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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7/19 09:49:59
Name YanJiShuKa
Subject [일반] 오늘 새벽 편의점에서 있었던 황당한 일.
부모님이 정년 퇴직하시고 편의점을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어제 부모님께서 야간 알바가 못나온다고 해서 저보고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보셨지요.
가끔 야간이 비면 저한테 부탁을 하시곤 하십니다.
집에서 좀 거리가 되지만 나오겠다고 했습니다. 출근을 좀 늦게 해도 되서 잠이 부족하겠지만...
일손이 부족하면 거들어야죠.

한 5시 경에 민머리에 근육질의 남성 한분이 들어왔습니다. 나이는 대략 30대 후반 40대 초반.
담배와 라이타를 달라고 해서 드렸죠.
그리고 음료수 가져온다고 해서 결제를 미뤘습니다.

그러더니 이 남자가 그냥 획 가지고 문을 열고 나가더군요 저한테 뭐라고 뭐라고 했는데 그건 잘 못들었습니다.
쫒아가서 "결제 안하실거면 도로 돌려주세요!" 라고 소리쳤는데 이 남자가 못 들은척 뛰어가는겁니다.
고민했네요 순간. 바로 신고를 하는게 맞는데.. 혹시 지갑 놓고 와서 돈을 가지러 간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시 미뤘습니다.

10분 후, 이 남자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다시 담배를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손님, 전에 드린 건 결제 안하셨는데요. 결제 하고 드리겠습니다." 라고 했는데..
문을 뻥 차면서 다시 나가더군요.

순간 뭐지? 내가 뭐 잘못 말한건가? 생각했네요.

이제 신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이 편의점 건너편에서 가만히 있는겁니다. 그걸 보고 이때다 싶어서 신고했습니다.

"여기 어디어디 편의점인데요. 남성 한분이 돈 안주고 물건 가져갔어요. 빨리 와주세요."

라고 신고를 했네요. 그때까지 그 사람은 건너편에 건물밖에서 앉으면서 담배 피더군요.
3분 후 경찰차가 오더군요. 그것도 두 대나.. 건너편에 경찰이 나오자마자 그 사람이 막 뛰더군요. 한 경찰이 저에게 다가오시더니

"저 사람 맞죠?"
"네, 맞습니다."

하고 다시 상황을 보는데 그 사람이 차가 다니는 도로인데도 무작정 뛰더군요. 결국은 잡혔습니다.
고생하셨다면서 저는 음료수 몇 개 드리고 진술서를 썼네요. cctv 보여드리고 어떤 물건을 가져갔는지 영수증 보여드리고 다 했습니다.
한 경찰관이 "정신 상태가 좀 이상하더라고요. 이런 일 있으면 그냥 바로 신고해주세요. 운이 좋으셨어요. 잡으려면 며칠 좀 걸리는데"
라고 하시더라고요.

신고해서 잡히더라도 바로 서에 가야하거나 그런건 아닌것 같습니다. 미리 연락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생긴건 멀쩡해보이는데... 역시 세상이 넓은 만큼 미친 놈도 많다는 걸 다시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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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쉬가드
17/07/19 09:55
수정 아이콘
그래도 신체나 가게에 큰 상해를 안입혀서 다행이네요 고생하셨습니다
YanJiShuKa
17/07/19 09:57
수정 아이콘
네, 좀 움찔했었습니다. 다행히 몸은 무사합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7/07/19 09:58
수정 아이콘
조심하세요 또라이들은 꼭 다시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더라고요
YanJiShuKa
17/07/19 10:00
수정 아이콘
예, 그래서 그 손님은 못받게 프린트 뽑아서 부모님과 알바한테 얘기하려고 합니다.
17/07/19 10:11
수정 아이콘
정말 다행이네요 저도 친구 편의점 야간 가끔 보는데 술드신 손님이나 외모적으로 분위기가 강하신 분들이 오시면 긴장되더군요...ㅠㅠ
YanJiShuKa
17/07/19 10:14
수정 아이콘
저도 진짜 긴장 많이 했네요.. 잡히는 순간 긴장이 풀려서 오랜만에 심장이 쫄깃했네요.
17/07/19 10:13
수정 아이콘
그 손님 얼굴은 알바랑 부모님도 다 알고 계셔야겠네요... 위험할때 바로 신고할 수 있게 미리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할테니.
YanJiShuKa
17/07/19 10:15
수정 아이콘
예, 그래서 알바들 오면 다 보여주라고 말은 해놨습니다. 부모님과 아침 근무자한테 일단 보여줬고요.
17/07/19 10:29
수정 아이콘
중간에

돈 안주고 물건 안!가져갔어요.

라고 되어있는데...
TheNeverEnders
17/07/19 10:35
수정 아이콘
진짜 그러면 문제 없는거 아닌가요 크크크
히오스
17/07/19 10:29
수정 아이콘
편의점이나 이런 자영업이 힘든게,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있어도 자리를 못뜬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40대 유저
17/07/19 10:37
수정 아이콘
저도 뭐.. 새벽까지 하는 술장사를 하다가 동네 건달들이 가게 영업시간 끝났는데도 안나가고 버텨서 언쟁을 벌인적이 있네요. cctv있는거 확인하더니 밖으로 데리고 나가길래 "맞고 돈이나 벌자" 는 생각으로 버텼더니 포기하고 나가더군요. 5년 장사 하면서 별의별 일 다 있었습니다.
CoMbI COLa
17/07/19 11:04
수정 아이콘
저는 만취한 남성분이 음료수(숙취해소)를 계산대에 올려놓고 카드 대신 신분증을 준 적이 있습니다. 손님 이거 신분증인데요 하고 돌려줬더니 감사합니다 하고 음료수 갖고 가려고 하길래, 붙잡아서 결제 안 하셨다고 하니까 방금 했잖아요 하더군요. 방금 카드가 아니라 신분증 주셨다고 말했더니,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제가 계산 안 했다고요? 사장님 저 그런 놈 아닙니다' 라고 반박 하더군요.
당시 속으로 아, 이거 골치 아프겠다 한 번만 더 말해보고 그냥 내 돈으로 메꿔야겠다 라고 생각한 순간, '사장님 저 그런 놈 진짜 아닙니다 저 성실한 놈이에요.' 라면서 변명인지 하소연인지 막 늘어놓으면서 자기는 이런 사람이라고 회사 신분증을 보여주는데 거기에 카드가 같이 있어서 그걸로 결제하고 보냈습니다. 나가는 마지막까지 자기는 나쁜 놈 아니라고 몇 번을 얘기하는데 솔직히 미친거라 생각했네요.
그런데 며칠 후에 술에 좀 덜 취한 상태로 왔는데 세상 매너있는 직장인이었습니다. 이후로도 술 마시고
아이들 장난감 사 준다고 킨더조이 초콜렛 사러 종종 오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니 과도한 음주는 모두 자제합시다 크크
자연스러운
17/07/19 22:16
수정 아이콘
술취해서 그냥 실수한거네요. 평소에도 매너 있고, 술취해서 본심이 나와도,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항변할만큼 착하게 사는 사람인거네요!
홍승식
17/07/19 11:14
수정 아이콘
돈 안내고 그냥 나가는 거야 많이 본 내용인데 나가서 가만히 앉아있는 건 또 처음이네요. 크크크
광개토태왕
17/07/19 13:17
수정 아이콘
도둑놈이네요... 대응 잘 하셨습니다
Fanatic[Jin]
17/07/19 13:47
수정 아이콘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네요...
17/07/19 14:12
수정 아이콘
한명이 점원을 유인하고 나머지 한명이 빈 카운터를 털어가는 수법이 아니었을까요.
이쥴레이
17/07/19 14:22
수정 아이콘
구제 옷장사하면서 진짜 진상 아주머니들 많이 봤지만 그래도 무섭지는 않았는데
문제는 동네 양아치 아저씨들이죠.

길 건너편 순대국밥집에서 낮술먹고 취해서 우리 가게들 들어와서 행패부리는게 참 많았습니다.
저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와이프 혼자 있었다면 뭔짓을 할지 모르는 양아치들이 많아서..

하루는 옷 정리하고 있는데 낮 12시부터 술판벌리면서 건너편 가게에서 술먹다가 나와서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저희가게 오더군요.

담배도 안끄고 그냥 가게로 들어와서 여기 옷 얼마야, 남자옷 있어? 하면서 담배피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더군요.
자기가 이동네 20년 넘게 살았는데 전부터 이 가게 눈에 띄어서 한번 와야지 하다가 왔다고..

이야기 듣다가 담배좀 꺼주시죠. 했더니 그게 참 싸가지 없어 보였나 봅니다. 그냥 바닥에 던지고 발로 비벼 끄더군요.
순간 화가 났지만 일만들지 만들자는 생각으로 꾹 참고 옷 사실거 아니면 담배꽁초 주워서 나가달라고 했습니다.

'아 손님인데, 옷좀 보겠다니까?? 금연건물도 아닌데 디게 까다롭게 구네.. 젊은사람이 유드리가 없어..'

그리고는 건들거리면서 이것저것 보더니

"이옷들은 죽은 사람들거 가져오는거야?"

이러는데 웃음이 나더군요. 일부러 시비거는게 눈에 보여서 웃음면서

이승 똥밭에서도 구르는 인간들도 많은데 뭘 그리 이야기 하시나요?
아저씨보다 휠씬 깨끗한 사람들이 입던 옷들입니다.

라고 대꾸하니 저 한번 쏘아 보고는 그냥 그대로 다시 건너편 술판 벌이는곳으로 가더군요.
결국 담배 꽁초는 제가 치웠네요.. 흑흑..
좀더 강하게 갈까 하다가 정말 수 틀리면 와이프 있을때 뭔짓 할지 몰라서 그냥 유들유들하게 넘겨야겠다고
다짐은 하는데 이 양아치들때문에 진짜 혈압 오른적이 장난 아닙니다.

몇개월 계속 시비 걸었는데.. 결국 다 받아 넘기니 그다음부터는 딱히 가게 근처에서 어슬렁거리지는 않더군요.
도난도 많아서 CCTV 달고 해도.. 그냥 막무내기로 물건 들고 튀는 사람도 정말 많더군요.

에휴.. 자영업은 진짜 사리가 나와요.. 그래서 제가 직장 생활 하고 있는거지만
힘들어요.
우리는 하나의 빛
17/07/19 19:21
수정 아이콘
술에 꼴은 개병대 환장합니다..
지구별냥이
17/07/20 00:16
수정 아이콘
이런경우ㅡ사람이ㅡ다칠까ㅡ많이ㅡ걱정이ㅡ돠는데
아무 탈없이 해결되었다니ㅡ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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