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11/23 08:18:46
Name CoMbI COLa
Subject [일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는다!
안녕하세요. 1시간 전에 겪은 따끈따끈한 경험담을 풀어보려 합니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2년 전 제가 썼던 글(https://pgr21.co.kr/?b=8&n=58431)을 먼저 훑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야간에 일을 합니다. 그래서 남들이 출퇴근을 할 때, 저는 퇴출근을 하죠.
제가 사는 곳은 원룸이고 밤에 일을 하다보니 이사온지 1년 넘도록 같은 층에 사는 사람들과 얼굴 한 번 마주친 적이 없어요.

그나저나 오늘 아침은 정말 춥네요. 패딩 지퍼를 턱 끝까지 올리고, 뒤에 달린 모자를 쓰고, 검은색 마스크를 썼습니다. 손이 시려우니 가죽장갑도 껴줬고요. 흔한 겨울 패션이지만, 아직 어둑어둑한 아침에 키 185CM에 몸무게 100KG 넘는 사람이 당신의 집 앞에 서 있다면 정말 다른 의미로 심멎할 상황이겠죠. 게다가 한 가지 더, 그 장소가 복도 끝이라 도망갈 길도 없다면 완벽하겠네요.

이 상황이 바로 저와 제 건너 편 집에 사는 여성 분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 여성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극한의 놀람과 공포감을 보았고, 2년 전의 경험을 되살려 재빨리 마스크와 모자를 무장해제 한 다음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XX호 사는 사람이에요."
['아....예....안녕하세요.']

(괜히 더 말 걸었다가 이상한 놈 취급받을라... 빨리 집에 들어가야지)

['저기, 여기 사람 살아요?']
"네? ......... 저 여기 이사온지 1년 넘었는데요?"
['아... 빈 집인 줄 알았어요.']
"하하 그래서 더 놀라셨겠네요. 바쁘실테니 어서 출근하세요. 전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의도치않게 여성분을 놀라게 했지만 그 때 와는 달리 이번에는 오해 없이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인사를 생활화 합시다. 특히 저 처럼 존재 자체로 남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ㅠㅠ) 분들이라면 특히나 말이죠.



p.s. 참고로 재작년의 여성분과 오늘 만난 분은 다른 사람입니다. 작년에 이사를 왔거든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VrynsProgidy
17/11/23 08:34
수정 아이콘
전에 쓰신글이나 이번 글이나 공감이 많이 가네요. 밤거리에선 키, 덩치 크면 위협감이 엄청나죠.

예전에 키 210cm에 몸무게도 130은 나가는 형이랑 알고 지냈는데

그형이랑 밤에 술집거리 지나가면 우리가 지나갈때는막 떠들고 시끄럽던 사람들이 다 매너모드가 되더군요 아무것도 안했는데...
아점화한틱
17/11/23 08:44
수정 아이콘
자동 매너모드는 생존본능이죠... 210에 130이면 어지간한 곰이랑 싸워도 이길수도 있을거같아요 덜덜...
VrynsProgidy
17/11/23 08:56
수정 아이콘
그 형 친구들 사이에선 별명이 어릴땐 레슬링 열풍덕에 빅쇼였는데 시대가 흐르면서 최홍만이 유명한 연예인이 되면서 최홍만이 됐다가 지금은 형님들 모두 재밌게 보신 영화에서 따와서 콜로서스입니다... 덜덜
처음과마지막
17/11/23 09:56
수정 아이콘
우와 그런 거인이면 밤에 어딜가도 누가 절대 시비 걸지는 않겠죠?
산적왕루피
17/11/23 10:16
수정 아이콘
그 유명한 ‘알렉산더 카렐린’도 청소년들이 삥뜯을려고 때렸는걸요...크크크.
13년동안 레슬링하면서 부상으로 인한 기권을 빼면 딱 1번 패배했을 정도로(그것도 상대가 너무 땀흘려 미끌려 못잡아 패배)
너무 강해서 올림픽에서만 700번넘는 도핑테스트를 받아 모조리 통과한 완전체인데..
삥뜯는다고 카렐린을 마구 때린 청소년들이 있.....
아, 물론 걔네들 주먹이 더 아팠답니다. 크크
핵공격
17/11/23 08:41
수정 아이콘
저도 전에 새벽운동 다닐때... 비슷한 복장으로 다녔는데... 시선이... 안좋아요...
도둑 아닌데...
arq.Gstar
17/11/23 09:00
수정 아이콘
헐 벌써 저글 읽은지 2년전이라니... ㅠ
시나브로
17/11/23 16:45
수정 아이콘
이 댓글 덕분에 링크 클릭해서 정확히 2년 6개월 전에 제가 단 댓글 보며 추억하고 "'안녕하세요오'래 크크" 하면서 웃기도 했습니다 흐흐 감사합니다.
아점화한틱
17/11/23 09:09
수정 아이콘
덩치와는 조금 다른얘기로 일단 마스크를 쓰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감이 생기더라구요.
17/11/23 10:02
수정 아이콘
저두요. 특히 검정 마스크..
최종병기캐리어
17/11/23 11:15
수정 아이콘
연예인이 쓰면 경계감이 안듭...
껀후이
17/11/23 09:09
수정 아이콘
크크크 강호동 얘기 떠오르네요
강호동이 야간산행을 즐기는데 밤에 산에서 동물보다 무서운건 사람이라고, 사람 만나면 그렇게 무섭다고
나도 무서운데 상대방은 얼마나 무섭겠냐고 크크크
저 여자분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덜덜...
차라리꽉눌러붙을
17/11/23 09:40
수정 아이콘
이런 배려는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위협적일 체격이 한번만 돼 보고 싶네요ㅠㅠ
17/11/23 09:47
수정 아이콘
체격이 비슷하네요 전 그래서 마스크보단 목도리를 좋아합니다
갈색 체크무늬 목도리 정도면 괜찮아요
파핀폐인
17/11/23 09:49
수정 아이콘
하..그저 글쓴분의 키가 부러울 뿐입니다....저도 크고싶어요 ㅠㅠ

그리고 먼저 말거셔서 상대방을 배려하는게 참 좋은것 같네요!
누렁쓰
17/11/23 10:34
수정 아이콘
남자인 저도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후드 쓴 사람 보면 경계의 마음이 드는데, 여자분들은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그렇다고 남자를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배려를 강요하는 태도는 매우 잘못입니다만, 어쨌든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서로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배려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잘못이라면 의심과 두려움의 눈으로 보게 만드는 세태가 잘못이겠죠. 참 잘하셨습니다.
귀여운호랑이
17/11/23 10:36
수정 아이콘
어, 그러니까 키가 185라는 거군요. . . .괜찮아요. 전 키는 작지만 얼굴이 되니까요.
17/11/24 08:34
수정 아이콘
샤워하고 나오시는중이신가?
17/11/23 10:43
수정 아이콘
그린라이트?
김철(33세,무적)
17/11/23 11:08
수정 아이콘
콤비 콜라님에게는 고충이겠지만 ㅠ 저는 누가 저를 겉모습만 보고 무서워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남자인데도 키가 160 간신히 넘거든요 ㅠ 그러다보니 나이보다 어리게 보는 사람도 많고...(얼굴이 동안은 아닌데 워낙 작으니..)
그래서 내심 부럽기도 합니다. 흐흐.
Janzisuka
17/11/23 11:56
수정 아이콘
저는 덩치가 좋지않은데도 불구하고
검은색 마스크에 후드 쓰고 다니는데..저녁마다..
오해 할까 매번 걱정합니다.
17/11/23 16:18
수정 아이콘
키크고 덩치크면 무조건 형입니다!
형!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4718 [일반] [뉴스 모음] 깎을 게 따로 있지... 외 [24] The xian12117 17/11/23 12117 39
74717 [일반] 블랙 프라이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64] 랑비23747 17/11/23 23747 5
74716 [일반] [잡담] 운동하자! [18] 스웨트8434 17/11/23 8434 7
74714 [일반] 지겨운 산후조리원 생활 [129] 비싼치킨16696 17/11/23 16696 112
74713 [일반] 전 전자담배로 연초 끊었습니다 [77] 삭제됨13037 17/11/23 13037 2
74712 [일반] 작가 도전기 01. - 나는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을까? [43] Typhoon12180 17/11/23 12180 18
74711 [일반] 오늘자 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 국당에서 조사한 지지율 [92] Darwin15463 17/11/23 15463 16
74710 [일반] 랜섬웨어 다들 조심하세요.. [25] 파쿠만사13082 17/11/23 13082 0
74709 [일반] 담배 이야기 [31] 프로아갤러6736 17/11/23 6736 1
74708 [일반] 식당에서도 수술모자를 벗지 않는 이국종 교수와 기자 [20] 오토나시 쿄코11277 17/11/23 11277 5
74707 [일반] 전병헌 전 e-sports협회장 구속영장 청구 [122] 아지메13257 17/11/23 13257 0
74706 [일반] (시와 시) 절정,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9] 글곰6900 17/11/23 6900 15
74705 [일반] 액상니코틴 판매 규제에 대한 불평 [13] 아점화한틱12448 17/11/23 12448 4
74704 [일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는다! [22] CoMbI COLa7969 17/11/23 7969 13
74703 [일반] JSA 권영환 대대장을 향한 비판들 살펴보기. [42] VrynsProgidy11112 17/11/23 11112 68
74702 [일반] [뉴스 모음] 두 명의 '법꾸라지' 외 [19] The xian10322 17/11/23 10322 35
74701 [일반] 수능 배틀그라운드 (응원글?) [6] 좋아요5170 17/11/22 5170 9
74700 [일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우리의 이야기 [14] 흑설탕8235 17/11/22 8235 4
74699 [일반] [기사] 美 FCC 망중립성 깬다 [42] 빛날배 10889 17/11/22 10889 3
74698 [일반] 디즈니-픽사의 CCO 존 라세터가 성추행 파문으로 인해 6개월 휴직한다고 합니다. [24] 은하9009 17/11/22 9009 0
74697 [일반] 세월호 유골 추가 뉴스가 떴습니다. [78] 밀크공장공장장16054 17/11/22 16054 0
74696 [일반] (펌) 어느 외상외과 교수의 고민 [97] ponticus17427 17/11/22 17427 56
74694 [일반] '판문점 귀순' CCTV·TOD 영상 공개 [108] 손나이쁜손나은17505 17/11/22 17505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