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1373038

가끔 눈팅하는 루리웹 북유게에 퍼 올려진 페이스북 글 하나를 보고 아주아주 공포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저 페이스북 글에서 비유한 것처럼 대선조작을 한 주체가 국민의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고, 증거조작을 해서 대선 판도를 뒤엎으려고 한 범죄자가 다름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인사에, 사제관계 혹은 그에 비견되는 개인적으로 가까운 관계에,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를 출판한 사람이었다면 과연 어떠한 일이 있었을까요?


우선 대통령 탄핵한다는 소리는 당연히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마이크 터지도록 24시간 종일 동안 반복될 겁니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파면당하고, 당 전체가 국정농단의 직간접적 부역자였던 자유한국당은 뭐가 잘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미 벌써부터 문재인 정부가 오래 가지 못할 거라고 공개적인 탄핵 유도 발언을 슬슬 시동 걸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정이지만) 이런 중대한 범죄사실이 나왔다면 말해서 더 무엇할까요.

대선조작을 저지른 게 더불어민주당이었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작살나는 거는 뭐 명약관화한 일이니 굳이 길게 설명을 안 해도 되겠다 싶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있겠군요. 지금의 국민의당은 끝까지 문준용씨를 물고 늘어지고 싶어서 특검 운운하는 망언을 나불대고 있는데 이런 물타기조차 동조하거나 마사지해주는 언론이 있습니다만 더불어민주당이 그랬다가는 언론의 작두질이 3배 빨라질 겁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문재인 대통령 및 그 측근들이야 기사가 나기 시작하면서부터 득달같이 달려들어 있는 것 없는 것 다 취재당하고 조사당하고 있겠고 언론은 신이 나서 사태의 전모가 제대로 밝혀지기도 전에 몸통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기정사실화 하고 있겠지요. 너무 허풍과 비약이 심하다고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부총질러들이 당을 찢어버리고 나간 국민의당 탈당사태 때 분열의 주범이 문재인 어쩌구저쩌구 했던 때, 조작된 증거로 아들을 겨냥한 논란이 일어났을 때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부도덕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모든 언론이 읊조렸을 때만 봐도 이렇게 가정하는 건 허풍이나 비약이 아니라 충분히 그럴 만 하다 생각합니다.

반면, 안철수씨는 이 사건 경과 이후 어떻게 취급당하고 있던가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며칠이 지나서야 슬슬 안철수 책임론 나오고 있고 이제서야 안철수의 입에 주목하면서 안철수씨가 깊게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식의 기사를 쓰는 수준입니다. 그러면 그 전까지는요? 안철수는 국민의당의 대국민4과 이후 문제가 불거진 뒤 상당한 시간 동안 수사는 커녕 집중취재들 당하지도 않았고, 책임론조차 크게 제기되지도 않고 있었고, 심지어 JTBC는 안철수를 시련을 겪는 정치인으로 포장하고 있었지요.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의당에 의해 벌어진 대선조작 사건은 선거의 근간을 흔들어 버린 증거조작 사건입니다. 따라서 그 주체가 누구이든지 간에 이러한 사항은 법에 따라 판단하여 엄단해야 정상이고, 만에 하나 그것을 저지른 몸통이 (물론 대상을 바꾼 가정이라는 것을 다시금 강조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라면 그가 대통령이 되었다 해도 당연히 책임을 물었어야 상식이고 정상적인 나라이겠지요. 그런데 도심에서 최루탄에 사람이 맞아죽고 경찰이 물고문을 하던 시기들을 살고 난 다음, 누군가에겐 잃어버린 10년으로 매도되었지만 저에게는 IMF 이후 암담했던 나라에 희망이 생겼던 10년을 살다가. '상식'과 '정상적인 나라'라는 것이 너무도 낯선 지난 9년을 다시 살고 나서 그 동안의 일을 돌아 보니,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그러한 상식과 원칙이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세상으로 변해 버린 지 오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분명히 기울어진 경기장 아래 놓여 있고, 단지 대통령만 역적질 하던 아바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 바뀌었을 뿐이죠.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90도 절벽에 매달려 있다."]


물론 여러분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실 수 있고 그것을 존중합니다만, 저 마지막 말에 저는 많이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서 가정해 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