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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2/11 17:53:51
Name 글곰
Subject [일반] 대충대충 쓰는 오키나와 여행기 (3)
1화 링크 : https://pgr21.co.kr/?b=8&n=75751
2화 링크 : https://pgr21.co.kr/?b=8&n=75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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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글곰입니다. 항상 여러분을 위한 실용적인 여행기, 도움이 되는 여행기, 진지한 여행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요.


  오키나와 중북부의 모토부 반도를 향해 올라가다 보면 만자모라는 곳이 있습니다. 일본식 한자로 万座毛라고 쓰는데 만 명이 앉을 수 있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냥 통칭 코끼리바위로 부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바위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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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도 미칠 듯한 바람은 계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제의 압제에 맞서 싸웠던 옛 독립투사들의 얼을 이어받은 대한건아는 한낱 날씨 따위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잽싸게 뛰어가서 사진을 찍고 한 바퀴 돈 후에 잽싸게 차로 돌아왔지요. 물론 한 바퀴 도는 내내 후회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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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미야 바람이 춥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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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이날은 일요일이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오키나와 북쪽으로 가는 국도가 꽉 막혀 있더군요. 오키나와에서 서울 한복판 스타일의 거북이걸음을 하게 될 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지요. 유턴을 할 수도 없으니 철마는 전진해야 합니다. 자. 메모해 두세요. 오키나와 북쪽으로 가는 도로는 주말에 심하게 막힌다, 하고요. 여러분께 유용한 지식을 드리게 되어서 이 연사 뿌듯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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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막힙니다.)


가는 길에 유명한 곳에 들려 점심을 먹으려 했습니다. 이름하야 우후야(大家). 큼지막한 전통 가옥에서 고기류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오키나와에서도 손꼽히리만큼 유명한 식당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갔더니 정말 유명한가봐요. 집 밖까지 길게 줄을 섰지 뭡니까. 아~주 길~게.

저는 시간 낭비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서 이불 속에서 잔뜩 꾸물거리긴 하지만 그건 시간 낭비가 아니라 단지 휴식의 차원일 뿐이죠. 그러나 이 추운 날에 야외에 줄을 서서 밥 먹으러 들어가기를 기다릴 만큼 저는 참을성이 좋지 않습니다. 우와. 여기가 그 유명한 곳이군요. 일단 와 봤으니 됐습니다. 다른 집으로 갑시다. 슝.

물론 대안이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선택지는 시키노아야(四季の彩). 찻집 겸 식당이라 합니다. 사계의 색이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채소를 쓰는 여러 가지 정식 요리를 주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며 기세 좋게 곤니찌와를 외쳤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죄송합니다. 재료가 다 떨어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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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중이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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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이 다 먹은 게 아닐까 하고 의심했습니다.)

급히 다른 곳을 검색해서 달립니다. 다행히도 세 번째로 도착한 찻집 겸 식당인 규토(Gyutto)에서 늦게나마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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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철도 덕후가 많다고들 합니다. 이곳의 주인장도 그런 게 분명해요. 의자가 대략 열 개쯤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의 식당인데, 그 한가운데 가로 길이가 육칠 미터는 됨직한 커다란 기찻길 모형이 놓여 있습니다. 이 위를 네 대나 되는 기차가 오가면서 불을 번뜩이고 있네요. 심지어 이곳에서 어린이 세트를 시키면 신칸센 모양의 접시에다 차려져 나옵니다. 이거 어떻게 봐도 확신범이에요. 저도 이왕 덕후가 될 거면 이렇게 돈 많은 덕후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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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기차 모형을 보고는 그만 혼이 나가버린 샷. 사진을 못 찍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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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맛있어서 카메라조차 따라잡지 못할 번개같은 속도로 먹고 있는 샷. 사진을 못 찍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2.)

여기서 햄버그 스테이크와 규동으로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오키나와 전통 과자인 친핑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전병과 크레이프의 중간쯤 되는 맛인데 입에 잘 맞더라고요. 물론 아이스크림에다 과일이 있으니 밀가루반죽 따위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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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달려 마침내 도착한 곳은 츄라우미 수족관. 동양에서 제일 큰 수조가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유명한 고래상어가 두 마리나 있어요!

그리고 그것뿐입니다.

그냥 제주도 수족관 가셔도 됩니다. 아니면 코엑스에 가시든지, 일산에 가시든지, 63빌딩에도 있고...... 하여튼 여기보다 좋은 수족관 많습니다. 물론 고래상어를 실제로 보려면 반드시 이곳에 오셔야 합니다. 여기가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하지만 그거 말고는 별 거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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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상어가 어디 있지? 웅성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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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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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고래상어 따윈 모르겠고 암튼 신난다!)

이렇게 별 것 없는 츄라우미 수족관 투어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모토부 반도까지 와서 수족관만 보고 갈 수는 없죠. 다음 코스는 고우리대교(古宇利大橋)라는 곳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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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youinRome...
18/02/11 18:35
수정 아이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츄라우미 수족관은 그냥 바깥의 오키짱쇼만 봐도 충분할듯 하더군요. 무료가 유료보다 좋았던건 최초일듯요....
수족관 자체는 제주 한화가 훨씬 좋았습니다.
스테비아
18/02/11 21:55
수정 아이콘
오키짱쇼 만족감 최고죠 크크크
18/02/12 09:03
수정 아이콘
제가 갔을 때는 돌고래 쇼가 없었습니다.
하기야 있었어도 야외라면 절대 안 봤을 겁니다. 추워요!
복희씨
18/02/11 18:37
수정 아이콘
실제로 오키나와 여행을 가게 되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8/02/12 09:03
수정 아이콘
어..... 이러면 안 되는데?
18/02/11 18:54
수정 아이콘
생각외로 도움 좀 될거같아요!
18/02/12 09:03
수정 아이콘
어..... 이러면 안 되는데?(2)
낙타샘
18/02/11 19:09
수정 아이콘
오키나와가 대만에 가까운 섬 아닌가요? 열대지방인줄 알았더니 옷이 겨울옷이네요.
18/02/12 09:04
수정 아이콘
기온은 11~13도 정도였습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서 체감상 한국의 초겨울 날씨였고요.
낙타샘
18/02/12 10:24
수정 아이콘
우와 생각보다 되게 춥네요!?
18/02/11 19:45
수정 아이콘
제주도에 있는 수족관이 더 좋나요?
전 오키나와만 가봤는데 수족관에서 완전 감동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주도도 기회가되면 가봐야겠네요
18/02/12 09:04
수정 아이콘
제주도가 더 좋습니다. 지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시설도 반짝반짝하고요.
WhenyouinRome...
18/02/12 14:11
수정 아이콘
저는 수족관 자체는 제주도가 더 좋았는데 가격은 오키나와가 제주 한화 아쿠아보다 절반정도 쌋습니다..
곧미남
18/02/11 21:24
수정 아이콘
2012, 13년에 이어 5년만에 오키나와 가는데 아직도 비슷하네요.. 전 타이거즈 전지훈련 보러가는거긴 한데 고우리 대교는 함 보고프던데
18/02/12 09:05
수정 아이콘
고우리대교 한 번쯤 갈 만합니다. 렌트해서 가세요.
사업드래군
18/02/11 23:53
수정 아이콘
이런, 이거 생각보다 너무 도움이 되겠는데요. 핀트가 좀 어긋난 것 같습니다. 하하.
제작년 6월에 고우리대교 가다가 태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앞이 하나도 한 보여서 정말 죽을 뻔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
18/02/12 09:05
수정 아이콘
어..... 이러면 안 되는데? (3)
18/02/12 00:02
수정 아이콘
수족관 자체를 반대하는 것과 별개로 워낙 좋아해서 제주도 부산 다 가고 서울에 있는 건 수시로 가는대 동양최대 규모의 수족관 이라는 소문만 들었어요.
혹 고래상어가 글곰님한테 유달리 다가오지 않나요? 전 수족관 갈때마다 수족관에 사는 애들이 저한테 유달리 다가오고 말까지 시키는 것 같아서 만족감이 최고에요 크크

일본 음식 짜지는 않나요? 워낙 짜서 왜 위에 좋은 양배추를 많이 먹고 양배추 알약까지 있는지 이해가 팍 되더군요
18/02/12 09:06
수정 아이콘
동양 최대규모는 와전이고, '동양에서 가장 큰 수조가 있는' 수족관이라고 합니다. 크긴 크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수족관에 수조만 있으면 됐지 또 뭐가 필요하겠습니까마는, 문제는 그거 말고는 정말 별 거 없다는 게...

일본 음식 짜다고는 못 느꼈습니다. 대신 달긴 하더라고요.
18/02/12 02:22
수정 아이콘
볼것 없기로 유명한 오키나와여행을 글곰님 여행기를 통해서 보니 참 재밌네요. 따님의 영향이 크기도 하고요^^크크
앞으로 다른 여행기도 기대 마니마니 해봅니다 !
18/02/12 09:07
수정 아이콘
사실 사진 업로드하는 게 너무너무 귀찮아서 말입니다. 여행기라는 게 정말 번거롭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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