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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24 19:44:11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돌하르방은 왜 제주목형이 채택되었나?...
제주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징물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돌하르방입니다. 제주도에 여행을 오게 되면 한번이라도 이 돌하르방을 안 보고 넘어가긴 어렵습니다. 당장 공항에서부터 큰 놈을 볼 수 있고 관광 상품으로도 만나게 되고 웬만한 관광지의 입구에도 표지석 형태로 돌하르방들이 많이 서 있습니다.



돌하르방...


그런데 정작 저 같은 제주도 사람들도 이 돌하르방에 대해서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 이 돌하르방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는 게 없습니다.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 언제부터 제주도에 존재하게 된 것인지 속 시원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돌하르방의 기원에 대해서는 대략 4가지 설이 제시가 되고 있습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발리 섬의 석상문화가 해류를 타고 제주도까지 전파되었다는 남방기원설이 있고 몽골에서부터 전파가 되었다는 북방기원설, 그리고 한반도에서 유래되었다는 한반도유래설과 마지막으로 제주도 자체에서 탄생했다는 자체생성설이 있지만 어떤 게 딱히 정설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합니다.

돌하르방에 대해서는 기록조차도 별로 없는데 1918년 김석익(金錫翼)이 지은 [탐라기년 耽羅紀年]이나 담수계(淡水契)편 [증보탐라지(增補耽羅誌)][1754년(영조 30) 목사 김몽규가 성문 밖에 옹중석(翁仲石)을 세웠다]는 정도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옹중석은 조선시대에 학자들이 사람 형상을 한 석물(石物)들을 일컫는 표현으로 흔하게 사용하던 단어인데 현재는 이 옹중석이 돌하르방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원래의 돌하르방들이 모두 김몽규의 명에 의해서 한꺼번에 제작이 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관광 상품이나 표지석의 용도로 현대에 와서 만들어 진 돌하르방들을 제외하고 원래부터 있었던 오리지널 돌하르방들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모두 47기입니다. 그 가운데 현재의 제주시에 해당하는 제주목에 있던 것이 23기, 대정현(현재의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 있던 것이 12기, 정의현(지금의 성읍 민속마을 지역)에 있던 것이 12기였다고 합니다. 제주시에 있던 2기는 서울의 한국민속박물관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3곳에 남아 있던 돌하르방들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제주목에 있던 돌하르방들은 대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모습입니다. 여러분들이 흔히 봤던 돌하르방의 모습이지요. 우락부락한 눈매에 넓은 이마와 큰 코를 가지고 있고 평균 신장도 약 189cm로 NBA에서 가드로 뛰어도 될 만큼 큰 키를 자랑합니다.



제주목 돌하르방...


하지만 대정현에 세워져 있던 돌하르방들은 아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소박하고 웃는 듯한 모습에 눈에 주름을 넣어서 마치 안경을 낀 것 같은 형상입니다.



대정현 돌하르방...


그리고 정의현에 있던 돌하르방들은 아래의 모습입니다. 코가 유독 도드라지고 약간 무심한 듯한 표정입니다. 기하학적으로는 정의현의 돌하르방들이 가장 단순한 형태인 것 같습니다.



정의현 돌하르방...


결국 현대에 만들어지고 있는 돌하르방들은 모두 제주목에 세워져 있던 돌하르방들을 모태로 해서 만들어 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물론 제주도에서는 제주시가 정치와 행정, 교육의 중심지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위에서 보셨다시피 조형적으로도 제주시의 돌하르방이 가장 그럴듯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솔직히 대정현이나 정의현 것을 모델로 삼기는 좀...성의 없이 너무 대충 만든 것 같아서...--;;...하지만 저는 미알못이라 그렇고 어떤 사람들은 또 제주목의 것보다 대정현이나 정의현의 것이 더 낫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돌하르방이라는 이름은 예전부터 그렇게 불린 게 아닙니다. 예전에 돌하르방들은 우석목, 무석목, 벅수머리등으로 불렸는데 1971년 이 돌하르방을 지방문화재로 등록하면서 문화재위원들이 "돌하르방(돌할아버지라는 뜻)"이라는 명칭을 만들어 내서 그때부터 돌하르방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뭐 나쁘지 않은 네이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돌하르방...저 돌하르방은 왜 제주도에 세워진 것일까요?...진흥왕이 영토 확장을 기념하여 진흥왕순수비들을 세웠듯이 옛날에 프로토스가 탐라국을 복속시키고 그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일까요?



무언가 낯이 익다면 당신은 빼박 피지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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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티타임
16/07/24 19:46
수정 아이콘
밑에 돌하르방 귀여워~
영원한초보
16/07/24 20:06
수정 아이콘
가장 오래된 돌하루방 시대가 궁금하네요
마스터충달
16/07/24 20:09
수정 아이콘
폴리네시아가 제주도까지 와서 모아이 세우고 갔...
Neanderthal
16/07/24 20:23
수정 아이콘
실제로 이스터섬의 모아이와 제주의 돌하르방을 연결짓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마스터충달
16/07/24 20:39
수정 아이콘
오~ 저처럼 문명을 많이해서 나온 드립이 아니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을 제시하는 건가요?
Neanderthal
16/07/24 20:43
수정 아이콘
하지만 학계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홍승식
16/07/24 21:33
수정 아이콘
아니 누가봐도 모아이=돌하르방인데 왜 학계에선 무시하는 거죠?
Neanderthal
16/07/24 21:48
수정 아이콘
지금 다시 보니 남방기원설을 좀 더 확장시키면 "페루(잉카문명)→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인도네시아 발리섬(베사키사원 석상)→필리핀→제주도 돌하르방" 이런 식의 주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음...전 비전문가지만 아무래도 좀...--;;
무무무무무무
16/07/24 22:24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어제 올라온 글에 한국인과 동남아시아 유전자가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Camomile
16/07/24 22:30
수정 아이콘
북방 유목민족들도 돌하르방이랑 비슷한 석상을 세웠더군요.

몽골 점령기 때 북방 유목민족의 석상이 제주도에 전파되었다는 쪽이 폴리네시아설 보다는 지지를 많이 받을 겁니다.
Neanderthal
16/07/24 23:33
수정 아이콘
저도 문외한입니다만 저는 그냥 조선 후기 한반도 남부 지방의 석장승 문화가 제주도로 전파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16/07/24 20:12
수정 아이콘
글이 넘나 재밌어서 좀 찾아봤는데 동자석 같은 것도 있고, 뭔가 폴리네시아 문화권 석상같아 보이는 석재 구조물들이 많네요. 신기방기합니다.
신사초야
16/07/24 20:14
수정 아이콘
제주도민이지만
가끔 밤에 돌하르방 깜깜한 저녁에 보면 무섭습니다...
blackroc
16/07/24 20:18
수정 아이콘
제주도 신화보면 가야 신화랑 유사하다는 걸 느낍니다.
특히 배타고온 짝은 많은 걸 암시하는 거 겠죠.
Camomile
16/07/24 20:21
수정 아이콘
제주목형이 키가 커서 뽑힌 게 아닌가 싶.....
제주목형이 다른 동네보다 수십cm 정도 큰 거래요.
Neanderthal
16/07/24 20:24
수정 아이콘
키도 가장 큽니다...다른 현의 것들보다 30~50cm더 크다고 하네요...
Camomile
16/07/24 20:28
수정 아이콘
확실한 기억은 아닌데 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돌하르방이 마을의 수호석상이다'라는 얘기가 많이 퍼져있던 걸로 압니다.
그래서 농반진반으로 키 때문에 제주목 스타일을 채택했을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Neanderthal
16/07/24 20:29
수정 아이콘
제주목과 정의현, 대정현의 성문들에 각각 쌍으로 세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수호신이나 경계석의 역할을 한 것 같긴 합니다...하지만 언제부터 저게 있었는 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어서...--;;
토니토니쵸파
16/07/24 20:30
수정 아이콘
크고 아름다워...
Sgt. Hammer
16/07/24 20:52
수정 아이콘
우리는 신성한 칼라로...
홍승식
16/07/24 21:36
수정 아이콘
여러분은 선후관계를 잘못 생각하고 계십니다.
폴리네시안이 제주로 온게 아니라 제주인이 폴리네시안의 선조인 것입니다.(엄격, 근엄, 진지)
금주전사
16/07/24 21:43
수정 아이콘
남근석+ 천하대장군 모티브 아닐까요
지니팅커벨여행
16/07/24 22:06
수정 아이콘
크크크 기-승-전-프로토스인가요?
아까 다른 글에서도 본 것 같은데... 열대야라 기분탓인가 봅니다.
아케르나르
16/07/24 22:36
수정 아이콘
제주목 돌하르방 보니까 다른 것보다는 좀 입체적이고 우락부락한 모습인데, 혹시 외지인 도래의 흔적같은 건 아닐까요? 이를테면 인도라던가. 가야의 건국 설화 얘기도 있고 말이죠.
Camomile
16/07/24 23:36
수정 아이콘
하...하멜?
아케르나르
16/07/25 04:42
수정 아이콘
하긴 하멜인가 벨테브레인가는 기억 안나지만 제주도에 살았던 서양인이 있었다곤 하던데 제 생각엔 그보다 더 전에도 왔었지 않을까 싶어요. 장보고의 청해진 때나 고려때라도요.
16/07/25 00:18
수정 아이콘
요괴설이죠 (진지근엄..은 농담)

옆에 섬나라 일본은 옛날부터 요괴 및 귀신
(이하 귀신으로 총칭) 많았습니다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귀신에 대한 이야기 및 괴담이 많을 겁니다

일본에는 귀신뿐만 아니고 신들도 상당히 많은데
이게 사실 신들이 전쟁에서 이긴 신들은
자신들에 모습을 미화하고 패배한 신들을 배척하고
추화하면서 귀신이라 칭하였습니다

이 귀신들중 일부가 한국으로 터를 옮길려고 하자
자신들에 권세 밖으로 나갈려는 귀신들을 묶어놓기 위해 인간으로 변장한 일본에 몇몇 신들이 제주도로
가서 결계를 치게 합니다 그게 바로 돌하르방이죠

이에 제주도에서는 돌하르방이 수호석이라 믿으며
여기저기 설치합니다
이상 믿거나 말거나 였습....
Neanderthal
16/07/25 00:25
수정 아이콘
고...곡성...투?...--;;
실론티매니아
16/07/25 20:02
수정 아이콘
네덜란드님 제주도 분이었나요?
전 당연히 네덜란드 분인줄 알았는데.. 실망입니다(?)
Neanderthal
16/07/25 20:07
수정 아이콘
귀화했습니다...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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