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11/28 03:04:42
Name 스핔스핔
Subject [일반] 에이핑크 생각하다 눈물난 날 (우울주의)
전에 질게에 두번이나 고민글을 올렸었습니다.

하나는 복학전에 올렸고(일을 미룬다), 또하나는 결국 복학하고 나서 조금있다가 10월초쯤에 올린거였습니다..(추진력이 없다)
사실은 그때부터 약 대략 한달간은 여러분의 조언대로, 나름대로 아주 막장이진 않게 그리 큰문제 없이 살았습니다만,

결국 또 다시 스스로 멘붕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주 금욜에 있을 발표때문인데요.. 준비할수 있는 기간은 한달이나 있었지만,
역시나 저의 미루는 습관과 잘못된 접근방식(걍 무조건 논문부터 읽었어야 했는데 괜히 이해안되는 교과서 잡고 시간허비 심하게 했습니다)

때문에 저번 금욜에 있던 첫 연구실내 발표연습에서 심하게 까였습니다. 당연히 이번 토,일 때 열심히 수정을 했어야 했지만,
저는 그냥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이번의 도피처는 에이핑크였어요..(뜬금없어서 갑자기 개그물 같네요..)

(이전에도 학업으로부터 도망치고, 결국 군대로 도망치고, 취업이 겁나서 복학으로 도망친건데 또 이렇게 되었네요..)

에이핑크는 원래 좋아했었습니다. 특히 보미요. 솔직히 굿즈 하나 산적없지만 왜 팬들이 스케쥴 따라가서 직캠찍는지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 내내 에이핑크 영상만 봤습니다. 일욜 오후엔 그래도 할건 해야지 하고 연구실에 왔지만, 결과적으로 에이핑크영상만 봤네요.
왜 에브리온tv 어플이라는데서 무한정으로 에핑뉴스가 나오는건지.... 한번 트니까 끌수가 없네요. 결국 몇시간전에 지웠습니다.
(진짜 궁금한데 어떻게 무료로 걍 계속 틀어줄 수가 있는거죠. 광고도 처음 킬때 한번뺴곤 안나오던데)

머리로는 이러면 안돼 이러면 안돼 하면서도 제어가 안되요..하하..
그리고 자정이 되갈때쯤 내가 왜그랬지라는 후회감으로 앞으로의 두려움으로 토할것처럼 먹먹해져요..

이번은 더욱 진상이었던게, 이렇게 미친듯이 에이핑크 영상을 보니까, 갑자기 걔들에 비해 제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지는 거에요..
부러움과 서러움과 후회와 열등감이 섞인 감정이랄까..

저 아이들은 자기의 꿈을 이뤄서 멋지고 보람차게 살아가고 있는데, 난 왜이럴까... 꿈이랄 것도 없고 진짜 개찌질이 같다..
애초에 아이돌보고 희망과 용기를 얻긴커녕,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한테 이런 감정을 느끼는것부터가 답이 없는거 같다....

그러다가 쌩뚱맞게 제가 에이핑크 팬싸인회같은데 가서 보미한테, 에이핑크 때문에 힘을 낼수있었다고 인사하는 장면이 상상이 됐거든요?
아마 순간적으로 일이 잘 풀린 미래를 상상한거 같아요. 근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크크크 쓰면서도 미친 어이없네요.

그래서 울었어요.. 보통 라디오 사연같은데 보면 힘든시기에 당신의 노랠듣고 이겨냈어요,고마워요! 라는 레파토리가 있잖아요?
나도 그럴수 있으면 좋을텐데, 지금으로선 힘들거 같거든요.. 결국은 또 어디론가 도망칠거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역시, 지금까지 실패햇던 기억들때문에 (실패도 아닌게 애초에 뭔가를 하지도 않았어요, 군대서도 결국
공부하나도 안하고...그래서 역량부족이구요) 뭔가 일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는것을 너무 두려워 하는거 같아요.

딱히 더이상 방법론적인 답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이젠 다 내 마음가짐에 달린것이니 그냥 자게에 올립니다.  원래는 글 쓸까 말까도 쪽팔려서 엄청 고민했는데, 안쓰고 있자니 뭔가 어떤식으로든 토해내지 않으면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이런 배설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이핑크 화이팅! 이긴한데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걸.. 브이앱이란것도 있고 인터넷중독이 한층 심화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좋아요
16/11/28 03:29
수정 아이콘
저도 자존감이 낮아질 시기마다 핑순이들 떡밥으로 버틴지라 남일 같지가 않네요.
스핔스핔
16/11/28 16:42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힘내겟습니다
음악감상이좋아요
16/11/28 04: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사실 추천도 제가 누른..)
큰 용기를 내서 쓰신 글이라는걸 바로 느낄 수 있었
습니다. 이 글을 읽은 저도 여러가지 생각에 빠져서
댓글을 남겨드리고 싶은데 뭐라고 써야할지 저도
혼란이 옵니다 ㅠㅠ

원래도 에이핑크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이지만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위로가 되어주는 노래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노래 자체는 듣기 편안하고
컨셉 또한 보기에 편안하죠. 특히 가사를 제가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듣는 노래가 몇 곡 되는데
이게 실생활과 밀접하게 큰 위로가 되어주는 곡들
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가끔씩 눈물이
나올 때가 있었죠. (저는 진짜 힘들 당시에는 오히려
눈물이 안 나고, 다 끝나고 마음을 다시 다잡으려고
마음먹을 때 눈물이 잘나는 편입니다.)

또 에이핑크가 본문에서 말씀하셨듯 에핑뉴스 등
리얼리티가 파워컨텐츠죠. 제가 닉값하느라 그런지
노래만 많이 듣고 아이돌팬덤 문화와는 거리가
먼데도 에핑뉴스는 그런 저를 아이돌팬덤 문화에
입문하게 만들 정도.. 본업이 아닌 사람까지 끌어들일
정도로 확실히 재미가 있습니다.
보다보면 어느새 제가 많이 웃고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글쓴님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면
저는 아이돌 생각하면서 부러움,서러움,후회,열등감
같은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들이 힘들지는 않을지 걱정하기도
하고 저를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준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쪽이네요.
그럴리 없겠지만 제가 엄청난 재능이 있어서
성공률이 100% 된다고 해도 아이돌 생활은 무조건
사양할겁니다.

물론 지금 아이돌하고 있는 분들은 아이돌로써
크게 성공하는걸 강렬히 원했기 때문에 선택했고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어떤 직업에 대해
외부에서 바라볼 때와 그 직업을 본인이 갖고 나서
바라볼 때는 다를 수 밖에 없거든요. 아이돌 되고
싶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이지만
아이돌에 도전해보고 나니까 눈에 보이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죠. 이건 당연히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스핔스핔
16/11/28 16:44
수정 아이콘
제가 워낙 암울하니 아이돌한테서까지 자괴감이 드는거 같아요. 저도 멀쩡할때는 별생각 안들엇엇거든요. 장문의댓글 감사합니다
안토니오 산체스
16/11/28 05:53
수정 아이콘
어차피 A핑크 없었어도 노셨을 겁니다. 놀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는 때가 있죠. 죽을려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인생인데 맘 편히 사십시오.
세상에 낭비되는 시간은 없습니다.
스핔스핔
16/11/28 16:44
수정 아이콘
넵 좀 맘을 편하게 먹어야 할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익조
16/11/28 07:53
수정 아이콘
저는 이 아이들 알게 된 시기 전후가 자살까지 생각할만큼 힘든 때였죠.
스핔스핔
16/11/28 16:46
수정 아이콘
그러시군요... 저도 이겨내겟습니다
16/11/28 09:26
수정 아이콘
쉬고싶을땐 쉬어야죠
몸이 회복되거나 그럴때 쉬고싶을때가 있는데
다른사람이 정해준 스케쥴 따라가려고하다가 몸 망가지면 나만 나가리 되는거죠
스핔스핔
16/11/28 16:48
수정 아이콘
조언 감사합니다. 걍 멘붕에 놀아버린건데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좀 맘이 편해지네요
바보미
16/11/28 09:52
수정 아이콘
에이핑크란 제목을 보고 클릭했는데... 생각과 다른 글이 나타나서 멈칫 했네요. 크크크
저도 대학원 다닐때, 교수가 시켜도 미루고 미루다 허겁지겁 대충하고 잘못해서 까이고 반복했었습니다.
너무 부담감 같은걸 가지지 마세요. 생각이 너무 많은 것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면 일단 하고 봅시다!
스핔스핔
16/11/28 16:49
수정 아이콘
알겟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진산월(陳山月)
16/11/28 10:00
수정 아이콘
아직 시간이 많으시잖아요.
늦(늙)어서 후회하는 저 보다는 괜찮습니다. 한발짝 물러나서 잠깐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저는 초롱이가 고군분투 할 때부터 팬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힘들 때 핑순이들이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힘내세요!!
스핔스핔
16/11/28 16:51
수정 아이콘
넵 응원 감사합니다. 힘내겟습니다
16/11/28 10:16
수정 아이콘
제대하고 복학하니 대학교 3학년 전공이 가장 중요하던 시절 2학기에 소녀시대를 알게 됐습니다.

1학기도 전공 6개, 2학기는 공강 포함 전공 7개를 들어가던 시절이었는데 뭔 깡이 생겼는지 신나게 놀게 되더군요... 중간고사 이후부턴 정말 미쳤다. 그 외의 표현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중간고사 친 이후에는 팬사인회도 한 두어번 갔고, 첫 팬사인회 갈때는 전날밤에 잠도 못자고 두근두근 하며 설레여하던걸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크크크크.. 그 이후부터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면 치기어린 시절의 일탈이라면 일탈이었고, 인생에서 뭔가 하나에 그렇게 올인을 한적이 또 있었나 한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오프란 오프는 다 뛰어다녔고, 하다보니 뭔가 테크트리는 완전히 꼬여있었고....... 시간이 흘러 국내 탑걸그룹이 되어있을적에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올해는 데뷔 10주년이라는데 저들은 10년간 올라보지도 못할 저 위로 갔는데 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책을 하기도 여러차례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때에 대해 후회만 해봐야 남는건 없죠... 그렇다고 그 때가 너무 빛났다고 위로를 할 필요도 없구요. 뭔가에 집중해서 엄청나게 빠져본적이 있는가.. 면접볼때 자기소개서 쓸때 많이 이야기 되는것중에 하나입니다. 집중력이라는 요소로 말이죠.
스핔스핔
16/11/28 16:55
수정 아이콘
경험담 감사합니다.많은 도움이 되는거 같습니다
16/11/28 11:06
수정 아이콘
제가 한 십여년쯤 전에 고민했던 것과 비슷하네요. 물론 저는 객관적으로도 훌륭하게 극복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만....
여차여차 사회생활 하면서 두번 회사를 옮기고 지금에서 느끼는 소회는 어자피 다들 그런 상황은 겪더라구요. 개중에 잘 극복한 사람들은 더 높은 위치에 있고 모..
갠적으로도 그때 좀 더 잘할걸 이런 생각 많이 합니다만, 시간 지나고 나서 그런 생각 안하는 사람이 있나요 하하.
일단 스트레스 받으시는 부분이 '언제까지 xxx 안하면 큰일나는데' 라는데서 온다면 자꾸 피하게 될거에요. 하지만 인생에서 뭐 안한다고 그렇게 큰일은 없으니, (있다 하더라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니) 그냥 묵묵히 눈앞에 해야할 과제만 처리하다 보면 될겁니다. 힘내시고요
스핔스핔
16/11/28 16:59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묵묵하게 해나가겟습니다
Drummer boy
16/11/28 12:41
수정 아이콘
덕분에 "에브리온tv"라는 어플을 깔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핔스핔
16/11/28 17:01
수정 아이콘
무한정 에핑뉴스만 하는 채널이 잇다니 아직도 신기하네요
snobbism
16/11/29 03:38
수정 아이콘
음 그런데 덕질을 통해서 삶이 은혜로워지는 것도 있는데,
그것보단 솔직히

삶이 여유가 있어야 덕질이 되고 - 덕질을 하면서 사는게 편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덕질을 하다 보면...
몇일날 오프가 있다, 언제 공연이 있으니까 그전까지 할일을 다 해치워놔야지 무조건
이런 식으로 선순환이 될 때가 있습니다 크크크
총알 부족하면 알바도 뛰게 되고요...

이래저래 부딪히시다 보면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 덕질이 삶의 오아시스가 될 꺼에요 크크 힘내세요
스핔스핔
16/11/29 13:00
수정 아이콘
저도 하루빨리 행복한 맘으로 선순환의 덕질을 할수있게 되도록 노력하겟습니다.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8963 [일반] 에이핑크 생각하다 눈물난 날 (우울주의) [22] 스핔스핔5086 16/11/28 5086 5
68962 [일반] 3년차 직장인 넋두리_인센티브를 안줘도 고마워해라. [30] 삭제됨8195 16/11/28 8195 6
68961 [일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구태정치 [79] 트와이스 나연9020 16/11/28 9020 22
68960 [일반] 만약 JTBC의 최순실 특종 보도가 없었더라면... [49] Neanderthal11062 16/11/28 11062 14
68959 [일반] 사모(思慕) [3] 와인하우스2900 16/11/28 2900 4
68957 [일반] 내년 1월 개헌 특위의 가능성? [19] 엘제나로4566 16/11/27 4566 0
68956 [일반] [소사이어티 게임] 민주주의에서 무능력자와 능력자는 똑같이 한표이다.(오늘자 스포 포함) [30] 신유6150 16/11/27 6150 3
68955 [일반] 어떤 이의 탄핵 [1] 좋아요2989 16/11/27 2989 0
68954 [일반] [동네형칼럼] 박근혜와 피트니스 [16] 동네형6930 16/11/27 6930 17
68953 [일반] TV조선 - 문재인의 국정농단? [61] ZeroOne11370 16/11/27 11370 1
68952 [일반] 민주당이 세게 나오는군요. [39] 파이몬8963 16/11/27 8963 5
68951 [일반] [쓴소리] 무책임 [3] The xian4345 16/11/27 4345 15
68950 [일반] 30대 직장인의 LCHF 실험기 #1 [33] 삭제됨7437 16/11/27 7437 7
68948 [일반]  "국왕은 국가에서 제일가는 머슴" 이라고? 이것이 바로 대륙 황상의 기상이다! [35] 신불해12472 16/11/27 12472 15
68946 [일반] NBA 역사상 플레이오프 득점 TOP10 [19] 김치찌개5428 16/11/27 5428 0
68945 [일반] NBA 역사상 우승이 없는 포인트가드 TOP10 [11] 김치찌개5612 16/11/27 5612 0
68942 [일반] [KBO] 지난 10년간 최강의 팀은? [41] 니시노 나나세6573 16/11/27 6573 1
68941 [일반] 부끄러운 내 인생의 자기고백 [13] 리퍼7317 16/11/27 7317 69
68940 [일반] "금지약물인 줄 몰랐다"..박태환 주장 대법원서 인정 [96] iswear13526 16/11/27 13526 2
68939 [일반] 상록수 [7] 감모여재4744 16/11/27 4744 10
68937 [일반] 제가 뽑은 Planet Earth Top 5 장면들 [21] 유지애7967 16/11/27 7967 6
68936 [일반] 역대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했던 한국 영화 Top10 [7] 김치찌개4701 16/11/27 4701 1
68935 [일반] 국내에 가장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는 지역 Top10 [6] 김치찌개5430 16/11/27 5430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