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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7/18 18:09:29
Name 아수
Subject [일반] 이언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왜 산업혁명은 서양이 먼저 이룩했고, 동양은 이루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스탠퍼드대 역사학과 교수 이언 모리스가 동양과 서양의 역사를 쭉 뒤돌아본 책입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중동을 서양사에 포함시켜 내용을 전개하며, 중동사까지 포함했을 때 서양이 동양을 앞서는 시기가 월등히 길다는 걸 보여주죠.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서양이 시작이 더 빨랐기에 좀 더 빨리 높은 문명 수준에 도달했을 뿐이며, 그나마도 빨리 시작한 이점은 고대중동과 그리스 문명이 몰락할 때 사라졌다고 하죠.

진정으로 중요했던 건 문명이 '벽'에 맞닥뜨렸을 때 이를 뚫었는가, 그렇지 못했는가이며, 왜 18세기 서구 문명이 이 벽을 최초로 뚫었는가를 탐구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지리에 있으며, 고속도로로써 기능한 대서양, 이를 통해 서유럽에 연결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의 존재 덕이라고 하죠.

여러모로 찬사를 많이 받은 책이고, 또 동양사와 서양사를 나란히 비교하며 전개하는 게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왜 서구만이 산업혁명에 성공했는가도 흥미로운 주제이고요.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자도 말합니다. 서구가 왜 성공했는가는 중요하지 않고, 또 동양이 과연 서구를 추월할지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고요.

그 이유는 바로 사회발전지수에 있습니다. 사실, 주제인 서양의 성공 이유를 탐구하는데 사용된 도구에 불과한 게 사회발전지수이지만, 결국 끝에 돌아보면 이 도구야말로 이 책의 핵심입니다. 사회발전지수는 사회의 발전수준을 에너지 소비량, 도시규모, 전쟁수행능력, 정보전달능력 등으로 수치화하여 표현한 지표인데, 놀랍게도 이를 통해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정한 경향성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게 앞서 말한 '벽'의 존재입니다.

농경사회에는 일정한 발전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바로 그게 벽이죠. 사회발전지수로는 40대입니다. 이 벽에 최초로 도달한 국가는 로마 제국입니다. 하지만 결국 40대를 넘지 못하고 몰락하죠. 이후로도 위대하다고 할 만한 제국들이 이 수치에 도달합니다. 중국은 송나라, 명나라, 청나라가 이 수치에 도달했고, 인도 무굴제국도 이 수준에 이릅니다. 하지만 모두 40의 벽을 뚫지 못하고 하강곡선을 그렸죠. 이 벽을 최초로 뚫은 게 18세기 서구사회이고, 그것을 산업혁명이라고 부릅니다.

과거 농경사회에는 40이라는 벽이 존재했습니다. 그렇다면 산업사회는 어떨까요? 2000년 기준 서구사회의 사회발전지수가 1000이고, 동양은 650정도 됩니다. 이후로도 경제도 기술력도 발전했으니 2017년인 지금은 더 높아졌겠죠. 일단 지금은 벽의 존재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농경사회에 발전 수준의 한계가 존재했으면, 산업사회에도 그런 벽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문명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 로마, 송, 무굴 제국 모두 사회발전지수 40을 달성했지만 그 벽을 뚫지 못했죠. 그렇다면 그냥 40을 유지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어떤 문명도 그렇지 못했죠. 결국 문명은 자전거와 같은 것 같습니다. 달리지 못하면 쓰러집니다. 그게 바로 벽이라는 거죠.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은 추세입니다. 저자는 사회발전지수의 그래프를 미래로 연장해보는데, 그 속도가 점차 가속되고 있기에 추세대로면 2100년이면 인류는 놀라운 수준의 에너지 소비량, 도시규모, 정보전달능력, 전쟁수행능력을 달성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과연 현재의 인류가 달성 가능한 수준인지 의심을 표하며, 때문에 2100년의 인간은 더이상 인간이 아닌 무언가일 수도 있다고 하죠.

즉 사회발전지수는 벽의 존재와 인간종의 변화라는 두 가지 놀라운 사실을 함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세가 유지된다면, 2100년에 우리가 벽에 닿아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가 되어있을지 알 수 있겠죠. 인간의 수명이 100세에 근접해 간다는 걸 생각해 볼 때, 그리고 저런 미래가 반드시 2100년에 달성된다는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 볼 때, 우리가 살아서 무언가 큰 변화를 직접 보고 겪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이 두 가지 가능성이 공존하고, 멀고 먼 일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의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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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8 18:19
수정 아이콘
개안한 느낌이네요. 처음 생각해보는 관점입니다. (수정)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https://goo.gl/images/fPjh2S
F.Nietzsche
17/07/18 18:21
수정 아이콘
당구에서 아무리 쿠션에 빨리 들어가도 가락에서 모두 만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죠.
17/07/18 20:17
수정 아이콘
와.. 이해가 딱!
테이스터
17/07/18 18:28
수정 아이콘
중세 때 까지만 해도 서양도 동양이랑 별반 차이 없었던게 르네상스 시대 거친게 크죠

훗날 로크나 루소 같은 계몽주의로 발전된 기틀을 마련해 준것도
Nate Smith
17/07/18 18:32
수정 아이콘
로마와 한이 별반 차이가 없나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테이스터
17/07/18 18:34
수정 아이콘
권위주의적인건 별반 다를바 없었죠
테이스터
17/07/18 18:35
수정 아이콘
이 글에서는 산업혁명을 언급했으나 산업혁명 역시 르네상스를 거치지 않았으면 이루지 못했을거라는거죠
겨울삼각형
17/07/18 18:41
수정 아이콘
로마 vs 한 의 떡밥은 강력하죠.

결론은 [원정가는쪽이 진다] 입니다.

https://pgr21.co.kr/?b=26&n=39961
3년전 PGR
Nate Smith
17/07/18 18:51
수정 아이콘
음.. 전쟁말구 과학기술 사회문화적인 면도 그렇게 우열을 가리기 어렵나요?
17/07/1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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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거대 건축물 때문에 종종 오인하기 쉽지만 로마는 사실 자연과학에 대단한 기여를 한 문명은 아닙니다. 고대 서양의 자연과학 발전은 실상 헬레니즘 문화권의 업적인 경우가 많아서....물론 건축이나 농법, 의술 같은 실용적 학문의 체계화는 고대치고 대단한 수준이었지만요.
김블쏜
17/07/18 19:14
수정 아이콘
음? 한나라쪽이 더 앞설거라고 막연하게 생각되는데 신기하군요
링크 한번 정독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불굴의토스
17/07/19 01:10
수정 아이콘
중립 경기장(?)에서 일전 벌이는걸로 가정하면 어떨까요? 너무 어렵나...
걸스데이
17/07/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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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장에선 억울한 별반 차이가 없나요 죠
市民 OUTIS
17/07/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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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스럽게 피지알 댓글에서 소개한 책이군요.
그때 인터넷의 소소한 논쟁인 한나라가 세냐, 로마가 세냐를 종결짓게 하는 책이라고 했습죠. 이언 모리스의 평가항목과 그 지수에 대해 동의한다면 로마가 더 낫다고 할 수 있겠죠.
(첨언)
이언 모리스의 사회발전지수에 따라 동서양 우위의 시기는,
기원전14,00~서기541 서양 우위
541~1773 동양우위
1774이후 서양우위

그리고 발전추이를 놓고 보면 얼마지나지 않아(이건 제가 메모해 두지 않아서, 아마도 본문의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동양의 우위가 예상된다고 말하죠. 동양의 중심국가가 중국이겠지만 일본도 가능성이 있다고 했나? 한국은 당연히 언급도 안 되죠;;
17/07/18 20:49
수정 아이콘
어느 국가가 중심이 될지에 대한 언급은 특별히 없던 것 같아요. 중국이 중심국가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수준에서 가볍게 논의되는 정도로 그친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읽은지 꽤 된 건데 밑에 인공지능 글들 보고 사회발전지수 생각나서 쓴 거라... 제 기억이 맞다면 동양 사회발전지수 그래프가 서양 그래프를 가로지르는 시기가 2103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발전속도야 계속 변화할 테니 정확한 연도보다는 서로 수렴해간다는 점이 의미있겠죠.
고통은없나
17/07/18 18:41
수정 아이콘
https://goo.gl/images/fPjh2S 이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그래프 모양이 버블주하고 똑같습니다.다만 아직은 버블초입인것같군요.그럼 앞으로 얼마나 더 달라질지.그리고 이 수치가 꺽였을때 얼마나 큰 문명의 붕괴가 있을지 상상하기 조차 어렵군요.
닉 로즈
17/07/18 18:46
수정 아이콘
산업혁명에 우리가 눈이 가서 그렇지
산업화라는 넓은 틀에서 보면 네덜란드가 영국보다 빨랐어요.

프랑스에 위그노라는 개신교도들이 있었는데 중소상공인들이 많이 속해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종교개혁이 나자 대표적인 종교개혁지도자들인 루터와 칼빈 양쪽에 문의를 합니다. 재물은 악인가?선인가?
루터는 거기에 답을 안줘요. 칼빈은 정직하게 번 재물은 하나님의 축복일 수 있다라는 답변을 줍니다. 이들은 칼빈주의를 선택해요.

후에 프랑스에서 개신교를 탄압하는데 위그노들이,물론 달가스네처럼 루터교를 하던 덴마크등으로 망명한 집도 있지만, 당시 칼빈주의를 하고있던 네덜란드로 주로 망명갑니다.

그 좁은 네덜란드땅에 자본이 비정상적으로 폭증하면서 자본과 노동의 유기적 결합도가 폭등했습니다. 이게 산업화에요.

이러한 산업화는 필연적으로 과잉생산을 불러 수출을 유도하게되고 유럽의 상품수입국입장에선 산업화를 서두를 유인이 생긴거에요.
겨울삼각형
17/07/18 18:50
수정 아이콘
네덜란드는 부족하고 영국엔 남아돌던게 운명을 가른거죠.

프랑스도 이게 부족해서 슬슬 뒤쳐져갔고요.


석탄
市民 OUTIS
17/07/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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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게 철광석 산지에 코크스 산지가 옆에 있네. 강철을 생산하기 위한 코크스(목탄보다 생산단가가 많이 싸죠)가 필요한데, 그래서 제철소는 석탄산지와 가깝죠.
사고회로
17/07/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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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권 국가중에 수학 과학을 숭상시 한 나라가 없는것도 한몫하지 않을까요? 고대 그리스 시절 수학들 보면 지금 왠만한 수학과 학부급 정도 되는 내용도 꽤있던데
다크템플러
17/07/18 19:12
수정 아이콘
인도, 중국 수학이 그닥 밀리진않죠 특히 책에 따르면 1773까지 동양우위라하는데 이 시기 전까지 수학의 발전으로 기술적 혹은 사회적 우위가 생겼다고 보긴 힘듭니다. 측량, 조세 비롯해서 실용적인 건 충분히 커버되는 범위였으니까요. 또 역법에서 그렇듯 필요한 수학은 서양꺼든 어디꺼든 다 받아들였고..
생각보다 수학 및 과학이 기술과 결합한건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전혀 다른 영역으로 여겨졌고 종사자도 전혀 달랐죠
17/07/18 19:14
수정 아이콘
사실 초창기 증기기관을 만든 사람들이 딱히 대단한 수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설계한건 아니라...


중요한 건 그 증기기관에 투자할 사회적 유인이 있느냐 없느냐였죠. 대량의 석탄공급이나 해외 시장의 개척, 사회적인 자본이익의 보호, 농업혁명으로 인한 인구부양력 등등의 조건들이 겹친게 영국의 산업혁명이라
市民 OUTIS
17/07/18 19:14
수정 아이콘
"근대과학으로의 열쇠는 물리적 세계의 모든 면에 수학을 적용시키는 것--이른바 '자연의 수학화'--이었다. 중국인이 기하학의 연구에 대수를 이행했을 때만큼 거기에 근접했던 예가 없으며, 아마도 이 시기만큼 결정적으로 '근대과학'에 도달할 뻔했던 예도 없을 것이다."

'3세기의 [해도산경]은 일련의 기하학적 명제를 대수의 형식으로...그후 중국에서는 기하학에서 항상 대수가 이용되었다...이 기법은 서양에 전파...왜 중국인의 기하학의 연구에 대수를 이용했음에도 해석기하학을 고안해 내지 못했을까...해석기하학은 모든 기하학적 대상과 기하학적 조작을 수의 영역으로 귀착...이것을 개발...17세기 유럽의 페르마와 데카르트였다. [중국인이 그것을 개발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이 기묘하게도 타원, 포물선 및 쌍곡선과 같은 기본형을 부여하는 원추곡선의 연구를 전혀 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중국인의 맹점 중의 하나였다. 게다가 니덤의 의견에 따르면, 해석기하학을 발전시킨 유럽인은 "방정식에서 기하학적 도형을 이끌어냈으나, 중국인은 항상 기하학적 도형을 방정식으로 변환했다."] -- 그림으로 보는 중국의 과학과 문명, 로버트 템플(조셉 니덤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현재도 발간 중)을 토대로 쓴 책) p.244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결정적인 벽을 넘지 못한 걸까요? 아니면 절대화된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엄청났기 때문이었을까요?
시작버튼
17/07/18 19:16
수정 아이콘
이미 정론이 나와있는 분야 아닌가요?
대항해시대에 아메리카 대륙 발견해서 거기서 대량으로 은과 금을 뽑아냈던게 서양이 앞서나간 원인이죠.

본문과도 맥락이 비슷하네요.
아메리카 대륙에서 뽑아낸 금과 은으로 자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한계를 식민지를 늘려가며 돌파하고 앞서 나간거죠.
아칼리
17/07/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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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부상하기 전까지 중동(서아시아), 유럽, 중국, 인도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쟁하는 구도였고, 그 중에서도 굳이 하나만 꼽자면 서아시아가 지구 문명의 중심지인 기간이 가장 길었는데, 중동을 서양사에 포함시켜버리면 당연히 서양이 동양을 앞서는 시기가 월등히 길어지죠.

로마제국도 따지고 보면 '지중해' 문명에 가깝지, '유럽' 문명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고요.
市民 OUTIS
17/07/18 19:22
수정 아이콘
서양, 동양을 가르는 기준이 뭐 이래?의 비판은 충분히 가능한데, 좀 봐주셔야 합니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말초적 의도는 잘난 체 하는 백인들이 너희 동양은 우리한테 안 돼에 대한 반발도 있습니다. 왜 동양은 서양한테 안 돼냐는 질문이 틀렸다고 하죠. 위의 제 댓글에서 나왔듯이 동양이 앞선 적도 있죠. 그리고 발전 추이를 보면 동양이 몇 십년 후면 앞설 수 있다고 책에서 말하죠. 그러니 서양 우위의 시선과는 멀고, 기존의 생각을 비꼰 제목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young026
17/07/18 19:31
수정 아이콘
저 책의 원제는 'Why the West Rules--For Now' 죠.^^;
아칼리
17/07/18 19:36
수정 아이콘
저 책이 서양 우위의 시선을 담고 있다고 까려는게 아닙니다.
유럽과 구분되는 역사를 지닌 중동을 통째로 서양사에 포함시키는게 과연 온당하냐는거죠.

따지고 보면 동아시아에서도 세계사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나치게 평가 절하하거나, 유럽과 중국 두 축만을 중심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한정짓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까요. 실제로는 인도도 한 가닥했으며, 유럽, 중국보다도 중동이 중심지인 기간이 더 길었다는 걸 생각하면, '잘난 체 하는 백인들'들과 '중화사상에 젖은 중국인들'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市民 OUTIS
17/07/18 19:48
수정 아이콘
그런 비판이 이 책에 그다지 접합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굉장히 건조한 책입니다. 이유, 원인의 탐구라기 보다는 결과의 비교만 제시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댓글에서 문화적 측면, 정치적 측면을 고려하시는 데, 이 책은 모리스 교수가 설정한 발전지수의 네 가지 항목만 염두에 둡니다. 가령 도시화율을 본다면 에도막부시대의 도시화율을 가능하게 된 배경은 관심이 없습니다. 각 번마다 성 하나를 짓고 그 아래의 성하촌(정)을 형성하게 한 점이나 참근교대를 통해 지방권력을 중앙에 기거하게 해서 에도를 거대 도시화하게 한 점. 이건 막부가 분권화된 권력을 통제하기 위한 방침이지만, 그냥 도시화율로 땡칩니다. 모리스 교수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라고 생각하고, 딱 그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인도문명이 동양문명인지, 서양문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즈텍과 마야, 잉카는 신경쓸 필요도 없습니다. 모리스 교수가 설정한 전제입니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부터 출발한 서양과 독자적인 문명을 이룩한 중국(그리고 한-일)을 비교했다고 편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aurelius
17/07/18 22:55
수정 아이콘
중동문명, 다시 말해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서양사가 맞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이집트->레반트->그리스->로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계보입니다.
아칼리
17/07/1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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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몰라서 온당하냐고 하는게 아니에요.

물론 서양이라는 단어 자체가 모호하긴 합니다만, 대서양이랑 직접 붙어있지조차 않은 서아시아 지역을 서양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오세아니아처럼 유럽식민지가 세워지기 이전에 문명의 발전이 지체되었던 지역도 아니고요.

'유럽문명은 중동역사가 맞습니다'라고 하는 쪽은 차라리 앞뒤가 맞기라도 하죠. 그런데 그런 표현을 쓰진 않잖아요.
하다못해 유럽인들 조차도 중동은 항상 동방으로 지칭했고. 애시당초 서양이라는 단어로 서구외의 문명을 타자화 시킬때 중동을 포함시켜줬던 적은 없어요.

그리고 그리스는 크레타문명이 있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직계라고 보기도 어렵고, '메소포타미아->이집트'라는 계보 역시 부자연스럽죠.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지중해 문명이라고 칭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유럽과 구분되는 문명이었던 중동권을 통째로 서양사에 집어 넣는 건 별로 온당해 보이지 않습니다.
DogSound-_-*
17/07/1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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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은 일단 후기로 가면 갈 수록 공업 및 상업(특히 상업)을 천시한 경향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에서는 일찍이 여러국가와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상호간의 문물을 일찍이 교환했다면
뭐 동양은 상호교환보다는 중국에서 일방적으로 받은느낌이라
고통은없나
17/07/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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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이 18세기까지 앞서 있었다는건 생산력의 이야기지 사회제도,문화,과학기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그리고 그 생산력의 근원은 인구였지 사회구조와 과학기술이 더 우월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니죠.

지금도 중국이 미국의 GDP를 근접하고 있고 곧 있으면 넘는다고 하지만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는 것은 명백히 틀린 이야기듯이 말입니다.
17/07/18 19:52
수정 아이콘
가격도 보통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군요.
17/07/18 20:26
수정 아이콘
서양이 산업혁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시국가를 기반한 르네상스이고, 먼 과거로 가면 폴리스 체제의 그리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완성된 정치, 철학, 경제, 학문 , 신화 등의 고대 그리스라는 훌륭한 레퍼런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Agnus Dei
17/07/18 20:34
수정 아이콘
산업혁명을 그리스까지 가서 찾는건 너무 나갔네요. 그냥 서양문명의 뿌리라는 일반론적인 얘기라면 모를까...
차라리 중세동안 축적된 역량을 논하는게 낫겠네요.
17/07/18 21:31
수정 아이콘
산업혁명이 폭발한 이유는 종합적이라 근대국가체제와 과학인식론인데 이런 자양분이 그리스 폴리스 체제부터였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경제라는 용어 economic 자체가 오이코스와 폴리스의 결합 오이코노미아거든요.
Quantum21
17/07/18 20:28
수정 아이콘
자연계에서 자주 발견되는일인데,
발전속도 혹은 변화속도가 지수적으로 증가하여 끝을 알수없는것처럼 보이다가 어떤 연유로 그 속도가 또 지수적으로 감소합니다. 그래서 정체되죠.
이런식으로 번갈아가면 자연스럽게 계단형 성장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그러한 계단은 거시적으로 보면 다시 점진적 성장처럼 보이지만,
많은 경우 적절한 스케일에서 보면 급변시기와 정체기는 늘 발견됩니다.

정체기에 도달하기 전에 "종"으로써의 인류의 변화가 이룩할것인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만,(전 부정적입니다)
인류가 운영하는 사회체제에 격변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한 큰 변화가 올거라 생각합니다.
17/07/18 20:59
수정 아이콘
급변이 계속되든, 정체기에 도달하든, 개개인의 입장에선 큰 충격이겠죠. 솔직히 이런 격변하는 세상에서 사는 게 전혀 달갑지 않습니다.
17/07/18 20:29
수정 아이콘
유럽이 계속 분열되어 있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분열되어 싸우고 다양성이 많을 수록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동양)은 춘추전국시대를 제외하곤 통일 국가 시절이 너무 길었습니다.
중간중간 분열되었다곤 해도 유럽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고요.
특히나 기술이 어느정도 이상 발전해서 산업혁명이 가능한 시기가 왔을 때
중국은 청나라라는 거대 통일국가였죠. 결국 기술의 벽을 뛰어넘을 만한 이유가 아무래도 적었습니다.
17/07/18 21:14
수정 아이콘
인도도 통일되지 못하고 분열된 상태로 수천년간 지속되었는데 발전하지 못 한걸 보면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닌거 같습니다. 인도 아대륙 크기가 유럽만 해서 규모가 부족한것도 아니였고 인도가 문명적으로 뒤떨어지는 지역이 아니였는데 말이죠.
metaljet
17/07/18 20:39
수정 아이콘
별거 있나요.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라는 거대한 자원 및 노예 멀티덕에 테크트리 끝까지 올린거죠
17/07/18 20:54
수정 아이콘
그냥 스타팅이 빨라서가 아닐까요? 4대문명중에서 황하가 가장 느린것도 있고 이집트, 메소포타미아가 수천년전에 먼저 시작했으니까 자연과학이나 방법론 쪽에서 연구도 많이 되고 지식축적도 많이 되어 있었고 그런게 아니였을까요
fishy boy
17/07/18 20:56
수정 아이콘
벼농사와 밀농사의 차이도 이런 문영의 발전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어디서 들은 거 같네요.
홍승식
17/07/18 21:16
수정 아이콘
벼농사는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높아서 인구부양력이 좋지만 노동력이 많이 필요해 그 인구가 모두 농사에만 종사해야 했고,
밀농사는 생산량은 벼보다 낮지만 쌀처럼 각자의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 없어서 제분소와 빵집으로 직업의 분화가 생겼다고 본 것 같습니다.
Liberation
17/07/18 22:57
수정 아이콘
로마 붕괴 때문에 시민혁명 때까지 동아시아가 앞선 것이지 처음부터 갈린 것 아닌가요? '법 앞의 평등'과 '하늘의 이치'는 넘사벽인데...
요르문간드
17/07/18 23:10
수정 아이콘
애초에 중세 암흑기를 제외하고는 동양이 서양을 능가한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경제니 하면서 당송원명 얘기 나올때 가만 보면 결국 지금처럼 인구빨인거지 정말로 문명이 서구를 능가할 정도였는지는 의문입니다.
중국 역사들은 뻥이 너무 많아서 전부 믿기도 어렵고요. 정화의 원정 구라보면 기가막히죠.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늘어놓으니.

아메리카니 아프리카니 이런 건 부차적인 문제죠. 중국이야말로 문명을 발전시키기에 가장 좋은 환경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동양이 서양을 능가하지 못한것은 고대그리스 시절부터 이어져온 서양의 정신문명이 그만큼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서양의 정신문명과 정신문명이 낳은 이기들 속에서 우린 살고 있죠.
고대그리스인들의 자연과학, 철학, 민주주의..... 현대의 모든것은 결국 고대 그리스로마의 후계죠.
young026
17/07/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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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 바로 그 '인구빨'을 세우는 능력입니다.^^;
17/07/1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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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이 책의 내용 중 산업혁명보다는 사회발전지수를 소개하는 데 집중하여 본문에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언 모리스는 중국도 충분히 서양같은 합리적 사고방식으로 발전할 사상의 단초를 갖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다만 서양은 그런 사상이 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를 대서양 무역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었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했다는 거죠. 더불어 서양은 광활한 대서양 무역을 겪으며 정확한 시간과 공간을 측정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이것이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이어지는 기초가 되지만, 중국은 그런 역할을 해줄 대규모 무역을 갖고 있지 못했죠.
이런 생각에서 중요한 건 중국이 정말로 과학적 사고로 이어질 만한 사상의 기초를 갖고 있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이언 모리스가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것만 봤을 뿐 중국의 사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전혀 없기에 뭐라고 하기는 어렵겠네요. 그렇지만 이언 모리스의 생각에 개인적으론 좀 더 끌리긴 합니다.
위버멘쉬
17/07/1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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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온다 라는 책 읽어보시면 재미있으실겁니다. 구글 인공지능부문 이사로 있는 레이 커즈와일이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2100년까지 갈 것도 없이 구체적으로 2042년에 인류는 신체를 대체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만들어내서 사실상 영원한 생을 얻게 된다는 취지입니다. 지금 80년대 태어나신 분들이 죽음을 맞는 마지막 세대가 되거나 영생을 얻는 최초의 세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죠. 그때쯤 되면 동서양, 국가 같은 경계들이 의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인종, 성별, 신체 같은 것들을 선택할 수 있고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가 주어진다면 저런 경계들이나 사회발전 지수 같은 것들이 별 의미를 갖지 못하겠죠. 저는 흥미롭게 읽었는데 관심 있으시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7/07/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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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2년이면 70년대 생들도 대부분 60대일텐데, 왜 80년대까지만 영생을 얻습니까? ㅠㅠ
17/07/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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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특이점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위협은 축소하고 장밋빛 전망만 과장하는 것 같다랄까요. 분명히 인공지능이 잘못될 위험이 존재하는데, 초인공지능이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낼 거라고 무엇을 근거로 그리 확신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레이 커즈와일 생각처럼 잘 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아주 나쁘게 될 가능성도 존재하며, 그 경우 우리에게 두번째 기회는 없을 겁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건 무슨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제일 머리가 좋기 때문, 즉 제일 쎄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우리보다 더 강한 무언가를 만들 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만 합니다. 레이 커즈와일의 접근법이 이런 조심성을 함께 갖고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ThreeAndOut
17/07/19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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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볍게 생각해서 DNA상으로 장사꾼 기질이 높은 서양인들 때문 아닌가요? 라고 퉁치고 싶습니다. (과학적 근거는 없으니 그냥 흘려 들으시길) 농업의 시대에서 장사꾼의 시대로 잘 넘어간거죠. 아마도 동양은 농업에 맞는 기질을 타고 났고요. 장사꾼 기질이란게 협상능력 언변등등을 타고 나야하고요. 서양애들이랑 말해보면 언변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좀 또라이들도 많고요. 그래서 말도안되는 프로젝트들을 벌이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으니 희망봉도 발견하고 오스트레일리아도 아메리카도 발견/개척하고요. 우연한 기질의 차이가 만든 결과라고 보고요.
지금같은 기술의 시대, 미래에는 어떤 기질이 먹어줄지 잘모르겠네요. 근데 역시 또라이 기질이 모아니면 도... 유리할듯요. 이에 비해 동양은 기질이 좀 얌전한 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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