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서울의 더 큰 병원으로 응급후송 되었습니다

삷은 아이러니 입니다

그 수많은 병을 앓았지만 한번도 탈없었던 심장이 최악의 형태로 저를 쓰러트렸습니다

그동안 여러 검사를 받으며 막연한 기대와 절망 마지막희망과 또 절망이라는 루프속에서 허우적 거렸습니다


일단 퇴원 했습니다

심장의 기능이 17프로 남아있는 말기 심장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들은 친절하고 진지하게 치료약은 없으며 심장기능은 더 떨어질것이며 결국 심장이식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여러 상황에 그 심장이식이 만만치 않음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정확하게 여명이 얼마 정도인지 설명하진 않으셨지만 비관적인 뉘앙스는 읽을수가 있었습니다

희박한 심장이식이라는 희망을 제하면 뭐 대충 남은 수명은 "0일에서 2,3년 정도이지 않을까"...라고 이런 저런 정보를 통해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 피지알의 최근 유행으로 규정하면 아재를 넘어 할배에 가까운 49세의 남성입니다

저는 인간이 죽는다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달여 전까지 <나도 죽는다>라는 사실은 잊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것 같습니다

모두가 죽는다는 것과 또 그걸 때때로 실감할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척 가엽고 억울합니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인간은 뭔가 좀 더 초연하지 않을까?.... 적어도 다 그렇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남겨진 이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저는 지금 제곁에서 헌신적으로 저를 돌보는 아내와 작년에 입학한 대학에서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한 딸아이와 한없이 어수룩한 중학생 아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어벙한 주제에 발끈하는 성질로 늘 기대기만 했던 친구들에게 아무것도 갚지 못하는게 답답하고

변변잖은 장남이라 아버지 보기도 미안하고 형제들에게도 면목이 없습니다

이런 저런 투자로 날려버린 돈과 그래서 남겨줄 변변한 집도 없는 주제에 병원비걱정을 시켜야 하는 상황이

괴롭습니다

구질구질한 인간은 죽을때도 구질구질한것 같아 씁쓸합니다



가쁜 숨 때문에 저번에 구걸했던 동정이 계속 걸립니다

사실 그 몇일후에 아내에게 이런 저런 유언을 남기며 여기 피지알에도 꼭 감사인사를 올리게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뒤로도 제가 컨디션이 좀 나아져서 직접 두어번의 감사인사를 직접 썻지만 그때마다 당시의 페닉이 연상되어서 인지

호흡이 문제가 되어서 응급실행이 되어버렸습니다

역시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하게 되는 군요



그러나 당시 저를 위로해 주셨던 여러분께 너무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 고 맙 습 니 다... >


여러분의 댓글과 마음이 아니었다면 당시 중환자실에서의 고립감과 공황을 견디지 못했을것 같습니다







제 미래는 암담하고 힘듭니다


냉소적인걸 자랑으로 알던 못난 주제라 염치없이 '기적'을 바라는 꼴이 우습긴 하지만....

허튼 꿈이나마 그런 긍정의 힘으로 병을 받아들이려고 간신히 노력중입니다


앞으로의 힘든 투병에 결국 마음이 무너져서 독한 발광을 하기 전에

조금이나마  제정신으로 여기 피지알에 생존신고와 감사인사를 올리는게 이 꼰대의 버킷리스트중 하나였습니다



그 목록중에 오늘 하나를 지우며....다시 한번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너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피지알이 영원하길 피지알의 모든분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