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를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는 정책 및 사안들은 수용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걸 보면 알 수 있죠.
우병우 사건, 세월호 특위 연장, 해임건의안 통과 후 바로 거부, 최순실로 대표되는 주위 사람들 비리에 관한 청문회 개최 반대 등등.

여기서 궁금해진게 박근혜의 딸랑이들인 새누리당은 현재 국회에서 힘이 전혀 없습니다.
어제 필리밥스터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새누리당이 할 수 있는건 국회에서 고래고래 큰소리를 지르거나
상임위, 본회의에서 상대방을 면박 주면서 각 사안마다 결정 내리는걸 늦추는 것밖에 할 수 없죠.
결국 여당과 박근혜가 통과되길 원하는 모든 사안에서 지금 주도권을 쥐고 있는 야당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박근혜가 원하는 노동개혁, 서비스법 개정 등등은 야당이 "안해!" 이러면 끝입니다.
이번 해임건의안 처리할 때 국민의당을 끌어들여서 상정을 막아보거나 부결을 시키려고 했지만
국민의당의 실권을 현재 쥐고 있는 박지원을 "햇볕정책" 디스로 저격하면서 그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네요.

그렇다면 도대체 박근혜 대통령은 나머지 임기 1년 3개월 동안(어짜피 대선 지나면 식물되죠) 일을 어떻게 하려고 이런 행동을 하고 있을까요?
주도권 및 의사 결정권은 본인 손에 없는걸 모르지는 않을텐데요.

1.
이렇게 흘러가면 국민이 야당에 대한 혐오감이 심해져서 국회야 일해라라는 의견이 불꽃처럼 일어날 것이다.
라고 생각할까요?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을 불러일으켜서 박근혜 대통령이 하려고 하는 모든 일에 딴지를 거는 야당의 지지율을 폭락시키고
그 현상을 보고 야당이 알아서 새누리당에게 굴복해서 사안마다 순순히 찬성을 해주기를 바랄까요?

2.
아니면 야당에 대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까지는 동일하지만 어짜피 그들은 이번 정권이 하는 일에 동의 안할테니
국회를 통과해야만 할 수 있는 본인이 하려고 하는 일은 모두 이번 정권에서 포기하고
잠재적 야당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을까요?
그 반사이익으로 본인이 원하는, 퇴임 후에 본인을 귀찮게 하지 않을 차기 대권 주자를 밀어주려고 하는걸까요?
이럴 경우 그 대상은 반기문이겠지만요.

3.
아님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걸까요?
고도의 정치적인 계산 없이 그냥 야당이 하는 일이 맘에 안들어서 모든 것을 거부를 하는 걸까요?

어제 필리밥스터를 보고 도대체 박근혜는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렇게 정치판이 흘러가게 둘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써 봤습니다.
이렇게 흘러간다고 박근혜 정권에 나쁘면 나뻤지 좋을 일은 하나도 없는거 같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