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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18 19:14:17
Name santacroce
Link #1 http://santa_croce.blog.me/220684492792
Subject [일반] 소득 양극화의 이면 세금의 양극화: 점점 부자에 의존하는 정부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이게 만들었던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론이 아니어도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은 여러 가지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OECD에 따르면 1975~2012년 동안 미국 세전 소득 증가분의 48%가 상위 소득 1% 집단이 가져갔다고 합니다. 

 

* 미국의 소득 상위 1% 집단과 하위 90% 집단의 실질 임금 추이

 

상위 소득 1% 집단의 세후 소득 비중을 보면 미국은 1981년에 비해 31년이 흐른 2012년에는 그 비중이 2배 반이나 많아졌습니다. 

또한 이런 부의 집중화는 미국보다 덜할 뿐 주요 선진국 모두의 현상이기도 합니다. 

 

* 상위 소득 1% 집단의 세후 소득 비중 비교(1981 vs 2012) 

 

결과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소득 불평등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 주요 국가들의 지니 계수 비교

 

또한 소득의 양극화는 아래 그림처럼 미국에서 중산층의 비중이 낮아지고 20만 달러 이상의 부자 비중은 급격히 높였습니다. 
 
* 미국 소득 분포 비교
 
 

그런데 이런 소득의 양극화 이면에는 또 다른 양극화 이슈가 존재합니다. 바로 세금의 양극화입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세수를 보면 2015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법인세는 3,438억 달러가 걷혀 전체의 10.8% 정도에 불과합니다. 

1950년대만 해도 법인세의 비중이 25~33%나 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 법인세의 비중은 매우 낮아졌습니다. 

실제 1980년 이후 GDP가 153%나 늘었지만 법인세는 115% 증가에 그치고 있습니다. 

 

* 미국 연방세수의 변화 추이

 

법인세의 비중이 이렇게 감소한 데는 경기 침체에 따른 효과(2009년 법인세 1,382억 달러)도 있으며 글로벌 거점을 구축하여 법인세가 낮은 지점과의 거래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아예 법인세가 낮은 지역으로 이전하는 경우(corporate inversion)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럼 10.6%에 불과한 법인세 이외의 세금은 무엇일까 하고 보면 소득세 47.4%와 임금세(payroll tax, 사회보장세와 메디케어세 등) 32.8%가 80.2%로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방 차원의 간접세가 없는 미국이다 보니 직접세라고 할 수 있는 소득세와 임금세의 의존도가 정말 높은 편입니다. 
이중 개인 소득세를 보면 25만 달러 이상 소득자가 전체 소득세의 51.6%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집단의 규모는 전체의 2.7%에 불과합니다. 또한 25만 달러 이상 소득군의 평균 소득세율은 25.7% 정도입니다. 
그런데 5만 달러 미만 집단은 전체 소득세 납세 대상의 62.3%나 차지하지만 이들이 내는 소득세는 5.7%에 불과합니다. 평균 세율도 4.3%로 고소득 집단에 비해 1/6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소득세 이외에도 사회보장세와 메디케어 세금 등 임금세를 지불하고 있는데 결국 직접세의 비중이 높다 보니 선진국 중에서 세금의 누진성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실제 상위 0.1% 가구 소득 집단의 연방세율은 39.2%인데 반하여 하위 20% 가구 소득 집단의 연방세율은 각종 공제와 환급금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세율을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미국 연방세금의 누진성만 보면 노르딕 국가들보다도 높을 것 같습니다.  
 
* 미국 소득세의 소득 구간 별 인구 비중과 납세 비중 
 
한편 미국 소득의 양극화는 결과적으로 세금의 양극화를 낳고 있는데 소득세 상위 1%의 납세 비중 추이를 보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미국에만 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1979년 상위 1% 소득자의 비중을 보면 미국은 18%, 영국은 11% 였으나 지금은 미국 46%, 영국 28%에 이르고 있습니다.   
 
* 미국과 영국의 소득세 상위 1% 집단의 납세 비중 추이
 
위에서 미국의 가구 소득 하위 20%의 연방세율이 마이너스라고 언급했지만 소득세만 한정하면 무려 미국 가구의 40% 이상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EITC 공제 제도나 면세한도 등을 활용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미국의 소득세 납부 비중을 상위 1%와 하위 95%로 대비하면 미국 부자의 소득세 부담이 얼마나 큰 비중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두 그룹의 소득세 납부액은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 미국 소득 상위 1%와 하위 95%의 소득세 비중 추이

 

물론 이런 세금의 양극화는 다시 일자리의 양극화의 영향이기도 한데 영국의 경우 아래 그래프처럼 일자리가 늘어남에도 소득세는 더 줄어드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4년 기준으로 과거 5년간 일자리는 130만 개나 증가했지만 납세자 수는 220만 명이나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신규 일자리가 파트타임 잡(극단적으로는 아무 때나 불러서 필요한 시간만큼만 일하는 zero-hour contractor의 증가) 이어서 세수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영국의 일자리 증가와 소득세 추이 

 

자칫 이런 자료가 미국 부자들은 돈을 번만큼 세금을 잘 내고 있다는 핑계거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고민해봐야 할 점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정부들이 결국 부자들에게 매우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갈수록 의존성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1인 1표의 장치가 부자들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견제는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사람들과 실질적으로 한 푼의 직접세도 내지 않는 사람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동일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국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낼 여력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낼수록 부자들의 영향력은 더 커지는 역설적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적 해법은 부자가 지금보다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자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 일에 종사함으로써 세금을 더 내는 것이 맞겠지만 과연 대다수 미국인들이 수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STEM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 학력별 미국 임금 증가 추이(대졸 이상 임금만이 실질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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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i Woon
16/04/18 19:23
수정 아이콘
걱정되는 건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갈지,
대공황처럼 큰 사건으로 한번 더 폭망하고 새로 시작할지입니다.
후자일 경우 세계대전 급 전쟁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을텐데....
16/04/18 19:33
수정 아이콘
적어도 몇십년 후의 일이 될거같지만.. 외부와의 전쟁으로 사고수준이 막장인 세계대전을 일으킬만한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가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데, 일단 트럼프가 당선되면 가능성이 생길수도?
16/04/18 19:29
수정 아이콘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지는게,일정 수준의 재산을 가지게 되면 돈이 돈을 낳지 않나요 흑
홍승식
16/04/18 19:58
수정 아이콘
세계대전 이후 사회구조가 정체되면서 양극화가 계속 커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구성원들이야 조금씩 변화할 수도 있지만 구도는 그대로니까요.
알파고느님이 세상을 바꾸기 전까지 이 경향은 지속되지 않을까요?
16/04/18 20:38
수정 아이콘
알파고느님이 등장하시면 빈부격차가 가속화될 확률이 더 높다고 봐야;;
하리잔
16/04/18 21:39
수정 아이콘
실제로 이 이슈는 경제학계 내에서 뜨거운 이슈중에 하나죠.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뽑혔던 무역의 경우 영향을 주긴 했지만 생각보다 영향을 준 폭이 크진 않다 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걸로 알고 있구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문제죠.
쭈꾸미
16/04/18 22:10
수정 아이콘
이상적 해법은 부자가 지금보다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자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 일에 종사함으로써 세금을 더 내는 것이 맞겠지만 과연 대다수 미국인들이 수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STEM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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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승자독식
2. 돈이 돈을 버는 상황.
3. 교육의 핵심 투입요소가 돈과 부모의 교육수준.
4. 돈과 부모의 교육수준은 과거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함.
(가령 과거의 양반, 귀족의 후손들이 노예, 평민의 후손보다 부자이고 교육을 더 많이 받았을 가능성이 높음. 주관적 견해, 통계 검증X)

에 비추어 볼 때,
부자에게 지금보다 더욱 중과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Lich_King
16/04/20 17:1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청을 했지만 이렇게 실제로 해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결국 양극화를 해결하는건 더 많은 부자과세가 목적이 되는것이 아니라 기존의 저소득층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그 과세된 돈으로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것이 중요하겠네요.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부자과세에 대한 무거운 짐뿐만이 아니라 저소득층에게 이 돈이 효과적으로 쓰이게 하는 이중의 과제를 과연 누가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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