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8/17 01:43:43
Name Secundo
Subject [일반] 좁은 길
한때는 여기저기 두루두루 친한 친구가 많은 녀석이 한심했다.
가장친한 내 친구 몇명도 챙기기 바쁜데 무슨...

5명의 친구
내 유일한 단체대화방이자 모든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결혼 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1은 나보다 늦은 결혼 후 외국에서 생활하느라 바쁘다.
2는 자기 취미생활에 더 바빠진 나날을 보내고 있다.
3과는 원래도 잘 다퉜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순간순간 대화를 끊어내고 만다.
4는 회사생활에 지쳐  얼굴 볼수가 없다.
5역시 비정상적인 한국 회사 문화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1달여만에 모이자는 카톡 한줄에 달려나갔다.
미안하지만 오늘하루 아이는 와이프에게 독박을 씌웠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내 유일한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밖에서 만나는 만남 자체가 지난번 너희를 본 이후로 처음이기에
어떤 재밌는 이야기들이 오갈지 두근거리는 맘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다들 핸드폰으로 다른 이들과 대화를 하거나 유부남인 나와는 상관없을 주말 밤 뜨거운 계획들이 오갔다.
아이 사진이나 한번 보여줄까싶어 정리해둔 사진첩은 나혼자 슬쩍보고 넣어두었다.

그 자리는 매우 시끄러웠고 다른 사람과의 연락때문에 부산스러웠지만,
나는 바다에 떠있는 외딴 섬 같았을 뿐이다.
이내 아쉬어 속얘기를 꺼내어본다.

"아 요즘 외롭다. 자꾸 일찍 들어가야 하니까 너네한테 먼저 연락하긴 좀 민망하고.. 가끔 보자고좀 해줘. 핑계거리라도 있어야 보러나오지!"
용기내서 던진 말들은 거의 혼잣말인듯  지나가버렸다.

다른 사람들이랑도 친하게 지내볼걸.
발 넓힐 기회도 많았는데 요놈들 챙기는데 정신 다 팔렸었다 싶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이 유난히 좁다.
외롭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yangjyess
16/08/17 02:29
수정 아이콘
가족이 있어도, 친구가 있어도 달래지지 않는 외로움이 있는것 같습니다. 좋은 꿈 꾸시길 ~
돌오시
18/07/28 10:57
수정 아이콘
어리석은 일임을 알면서도 너무 가까우면 당연하게 느끼곤 하니까요..
아니면 사람마다 서로를 바라는 때가 때때로 다르기도 하고..
Secundo님 글을 좋아해서 읽어보다가 덧글 남깁니다. 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7037 [일반] 티파니사건으로 인한... [58] 카랑카17736 16/08/17 17736 3
67036 [일반] 같은 하늘 같은 시간 같은곳에서 (ioi,ibi,유연정) [22] 인사이더6285 16/08/17 6285 5
67035 [일반] 좁은 길 [2] Secundo2720 16/08/17 2720 4
67034 [일반] [스압]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평등주의의 종말과 그 이후2 [7] cienbuss7122 16/08/17 7122 24
67033 [일반] 커피숍 직원분과 썸타고 싶었다던 글쓴이의 마지막 후기입니다. [153] This-Plus11392 16/08/16 11392 16
67031 [일반] 고교야구에서 한경기 끝내기 두 번이 나왔습니다. [22] 어리버리7672 16/08/16 7672 1
67030 [일반] 아버지 심장 이식받은 남성과 '신부입장' [5] swear4645 16/08/16 4645 7
67029 [일반] 너와 나, 보통사람들에 대한 충성의 정치, 정치인 안희정. [16] V.serum4366 16/08/16 4366 7
67028 [일반] 미스터리 소설 같은 실종 남편, 아내의 사체 발견 [24] 어리버리8872 16/08/16 8872 0
67027 [일반] "이거 너만 불편해" [9] 삭제됨5322 16/08/13 5322 0
67025 [일반] 어째서 남자가 여자를 지배했는가 [53] 유유히8861 16/08/16 8861 4
67023 [일반] 개인적으로 보컬리스트 태양을 저평가했던 이유 [40] RookieKid13317 16/08/14 13317 0
67022 [일반] [야구] 넥센 히어로즈 남궁종환 단장. 28억 횡령 혐의 확인 [25] The xian10199 16/08/16 10199 0
67020 [일반] [수필] 재판이 끝나고 [5] 감모여재6006 16/08/16 6006 9
67019 [일반] [해외축구] BBC 여름이적시장 가쉽. [35] V.serum7513 16/08/16 7513 0
67018 [일반] 여자는 그저 인큐베이터일 뿐???... [46] Neanderthal13076 16/08/16 13076 11
67017 [일반] 건국절 발언과 전범기 SNS의 문제점 [224] 이순신정네거리16163 16/08/16 16163 11
67016 [일반] 우장창창이 주최하는 리쌍(?) 페스티벌 [686] 에버그린31321 16/08/16 31321 3
67015 [일반] 오늘자 개각 소식 [32] 하심군10603 16/08/16 10603 0
67014 [일반] 사카이 마사토 주연의 NHK 사극 '사나다마루'가 촬영 막바지라는 소식입니다. [34] 비타에듀10117 16/08/16 10117 0
67013 [일반] [야구] 슬슬 골글레발을 떨 때가 왔습니다. [86] 화이트데이11483 16/08/16 11483 1
67012 [일반] 서울찍고 지산,전주,인천~ 올 한해 대한민국 락페 참가 후기입니다 (스샷다수) [17] 요한10190 16/08/16 10190 18
67011 [일반] [리버풀] 시즌 1호 헤비메탈 연주 감상기 [15] 아우구스투스8269 16/08/16 8269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