환기시키기

아기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먹기 싫은 밥 꾸역꾸역 넣어주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겠어여...
그래서 그냥 웃겨줍니다.
식탁의자 앞에서 “안녕하세요. 치킨주니어를 웃겨라 1번 참가자 비싼치킨입니다” 꾸벅 인사하고 춤을 춘다던지 몸개그를 한다던지 웃긴 소리를 내면 꺄르륵 웃거든요.
그리고 밥 숟가락 가져다대면 성의가 갸륵해서인지 또 먹어줍니다.
식탁의자 밑으로 내려갔다 뿅 하고 올라오는 것도 잘 먹히구요,
식탁의자 밑에 있는 발을 앙! 깨무는 것도 좋아하구요.


8. 과자 손에 쥐어주기

스틱 과자 손에 쥐어주고 그거 먹으려고 입 벌릴 때 잽싸게 손과 입 사이로 숟가락을 넣어서 밥을 먹입니다.
아기들은 행동이 느리기 때문에 입을 먼저 벌리고 과자를 입에 가져가는데 엄마의 손이 더 빠르지요.
아기는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엄청 당황하는 표정을 짓지만 일단 입에 들어온 건 먹고 다시 과자를 먹으려 합니다.
너댓번 이렇게 먹으면 울더라구요.
과자도 좀 먹게 하면서 써먹으세요...


9. 하품은 하늘이 주신 찬스

먹지도 않는 밥 먹이겠다고 계속 식탁의자위에 두면 아기는 당연히 지루해하죠.
이 때를 놓치시면 안됩니다.
입을 크게 벌릴 때 얼른 고봉숟가락으로 이유식을 떠먹이세요.
이렇게 서너숟가락 먹이면 그나마 배는 채울 수 있으니까요.


10. 간식 안 먹이기

보통 3끼 이유식 텀은 4시간이거든요.
그리고 그 사이에 간식을 주고...
그럼 결과적으로 2시간마다 뭘 먹는 거니까 애가 허기를 못 느껴서 밥을 안 먹나 싶어서 일주일 정도 간식을 안 줬습니다.
그러니까 좀 식욕이 돌아오더라구요.
지금도 간식으로 안 주고 디저트 개념으로 밥이랑 연달아서 치즈나 퓨레 등등을 주고 있습니다.
위야 늘어나라- 하면서요.
밥시간 텀을 늘려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해요.


11. 굶기기

막판에는 그냥 다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한시간 넘게 애랑 씨름하는 게 매일매일 3번씩 반복되니까 정말 정신병 걸릴 것 같았어요.
이유식 우울증으로 검색도 해보고....
그러다 밥시간을 30분으로 정했습니다.
30분 넘으면 미련없이 더 안 먹이는 걸로...
2끼 연속으로 50그램 정도 먹다 그 날 저녁에 와구와구 먹더라구요.
친정엄마한테 하소연하니까 “니는 어릴 때 3일을 굶었었다잉”
하시더라구요.
아니 왜 딸을 3일이나 굶겨??? 나는 한 끼만 안 먹어도 속상한데 엄마는 어쩜 그래????
“우짤것이냐. 니가 안먹는데잉. 3일 굶는다고 안 죽어야”
...사실 저게 정답입니다.
3일 굶는다고 안 죽고 키 덜크지 않아요.
안 먹으면 그냥 안 주는 게 아기나 엄마나 스트레스 안 받고 좋아요.
알면서도 못 그래서 문제지....
근데 굶긴 후에 확실히 더 잘 먹긴 합니다.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1,2 번만 쓰고도 20분만에 200그램을 다 먹을때도 있고 저 방법들 다 써도 한시간동안 100그램도 안 먹을 때도 있습니다.
진짜 전쟁이예요.
저희 아기는 아직 뱉어내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지 입 안에만 들어오면 먹기는 하거든요.
나중에 뱉어내고 그러면 진짜 미칠 것 같습니다 ㅠㅠㅠ
다들 이유식 먹이는 방법 공유해봅시다.
그리고 엄마들도 끼니 꼭꼭 챙겨먹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