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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1/17 11:32:41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비상시국에 프랑스 68운동을 한 번 살펴봅시다.

1968년 프랑스의 68운동은 결과적으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 게다가 전쟁영웅이었던 드골 정부를 코너로 몰고간 시민혁명(?)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시키지 못했지만 (마치 87 민주항쟁 끝에 노태우 들어온 것처럼) 일단 그 전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1. 처음에는 학생운동으로 시작했습니다. 규모는 수만명. 이들은 거리행진, 학교 점거, 바리케이드 쌓기 등으로 저항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의 진압과정이 잔혹했고, 시민들은 정부에 등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예술인, 방송인 등 유명인사들이 학생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결국에는 파리 시내에 100만명이 운집해서 대규모 평화시위를 벌였습니다.

 

2. 그런데 학생회 지도부가 TV방송에 출연하면서 시위대에 대한 지지는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에 나온 학생회장들은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었고 급진적이었기 때문이죠. 전혀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처럼 비춰지기 시작했습니다.

 

3. 그런데 노동자들이 학생들의 시위행렬에 동참하게 됩니다. 프랑스 역사상 최대규모의 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20만명이 동참했다가, 나중에는 총 200만 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더욱 놀랍게는 가장 열기가 고조되었을 때 총 1000 만명 (백만 명 아님..천만명...덜덜덜) 이 파업에 동참해서 프랑스 총 노동인구의 2/3가 파업에 돌입한 것입니다. 

 

4. 이때부터 정부는 초긴장. 파리 시내에서의 시위도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고, 드골은 심지어 파리를 버리고 독일로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시위 지도부와 계속 협상을 벌였고요. 

 

5. 어찌어찌 해서 드골은 파리에 돌아왔고 총리는 드골에게 하야를 건의합니다. 하지만 드골은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대신 시위대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비상계엄령'을 발동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내놓았고, 또 언론에는 군대가 이미 파리 외각에 배치되어 있다고 정보를 흘렸습니다. 아울러 규모 80만명에 달하는 친정부(?) 시위를 조직해서 드골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고요.

 

그렇다고 해서 드골이 아예 전승장군이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는 개헌에 합의했고, 권력을 평화적으로 이양하는 데 동의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시위대는 동력을 상실했고 말이죠.

 

우리나라도 참고해야 하는 중요한 사례라고 봅니다. 

 

어..왠지 결론이 버티다보면 정부가 성공한다...인거 같은데.. 어쨌든....

 

 

박근혜를 굴복시키려면 적어도 천만명 이상이 파업해야 한다는 건데... 가능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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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니
16/11/17 11:40
수정 아이콘
200만명 이상이 비폭력 평화시위를 지속한다면 3달을 못버틸거라 봅니다.
nearfield
16/11/17 11:57
수정 아이콘
지지난주에 20만, 지난주에 100만이 몰렸으니 이번주에는 200만 이상 모이면 된다고 낙관하시는 분들도 간혹 계시던데
세월호 7시간이나 그에 준하는 핵폭탄급 이슈가 터지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할것 같습니다.
지난주 총궐기때 지방에서 올라온 인원만 최소 10만이 넘고, 이번주는 지방에서 대규모로 올라오지 않는데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무감각, 무기력해지는게 인간이니까요.
사실 지난주 집회 이후로는 100만이니 200만이니 하는 수치가 중요한건 아닌것 같아요. 민심은 충분히 확인이 됐으니 이제는 국회가 칼을 빼들어야죠.
파랑니
16/11/17 12:35
수정 아이콘
노력을 해보고도 국민의 힘이 모자라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국회에서 탄핵을 해서라도 끌어내려야겠죠.
예니치카
16/11/17 11:42
수정 아이콘
68은 규모 자체가 세계를 아우르는데다 정권퇴진을 목표로 한 운동도 아니어서.....단편적인 비교로 지금 한국 상황과 견주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합니다.
aurelius
16/11/17 11:43
수정 아이콘
시위열기가 고조되었을 때 목표는 드골퇴진이었지만, 시위가 촉발된 이유는 드골 본인이 아니었으니 좀 애매하네요.
BetterThanYesterday
16/11/17 11:53
수정 아이콘
68 혁명때 나온 구호들은 진짜 프랑스의 정신을

보여주죠,, 더 나은 사회를 희망하는 국민의 단결..

결과가 좀 그렇긴해도 역사에 길이 남을 혁명이죠
무무무무무무
16/11/17 12:11
수정 아이콘
이슈로 보면 광우병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데 시위추이가 왜 이런가 싶습니다.
euimseed
16/11/17 12:56
수정 아이콘
천만명 파업하면 이깁니다. 근데 국민들이 자기 손해보면서 그렇게까지 할 의지와 신념이 있을진 모르겠네요.
소독용 에탄올
16/11/17 13:36
수정 아이콘
의지와 신념 뿐아니라 동원가능한 자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자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면 필요한 의지와 신념은 상당히 줄어드니까요.
euimseed
16/11/17 14:38
수정 아이콘
'자원이 없어서 박근혜가 승리했다'고 쓸 역사가도 있겠죠. 자원이 더 적었던 시대의 항쟁은 뭐라고 쓸지 잘 모르겠네요.
소독용 에탄올
16/11/17 14:56
수정 아이콘
자원이 더 적었던 시대의 항쟁은 더 직접적인 위협에 대한 저항이었죠.
그분들이라고 의지와 신념이 특별히 더 강하고 했던건 아닙니다.

지금도 '더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분들은 강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euimseed
16/11/17 15:10
수정 아이콘
네. 정확히 그 말입니다. 직접적인 위협이 아니니 손해를 감수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에게는 그럴 만큼 중요한 문제가 아닌 거죠.
포도씨
16/11/17 13:18
수정 아이콘
프랑스인구가 우리보다 약간 많을텐데 천만파업이면 후덜덜이네요. 우리는 지하철 버스만 동시에 파업해도 시민들의 대부분은 강제 파업동참될듯....크크 이거 의외로 개꿀파업이 될지도 ..
Camomile
16/11/17 13:25
수정 아이콘
저도 딱 68혁명하고 비교하고 싶었습니다.

68혁명과 한국 촛불시위의 차이점은 과격성입니다.
68혁명의 본진인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과격함이 패배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죠.

반면에 독일에서는 나치 청산, 사민당 집권의 계기가 됐죠. 게다가 독일은 68혁명의 유산인 신좌파가 가장 잘 정착한 나라구요.
미국에서도 시위대의 주요 요구사항이었던 미군의 월남 철수를 이끌어냈구요.
16/11/17 18:33
수정 아이콘
5000만이 뭐라해도 퇴진안할거라는 JP의 이야기가 걸리네요. ㅠ
무무무무무무
16/11/18 10:32
수정 아이콘
그 정도야 아닐겁니다. 5000만이면 군인이고 경찰이고 다 등돌린건데 그쯤되면 뭔 수로 버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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