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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10 14:55:57
Name 리니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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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컨택트(2016) _ 세 가지 아쉬운 점 (스포o)



작년 초부터 얼라이벌이라는 영화를 매우 기다렸습니다.
테드 창의 소설을 원작, 그리고 드니빌뇌브가 감독을 맡았기에 더욱 기대했었죠.
하지만 이렇게까지 실망스러운 영화가 나올 줄 몰랐습니다.
너무나 아쉬웠던 점들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1. 3천년 후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지구에 온 외계인들.

12개의 외계 비행 물체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의 상공에 등장합니다.
인간들은 두려워합니다.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죠.
그러자 우리의 주인공 루이스가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고 소통을 합니다.
하지만 지구는 미지의 존재 때문에 난리가 나죠.
심지어 "Offer weapon" 이라는 말을 통해 지구인들이 분열되고 혼란에 빠지게 만듭니다.
이에 중국은 쉘을 공격하는 움직임까지 보여주게 됩니다.

근데 이들의 목적은 3천 년 후에 도움을 받기 위해 온 겁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친절하게 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전쟁 위기까지 퍼트리면서 올 이유가 뭔가요?
3천 년 후의 미래를 볼 줄 아는 생명체가 이렇게까지 불필요한 소란을 피우며 올 필요가 있는지 의아합니다.

또한 인간들이 설치한 폭발물에 의해 '에봇' 이 죽음의 과정에 있게 됩니다.
3천 년 후의 미래는 볼 수 있는 외계인이 바로 코앞에 일어날 폭발을 모르고 죽어간다?
혹여, 그 폭발을 몰랐다 치더라도 루이스 일행은 안전하게 살도록 조치를 취하는 장면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건 미래를 보는 외계인이 아니라 그냥 '영구와 맹구' 아닐까 싶습니다.




2. 루이스가 무기를 얻게 된 시점은 언제인가?

외계인들의 무기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암'으로 사망한 루이스의 딸을 보여주죠.
마치 플래시백처럼 보여주기 때문에 과거에 그러한 아픔이 있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외계인을 처음 마주치고, 소통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플래시백이 계속됩니다.
마치 관객에게는 '과거에 새로운 생명과 소통하는 느낌이 외계인과의 소통에 영향' 을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미지의 생명체인 외계인과, 새로운 생명인 딸과 소통하는 장면이 맞닿는 것처럼 보여주죠.

근데 루이스는 갑자기 자신에게 보이는 이 아이가 누구냐고 외계인에게 묻자, 우리의 능력을 네가 습득 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니 그럼 이 능력이 도대체 어느 시점에 얻게 되는 건가요?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플래시 백 처럼 보여주었는데, 알고보니 플래시 포워드 였던거죠. 반전잼!
분명 외계인의 언어를 해석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얻은 것인데, 그렇다면 영화 시작하자마자 펼쳐진 플래시포워드는 누구의 시점인가요?

분명 전지적 시점일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마치 루이스의 시점으로 회상을 하는 것 처럼 연출을 해줍니다.
그냥 이런 연출은 낚시 그 이상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줏대 없는 샹 장군

"Offer weapon"이라는 대답을 얻은 이후 각국은 분열을 일으킵니다.
루이스는 끊임없는 고민 끝에 12개의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트롤러 중국. '샹 장군' 은 동맹국들과 셸을 공격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중국의 단독적인 행동이 아니라 동맹국들의 공격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쟁에 승자는 없다. 다만 과부만이 있을 뿐이다" 라는 말 한마디 듣고 이 모든 공격을 멈추게 된다?
이거 너무 샹 장군이 줏대 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심사숙고해서 여론을 반영해 중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움직임인데 이렇게 쉽게 공격을 명령하고 멈춘다니?

이건 그냥 미국에서 중국을 미개한 나라 취급하는 시선으로 대충 설정했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이면 그럴만하잖아? 걔네 원래 그런 나라니까??'
라는 너무 가벼운 설정.




드니빌뇌브 감독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상미에 비해 시나리오상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작년 초부터 굉장히 기대가 많았는데 아쉽군요.
이렇게 되면 앞으로 나올 <블레이드 러너>는 어떻게 될지 의구심이 듭니다.


*영화 <컨택트> 의 자세한 이야기는 '구밀복검' 님과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 '영화계' 를 통해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8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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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nderthal
17/02/10 15:01
수정 아이콘
1번과 같은 경우는 미리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희생이 인간들의 마음을 얻는 데 있어서 필수적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그 길을 선탠 내지는 순응 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튼 우리 아내는 대만족...주변에 열심히 보라고 홍보 중인데 반응은 뜨뜻미지근 하네요...흐흐...--;;
토니토니쵸파
17/02/10 15:07
수정 아이콘
1.
<컨택트>의 설정은 정해진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입니다.
"에봇"'이 죽었을 때 나머지 헵타포드가 에봇은 "죽음의 과정"에 있다고 말하기도 하죠.
어차피 죽을 운명을 알고 그대로 있었던 겁니다.
루이스도 딸이 죽을걸 알고도, 남편이 떠날걸 알고도 결혼을 선택하게 되죠.

2.
헵타포드 언어를 완전히 깨우친 순간 루이스는 더이상 한 시점의 시간에 갇혀있지 않게됩니다.
미래의 루이스가 언어를 깨닫는 순간 전시간대의 루이스가 겹쳐지게되고 그렇게 환상(?)이 보이게 된걸로 생각됩니다.
낚시인건 맞지만 루이스가 가진 능력을 설명하는 또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3.
셀에 대한 공격을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표현한 사람이라
추후 비슷한 생각을 가지게된 다른 나라들이 샹장군에게 리더의 자리를 주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은 듭니다.
17/02/10 15:08
수정 아이콘
어떠한 적대행위도없이 가만히 있는 외계비행선을 공격하는 일부 미군병사들이나 국가들의 공격 이야기전개는 뜬금없더라구요.. 실제 적으로 간주한다해도 적의 실체가 뭔지 규모가 얼마나될지도 모르는상태에서 그냥 공격부터하고본다니.. 이런 멍청한 인류가 핵전쟁으로 안망하고있다는게 의아할정도의 스토리전개
최경환
17/02/10 15:08
수정 아이콘
조심스럽지만 123 모두 원작과 영화를 제대로 이해 못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전형적인 반응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헵타포드 언어는 미래를 보는 능력을 얻게 되는게 아닙니다. 우리가 눈 앞에 있는 수평선을 볼 때 왼쪽과 오른쪽을 한 눈에 보는 것처럼 관점 자체를 바꿔서 통시적으로 사고하는 것이죠. 123 모두 다 '딸이 죽는걸 알면서도 낳는다고?'라고 말하며 떠나간 남편과 똑같은 반응인데, 이건 통시적 사고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를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1. 헵타포드 역시 통시적 사고를 하고, 애벗의 죽음과 자신들이 지구에 옴으로써 일어날 일들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그 것 자체가 그냥 한번에 일어나는, 그냥 원래 그렇게 눈에 보이는 일일 뿐입니다.
2. 당연히 루이스의 시점이죠. 헵타포드 언어를 습득한 순간 과거와 미래라는 것이 의미가 없고 모두 동시에 존재하는 사실이 됩니다.
3. "전쟁에 승자는 없다. 다만 과부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대사가 중요한게 아니라, 샹 장군이 과거의 자신을 설득하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말을 해 준 것이죠. 그 대사가 다른 어떤 말이든 상관 없었습니다.

'왓치맨'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닥터 맨하탄의 관점이 이 헵타포드의 관점과 같습니다. 과거가 과거가 아니고 미래가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그냥 100미터 서쪽과 100미터 동쪽처럼 그렇게 언제나 실재하는 개념일 뿐인 것이죠.
리니시아
17/02/10 15:14
수정 아이콘
원작은 봤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 하군요.
'원작을 봐야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라는 건 영화가 그만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최경환
17/02/10 15:19
수정 아이콘
'원작을 봐야'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원작 안보고도 제대로 이해하신 분들도 충분히 많아요..
그대의품에Dive
17/02/10 15:15
수정 아이콘
이안의 반응이 딱 1의 반응이죠. 많은 관객이 이렇게 반응하는게 당연한 걸지도..
1q2w3e4r!
17/02/10 15:29
수정 아이콘
3번 중국에 대한 연출은 별로였어요. 만약 제가 중국인이였으면 진짜 기분 나쁠듯. 3번은 영화이해와 상관없어요.

일단 국가주석도 아니고 장군이 모든 통수권과 국가원수 자리를 앉고 있다는 점,
군부정권으로 표현했고, 장군 말한마디에 공격을 멈춘다? 독재국가식 표현.
그리고 합리적이나 근거가 있는 논리적으로 설득한 것도 아니고 국가의 존폐를 다툴일에 장군의 부인 유언이였나요 그 한마디 했다고 마음이 바뀔정도로 줏대없고
개인사로 인해 국가의 노선을 바꾼다는 말도 안되는 연출.

그 한마디 뿐 아니여도 영화시작부터 미국은 체계적으로(인문학적 과학적) 오징어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표현했고, 중국은 타 국가와 교류를 가장먼저 끊어버고 독단적이고 폭력적, 어찌보면 야만성까지 표현했어요.
마스터충달
17/02/10 16:04
수정 아이콘
통시적이란 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시기를 종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네요. (반대말은 공시적, 횡적으로 바라보는 것)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과는 의미가 다른 것 같습니다.

쓰신 말씀에는 다 공감합니다.

특히 한 단어로 깔끔하게 말씀하신 게 참 좋았는데... 아무래도 통시적이라고 말하기 보단 다른 적확한 단어를 찾아야 할 것 같아요. ㅠ,ㅠ
저는 '동시적 인식'이라고 계속 표현하곤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과거-현재-미래가 다 시간 개념이라 동시라고 말하면 쫌 이상한 것 같기도 해서 말이죠 ㅠ,ㅠ 이걸 표현하는 단어가 있으면 참 좋겠다 싶은데 말이죠.
17/02/10 15:08
수정 아이콘
미래예지가 아니라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적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외계인들은 인간들이 보기엔 그렇게 될걸 알면서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듯한 불합리한 모습을 보여주요.
1q2w3e4r!
17/02/10 15:14
수정 아이콘
3번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헛점? 이라 생각하고, 미국이나 비아시아에서 중국을 얼마나 저렇게 생각하면 각종 영화에서 툭하면 나오고 마치 북한처럼..

1번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살고 있는건데 오징어들은 미래를 안다 그래서 스스로 미래를 바꾸거나 하지 않고 순응하여 산다는 증거로 표현한 거라고 이해했습니다.
혹은 미래를 스스로 바꿀 수 없다?
내죽음을 알고도 지구에 왔고 죽기직전에도 미래를 바꾸지 않았으며 3천년뒤 큰 위험이 와도 미래를 스스로 못바꾸니 인간을 개입시키려는게 아닐까 싶고요..
오징어는 인간처럼 과거 현재 미래 순으로 시간이 흘러가는게 아니라고 영화에 잠깐
나옵니다.

2번은 낚시와 함께 끝에 반전을 위한 장치라고 봤습니다.
여튼 중국부분만 아니면 괜찮았어요. 근데 주변에서는 넘 진지하다고 졸렸다네요ㅜ
유스티스
17/02/10 15:19
수정 아이콘
1. 죽음을 못피한게 이상하게 여겨지는건 일반 인간관점이라 그런거죠. 이미 영화에서 그런건 그 오징어들의 사고방식으론 아무렇지도 않다는게 여주의 아이를 낳는 선택으로 나타나는걸요.
해나루
17/02/10 15:23
수정 아이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알수 있다면 시간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우리랑 다르겠죠. 1번은 그냥 그렇다고 보고요
2번도 딱히 낚시는 아니고 관객이 해깔리게 배치를 하긴 했지만, 루이스가 딸에게 독백을 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등을 회상한다고 생각하면 이상할건 없는거 같습니다.
3번 부분은 루이스가 자신이 시간을 동시에 인식할수 있다는걸 샹장군이 믿게 해야 하니까요. 샹장군 밖에 모르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설득한거니까... 별로 이상할건 없죠. 그 대사가 중요한건 아니죠. 나만 알고있는걸 너도 알고 있다니 이건 먼가 있구나 ~ 라는식으로 설득한거 아닌가싶습니다.
다만 미래에 샹 장군이 해준 말을 이용해서 현재의 샹장군을 설득하고 현재의 샹 장군이 설득되었기 때문에 미래의 샹 장군이 호의적으로 말을 해주고... 먼가 닭이 먼져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느낌이... 전 그게 좀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17/02/10 15:24
수정 아이콘
어제 보고왔는데 내용이 지루해서 그닥 추천은 하고싶지 않았네요. 소금간 안한 국을 먹는 느낌이랄까요.
17/02/10 15:27
수정 아이콘
제가 제일 이해가 안되는건 2번이에요.
많이들 해석하듯이 여주가 언어를 익혀 과거와 미래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혹은 시간을 초월해 인식한다 라고 보기엔..

영화 말미에 주인공이 헵타포드언어를 가르치러 다니고 책까지 펴낸 모습이 나옵니다. 그럼 그 언어를 배운 사람들이 지구에 몇명이나 있겠어요? 그 언어를 습득할 다른 지구인들은 사건당시 왜 루이스와 같은 능력을 보이지 못했을까요? 루이스가 사건 전부터 그런 현상을 겪었다면 미래에 헵타포드어를 배울 사람들도 언어를 배우기 이전부터 미래를 보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euimseed
17/02/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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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정 자체가 에러죠. "헵타포드어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시간 관념"을 헵타포드어를 모르는 관객이 어떻게 이해할까요? 이게 허용된다면 온갖 괴랄한 설정 잡아놓고 "이걸 이해하려면 (영화 속 장치인) X를 알아야 한다..."고 해버리면 끝인데요. 원작에 뭐라 쓰였는진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로는 최악이었습니다.
17/02/10 15:31
수정 아이콘
영화 설정 자체가 에러죠 22

컴퓨터로 각도 재고 분석해서 이해할 수 있던 헵타포드어를 여주가 컴퓨터 없이 인식하다니
그냥 초능력물인듯...
17/02/10 15:48
수정 아이콘
http://m.blog.naver.com/keycosmos3/220283812622
모르는 언어에 대해서는 해석이 힘들긴 하죠.
그것도 한번도 접해본적 없는 개념의 언어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럴거구요.
17/02/10 16:02
수정 아이콘
영화를 본지 좀 되서 가물가물하긴 한데
여주가 태블릿으로 헵타포드어를 표현하다가
어느 한순간에 태블릿 없이 외계인의 먹물을 써서 의사소통 하지 않나요?

뭐 어쨌거나 결론적으로는 영화에서 외계인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완전히 뭉개버렸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초능력물로 받아들여도 할 말이 없다는 거죠.
마스터충달
17/02/10 15:40
수정 아이콘
1번은 역시 딸의 죽음을 알면서도 딸을 낳았던 루이스와 비슷한 상황 혹은 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명론적 세계관을 순응하는 기분이랄까요?



2번의 낚시라는 지적은 정확합니다. 오프닝을 제외하면 영화는 시간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심지어 미래를 기억하는 면마저도 시간 순이죠. 샹 장군 아내의 유언을 읊는 장면처럼요. 즉, 오프닝은 이후 전개와는 무관하고, 유기성 없이 똑 떨어진 장면이죠. 이런 논리 아래서 오프닝 시퀀스를 배치한다면 역시 이안과의 포옹 이후에 배치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시퀀스를 영화 맨 앞에 놓으면서 여러가지 의미를 얻었죠.

우선, 반전의 쾌감이 있죠. 정성일 평론가는 <곡성>을 두고 노골적인 낚시 작품이라며 굉장히 폄하하더라고요. 그런데 과연 낚시라는 이유로 비난 받아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반전을 넣어두면 평범한 이야기도 훨씬 재밌어지거든요. 같은 이야기도 더 재밌게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같은 스토리도 재밌게 꼬아놓는 게 픽션에서 플롯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낚시 혹은 포장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뭐 그런 취향을 틀렸다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낚시 그 이상이 되지 못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만큼, 기똥찬 낚시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영화의 주제 중 하나인 시간 개념과도 연결됩니다. 헵타포드는 시간을 인식함에 있어 과거-현재-미래의 구분이 없습니다. 이러한 사고관이 언어에 투형되어 원형의 글자를 쓰죠. 그 글자는 시작도 끝도 없다고 영화에서는 설명합니다. 이걸 <컨택트>라는 영화의 편집에 적용한 게 오프닝입니다. 오프닝의 내용은 시간 순으로 맨 마지막이지만, 이걸 처음에 둠으로써 시작도 끝도 없는 원형의 서사를 만든 것이죠. 그래서 낚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낚시라는 지적은 정확하지만, 낚시라고만 보는 것은 좀 아쉬운 감상이네요.



3번의 말씀에는 공감합니다. 샹 장군은 그저 갈등의 반동인물로 소비되었죠. 뭐 그래도 이해해줄 수 있긴 합니다. 그거 말고도 할 말도 많았고, 영화의 핵심은 샹 장군과의 갈등 해소가 아니라 루이스와 딸의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래도 명백한 구멍은 분명하죠. 그 크기가 어떻게 다가오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지만요. 전 별로 크진 않았습니다. 단, 오리엔탈리즘이 느껴져서 거부감이 들긴 했어요.
17/02/10 15:4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더 심심했어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흥미를 끌 사건들을 만들다보니 샹장군이나 외계인의 죽음같은 사족들이 붙어버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단점이 여주를 타임트레블러같이 표현한거죠. 헵타포드의 언어를 배우고 시간의 동시성을 깨닫는다기보단 시간을 맘대로 조정하는 능력을 가지는 것처럼 표현했는데 사실 그런류의 초능력을 가진것보단 시간에 대한 관념이 바뀌는 것에 가깝습니다. 미래를 보고 왜 나쁜 미래가 예정되있는데 그대로 이행하는가, 왜 그렇게 어리석은 존재로 표현했는가라고 평가한다면 사실 아쉬운 해석이라고 할수있겠죠.
엔조 골로미
17/02/10 15:45
수정 아이콘
리플에 많이 공감합니다. 전체적으로 영화 엄청 재밌게 봤는데 말씀하신대로 심심한 부분은 정말 재밌게 봤고 웃기게도 하일라이트 부분이 제일 재미가 없었네요 크크ㅠ
Galvatron
17/02/10 15:42
수정 아이콘
뭐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것도 있겠지만, 뭐 어느정도는 악역이 필요해서 넣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의 담담함속에 묻어나는 주제의식만 가지고는 흥행영화가 안될거 같으니,
스케일도 키우고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 악당은 필요한데, 외계인 자체는 친구로 온거니까 악당이 될수없고,
그렇다고 아이에스나 북한 같은 악당을 넣자니 외계인에 비해 악당 스케일이 작고....
17/02/10 15:47
수정 아이콘
저도 3번이 불만이었습니다. 갈등을 고조시키는 장치로 중국인들을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내서 악역화 시킨것 같습니다. 근데 워낙 인간은 그럴수 있는 동물이라서 이해는 가는데 하필 중국을 그렇게 설정한것은 역시 미국영화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1,2번은 개인적으로 해석이 엇갈릴수 있는 부분이라 패스하겠습니다.

저는 영화 자체는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인터스텔라보다 더 절절하고 감동받은 것 같습니다.
17/02/10 15:47
수정 아이콘
2의 경우 원작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원작 덕분에 영화를 기대했다면서 영화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건 까기위해 깐다는 생각 밖에 안 드네요.
Samothrace
17/02/10 15:50
수정 아이콘
이게 다 보수적인 서사가 아닌 것을 보수적인 서사로 만들어놓고 sf적인 요소에 대한 핵심적인 이야기들은 하지 않은 채 구태한 형식에 기대다보니 생긴 문제죠.
그러다보니 본문의 팟캐스트에서 나온 말처럼 루이스 짱짱걸 영웅서사가 돼버리거나 미래 트랭크스편 수준의 이야기가 돼버린 거죠. 성공한 카산드라 얘기도 마찬가지구요.
원작에서는 전혀 들지 않았던 의문들이 드는 건 실제로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17/02/10 16:42
수정 아이콘
1은 루이스가 죽을걸 아는 딸을 낳는것과 같이 외계인도 자신이 죽을걸 알지만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거겠죠. 어떻게 보면 정해진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로 보이긴 하지만 이 영화의 주제가 그러하니 관객들도 그걸 받아들여야죠.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은 그러한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2는 영화적 재미(?)를 위한 낚시로 볼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제가 받아들인건 루이스가 외계인을 만나기 전부터 미래의 딸에 대한 기억을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면서 꿈처럼 꾸는걸로 생각했습니다. 후반에 루이스가 발휘할 능력이 잠재된 상태였던거죠. 외계인을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그 잠재력이 드러나면서 꿈이 아니라 미래의 기억이란걸 깨닫고 외계인의 동시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걸로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을 영화에서 얼마나 완벽히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한 반전의 장치로도 사용하면서 애매해진 부분도 있는것 같습니다.

3은 영화적 갈등을 위해 설정된 약간은 무리수였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영화내에서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샹장군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황상으로 샹장군에 대해서 판단해야 합니다만 샹장군도 그때까지 12군데에서 각각 해석하는 외계인의 목적을 모두 보고받고 있었을겁니다. 12군데 각각이 외계인을 긍정적,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와중에 긍정적인 루이스의 해석도 알고 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시한것이죠. 그래서 부정적인 해석이 타당하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루이스의 전화를 받고 루이스의 해석대로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자신의 개인적인 내용을 듣고 루이스의 해석을 받아들이고 생각을 바꾼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공격적인 국가들을 설득해 나간다면 상황은 긍정적으로 바뀌었을겁니다.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불친절하게 건너뛰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샹장군에 대해서 불친절한 묘사가 그에 대한 부정적 해석을 낳게 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만.. 이해하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역할을 왜 하필 중국이 맡았냐고 한다면 예전이라면 당연히 러시아가 그 역할을 맡았겠지만 지금은 미국에 대응할 만한 나라가 중국이라 그랬을겁니다. 중국을 미개한 나라로 생각하니 그랬다고 하는건 너무 단순한 해석입니다. 그냥 영화적 갈등을 위해 샹장군에 대한 묘사가 너무 불친절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 부분은 저 역시 아쉽습니다.

첨언하자면 저도 영화를 재밌게 봤고 신선한 설정이 흥미진진했지만 그만큼 설득력이 떨어질 개언성을 많이 가진 영화인것 같습니다. 저는 웬만하면 좋은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서 좋게 봤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충분히 실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7/02/10 17:17
수정 아이콘
1번은 원작을 알고 결정론적 우주라는 걸 알고봐도 말도 안되는게 원작의 헵타포드들의 삶의 방식을 설명할 때 언급되길, 헵타포드는 우주의 시작부터 정해진 운명과 자신들의 종족적 이해가 일치합니다. 그들은 단순하게 순응하는 운명의 노예가 아니라고 서술되는데.. 초월적 기술을 가진 외계인들이 인간이 만든 폭탄에 죽고 3000년뒤에 보답받기 위해 전지구적 분쟁을 초래하는 게 '우주의 운명'이니까 따른 것이니 자연스러움이라는 변호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영화에서는 그런 우주임을 미리 설명하거나 전제하지도 않았고요. 결정론적 우주가 멍청하고 개연성 없으며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식의 변호를 만들어내는 거 자체가 영화가 잘못한 부분이죠..
17/02/10 17:22
수정 아이콘
1. 친절하게 우린 너희인간을 도우러왔어 라고 하면 과연 인간들이 믿어주고 환대해줄까요?
2. 그 연출의 편집형식은 주인공의 회상일뿐만 아니라 관객에게 보여주는 영화의 테마와 함께 관통하는거죠. 단순 낚시거는게 아니고요.
3. 그 내용이 중요한게아니라 그게 장군 아내의 유언이라는거죠. 유언은 미래의 얘기니깐요.

왜 정확한 맥을 짚어주지않느냐고 불만이신분들이 많으신데 그러면 상당히 지루하고 촌스러운 영화였을꺼 같습니다.
Samothrace
17/02/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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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당히 지루하고 촌스럽고 낡은 영화죠.
마스터충달
17/02/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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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평단과 대중의 평가는 그렇지 않은 것 같네요.
Samothrace
17/02/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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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게까지 비평적으로 대단한 평가를 못 받는 작품이기도 하죠. 최대치로 잘 쳐줘도 수작 정도.
마스터충달
17/02/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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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아내리지 못해서 안달난 것 같으시네요;;
Samothrace
17/02/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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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보다는 좋게 평가받았지만 그렇게까지 좋은 평가를 못 받은 건 사실이니까요. 뭐 저야 지금 받는 평가보다도 못하다고 봅니다만 일반적인 평을 이야기하시니까 하는 말이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7/02/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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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평가가
로튼 토마토 94%
메타 크리틱 81점
imdb 유저 점수 8.1/10입니다.

비평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중론은 훌륭한 작품으로 보고 있죠. 그걸 "비평적으로 대단한 평가를 못 받는 작품"이라고 말하는 건 폄하입니다. 무슨 비평적으로 대단한 평가라는 말은 <대부> 급에만 붙일 수 있는 건가요?

<레버넌트>가 메타 크리틱 76점입니다. 점수 가지고 줄 세우는 게 유치한 일이긴 하지만, 아카데미 감독상에 빛나는 작품보다 높게 쳐주는 평론가가 더 많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심지어 리뷰 숫자도 2명 더 많네요)

상황이 이런데 "비평적으로 대단한 평가를 못 받는 작품"이라는 말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하시면 안 돼죠.

"내 생각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컨택트>는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라고 하셔야 옳습니다.
Samothrace
17/02/27 16:17
수정 아이콘
메타 크리틱 81점이면 딱 영미권에서 수작 정도로 평가 받는 수준이고, 로튼 토마토 94%랑 imdb 8.1점이면 대중한테는 통했네요.(메타 크리틱의 영화 비평 점수가 언제부터 권위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생각은 다르지만, 비평적으로 <컨택트>는 수작 정도로는 평가 받고 대중들에게는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라고 해야겠죠.
마스터충달
17/02/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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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평가 어디에서 "비평적으로 대단하지 못한 작품"이라는 의미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님말씀대로 해도 최대로 잘쳐줘서 수작이 아니라 걍 수작인 거죠. 교묘하게 폄하 하시니 깎아내리려고 안달났다 그러는 겁니다.
Samothrace
17/02/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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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로 잘쳐줘서 수작이라는 말은 제 의견이랑 평단의 평가랑 뒤섞여서 나온 말인 것 같네요. 그 점은 인정합니다. 마음에 안 들어서 좀 깎아내리고 싶어요. 걍 수작 정도로 정리하죠.

(근데 멀홀랜드 드라이브도 81점인 메타크리틱의 권위가 얼마나 있을런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북미 비평가협회상에 어느 정도 수상권에도 착실히 들었고 꾸준하게 평작~수작 평을 들었던 만큼 걍 수작 정도로 정리하는 게 좋은 것 같긴 합니다.)
마스터충달
17/02/27 17:00
수정 아이콘
네. 걍 수작 정도로 정리하는 게... 저도 딱히 레전설까지 올려주고 싶은 작품은 아닌지라...
Samothrace
17/02/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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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님// 레전설은 애초에 어림도 없었죠. 저는 졸작이라고 생각하지만, 평작이냐 수작이냐 사이의 문제였고 편의상 걍 수작이라고 치는 게 서로 좋으니까 걍 그렇게 정리하자는 거지...
저도 충달님이 설마 레전설까지 생각했을 거라고는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걸작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지도 않았구요(사실 이건 좀 의심)
마스터충달
17/03/0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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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이죠. 저에게는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비슷하게 좋은 작품이네요. (멀홀 81점에 매우 공감합니다)
송파사랑
17/02/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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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작이라고 봅니다. 기대에 많이 못미쳤습니다.
aDayInTheLife
17/02/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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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2를 연결해서 본다면 결정론적 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1번은 결국 중간의 과정이 아니라 끝, 그러니까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간 사이의 어떤 일이 있음은, 혹은 인간사는 그닥 중요한게 아닐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고..
2번은 영화 전체가 순환구조?라고 해야할까요. 영화가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영화 전체의 서술은 엔딩이나 엔딩 이후에서 시작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 전체에서 직선의 동선이 눈에 띄는데 오프닝에서는 곡선의 복도를 따라 이동하는 장면도 그렇구요.
세번째는... 스케일을 키우는 과정에서 허술해진 부분이라고 봐야겠죠. 크크 영화로 옮기고 이야기의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까리워냐
17/02/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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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낚시가 전혀 아닙니다
선형적 사고에서 벗어나 비선형적 사고를 획득한 순간부터 시간 순서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헵타포드B를 익혀서 비선형적 사고로 전환된 순간부터는 인생의 모든 이벤트는 동시간에 일어난것과 같은(굳이 선형적으로 설명하자면) 상황입니다.

1번은 애봇과 코스텔로 역시 결정론적 세계관의 한 부분일 뿐, 그들이 주도적으로 인간을 도와주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죠. 두 외계인이 전능한것도 전혀 아닙니다. '애초에 잘 설명해주고 [무기]관련 설명을 오해 하지 않게 했으면 좋았잖아" 라는 것은 두 외계인이 훨씬 앞선 존재이면서 인류를 구원해주러 온 입장일때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헵타포드 역시 운명이라는 큰 그림 안에 있는 부품일 뿐이죠. 한나가 불치병이 있을 것을 잘 알면서도 당연하게도 아이를 낳는 것처럼 한명이 죽든, 중국한테 공격을 받기 직전의 상황에 놓이든 그걸 미리 안다고 해서 행동을 달리 할수 있는 여지가 없는거죠.

3번은 저도 굉장히 성의없는 각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냉전시대에 막연한 러시아 적만들기를 중국한테 그대로 씌우는 느낌?
그런데 이건 외계인이 적이 아닌 상황에서 내부의 적을 만들어야 하니 어쩔수 없었다(궁색하지만) 라고 생각할 수 있긴 한데....
한가지 의문점은 왜 샹 장군은 파티에 참석했으며, 루이스에게 아내의 유언을 들려주었나 하는 겁니다.
루이스야 헵타포드B를 익힘으로서 비선형적 세계를 인식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파티에서 샹장군도 만나고 위기의 상황에 샹장군에게 전화하고 할수 있었지만 샹 장군은 헵타포드B를 익히지 않았는데 왜 그런 행동을? 하는 의문은 들더라구요
euimseed
17/02/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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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설정에 따르자면) 결정론적 세계에서 '왜'라는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죠. '샹이 유언을 들려주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유언을 들려준 것'이 되는데 이건 동어반복이니까요. 영화의 모든 장면이 그렇게 설명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가 결정되어 있음을 인지한 인간'의 혼란을 더 깊이 설명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류 지성사 전체를 뭉개는 진리를 깨달은 건데, 대학교수라는 여주남주가 딸 낳느냐 마느냐로 싸우고 있을 건이 아니죠.
17/02/1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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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가 영화 말미에 헵타포드어를 가르치러 다니고 책까지 펴낸 모습이 나오는데, 미래에 헵타포드어를 배울 사람들은 왜 루이스와 같은 환상을 미리 보지 않았을까요. 저는 헵타포드어를 배운 순간부터 시간의 개념이 바뀐다는 설정이 아니라면 초반부 루이스의 환상들은 낚시가 맞다고 봐요.
라울리스타
17/02/1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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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보고 왔습니다.

원작은 안 봤구요.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부분은 신선합니다. 허나 전체적인 전개가 다소 건조한 편인데, 그 와중에 중간중간 떨어지는 디테일이 몰입도를 방해하니 지루하더라구요. 이를테면 말씀해주신 중국과 샹 장군에 대한 묘사나 점점 언어학자에서 헵타포드어 속성 익힘과 동시에 세계평화까지 책임지는 먼치킨 초인으로 변신하는 루이스 등 말이죠.

반전을 위해 플래시 포워드를 쓰거나, 중국에 대한 성의 없는 묘사를 집어넣지 말고 차라리 관객들이 헵타포드의 언어와 그들의 시점, 그리고 그들의 운명론적 세계관 등에 대해서 이해하기 편하도록 복선을 더 충실히 깔아놓았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구요. 그리고 그랬으면 영화는 다소 단편적이었겠지만, 최소한 지금처럼 지루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나중엔 루이스로 인해 헵타포드어가 대중화 되던데...비선형적 시간 사고를 가진 인간들이 많아지게 되면 과연 어떤 세상이 올까요? 그리고 헵타포드어를 익힌 자와 익히지 못한 자와의 갈등은? 후속편이 나와서 설명해 주려나요? 흐흐
리니시아
17/02/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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헵타포드어가 대중화 되는 부분이 저는 굉장히 의아했습니다.
지구인들에게 혼란을 가져왔던 외계인인데, 그 언어를 그렇게 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어폐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후속작이 이 영화의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잘 가다듬고 마무리 지어준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
pure fiction
17/02/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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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한만큼 보이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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