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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25 14:49:16
Name Rosinante
Subject [일반] 아버지가 권고사직을 받으셨습니다.


70의 나이로 7년동안 하시던 아파트 경비일을 이번 달 부로 용역업체의 사직 권유와 함께 그만두신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전화를 받고 65세 이상 대상 실업급여, 고용보험, 용역 업체의 고용승계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봤지만
현재 아버지의 입장에서 실업급여를 받으실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하더군요.


평생을 '나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라는 말과 함께 사셨던 아버지. 두 딸들에게 먼저 말하면 평소와 같이 역정만 들을까 그래도 말 들어주는 막내아들에게 먼저 전화를 하셨네요. 실업급여 받을 수 없냐 / 부당해고 진정 넣을 수 없냐 의 질문으로 언성이 높아져서 막내아들에게 분을 토하셔서, 일단 끊고 저녁 때 진정되었으려니 싶어 다시 전화하니 그렇게 성 내서 태어나 처음으로 아들에게 미안하다 하시네요.


평생 땡볕 아래서 세 자식 키우느라 일용직만 전전하시다 7년 전에 경비일을 처음 구하셔서 '이제는 해 안보고 일할 수 있다'라고 자랑하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 단단하던 몸도 없어지고, 머리는 새하얗게 변하고, 그리 사납던 사람이 이제는 허허 웃는 할아버지가 된걸 보니 가슴이 괜히 먹먹해집니다.


허리가 안좋아 일 그만두시고 주부학교 다니시던 어머니가 다시 일을 할까 하셔 삼남매는 걱정부터 되네요. 아버지가 미루던 임플란트, 몇 백 남은 집 대출금, 어머니 학비, 아버지 군것질비 등등, 이제 자식 키운 보람 느껴지시게 세 남매는 얼마나 필요할지 궁리합니다.


다른거 다 안바라고 오래오래 건강하게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PGR 여러분들도 곁에 계신 소중한 분들 다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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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love
16/04/25 14:56
수정 아이콘
피지알러분들 부모님 나이가 다 이쯤에서 형성되지 않으려나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제 아버지도, 어머니도..
파란무테
16/04/25 15:14
수정 아이콘
아버지가 4년전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너무 늦은때가 옵니다.
있을 때 잘 해드리세요.

그리고, 돌아가시고 나니까 너무 아쉬운 것이 아버지가 그래도 건강하실 때
서로 이야기 나누고, 웃는 동영상이 없더라구요. 심지어 음성파일도..

글쓴분도, 그리고 댓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번 어버이날 집에 찾아가셔서
멀리 핸드폰 두신다음 동영상 촬영 해 놓으시고,
2-30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걸 동영상 녹화해 두세요.
요새 스마트폰 화질 좋으니까 잘 될 거예요.
나중에 가지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는 소중한 파일이 될 겁니다.
인생의 조언입니다..
opxdwwnoaqewu
16/04/25 15:37
수정 아이콘
저는 아버지랑 같이 일하는데
이런거 다 알고 있어도 아버지랑 매일 싸워요
바닷내음
16/04/26 11:22
수정 아이콘
다 알고 있는데도 쉽지 않은 일이죠 ㅠ
이쥴레이
16/04/25 15:58
수정 아이콘
저는 아버지 노후가 참 걱정입니다. 어떻게든 자식된 도리에서 모시고 살던지 해야되는데
제입 풀칠하기도 힘든 형편이니.. 한숨만 나오네요.

상대적으로 처가댁의 경우는 노후대책이 잘되어 있는데 저희집은 그렇지 않다보니 참 어렵습니다.
와이프야 아버님 모시고 살 생각 있다고 하니 고맙기는한데 이게 꼭 같이 산다고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려워서 어렵네요

아버지가 거기다가 고혈압에 당뇨에, 심근경색에.. 중환자실도 3번이나 입원하고 쓰러지는경우가
많으셔서 걱징입니다. ㅠ_ㅠ
베가스
16/04/25 16:19
수정 아이콘
부모님 노후는 진짜 문제죠.
그래도 형제가 많으셔서 부럽습니다.
전 혼자라서... 주륵...
영원한초보
16/04/25 16:41
수정 아이콘
따로 계획하고 계신일이 없으시다면
구청에 가셔서 봉사활동겸 용돈 벌이로 할 수 있는 일 신청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도 그러시다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집에서 요양중이십니다.
활동을 못하시니 많이 답답해 하시네요 ㅜㅜ
김소현
16/04/25 17:06
수정 아이콘
얼마 안되겠지만 해고수당쪽 알아보세요
김밥옆구리에서삐져나온단무지
16/04/25 17:14
수정 아이콘
노후가 참 힘들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버님께 위로 잘 해주세요.
하우두유두
16/04/25 20:51
수정 아이콘
이번에 아버지 실업수당 신청하게 된입장에서 남일같지 않네요.
참. 그렇고 미안합니다,
내가 돈을 더벌면 챙겨드리면되는데. 양립하기가 어렵네요.
톨기스
16/04/25 21:09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도 경비직으로 근무를 하십니다. 얼마나 더 일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제 아버지도 허리디스크가 있음에도 짤릴까봐 매일 일하러 가십니다.
자식된 입장에서는 경비직 그만하시고 허리 건강에 좋아지게 산이라도 한번씩 오르내리면 좋으련만... 결혼도 못한 제가 당장 부모님 부양도 못하는 처지라 늘 입에서만 맴돕니다.
하루종일 근무하시고 다음날 낮에 주무시는 모습을 보면서, 또 어머님이 호프집 주방일 하시느라 새벽에 들어와서 낮에 주무시는걸 보면서 저는 그렇게 불효자가 되어가나 봅니다.
동중산
16/04/25 21:22
수정 아이콘
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어머니 노후도 걱정이 되고, 하나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제 노후도 걱정이 되고...
집사람을 보내느라 이런저런 비용이 많이 소진되었고, 대출금도 아직 많이 남은 상태라...

에고 Rosinante님 글에 위로를 드린다고 로긴을 했는데 제 푸념을 늘어놓았네요.
그래도 자녀분들이 부모님을 헤아리고 계시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차근차근 준비하시길...
다람쥐룰루
16/04/25 22:34
수정 아이콘
다행히도(??) 아직 아버지 상대로 팔씨름 한번 이겨본적 없습니다만....
벌써부터 이런 글 보면 먹먹한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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