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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2/06 16:15:23
Name VrynsProgidy
Subject [일반] 과외를 시작하기전, 아이와 부모님께 드리는 이야기
*대화체에 주의해주세요


부모님께 드리는 이야기

1. 저는 아이를 혼내지 않습니다.


- 다른 모든 이야기를 다 합친것보다도 더 중요한 이야기라서, 그리고 부모님 입장에서 가장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의 이야기라서 반드시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에서 말씀을 드리는 부분입니다. 

제가 과외를 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서 부모님과 이렇게 만나서 과외를 하네 마네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제가 수능이라는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기술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점수를 바탕으로 좋은 대학에 가서, 아이들에게 그 노하우와 지식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저에게 아이를 맡기신거고, 저도 그 부분에는 분명히 자신이 있습니다.

다만, 저는 아직 20대 초반이고, 아이를 키워본적이 없습니다. 동생이 한명 있지만 고작 4살 차이고, 사촌 형님, 누님들이 사랑보다는 일에 힘을 더 쓰신탓에 그 흔한 사촌 조카도 한명 없습니다. 물론 학교 생활을 하면서 많은 후배, 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잘 지냈고, 여태까지 가르쳤던 아이들과도 역시나 좋은 관계로 한번도 얼굴 붉힌적 없이 잘 지냈지만, 제가 할 수 있는것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 선생님들은 전부 전문적으로 아이를 훈육하고, 관계를 맺는법에 대해 대학 생활과 교생 실습등을 통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으신분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혼내는 과정에서 말이 안 듣는 아이가 생겨서 문제가 생기고,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아 어릴적부터 엇나가게 되는 아이도 생기는것을 어머니께서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훈육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따로 받은것도 아니고, 아이와 나이차도 그렇게 많이 나지 않으며, 일주일에 아이를 두~세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환경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저는 아이가 숙제를 해오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혼을 내거나, 안 좋은 소리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자격도 없고, 그게 아이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저를 만나는 시간이 아이에게 덜 즐거운 시간이 될 수록, 저나 아이나 서로 목표 달성을 위한 능률은 떨어지기만 합니다.

이것은 제가 어디까지나 아이에게 '공부만 가르치겠다.'라고 선을 긋는것은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았던점들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고, 가끔 학교도 데리고 가서 밥도 먹이고 동방도 구경 시켜주고, 아이가 꼭 해야 할 것이 있으면 좋은 말로 부탁하고, 때로는 보상을 설정해가며 동기부여를 시키고, 아이와 개인적으로도 좋은 관계로 지내서 학습 외적으로도 도움을 줄것입니다. 여태까지도 항상 그래왔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제가 사용할 방식은 '상벌'이 아니라 '상'이고, '당근과 채찍'이 아니라 '당근'입니다. 만약 저나 부모님이 과외를 진행하며 아무래도 아이에게 따끔한 훈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마냥 좋은 말 만으로는 성실한 수업진행이 될 것 같지 않다면, 그때 아이에게 잔소리, 싫은소리를 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여태까지 계속 아이를 키워오셨고, 아이를 가장 사랑하고 아이가 한소리 들어도 가장 납득할 수 있는 부모님입니다.


2. 제가 돈에 신경을 쓰지 않게 해주셔야 합니다.

저는 전문 강사지만 두자리수의 학생들을 가르쳐왔고, 좋은 결과를 내왔으며 수험 공부를 가르치는 행위에 대해 자신감과 자존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를 받기로 하고 과외를 시작하건, 그 금액은 저, 부모님 모두 상호간에 만족할 수 있는 금액이니 그렇게 된 것이고, 저는 그 금액은 제가 가르치는 행위에 대해 온당히 받을 자격이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꿔 말하면, 그렇게 납득할만한 금액을 받는다면 반드시 최선을 다해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를 가르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과외 시작전에 상호간에 과외비에 대해 합의한 이후에는, 저는 더 이상 돈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겁니다. 과외 선생님인 저는 아이를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과외 학생인 아이는 열심히 공부하는게 일입니다. 저와 아이는 그 일에만 집중할것입니다. 과외비를 제때, 제 금액을 주냐는 전부 부모님께 달린, 저나 아이가 아닌 부모님이 하셔야 하는 일입니다.

저는 과외비를 주기로 한 날짜가 조금 지났다고 아이에게 얘기하거나, 따로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거나 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제게 돈을 늦게줘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도 사람이고, 신경이 쓰이는 일이 생기면 일에 대한 집중력이 낮아집니다. 제가 가르치는것에만 집중 할 수 있게, 과외비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도록 부디 부모님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3. 과외 내용에 대해 제가 아닌 아이와 피드백을 자주 해주셔야 합니다.

과외를 하다보면 처음부터 모든 아귀가 퍼즐처럼 딱 맞아들어가서 시작부터 쾌조의 진행을 보이는 케이스도 있지만, 처음에 좀 삐걱대며 서로에게 맞추는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것은 저의 의견도 물론 중요하고, 부모님의 의견도 참고해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결국 아이의 의견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저는 남이라서, 부모님은 가족이라서 서로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부분을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런 이야기는 반대쪽에 있는 사람이 들어줄 수 있어야 피드백을 할 수 있습니다. 제게 하기 껄끄러운 이야기는 부모님이 들어주셔야 하고, 부모님께 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제가 들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궁금하신 사안등이나 수업 외적인 부탁은 언제든지 물어보거나 부탁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과외를 많이 진행하며 공부 내적으로 부모님이 제게 직접 본인의 의견을 계속, 많이 전달하셨을때는 결과가 항상 좋지 못했습니다. 저는 공부에 있어서만큼은 책임감도 크지만 자신감도 큽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만큼은 저를 믿어주시고, 저보다는 아이에게 더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아이에게 해주는 이야기


4. 지금은 나보다는 너에게 훨씬 중요한 시간이다.

너하고 나하고는 이제 일주일에 3일, 무려 6시간을 같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공부를 해야 해. 그러나 나도, 너도 딱 수업시간에만 공부하고 마는게 아니라 수업 준비, 숙제를 해야 할 테고, 또 수업이 8시라고 해서 8시까지 자유롭게 하던 일 하다가 갑자기 과외를 시작할 수 있는것은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우린 이 시간을 위해 서로 일주일에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야 해.

게다가 수학, 영어 두 과목을 나와 같이 공부한다는건, 결국 그 두 과목 공부는 내가 생각한 커리큘럼대로 움직이는거야, 물론 난 니 개성하고 편의를 최대한 맞춰서 계획을 짜겠지만, 어찌되었건간에 결국 학교 공부보다는 내가 수업하는 방향이 저 두 과목에서는 너의 공부방향이 될거고, 성적도 나와 네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나가냐에 따라 다르게 나올거야.

혹시 부모님께 용돈을 빌미로 협박받아서 과외하는건 아니지? 죽어도 공부하기 싫은데, 그게 아니라면 너도 어느정도인지는 내가 잘 모르겠지만,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좋은 성적이 나오면 그게 니가 앞으로 사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거잖아. 안 그래?

그렇다면 중요한건, 이 과외는 네 성적을 올리기 위해, 니 공부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한다는걸 명심했으면 좋겠어. 바꿔말하면, 과외를 하는게 너한테 도움이 안되면, 그냥 우리는 서로 일주일의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가져다 버리는거고, 너는 너 나름대로 과외를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공부에 뜻이 있는 시기에, 주요 과목 몇 과목을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놓치는거야.

나는 물론 너의 부모님께 과외비를 받고 널 가르치고 있고, 그게 나에게도 소중한 일거리이긴 하지만, 난 과외 안해도 아르바이트 할거 많고, 네가 아니여도 가르칠 아이가 많아. 그러니까 네가 내가 안 맞아서 더 이상 나한테 배우고 싶지 않다고 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고 괜찮고, 뭐 안 좋게 생각하거나 이런건 전혀 없어. 

그러니까 네 생각에 과외가 네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것 같다면, 방식이 네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일단 적어도 그걸 나한테는 반드시 즉시 말해줬으면 해. 그렇게 하면 난 최대한 너와 의견을 조율해서 공부 방향을 다르게 짜볼거고, 그래도 공부가 잘 안되면, 혹은 네가 자유로운 과외보다는 학원이 더 잘 맞아서 다시 학원에 다녀야겠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면, 1초도 미루지말고 부모님께 그 의사를 전해, 얘기하기 좀 그러면 내가 그만두겠다고 얘기해줄테니까 나한테 얘기해도 되고.


5. 매 순간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위의 이야기와 어느정도 연결되는건데, 다시 한번 물어볼게, 부모님한테 뭐 컴을 못하게 하겠다거나 하는 이유로 혹시 억지로 과외하는건 아니라고 했잖아. 그치? 근데 그렇다고 해도 네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게 공부는 아닐 수도 있어, 나는 학창시절엔 야구하고 게임하고 노래하는게 공부보다 훨씬 더 좋았고, 지금도 그래.

공부가 아니라 다른게 너무 미칠듯이 도전하고 싶다면, 안해보면 정말 후회할것 같다면 부모님이 반대하시는것 정도는 설득하면 그만이야. 불투명한 미래는 성공하면 그만이고, 내가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건 진심으로 도전해보기 전에는 알수 없는 거니까. 이런저런 현실적인 장애물에 얽매여서 원하는것을 놓으면 언젠가 크게 후회할지도 몰라.

나는 오늘 너랑 처음 만났고, 네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몰라, 내가 아는건 네 성적밖에 없어. 그런데 성적에는 사람에 모든것이 다 나와있지는 않잖아. 네가 어떤 일에 얼마나 재능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하고 싶어 하는지, 왜 과외를 하려고 하는지, 그냥 부모님의 제안에 그렇게하겠다고 한건지, 아니면 네가 진짜 성적을 올리기 위해 스스로 생각해낸 일인지, 아무것도 몰라.

그래서 난 너한테 '일단은 학생의 본분은 공부니까 열심히 공부해라' 라거나,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것이 아니니까 네 적성을 찾아라' 라고 조언해줄 수는 없어. 그건 내 능력과 책임범위를 한참 벗어나는 얘기니까, 그래서 저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는거야. 공부를 하건 접건,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네가 선택했다면, 나중에 후회는 해도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자, 매 순간 내가 하고 싶은것을 한다는 얘기는, 바꿔 말하면 내가 선택한 일이라면, 많은것을 고려했을때 그 일을 하는게 나한테 최선이라고 내가 선택했다는 이야기야. 네가 위에서 협박해서 과외를 시작한게 아니라고 했다면,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 너는 지금 일단 공부를 해야 한다는 선택을 한거야. 그것은 네가 원한거라는걸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해야 해,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때는 절로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되고, 그래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니까.

나는 고등학교때 야구, 게임, 노래에 대한 미련을 다 접고 공부를 시작했어. 공부에도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왔고, 내 선택에 만족하고 있어. 네가 나처럼 자의로 공부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이 길 끝에도 분명히 달콤한 열매가 기다리고 있다는것은 내가 보장할 수 있는 일이야. 네가 만약 정말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게 목표라면, 내가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돕고, 끌어줄테니까 적어도 지금은 네가 선택한 공부에 집중하고,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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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부모님께 떼 써본적이 거의 없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컸다고 자부하지만, 미성년자도 아니고 무려 성인딱지를 단 이후에 어머니께 심하게 떼를 썼던적이 있습니다. 때는 대학교 1학년 새내기 시절이었고, 내용은 과외를 구해달라는 것이었지요.

물론 과외 사이트에 스펙을 올리고 제가 직접 구해도 되겠지만, 첫 과외는 그래도 주위 인맥을 통해 구하라는 선배들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 목표대학만 붙으면 과외는 확실히 책임져주겠다는 큰 이모님의 호언장담이 있었기에 계속 어머니께 졸라 졸라 고르곤 졸라서 입학 후 2주 정도만에 첫 과외 자리를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제가 맡게 된 아이는 집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사는, 샤이니를 좋아하는 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였는데, 여태까지 했던 과외중에 당연히 가장 부족한점이 많아서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했던, 결과적으로 제가 미안해야 만들 상황에서 만난 아이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아이가 매우 적극적으로 임해주고, 초보자인 저를 잘 가르치도록 리드해준 덕택에,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고 다음 과외 자리를 소개받으며 기분 좋게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일종의 과외 네트워크가 생겨났습니다. 한 아이의 성적을 어느정도 올려놓으면, 아이 어머니께서 거기서 또 다음 과외 자리를 소개받고, 몇명 더 같이 진행해도 괜찮겠냐는 제안에 그룹으로 진행하기도 하고, 놀러온 친구 어머니께 은근히 영업 수완을 발휘해서 자리를 늘리기도 하고, 따로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다른곳에 손을 뻗치지 않고 첫 과외에서 받은 소개에서 네트워크를 늘려가며, 방학을 제외하고는 아르바이트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과외를 많이, 꾸준히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인생이 항상 그랬듯이 일이 쉽고 편하게만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성공 일로를 달린 남남 사이에서의 과외와는 달리, 정말 자신있던 다른곳에서 두번이나 의외의 실패 경험을 했는데, 바로 친구 소개로 얻게 된 과외입니다. 어릴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의 소개로 친구 A의 동생, 친구 B의 사촌 동생 과외를 진행했는데, 이 두 케이스는 다시 생각해도 처참할만큼 실패했습니다. 다행인것은 두 케이스 모두 비교적 과외를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겪은 일이었다는 점이었죠.

A의 경우 아이와는 잘 지냈지만, 성적은 오르지 않았고, 어머니는 제 과외 방식에 매우 불만족을 표현하셨고, 심한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B의 경우 역시 아이와는 잘 지냈고, 심지어 성적도 꽤 올랐지만, 간섭이 너무나 심해 너무나 힘들어서 결국 그만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성공과 실패를 몇번 거듭하며, 저 나름대로 원칙과 상호간에 지켜야 할 약속 몇가지를 세울 수 있게 되었고, 그 이후로 과외를 얻게되면 첫날 미팅 시간을 거의 전부 할애에서 부모님과 아이에게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약속을 하고서 과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위에 쓴 글은 그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에 맞게 약간 각색한 내용이고, 대상 학생이 공부를 잘하냐 못하냐에 따라, 성격이나 성별에 따라 디테일은 바뀌어도 기본 골자는 항상 그대로 저렇게 이야기했습니다.



*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고나서 돈을 늦게 받은적은 한 두번인가 있었으나 일주일을 넘기지는 않았었고 해가 지나거나, 수능을 마치기전에 관둔적은 없습니다.  끝까지 같이했는데 성적이 안 나온적은 한번 있네요. 

자유로운 공부환경이 안 맞으면 학원이 답입니다.

숙제를 계속 안하고 시간을 계속 어기는데,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고, 본인도 의욕이 안나고, 부모님이 혼내도 소용이 없는데 공부를 해야한다면, 조금 더 강제적이고 단체적인 성격의 학원에 다니는것이 맞습니다.  대학생 과외는 본인이 성실하게 집중 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면 기본적으로 선생님이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해도, 아이가 공부를 할 마음이 커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물론 과외하기전에 이 얘기도 하는데 그래 그럼 학원을 다녀야지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이 이야기는 거창한 표현을 쓰자면 개인적인 교육 철학이 담겨있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일반화하여 다른 과외 선생님, 자기 아이, 자기 자신의 과외에 적용하시는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남 이야기 가쉽거리로 삼건, 타산지석과 반면교사로 삼건, 참고자료로 삼건간에, 과외 하시는, 받으시는 피잘러 여러분 모두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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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락신
18/02/06 16:25
수정 아이콘
좋네요 제가 아이가 있다면 글쓴이님께 아이를 맡기고 싶을 것 같은 철학과 자세 태도를 가지고 계십니다 결과는 보지 않아도 알겠네요
서쪽으로가자
18/02/06 16:26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몽키매직
18/02/06 16:30
수정 아이콘
궁금한 것 한 가지는... 소득에 대한 세금은 내시는지요?
제가 이거 때문에 과외를 한 번도 안 했는데 요즘 하시는 분들은 세금 문제 해결하고 하시는 건지 궁금해서 여쭈어 봅니다.
VrynsProgidy
18/02/06 16:54
수정 아이콘
과외도 엄연히 직업 활동인데 세금을 당연히 내야 합니다. 2001년부터 의무화 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득공제도 다 해줍니다.

다만 대학생 과외의 경우 재학생에 한정에서 신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신고 의무가 없는거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뜻은 아니라서 너무 고액이 왔다갔다하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학생일땐 소액이면 크게 신경 쓸 필요 없고, 액수가 커지면 걍 바로 사업자등록해서 신고하면 됩니다. 저도 그렇게 헀구요. 다만 증여세등을 이유로 소액일 경우에도 신고하시는분들이 계시긴 하는걸로 알아요.

휴학생 졸업생 사회인일땐 걍 가족끼리 돈 몇만원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세금을 내야 할 정도의 금액이면 먼저 교육청에 신고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http://www.minwon.go.kr/main?a=AA020InfoCappViewApp&CappBizCD=13404000006 이후 절차는 재학생과 같습니다~
몽키매직
18/02/06 16:59
수정 아이콘
그 사이 제도화가 어느 정도 되었군요. 가족 중에 예전에 과외업 (?) 에 종사하시던 분이 있었고 세금 문제로 골머리 썩은 적이 있어 저는 대학생 시절에도 일체 그 쪽으로 손을 안 대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소액이니 그냥 해도 되었지 않나 싶긴 하네요. 제가 성격이 청탁금지법 이전에는 일체 아무것도 받지 않다가 법이 생기고 나서 그 범위 안의 것들은 받기 시작한 그런 성격이라...
VrynsProgidy
18/02/06 17:02
수정 아이콘
주위를 봐도 걍 아르바이트 하는 정도 금액을 가지고 문제된, 신고하는 케이스는 못 본거 같아요. 제 주위에 가까운 사람중에 젤 많이 버시던분이 강남에서 과외해서 400 버시던 선배인데 그 선배는 신고 하시더라구요.
오버액션토끼
18/02/06 16:59
수정 아이콘
재학중인 학생은 등록에 대한 의무가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학생어머니가 요청하셔서, 당시 아버지 사업장(공장운영하셨습니다.) 매출로 잡아드렸습니다만,
대부분 그냥 현금으로 주시더라고요.
저격수
18/02/06 16:36
수정 아이콘
좋은 선생님이시겠네요.
저는 제가 최악의 교사라는 걸 알고 있어서 과외를 안합니다. (..) 수능도 본 적 없고, 공부도 제대로 한 적 없고, 가지고 있는 노하우라고는 최소한의 개념에서 의미를 캐치하는 능력뿐인데 이건 점수를 올려야 하는 입장에 있는 학생이 배우거나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더라고요.
10대 때는 과외를 좀 한 적이 있는데, 결국에 주말에 학생 만나서 한 거라고는 "점수는 어차피 니 운에 달렸어" 를 시전하며 보드게임 하기, 문제 풀게 시켜놓고 문명하기 등등... 최악의 선생이었습니다.
아이는 과학고 보냈습니다. 갈 사람은 가더라고요.
모나크모나크
18/02/06 17:53
수정 아이콘
결과로 보면 최고의 선생님이시네요!!
라방백
18/02/06 16:48
수정 아이콘
예전에 학원에서 일하고 과외를 전문적으로 할때는 저도 첫시간 전용 멘트를 많이 준비했었는데 지금은 다른 직장에서 일하고 있고 지인들 아이들 잠깐 봐주는 정도라서 인생상담 비중이 높은것 같네요. 돈이야기는 할일도 없구요. 뭐 학생들에게 좋다고 강조하는건 이것저것 많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도 의미있고 학생들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것 같은 내용만 좀 이야기 해보면
1. 자신의 스탠다드를 끌어올리는것 : 게임이든 공부든 어떤 행동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을 높이는것이 중요하다는것과 어떻게 하면 그걸 끌어올릴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보는것이요. 이렇게 같이 기준을 만들어 놓고 학생들이 공부할때 그 기준을 적용하는게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 하다보니 티어나 랭크로 비유하면 호응이 좋더라구요.
2. 정치력과 협상력을 연마하는것 : 아이들의 고민거리인 용돈과 게임시간을 두고 부모님과 협상을 하고 지인들을 끌어들여 정치를 하라고 적극 권장합니다. 다만 학생이 걸수있는 카드는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는것과 시험점수정도 뿐이거든요. 정말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권할만 합니다. 이 과정에서 비리가 있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반면교사 삼을대상도 많구요. 싫어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셨지만 미리 부모님들에게 언급을 해서 어느정도 합을 맞춰주면 의외로 잘 굴러갑니다.
3.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고민하는것 : 평범한 인생설교에 가깝습니다만 기본전제는 제 교육 철학인 '배운 사람은 상식과 교양이 있어야 한다' 에 기반을 두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상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교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예는 쉽게 찾을 수 있고 아이들도 쉽게 이해하거든요.
좀 더 나아가면 흔한 장래 희망에 대한 설교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왜 '대기업 회사원' 보다 '돈관리 하는 사람' 이 좋은 목표가 될 수 있는지 왜 전문직이 일반 사무직보다 사람이 몰리는지 왜 대학에 가서 전공을 등한시하면 안되는지 같은 이야기를 해주면 매우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더라구요.
VrynsProgidy
18/02/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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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학생때 과외를 많이 하다보니 학원에서 일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결국 다른 일이 하고 싶어서 군대 갔다와서는 거의 접고 계장님 아드님이나 친구 한국사 과외 같은 지인들 잠깐 봐주는 정도만 하게 됐는데, 학원에서 일하셨을때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댓글 잘 읽었습니다.
라방백
18/02/06 18:03
수정 아이콘
과외에만 익숙해져 있다 보니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들었고 그래서 오래 일하지는 못했습니다. 발성이나 수업 진행 방식을 변경하는건 쉬운일이었습니다. 교재나 숙제관리도 전용 교재가 나오는 학원도 있었고 기존 문제집을 활용해도 되는 학원이 있어서 별로 지장은 없었어요. 가장 어려웠던건 제가 있던 학원을 기준으로는 정해진 커리큘럼을 만들고 그에 맞춰서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학생 한명한명에 맞춰서 진도를 조정할 수 있었던 과외와는 다르게 학생들 전원을 끌고 가야 하다보니 학생들 하나하나를 맞춰줄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진도 나가기에만 급급하다보니 재미없는 선생님으로 찍히고 학생들이 다른 선생님들하고 비교를 하더라구요. 수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미있게 수업하면서 진도 쭉쭉 나가는게 정말 많은 노하우와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한혀들의전쟁
18/02/06 16:57
수정 아이콘
신불해 님과 더불어 또 한번 놀라네요. 20대 초반...
글은 잘 읽었습니다.
VrynsProgidy
18/02/06 16:59
수정 아이콘
저는 지금은 20대 초반이 아닙니다. 글은 과거의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쓴거에요. 대학교 1학년 첫 과외가 '샤이니' 좋아하는 아이였고 그때가 '루시퍼' 나왔을때입니다 ㅜㅜ
독한혀들의전쟁
18/02/06 17:05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비슷한 연배 같네요.
사악군
18/02/06 17:35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서 놀랐는데 다행히도 그건 아니었네요 크크크
소린이
18/02/06 17:0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특히 아이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구구절절히 와닿네요. 과외선생님과 이 정도로 열린 소통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18/02/06 17:53
수정 아이콘
부모가 수업 내용에 관여를 하게 되면 이야.... 힘들더라구요
허니띠
18/02/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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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6년 경험에 나름 전문가, 쪽집게 선생이라고 자부 했지만, 아집이지 않았나 싶네요.
글쓴이 분과 같은 철칙을 세우고 반성을 해보았더라면, 좀 더 의미 있는 과외 선생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십년도 전에 그 학생들에게 괜시리 미안해 지네요.
18/02/0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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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제가 우선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문은 과외나 학원은 가정에서 아이의 교육에 신경을 쓸 수 있는 경제적, 심리적 안정을 갖춘 가정에서 하는 경우라서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학교라는 곳은 다양한 아이들이 의무적으로 나오는 것이지요. 당연히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학원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고, 현재는 공교육에 일하고 있지만 학교와 학원및 과외의 환경차이는 엄청나게 큽니다.
그리고 같은 공감대와 래포를 형성하기 쉬운 곳도 소수학생의 학원과 과외겠지요. 공교육에서는 학생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분명 과외나 학원보다 감정소비가 심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더 강한 래포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VrynsProgidy
18/02/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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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으로는 과외가 학교에 비해 더 좋은 부분도 있겟지만, 이황님처럼 정식 교사 자격을 갖추고 계신분이랑 당시 그냥 대학생이었던 저의 역량 차이가 저는 그 환경차보다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문 교육인이 아니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것은 어디까지나 선생으로서는 학습을 도와주는것일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인간적으로 아이에게 멘토로서 해줄 수 있는 부분, 위에서 말한 학교에 데리고 간다거나, 밥을 사준다거나 이런 저런 상담을 해준다거나 하는것은 선생이 아니라 그냥 입시 선배, 형, 오빠로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죠.

지금은 교육 현장이 어떤지 몰라도 저는 좋은 학교 선생님들을 너무 많이 만났고 (제가 PGR에서 학교 선생님 잘 만났다고 자랑한것만 두번입니다. ), 또 그만큼 좋은 학원 선생님들을 만나서 그분들에 대한 직업적 존중심이 있습니다.

저를 엄하게 혼내시던 학교 선생님들중에는 제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계신분들이 많지만, 그분들은 과외할때의 저와는 비교도 안되는 노하우와 철학과 연륜을 가지고 계신 진짜 어른들이었습니다.

저를 잘 가르쳐주고 수능을 잘 마무리하게 도와주던 학원 선생님들도 계셨지만, 그분들은 제가 숙제 좀 안해온거, 시험 좀 못본걸로 저를 혼내고 면박주지 않았습니다. 인간적으로 동네형처럼, 친구처럼 대해주셨고, 수능 끝나고 술도 엄청같이 마셨었죠.

그게 꼭 맞는 역할 분담이냐라던가, 지금도 학교 선생님이 학생을 저때처럼 그렇게 혼낼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는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겠지만, 제가 과외선생으로서 하고 싶었던것은 후자의 역할이니까요. : )
18/02/0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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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좋은 학교 다닌건 아니었는데 어찌어찌 소개받고 해서 10명정도 영어 과외를 했어요. 학생들에게 이상한 스킬쓰지 말고 때려 맞추지 말고 지문에 나온 그대로 하나도 빼놓지 말고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해하게끔 했습니다. 왕도는 아닐 수 있어도 정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가르쳤는데 잘 맞는 학생도 있었고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다행히 태클거는 엄마들은 없어서 수업하는거 자체가 힘든 경우는 없었습니다. 솔직히 수업 전에 특별히 준비해간 적은 거의 없는데 경험이 쌓이니깐 어떤 식으로 가르치는게 좋은지 알게 되면서 특별히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었네요. 댓글 중에 과외하다가 학원에서 가르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저도 그랬어요. 대여섯명 상대로 동시에 수업을 하려니깐 개인과외와 호흡도 다르고 일일이 신경쓰기도 어려워서 애를 좀 먹었거든요. 다음 달 부터 과외를 하나 할 수도 있을것 같은데 고3이라서 좀 부담이 생기네요. 쭉 읽고 주절주절 적었습니다. 글 잘 읽었어요.
18/02/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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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때 과외를 하면서 제가 다짐한 바가 있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면 대학생 과외는 시키지 않겠다'
본문보고 생각을 고치게 되었네요 ^^
18/02/0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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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좋은근 잘 읽었습니다..
messmaster
18/0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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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동안 과외를 약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았었는데,
이 글을 정독하고 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평생 배우며 살아야 하는 존재인가 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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