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우구스투스입니다.
이제는 스포츠-연예 게시판이 따로 생겼기에 제가 즐겨보는 스포츠관련 이야기는 거기서 쓰면 될거 같고 자게에는 전부터 생각해온 내용에 관하여 pgr 회원분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자 한번 이렇게 글을 써보게 됩니다.

아마 총선 이후에 정치관련 글을 처음 써보는거 같습니다.

원래는 총선결과와 관련하여 각당과 지역별로해서 몇개의 글을 따로 써놨지만 워낙에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왔고 주관적인 내용인지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 마음속에 남겨두었습니다.

지금은 현안에 가까운 사안에 대하여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왜 보수세력, 특히 집권여당에서 이승만 재평가에 집착하는가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우리나라 보수와 개혁의 상징 인물은?
딱 보수, 개혁으로 나누지 말고 집권여당과 지금의 야권을 상징하는 인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세명으로 나뉩니다. 보수계열 즉 여당의 상징적인 인물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고 개혁세력 즉 야권의 상징적인 인물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게 된다고 봅니다. 보수쪽의 상징적인 인물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인데 그를 이어받은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이고 어찌본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서 보수계열의 숙원아닌 숙원은 해결되어 버린 겁니다. 반대로 야권의 상징적인 인물들을 이어받는 인물들은 아직 그 숙원은 해결되지 못했고 그 갈망은 남아있는 셈이죠.

2.보수세력의 문제는?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보수의 상징인물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나옵니다. 줄여서 박 전대통령이 지지받는 이유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경제성장입니다. 반대로 가장 큰 과오로 나오는 것은 다름 아닌 군사 쿠테타를 일으킨 뒤 독재를 했다는 점이죠. 즉 그의 공은 성과에서 나오고 과는 명분, 전당성에서 나온다는 겁니다. 그간에는 성과와 관련된 부분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긴 부분에서 박 전 대통령의 향수와 성과가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지금입니다.
박 전대통령의 영향으로 당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그때만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14년 지방선거, 16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들이 어느정도 평가했다고 볼 수 있겠죠. 또한 박근혜라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카드를 이미 다 써버린 보수세력은 더이상 박 전대통령의 후광을 받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박 전대통령의 위상자체가 명분이나 정당성이 아니라 성과에서 나온 것인지라 그 뒤를 잇는다는 개념은 자녀인 박근혜 대통령외에 다른 정치인이 이어받기란 쉽지가 않죠. 거기에 현 정권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함으로써 예전의 성과를 모두 희석시켜버리기도 했고요.

두번째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수세력이 줄어들고 중도계열이 늘어나는데 반대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지나면서 보수세력이 너무 극보수회되어버렸습니다. 그간에 진보세력도 일반시민들과 거리가 있어서 확장성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보수세력도 일반시민들과 거리가 멀어져버렸습니다. 이명박 정권때보다 현정권이 더 보수적으로 변하였고 거기에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현재와 맞지 않았고요. 더군다나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의 박정희 정권당시의 성과에 대해서 기억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IMF때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보니 경제적인 면도 부각시키기 힘들죠.(그런면에서 더민주가 김종인 전대표를 모셔온건 정말 신의 한수죠.) 그렇기에 성과는 잊혀지고 명분, 정당성의 약점만 부각되어버리니 보수의 확장성은 결국 언론장악을 통한 여론몰이뿐인데 그마저도 신뢰를 잃어가고 있을 뿐이죠.

3.이승만 재평가?
고 이승만 전대통령은 보수쪽에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인물입니다. 명분이나 정당성이란 측면에서는 괜찮지만(물론 사사오입과 4.19 혁명에 이은 하야가 있지만) 성과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무시받고 있죠. 거기에 매우 인기가 없는 인물입니다. 박 전대통령의 영향력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굳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부각시킬 이유도 없고 무리수라 생각될뿐이죠. 약점이 워낙 많거든요.

헌데 막상 박 전대통령의 영향력이 사라진다 생각해보니 그 뒤를 잇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간 해놓은게 워낙 많아서 없어져버린 것이 문제가 되어버린 겁니다. 군사 쿠테타 이미지에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전두환? 존재감없는 노태우? 모두 반작용만 클뿐이지 현재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기 힘든 카드죠. 그렇다면 명분있는 고 김영삼 전대통령? 애초에 민주화계열 인사일뿐 아니라 IMF로 인하여 최하의 인기를 달리죠. 이명박 전대통령? 바로 전임자일뿐더러 워낙 해놓은게 많아서 인기가 없죠. 게다가 애초에 박근혜 대통령과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기에 이런 부분에서 합치되기 힘들죠.

결국 엄청나게 많은 하자가 있지만 남은 카드가 이승만 전대통령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걸 위해서 건국절 이야기를 하고 6.25 당시의 행동에 대해서도 변명을 해주는거죠. 게다가 애초에 이승만 전대통령이 다른아님 '멸공'이라는 단어를 썼던 인물이고 공산당에 대한 증오가 가득했기에 소위 빨갱이드립을 하기도 괜찮기도 하고요.


신념이라는게 참 무서운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멍청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고 권력까지 가지면 위험하다고 생각하게 되죠. 신념을 통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신념이 있는 사람은 모진 풍파도, 심지어 고문도 견뎌냅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전 신념이 아닌 재미나 혐오로 뭉친 세력은 무섭지 않습니다. 그런 세력은 재미가 떨어지거나 혐오대상이 사라지면 와해되고 자신들끼리 싸우게 되니까요. 허나 신념으로 뭉친 세력 혹은 인터넷 사이트는 무섭긴 합니다. 다만 그 신념이라는것이 타인을 설득할만큼 논리적이거나 혹은 그 신념을 가진 사람이 카리스마를 가진 상황이 아니라면 뭐 무섭지 않죠. 금방 사라질테니까요.

보수세력은 수십년간 명분이나 정당성이 아닌 성과를 가진 고 박정희 전대통령을 상징 쉽게 말하면 아이돌로 세우고 또 그것을 활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을 통하여 그 상징을 거의 다 소모했습니다. 이제 더이상 박 전대통령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약해지니까요. 아시겠지만 박정희 코스프레를 한 모 후보는 제 3세력으로 나타나서 20% 가까운 득표를 했던 것이 97년 대선입니다. 반대로 박 전대통령의 자녀이자 십수년간 보수의 아이콘이 되었고 영남지방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최강의 후보가 나와서 딱 3% 차이로 당선된 것이 2012년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여당세력, 보수세력이 합쳐서 가장 적은 의석을 가진게 2016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그 영향력이 약해져버렸죠.

머리좋은 그들은 알기에 이승만 전대통령 재평가에 집착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박정희 전대통령에 비해서 더 오래되었고 기억하는 사람도 적을뿐더러 4.19혁명이라는 우리나라의 헌법에도 나오는 사건으로 인하여 하야하고서 해외로 나간 전대통령, 인기가 매우 적은 대통령을 과연 어떤 식으로 띄워줄지 궁금하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