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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1/10 23:40:51
Name 신불해
Subject [일반] NBA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가장 불가사의했던 파이널 명경기









NBA는 최고 수준 레벨의 선수들이 뛰는 농구 리그다보니 여러모로 수준 높고 시원시원해서 재미있는 편이지만, 게중에서도 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하고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재미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 같은 경우에 월드컵이나 기타 큰 무대에서는 단판 승부와 큰 무대라는 점때문에 이를 고려한 전술이 역으로 축구의 재미를 감소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NBA 플레이오프 같은 경우는 '큰 무대' 라서 정규시즌과 달라지는 부분이 하나같이 더 게임을 재밌게 만드는 요소가 되더군요. 강력하고 타이트한 수비, 쉬는 시간 없이 계속해서 나오는 팀의 에이스들 등등... 물론 07년 샌안토니오 우승 같은 역대급 노잼 시리즈도 종종 나오지만 최근 몇년간의 NBA 플레이오프는 대단히 재밌는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오프만 거의 2달은 하다보니 그냥 정규시즌은 가끔 스탯만 확인하고 거르고 플레이오프만 보는 팬들도 꽤 있을 정도...








게중에서도 지금 설명하는 이 경기는, 지난 몇년간 나온 최고의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지난 몇년 수준이 아니라 여타 매체에서 선정한 순위를 보면 역대 파이널 경기 중에서도 '역사상 최고의 명경기' 라고 회자될 정도니 말입니다. 지난 시즌 골스와 커리가 화제가 되면서 NBA가 많이 노출이 되긴 했는데, 전 최근에 제법 관심이 많아진 NBA 열풍의 시초를 좀 더 이전의 제레미 린 열풍 떄부터라고 생각하고, 이런 경기들이 그렇게 생긴 화제로 들어온 팬들을 많이 고정 시키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이 경기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농구팬들은 누구나 다 아는 경기이기도 하니, 일단은 '농구를 모르거나 NBA를 모르는 팬들에게' 소개한다는 기분으로 썼습니다.











그 시즌 이전의 우승팀이기도 했던 12-13 시즌의 마이애미 히트는 정규시즌에서 가히 무적의 팀이었습니다. 사실 시즌 초반부터 중반까지만 해도 뜬금패도 종종 당하는 등 분명 강하긴 하지만 견고함이 부족한 느낌이었다면, 겨울 무렵 '버드맨' 크리스 앤더슨이 영입된 이후로는 그냥 완전체 그 자체로 변신했습니다. 하반기 내내 리그에서 아예 거의 지지를 않으면서 '도깨비팀' 시카고 불스에게 덜미를 잡하기 전까지는 27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팀의 주축이자 최고의 선수였던 르브론 제임스 역시 본인 커리어에서 1,2위를 다투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 당시 정규시즌에서 르브론 제임스는 정말로 압도적인 선수였는데, 농구를 너무나 쉽게 했습니다. 붙으면 돌파하고 떨어지면 슛하고 마크가 심하면 패스하는 입농구를 실제로 시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당시 르브론의 성적이 얼마나 압도적이었느냐면 야구의 WAR 같은 농구 2차 스탯인 PER에서 시즌 중후반까지 마이클 조던이나 윌트 체임벌린 같은 전설들을 초월하는 역사상 최고의 수치를 기록했고, 시즌 말미에 약간 떨어지긴 했으나 역시 역사상 탑텐안에 들어가는 수준이었습니다. 정규시즌 당시의 퍼포먼스만 본다면, NBA 역사상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최고의 활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12-13 nba SAN ANTONIO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 맞상대인 샌안토니오 스퍼스 역시 전통의 강호로 이름을 떨인 팀 답게 7할 승률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시즌 내내 서부에서 오클라호마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오클라호마의 웨스트브룩이 부상으로 빠져버리며 오클라호마가 멤피스에게 잡히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 멤피스를 스퍼스가 간단하게 4대 0으로 스윕하며 마이애미 히트의 반대쪽 상대로 결승전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당초 전력 자체는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히트의 우세로 점쳐지고 있었고, 히트의 에이스인 르브론 역시 압도적인 활약을 할 것이라 예상되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파이널 직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히트는 7차전까지 인디애나와 물고 물리는 싸움을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정말 대단한 활약을 했기 때문에 그런 예상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왠 걸, 정작 파이널이 시작하자 르브론 제임스는 부진에 빠지게 되는데 이 때 스퍼스가 르브론을 상대한 전술은 르브론이 외각에 있으면 아예 르브론을 비워두고 돌파만 막자는 '새깅' 디펜스 였습니다. 르브론이 돌파 능력은 최강이지만 외각슛은 그렇게까지 최고 레벨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었는데, 이 시즌의 르브론은 3점 슛 역시 4할대 성공률을 기록하며 단점이 없는듯 했지만 아예 대놓고 비워두자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혹은 다른 이유 때문이었는지 슛을 머뭇머뭇 하며 잘 던지지 못했고, 중심인 르브론이 흔들리자 히트 팀 전체도 흔들리며 시리즈는 물고 물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5차전에서 스퍼스는 결정적인 승리를 따내면서 시리즈를 2 대 2에서 3 대 2로 만들어 버립니다. 히트가 스퍼스를 이기려면 두 번을 더 이겨야 하지만, 스퍼스는 단 한경기만 이기면 되는 엘리미네이션 시리즈 상황이 된 겁니다.





단 한 경기만 끝나면 되는 상황.... 마이애미 히트의 홈 경기장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역사에 남을 운명의 6차전이 펼쳐졌습니다.











양 팀 스타트 라인업







1쿼터 -



양 팀 모두 장군멍군하며 엎치락뒤치락 하는 강렬한 공격 농구로 치열하게 맞붙었습니다. 1쿼터 종료 기준 27 - 25로 마이애미 히트의 2점차 리드







2쿼터 -







샌안토니오의 심장인 팀 던컨이 마이애미 히트 골밑의 크리스 보쉬를 압도하며 엄청난 무쌍난무를 펼칩니다. 보쉬도 나름대로 막아본다고 했으나... 본래 5번(센터)가 아니고 버티는 골밑 수비에 강력하지도 않는 보쉬로서는 던컨의 '툭툭 몰고 들어가서 슛'에 도무지 방법이 없었고, 던컨은 골밑에서 공만 잡으면 바로 바로 득점을 적립했습니다. 던컨의 이런 활약에 힘입어, 샌안토니오는 50 대 44 로 스코어 리드를 가진 채 전반을 끝내게 됩니다.





* 여기서 마이애미 히트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르브론 제임스의 외곽 슛 능력이 시리즈 내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르브론이 기댈 수 있는 것은 골밑 돌파였는데 그 부분마저 막히게 되는 겁니다. 바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회심의 비밀병기로 나온 보리스 디아우 때문인데, 르브론은 이 날 경기 내내 디아우와 맞서는 상황이 되면 함부로 달려들지 못하고 피하는 상황이 경기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4쿼터 이전까지는요.








3쿼터 -


마이애미 히트 멸망하다







3쿼터 중반까지는 계속해서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치열한 양상이 전개됩니다. 그러나 5분 30초 정도 남은 시점부터, 완전히 상황이 달라지게 됩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불과 2분 30초 남짓한 사이에 미친듯이 폭풍처럼 14 득점을 적립했고, 반면에 히트는 정신조차 차리지 못하고 불과 2점을 내는게 그치게 됩니다. 팽팽하던 스코어는 삽시간에 13점차 넘게 차이가 났으며, 실제 경기 내용의 분위기는 이보다 훨씬 압도적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점에서 경기가 끝났구나 싶은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그리고 히트가 마지막에 그나마 힘을 내서, 점수는 10점차로 끝나게 됩니다. 3쿼터 종료 시점에서 스코어는 75 대 65. 그럭저럭 10점차까지는 좁혔으나 분위기는 일방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4쿼터 -




계속해서 분위기를 내주면 경기가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을 상황, 그런데 4쿼터 시작하자마자 히트의 패기넘치는 포인트가드, 마리오 챨머스가 난데없이 3점슛을 집어넣으며 분위기를 갑자기 바꿔버립니다. 그리고 이후 찬스에서 재차 히트의 베테랑 슈터 마이크 밀러가 기회를 잡는데...

Mike Miller GIF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마이크 밀러 커리어 최고의 명장면





극도로 혼전인 경기 와중에 밀러의 신발이 벗겨졌고, 너무나 경기 상황이 급박했기 때문에 밀러는 신발을 다시 신을 틈도 없이 경기를 지속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3점 오픈 찬스가 밀러에게 왔고, 밀러는 신발 한짝만 신은채 슛을 성공 시키는 명장면을 만듭니다.




여기에 더해, 경기 내내 보리스 디아우를 피해다니던 르브론이, 바로 그 디아우에게 미친듯이 닥치고 돌파를 시전해서 연속 득점을 꽂아버립니다. 그 와중에 르브론의 탈모(!)를 절묘하게 가려주던 트레이드 마크, 헤어밴드도 날아가는 불상사도 발생합니다.




히트가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는 동안 스퍼스는 반대로 4쿼터 6분동안 불과 7점을 넣는데 그칩니다. 그리고 결국, 후반 6분을 남긴 시점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동점을, 그리고 레이 알렌이 재차 역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합니다.




내친김에 히트는 계속해서 리드를 끌고 가며, 경기 2분 남기고 웨이드가 자유투를 성공 시키면서 스코어는 3점차로 벌어집니다. 살얼음 같은 리드가 이어지던 그때, 스퍼스의 가드 토니 파커가 3점을 꽂으면서 경기는 다시 동점이 됩니다. 그리고....








농구 역사상, 미국 프로스포츠 결승전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했던 1분




동점을 만든 스퍼스는 이윽고 히트의 찰머스가 턴오버를 저지른 틈을 타 토니 파커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91 대 89로 역전(!)에 성공합니다. 이 때 남은 시간은 불과 58초. 다급해진 마이애미 히트의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한템포 쉬어간뒤 공격을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경기 종료까지 1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히트가 선택할 수 있는 공격 방법은 딱 하나, 팀의 에이스이자 리그 최고의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에게 공을 주고 해결을 하는것... 이였는데,








여기서 믿었던 에이스 르브론이 말도 안되는 클러치 턴오버를 작렬!






토니 파커를 앞에 두고 월등한 미스매치(신장 차이를 이용한 공격)를 이용해서 주춤주춤 골밑에 다가가던 르브론은, 마지막 공격 작업에서 상대 팀의 팀 던컨에게 공을 패스 해주는, 믿을 수 없는 턴오버를 저지르게 됩니다. 던컨은 곧바로 달려나가는 토니 파커에게 공을 패스해줬고, 파커는 이를 지노빌리에게 다시 패스해줍니다. 지노빌리가 역습 득점을 성공시키기 직전 마이애미가 이를 파울로 끊으면서 스퍼스는 자유투를 얻게 됩니다. 지노빌리는 이 자유투를 2개 다 집어넣으면서 점수차는 93 대 89로 4점차로 벌어집니다. 이 시점에서 경기는 37초 남았습니다.






4점차라는 것은, 마이애미 히트가 곧바로 3점슛을 쏴서 득점한다 해도 동점이 안되고 1점차로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에 이제 경기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기에, 스퍼스 입장에서는 설사 3점을 얻어맞는다고 쳐도 경기 끝날떄까지 공을 돌리면서 시간을 끌면 그 뿐으로, 이 경우 마이애미 히트는 상대에게 일부러 파울을 해서 상대가 자유투를 쏘게 해야 하는데 상대가 자유투를 모두 다 집어넣으면 점수차는 또 3점차로 벌어질 뿐입니다. 즉 3점 슛 성공이 두번은 필요하다는 것으로, 남은 시간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어려운 형국이었습니다.




어쩄거나 마이애미 히트는 다음 공격을 무조건 성공 한후, 상대에게 자유투 파울 작전을 써서 상대가 자유투를 모두 흘리기를 바래야 할 뿐입니다. 히트는 이를 기대하며 다시 한번 에이스 르브론에게 공을 줍니다.








여기서 믿었던 에이스 르브론의 말도 안되는 클러치 에어볼 작렬!





르브론은 확률 낮은 3점 슛 난사보다는 안정적으로 2점 슛을 노리기로 선택했는지, 외곽 슛보단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잘되면 돌파 후 공격 성공 + 상대 파울로 자유투를 얻어내 3점을 얻어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돌파 하는 와중 상대팀의 카와이 레너드와 대니 그린, 팀 던컨의 수비에 에워싸인 르브론은 엉거주춤 플로터 슛을 노렸는데.. 이 슛은 심지어 림조차 맞지 않고 상대팀의 마누 지노빌리의 손에 유유하게 떨어지고 맙니다. 히트는 곧바로 그런 지노빌리를 파울로 끊었고, 지노빌리는 자유투를 쏘게 됩니다. 1구 실패, 1구 성공.







뭐에 홀린듯한 자신의 실수에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표정의 르브론.





 마이애미 히트는 곧바로 다시 타임아웃을 부릅니다.




이제 스코어는 94대 89. 다섯점차로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이제 고작 28초 뿐.




만약 히트가 다음 공격권에서 곧바로 3점슛을 집어넣어도 점수차는 94대 92 입니다. 샌안토니오가 시간을 끄는것을 막기 위해선 히트는 상대에게 곧바로 다시 파울을 해서 자유투를 쏘게 해아 할텐데, 상대가 자유투를 2개 다 넣으면 다시 점수차는 96대 92가 되고, 이 경우는 히트가 다음 공격권에서 또 3점을 넣어도 여전히 1점차로 지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경기가 끝나는 셈입니다. 상대가 하나를 실패하더라도 여전히 점수차는 95대 92의 3점차 사이가 됩니다.




더구나 이미 가장 믿었던 에이스가 두 번이나 실수를 저지른 상황... 99%의 팬들은 이미 승부가 갈렸다고 보았고, 실제로 현지 마이애미 홈 팬들도 경기 이후 차가 막힐 것을 고려해서 이 무렵에 자리를 뜬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쨌거나 작전 타임 이웃, 다시 한번 마이애미 히트는 공격권을 가지게 되고, 여전히 그 공은 르브론 제임스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점수차가 5점이나 나버렸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다. 르브론 제임스는 공을 잡자 마자 곧바로 3점슛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슛은 또다시 빗나갑니다...









그런데 그 공은 샌안토니오 선수들이 모여 있는 우측 상단이 아닌, 좌측 상단으로 좀 더 깊게 튀었고, 마이애미 히트의 마이크 밀러의 손에 빨려들어 가게 됩니다.






그리고 밀러는 외곽에서 기다리고 있던 르브론에게 곧바로 공을 넘겼고, 르브론의 슛은 무려 4번의 시도만에 드디어 들어가게 됩니다. 이어지는 스퍼스의 공격을 곧바로 파울로 끊는 마이애미 히트.





하지만 3점슛이 들어갔다고 해도 점수 차는 여전히 94 대 92. 스퍼스가 자유투를 2개 전부 성공시킨다면 96대 92가 되기때문에 사실상 경기가 끝나게 됩니다. 여전히 절망적인 상황...








여긴 어디인가...나는 누구인가...





스퍼스에서 자유투를 쏘게 된 사람은 카와이 레너드 였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담대함 때문에 훌륭한 실력을 보여주는 젊은 슈퍼스타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레너드도 역시 이런 상황은 긴장이 되는 건지,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홈팬인 히트 팬들의 격렬한 방해작전







그래도 숨 한번 쉬고 던져보지만







빗나가는 자유투 일구







차마 지켜보지 못하는 샌안토니오의 벤치 멤버들






카와이 레너드는 자유투 1구를 실패하고 맙니다. 이어지는 2구는 겨우겨우 성공 시키긴 하지만, 이로서 점수차는 95 대 92가 되었습니다. 이 말은, 히트가 삼점슛을 성공시킨다면 경기는 동점이 된다는 말입니다.





우주의 기운이 마이애미 히트를 향해 모이고 있는 순간... 19초를 남기고 히트가 공격을 개시합니다.








경기 종료 12초를 남기고, 르브론 제임스는 3점슛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슛은 골대를 맡고 나옵니다!









하지만, 최후의 순간 크리스 보쉬가 온 몸을 불살라 리바운드를 따냅니다!









보쉬를 막기 위해 달려오는 스퍼스 선수들. 4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보쉬 주위로 모이는 가운데, 포위된 보쉬가 아래쪽의 레이 알렌이 프리로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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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치열한 순간 유일하게 시간이 멈춘듯, 소름끼칠 정도로 깨끗했던 슛폼.










스포엘스트라(마애이미 히트 감독) :



"알렌은 항상 슛연습을 할때, 나중에는 꼭 뒷걸음질을 하면서 쏘는 슛을 연습 하더라고. 왜 그런 연습을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이렇게 대답했지."



"언제 그런 슛을 쏘게 될지 모르니까, 준비 해두는 겁니다."












ray allen the shot GIF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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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레이 알렌의 '더 샷' 이 림조차 건드리지 않고 깨끗하게 빨려가면서, 경기는 진부한 말이지만, 정말 기적처럼 동점이 되었습니다. 당시 라이브로 경기를 보고 있었던 저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 모든 상황이 '50초' 남기고 벌어진 상황들입니다. 축구계의 메시 - 날두 등도 그렇지만 스포츠 선수가 승패에 따라 삽시간에 영웅과 조롱거리가 된다는걸 생각해보면, 단 50초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 커리어, 평가, 팀의 미래가 왔다갔다 했던 겁니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5초를 남기고 스퍼스의 날쌘돌이 가드 토니 파커가 돌격해오지만, 마이애미 히트는 이를 잘 막아내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갑니다.









연장전 역시 엄청난 접전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경기는 연장가면 분위기 타고 삽시간에 벌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기는 최후의 최후까지 접전 그 자체였습니다.



경기 종료 1분 40초를 남긴 시점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슛이 들어가면서, 스코어는 101 - 100으로 마이애미 히트의 1점차 살얼음 리드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이 스코어는 경기 종료 10초 전까지 서로간의 치열한 수비 때문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종료 8초전, 스퍼스의 마누 지노빌리가 공을 몰고 돌파를 시도합니다.








밀집되어 있는 상대 수비 사이로 치고들어가는 지노빌리. 만약 여기서 득점을 하거나 혹은 자유투를 얻어내 2개 다 집어넣는다면, 경기 종료 2~3초를 남기고 역전을 하는 완벽한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레이 알렌이 완벽한 수비로 이 돌파를 저지하고 오히려 턴오버를 유도해내고, 다급해진 스퍼스는 레이 알렌에게 파울을 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9초. 만약 이때 스퍼스의 공격이 성공했다면, 102 대 101로 1.9초 남기고 앞서는 상황이 될 수도 있던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고, 오히려 정반대로 레이 알렌은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집어넣었고, 스코어는 103 - 100으로 3점차로 벌어집니다.




이제 샌안토니오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입니다. 공을 잡자마자 쏴서, 3점 슛을 집어넣는 것 뿐이었습니다.








심판에게 공을 건내받은 팀 던컨은 패스 줄 곳을 찾고, 다른 스퍼스 동료들은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오픈 슛 찬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빈틈을 찾은 던컨이 지체없이 코트의 가장 상단으로 공을 찔러넣었고, 그 공은 아슬아슬하게 대니 그린의 손에 들어갑니다. 대니 그린은 당시 스퍼스 팀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3점 슛 감각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




그때,





chris bosh DANNY GREEN GIF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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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의 크리스 보쉬가 그야말로 호랑이처럼 그린을 쫓아가서, 그린을 공과 함께 패대기쳐버리는 블락을 성공하고, 이 마지막 슛 기회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그대로 타임아웃.




마이애미 히트는 거짓말 같은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더 묘했던 것은, 앞의 다섯 경기를 포함한 이 경기까지 대니 그린의 3점 슛이 무수하게 히트의 골대를 유린했고, 이때문에 크리스 보쉬가 경기 전에 "6차전부터는 더 이상 그린의 3점슛에 당하지 않겠다. 더 이상 슛을 쏘지 못하게 하겠다." 며 각오를 다지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보쉬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게 되었고...






믿기 힘든 대역전 승리를 거둔 마이애미는 이후 7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이 경기도 엄청난 명경기였습니다), 정말로 기적처럼 2-3 상황을 뒤집어 2012-2013 NBA 파이널 우승을 달성하게 됩니다.






전 이 경기를 할때 직장에서 일하면서 틈틈히 보고 있었는데, 경기 내내 도무지 일이 집중이 안되고 특히 막판에는 몇번이나 소리를 지르려다가 참았는지 모르겠네요. 주위에서는 이상한 눈으로 힐끔힐끔 보느라 등이 따끔거려 고생했습니다. 경기가 끝났을때는 농규 관련 커뮤니티들은 당연히 전부 폭발했고, 농구랑 전혀 관련이 없는 커뮤니티들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스퍼스의 지노빌리는 네이버 실검에 오르기까지... 눈으로 보면서도 내가 정말 뭘 본건지 혼란스럽더군요.







전 아직도 NBA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뭐부터 보면 되냐고 추천해줄때 12-13 파이널 추천해줍니다. 농구가 이렇게도 재밌는 스포츠구나 라고 설명해줄 모든 요소가 다 담겨있던, 재미와 드라마를 모두 가졌던 역대급 시리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PS : 이 경기는 ESPN 선정 역사상 NBA 파이널 최고의 경기 1위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농구 역사상 최고의 결승전이었다는 말입니다. 전체 랭킹은 다음과 같습니다.




10위. 12-13 파이널 마이애미 히트 VS 샌안토니오 스퍼스 7차전


9위. 04-05 파이널 샌안토니오 스퍼스 VS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5차전


8위. 96-97 파이널 시카고 불스 VS 유타 재즈 5차전


7위. 87-88 파이널 LA 레이커스 VS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6차전


6위. 86-87 파이널 LA 레이커스 VS 보스턴 셀틱스 4차전


5위. 96-97 파이널 시카고 불스 VS 유타 재즈 6차전


4위. 87-88 파이널 LA 레이커스 VS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7차전


3위. 92-93 파이널 시카고 불스 VS 피닉스 선즈 6차전


2위. 97-98 파이널 시카고 불스 VS 유타 재즈 6차전


1위. 12-13 파이널 마이애미 히트 VS 샌안토니오 스퍼스 6차전.





아마 다시 선정하면 15-16 파이널 7차전도 순위권 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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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10 23:43
수정 아이콘
왜 산왕 팬임에도...알면서도...

눌러봤을까...
종이사진
16/11/10 23:48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도 0.4라는 숫자와 어부를 싫어합니..

다음해 파이널 리매치에서 박살냈지만,
코트 바닥을 내려치던 던컨은 잊을 수가 없네요.
루크레티아
16/11/10 23:50
수정 아이콘
그리고 7차전에서 노인네의 다리가 풀리게 되는데.....
Nameless
16/11/10 23:55
수정 아이콘
와... 진짜 읽는 내내 소름이....
저렇게 소설을 쓰면 작위적이라고 무지하게 욕먹을거 같네요.

최고 에이스의 믿을수 없는 부진 -> 3Q 까지도 질질 끌려감 -> 4Q에서도 에이스는 여전히 실수 연발 -> 다른 멤버들 갑자기 대폭발 -> 미친듯한 추격
-> 연장전 -> 미칠듯한 접전 -> 상대의 결정적인 실수 -> 상대의 마지막 강력한 한방을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온 선수가 말도 안되게 마무리..

... 와.... 써놓고 봐도 진짜 어마어마 하네요.
16/11/11 00:06
수정 아이콘
마이애미 팬들이 다시 동점 됐다는 소식 듣고 경기장으로 다시 들어오려 하나 문 닫혀있던 장면도 명장면이었죠.흐흐
저 시즌 이후로 느바 시즌 경기는 안 봐도 파이널은 챙겨보게 됐습니다.

레이 알렌의 3점슛은 정말 아름다웠죠. 캬...
Q=(-_-Q)
16/11/1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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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시절에 NBA를 접하고 조던의 은퇴와 함께 멀어졌다가 최근 2-3년전부터 관심을 가진터라 이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진 못하고 하이라이트로만 접했었는데 이렇게 신불해님의 설명과 함께 보니 더욱 흥미진진하네요. 크크
Moderato'
16/1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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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듬해 파이널에서 산왕이 완벽한 리벤지를 했다는 점도 재밌었던 라이벌리였습니다.

특히 6차전 4쿼터에서 결정적인 자유투를 미스했던 카와이 레너드는 2013~14 파이널에서..
집단적독백
16/11/1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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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 팬입니다... 이 경기일 것 같았는데 왜 눌러봤을까요
던컨이 반지 한 번 더 낄 수 있었는데 하아....
16/11/1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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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졌구나 하고 열불내며 중계를 껏던 팬이 접니다.... 몇일후에 기사를 봤는데 마이애미 우승?!!!!!?
Nasty breaking B
16/11/1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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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경기지만 필력이 대단하네요
누네띠네
16/11/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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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던컨이 바닥치고 아쉬워하는건 처음이었습니다.
앨런의 만화보다 더 멋진 동점슛도 선명하네요.


더 대단한건 저러고 다음해 샌안이 리벤지를 했죠.
16/11/1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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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컨이 땅을 치며 후회하는 파이널 맞죠?
16/11/11 00:44
수정 아이콘
진짜 알렌의 저 3점슛은.. 들어갈때 저도 모르게 비명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7차전 던컨의 바닥을 치는 모습은...ㅠㅠ
16/11/1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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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아니다보니 엄청나게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저에겐 또 스퍼스냐.. 얄미운 히트냐.. 아무나 이겨라.. 아니 둘 다 우승 안하면 안되나 하면서 심드렁 한 채로 봤던 기억이 나네요
16/11/11 01:17
수정 아이콘
싸줄에서도 이걸로 엄청 달아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Normal one
16/11/11 01:19
수정 아이콘
르브론의 파이널은 처절한 면이 있죠. 뭐 7번이나 파이널을 가다보니 7차즌 패배빼고 웬만한 시나리오는 다 섭렵했는데 3번의 우승중에 2번이나 7차전을 가버리는 그 처절함이란~.
아우구스투스
16/11/11 01:20
수정 아이콘
미친 경기였었죠.
16/11/11 01:31
수정 아이콘
라이브로 봤습니다. 르브론 엄청 욕해대면서 크크크
4쿼터 마지막 순간에 던컨 뺀것 때문에도 말이 많았죠
저 사진의 4명중 한명은 클블, 한명은 시카고, 한명은 은퇴, 한명은 요양중이네요 ㅠㅠ
aDayInTheLife
16/11/11 01:50
수정 아이콘
저 경기는 그 던컨이 코트를 내려치던 그 장면으로 요약하지 않을까.... 그렇게 냉정해보이던 선수가 진짜 그런 모습을 보여줄 만큼 뜨거웠던 경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크크
신불해
16/11/1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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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기는 7차전이었죠. 셰인 베티에를 앞에 두고 이지 레이업 실패한 이후에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aDayInTheLife
16/11/11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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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7차전이었군요. 크크 다만 전체 시리즈를 통틀어서 뜨거웠던 그 분위기를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서요. 유난히 그게 기억에 많이 남아있네요.
16/11/11 02:30
수정 아이콘
이때 누구보다도 지노블리가 역적이라고 욕 많이 먹었죠
시리즈 내내 르브론이 부진했음에도 지노블리의 끊임없는 턴오버와 뜬금없는 3점슛들로 경기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죠
만약 다음해에 스퍼스가 다시 우승하지 못했다면 지노블리를 지금도 원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당시 스퍼스는 지금과 달리 파커가 정말 잘했었고 카와이는 락다운 디펜더에 불과했는데
몇년 사이에 스퍼스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네요
16/11/11 03:38
수정 아이콘
스퍼스 팬이 아닌데도 이 경기 하이라이트는 안타까워서 다시 못보겠습니다.
경기 막판 놓친 자유투 때문에 지금의 카와이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16/11/11 07:25
수정 아이콘
한창 안티 히트정신으로 불타오를때라 저때 아주 게거품을 물었었죠. 물론 1년 뒤는 그만큼 달콤했어라...
아지르
16/11/11 07:51
수정 아이콘
유타재즈의 팬이었는데

싱글벙글하다가 마지막에 광광 울고 갑니다....
네가있던풍경
16/11/11 08:08
수정 아이콘
이러니저러니 욕먹어도 릅론이 헤어밴드 빠진 후 미친듯한 추격전이 없었다면 레이의 슛도 없었을 겁니다. 라이브로 다 챙겨봐서 행복했어요. 마지막 20초 못믿고 껐다가 연장을 해? 하면서 다시 본 건 함정;;
16/11/11 08:18
수정 아이콘
저거 4쿼터 마지막 스퍼스공격때 던컨이 원래 규정상 플로어에 들어오면 안되는건데 들어온것으로.. 그때 던컨은 막 동점되고 알렌의 슛이 2점인지 3점인지 판독될때 투입되었는데, 그건 볼데드상황이 아니라 작탐을써야만 교체가 가능했다고 하더군요. 근데 샌안은 작탐다써서 없었고... 그 포제션때 던컨이 영향끼치고 스퍼스 승으로 끝났다면;;
16/11/11 08:45
수정 아이콘
분노의 스퍼스는 경기영상을 둘러보며 서머캠프를 시작하는데...(to be continued)
도라귀염
16/11/11 09:30
수정 아이콘
샌안이 리벤지를 그다음해 아주 참혹하게 해버려서 트라우마가 적긴 한데 그해 정말 안타까웠죠 그해랑 올해랑 2년동안은 농구커뮤니티를 몇달간 안들어갔습니다 화가나서
바보미
16/11/11 09:40
수정 아이콘
제가 라이브로 본 몇 안되는 파이널 경기 중 하나가 역대 1위 경기였군요 덜덜
경기 막판 놓친 자유투 때문에 지금의 카와이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2)
다이어트
16/11/11 10:17
수정 아이콘
NBA 르블론 이름 정도만 아는데 글을 워낙 잘 쓰셔서 너무 재미있게 봤네요. 감사합니다.
로쏘네리
16/11/11 10:23
수정 아이콘
NBA는 한번도 안보다가 우연히 tv 틀다가 본게 이 시리즈 6,7차전이었습니다. 우연히 6차전 2쿼터부터였나.. 보기 시작했는데 농알못이 봐도 재미있더라고요;;
16/11/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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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전, 당시 당연히 라이브로 봤었고,
7차전은 연차까지 쓰며 집에서 맥주마시면서 본 경기들이군요.

글을 너무 잘쓰셔서, 그 때의 소오름이 그대로 다시 느껴집니다.
그깟 공놀이라고는 하지만 제 인생 최고의 전율의 순간들 중 하나입니다.
iloveoov
16/11/11 14:09
수정 아이콘
경기도 대단했지만
글쓴이의 정성도 대단한 글이네요
이 경기를 본 사람은 그 순간의 기억이 또렷하게 살아날 정도로 잘 쓰셨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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