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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28 16:33:08
Name 파란무테
Subject [일반] (아재글) 2탄, 육아하면 알게 되는 사실들

https://pgr21.co.kr/?b=1&n=2681
위 글의 많은 사랑에 감사드리며, 뒤늦게 2탄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0.들어가며

군대를 2번 가긴 싫지만, 2번 가게 된다면 잘할 자신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싸이.. 죄송해요.)
동일하게 육아도, 그리고 아빠가 되는 것도 그것이 처음이기때문에 서툰게 투성이고, 모르는게 다반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알게 되는 사실들이 있죠.
그런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그냥 적어보려고 합니다.

시작해볼게요.


1. 아기 옷의 상표는 옷 바깥에 있다.

성인의 옷과 달리,
아이들의 옷에는 상표가 모두 바깥에 있습니다. (윗옷은 뒷 목 뒤에, 아래옷은 보통 오른쪽 골반 근처에.)
이유는 간단합니다.
"긁히지 말라고.."
처음 애 옷 입힐 때 "어, 이거 잘못됐는데? 상표가 바깥에 있어? 교환하자!"라는 말을 내뱉은 적 있기?! 없기?!


2. 열이 나서 응급실에 가도 딱히 뭐 없다.

아기 키울때면 한번은 응급실에 갑니다.
밤에 갑자기 열을 재는데 38.7도가 뙇!!!
처음이라면 엄마와 아빠는 당황당황하면서, 어쩔줄 모르죠.
왜? 아이는 말을 못하거든요.-.- (적어도 3살은 되어야 의사표현을 합니다. '엄마 나 몸이 아파'같은)

밤새 뒤척이는 아이 때문에 부모는 계속 깨고, 애 옷을 벗겨보기도 하고,
20분마다 열이 올랐나, 내렸나, 체크하고... 그러다가
결국 안되겠따 싶어서 응급실에 가면!!!
옷 벗기고 몸 닦아줍니다. (40도 근처가면 링거 꼽아주기도 합니다만..)
여러분이 생각한 것 만큼 딱히 뭐 대단한 거 안해줍니다.
그냥 하루 참고, 다음날 소아과 가는게 더 금전적으로 이득이여... (해열제는 사놓으세요)


3. 똥기저귀보다 오줌기저귀가 더 무겁다. (Feat. 이유식 전 아기의 똥냄새는 지독하지 않다)

똥기저귀 이야기가 3번째입니다.크크
아빠로써 처음 맞게 되는 시련은 바로 기저귀 갈 때이고,
두번째 맞는 시련은 똥 기저귀 갈 때 입니다.(그 뭐랄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암담함..)

애가 좀 자라서 이유식도 먹고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똥같은 똥을 싸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똥기저귀가 무거울 것 같지만, 오줌 찬 기저귀가 훠~얼씬 무겁습니다.
물론 똥을 한바가지로 누면 달라지겠지요.크크


4. 92%의 확률로 딸이 확실히 낫다.

자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자기가 아들인데, 부모에게 어떤 자식인가?
'내가 나를 봐도 아들이 필요없는데, 하물며 내 아이일까보냐'

과장섞어 92%는 정도 됩니다..
제가 둘 키워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딸이 좀 낫더군요.
아장아장 걸을때, 그냥 웃어줄때, 아주그냥 그 레벨이 다릅디다.
아들은 한마디로 그냥.... 든든합니다. 그게 끝.


5. 첫째가 아빠랑 같이 자는 습관이 없다면, 둘째 때 엄마는 개고생한다.

애 둘을 낳을 거라면,
첫째가 좀 컸을 때, 아빠랑 자는 습관을 좀 들이십시요.

아이둘과 부모가 자는 방법이 가족마다 천양각색이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첫째가 엄마하고만 잠을 잤다면, 둘째가 생기면 엄마는 정말 죽어납니다.
좌아들 우딸 로 매번 두팔을 내어주며 "십자가형"을 당하는 아내만 보면....
제 가슴이 미어지지만, 저는 그 울적한 기분으로 하스스톤을 합니다... 응?!!


6. 손에 묻지 않는 크레파스가 있다.

우리 아재들은 손에 묻는 크레파스만 써봤지요?
요새 세상 많이 좋아졌습니다.
손에 묻지 않는 크레파스, 빛나는 팽이, 다양한 변신로봇,
아주그냥 장난감들이 화려화려화려 합니다.

그 중 제가 제일 충격받았던 것은 '뽀로로 펜'
책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심지어 굉장히 세밀한 그림도 다른 소리가 나는 그 펜은
정말이지 신비롭고 황홀하여 제가 5분동안 더 좋아했더랬죠.


7. 부모와 닮았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당사자 부모는 잘 모른다.

둘째가 저를 닮았다고 합디다. 근데, 아무리 거울에 이리저리 같이 비교해도 잘 모르겠어요.-.-;
저만 그런가 싶어, 교회의 다른 부모들에게 물어보니 한결같은 대답.
"남의 아이는 누구 닮았는지 바로 보이는데,
내 아이는 날 닮았는데 뭐가 닮았는지 모르겠다"

정작 웃기는 건, 닮은 건 잘 모르겠는데..
하는 행동이나 성격이 닮은 건 바로 보이더라구요. 무섭게도 따라합디다.
생활습관, 조심하셔요.


8. 남의 떡이 확실히 더 크다.

아이들의 자기소유 개념은..
내꺼도 내꺼, 아빠꺼도 내꺼, 저 친구꺼도 내꺼... 아주 그냥 이기심으로 가득찬 소유개념이죠. (뭐, 다 지나갑니다)

문제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맨날 장난감으로 싸운다는 겁니다.
내가 A장난감을 가지고 있고, 친구가 B장난감을 가지고 있으면 B장난감 달라고 고래고래 떼를 씁니다.
그래서 바꿔주면, 또 A장난감 달라고 그럽니다...

어쩌라는거?
확실히, 아이들은 남의 장난감이 더 큽니다.
물론 가격은 중요하지 않고, 크기가 더 크면 장땡입니다.


9. 선물과 보상으로 인한 기쁨은 3분을 넘기지 않는다.

- 예쁜 행동을 해서, 마이쮸를 받았답니다. 기분이 좋답니다. 1분 안에 다시 달라고 하거나, 짜증을 냅니다.
- 말 안듣길래, 잘 들으면 선물을 준다고 하면, 딱 3분 말 잘 듣습니다. 그리고 다시 짜증냅니다.
- 선물을 받을 때, 그 누구보다 천사의 함박웃음으로 받은 선물을 가지고 놉니다. 3분을 조금 넘길때도 있어요.
그런데, 그 선물(장난감)이 자기 뜻대로 안된다고 도리어 더 화를 내고 짜증냅니다.

제 경험상, 선물 사줘서 아이가 기뻐하는 것은 3분을 넘기지 않아요.
도리어 다시 짜증내는 강도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그래도 그 3분 때문에 아빠는 매번 장난감가게에서 기웃기웃 거립니다.
아이의 환한 미소는 그때가 최고거든요.


10. 육아가 힘든 점은 포기버튼이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이네요.
육아는 긴 터널입니다. 암흑같은.
남자는 덜 한데, 여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잘해주세요~~)
그런데요. 육아가 왜 힘들까요?

직장은 때려치우고 나올 수 있습니다.
공부하다가 잘 안되면 포기하고 다른 진로를 알아볼 수 있죠.
어떤 사람이 마음에 안들면, 그 공동체를 나오면 됩니다.

하지만, 육아는 탈출구가 없습니다.
그래도 내 아이이고, 이 아이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합니다.
포기 버튼이나 리셋버튼이 없기때문에 육아가 힘든 겁니다.

모든 아재들.
힘내십시요. 어쩌겠습니까.
49 힘들지만, 51 행복한 아이들 미소보면서 버텨야지요.


머지않은 시간에 3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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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8 16:46
수정 아이콘
곧 자식을 가지게 될 예비 아재로서.. 추천드립니다 크크
저도 철이 안들었는데 자식이라니.. 걱정이 많네요.
16/03/28 16:47
수정 아이콘
16개월 넘어가는 딸이랑 5월초에 나올 아들을 둔 입장에서 공감 100% + 모르는 부분도 많이 배워갑니다~
좋은글 감사드리려요~^^
16/03/28 16:50
수정 아이콘
격하게 공감합니다!
제 아이는 엄마보다 아빠랑 자는걸 좋아해서...
아들인데 엄마보다 제쪽으로와서 자꾸자네요
제 입장에서야 모 좋지만 아내 입장은 가끔 투정부리네요...
보통 애기들은 엄마랑 자려고 한다면서
ohmylove
16/03/28 16:51
수정 아이콘
4번째 항목은 사람마다 크게 다를 것 같네요.
파란무테
16/03/28 16:54
수정 아이콘
그럴수 있습니다.
약간 과장이죠^^ 근데 제가 저를 볼때, 아내를 볼때 엄마챙기는거 보면 또 다르더라구요
possible
16/03/28 16:53
수정 아이콘
"잘때가 가장 이쁘다?" 이게 진리아닙니꽈? 크크
36개월 말썽꾸러기 아들 아빠로서... 요새 가장 많이 느낍니다.
이녀석이 요새 헬로카봇에 완전 빠져있어서..
주말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은 하루종일 자동차에서 로봇, 로봇에서 자동차로의 무한 반복입니다.
파란무테
16/03/28 16:55
수정 아이콘
앜크크 맞습니다.
16/03/28 17:00
수정 아이콘
아아... 변신로보트들 부들부들
변신이야 뭐 이젠 안보고도 합니다.
사악군
16/03/28 20:14
수정 아이콘
터닝메카드 수집지옥...
블러드온더댄스플뤄
16/03/28 17:12
수정 아이콘
다 공감이지만 특히 5번 10번 완전 공감입니다.
와이프한테 항상 미안하지요..
전 그나마 양심적으로 언제 멈춰도 부담없는 롤 AI전만 합니다. (그래도 중급 에헴)
저글링아빠
16/03/28 17:38
수정 아이콘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라... 라는 말을 보통 제일 많이 해주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말이죠^^
연애랑 비슷하지 않나 싶은게... 잘하려는 마음만 가득하지 어께에 힘 빡 들어가 있으면 힘만 들지 잘 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되더라구요.
16/03/28 17:48
수정 아이콘
4번......첫째 아들만 있었을때 4번의 이야기를 듣고 픽식~ 웃었습니다.
지금 내 아들만이라도 격하게 귀엽고 이쁘고 소중한데...더 이상 뭘??? 이런 생각이라 그냥 흘려 듣게 되더라구요
둘째 딸을 낳고서....아~~ 이것이 딸이구나 !!!....정말 신세계에요
차원이 다른 느낌??

아들은 그냥 듬직할뿐....딸이 이뻐요.....4번 격하게 공감합니다
gogogo[NADA]
16/03/28 17:48
수정 아이콘
공감하고 추천합니다 6월이면 둘째아들이 태어나는데 무섭습니다 첫째가 딸인데도 불구하고.
공개무시금지
16/03/28 18:01
수정 아이콘
1,2번 보고 스크롤 내리고서 추천 찍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이제 19개월 아들래미 키우는 아재입장으로 대공감입니다.
16/03/28 18:02
수정 아이콘
장난감 비싸다고 너무 뭐라하지 마세요...
마트에서 정가로 살수만 있다면 그게 어디입니까.... 하아...
꽃송이
16/03/28 18:32
수정 아이콘
아들만 둘 키우고 있는데 5번 특히 공감합니다.
저도 울적한 기분으로 디아블로3 를 하고 있습니다.....
포카리
16/03/28 18:34
수정 아이콘
6살 된 딸을 가진 아재 입장에서 공감합니다.

특히 2번과 4번은 완전 공감..

돌 지나고 열감기가 걸려서 39~40도를 오가길래 혼비백산해서 응급실에 갔더니 의사 분께서 이 정도는 입원 근처도 안 간다면서..그냥 약 처방해서 왔습니다. -_-
16/03/28 19:18
수정 아이콘
3살 아들 + 2살 아들아들 + -1개월 딸 아빠입니다.

그냥 다 공감합니다...
6번 빼고요... 6번은 애들이 금방 부숴먹을거 같아서 사보지도 못했습니다...ㅠ

5번 같은 경우는 전 상황이 상황인지라 가운데 쌍둥이 녀석들은 아빠에게 애착이 붙어있답니다... 그나마 다행이지요...
파란무테
16/03/28 19:54
수정 아이콘
헐. 넷
존경을 표합니다
카미트리아
16/03/28 21:42
수정 아이콘
존경합니다....
16/03/28 19:27
수정 아이콘
5번 명심해야겠네요..흐흐
16/03/28 20:41
수정 아이콘
5번은 정말 참고할만하네요. 감사합니다 흐흐
저도 울적한 마음으로 하스스톤 하고 싶네요(?!)
16/03/28 20:46
수정 아이콘
첫째 아들 둘째 딸인데 잘때마다 십자가형에 극 공감요...크크.
그런데 우리집은 아들이 첨에는 애교가 없더니 여섯살 들어가니 애교 폭발입니다. 말도 너무 예쁘게 하고 행동도 애교가 넘쳐요. 오늘은 유치원 하원하는데 꽃게처럼 옆으로 걷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엄마 보면서 걸으려구~' 라네요. 앞을 보며 걸으면 엄마가 잘 안 보이니까 제 얼굴 보며 옆으로 걸은 거예요. 이러니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파란무테
16/03/28 21:05
수정 아이콘
진짜 행동이 귀엽네요^^
이 맛에..
16/03/28 21:56
수정 아이콘
외국 아기옷은 상표가 안에 있는것도 많이 보이더군요. 공감도 많이 되고 앞으로의 참고도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16/03/28 21:57
수정 아이콘
님들아 아들도 나쁘지 않아요. 아들하고 검도 시작한 지 2년 넘어가는데, 저는 나름대로 유경험자였지만 그간 뚱뚱해져서 그런지 이젠 매일 쳐 맞습니다. 흑흑
스푼 카스텔
16/03/28 22:30
수정 아이콘
애기 눕혀서 재우는 비법 같은건 없을까요? 8개월된 딸내미가 안겨서만 잠들려해서 너무 힘들어요 ㅠㅠ
아빠 엄마들 화이팅...
파란무테
16/03/28 23:55
수정 아이콘
해드릴수 있는 말은
그 또한 지나가리라

어느순간 혼자 자면서 아빠한테 잠결에 니킥을 날릴겁니다
16/03/28 22:31
수정 아이콘
수요일에 조리원에서 아내가 아들과 함께 집에 옵니다!
지금은 너무 예쁜데......
잘 키우겠습니다!
파란무테
16/03/28 23:56
수정 아이콘
와 추카합니다
그리고 심심한 위로도 같이.
우선 잠못자는거부터 잘 감당하세요흐흐
쌀이없어요
16/03/29 03:16
수정 아이콘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지요.
부럽습니다
세가지의색깔
16/03/29 06:32
수정 아이콘
10번 공감100퍼요
전 미국에서 애낳고 길렀는데 친정엄마가 한국내복보내주셨는데 상표가 앞에붙어있어서 깜짝놀랐었네요.
미국에서 초보엄빠라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열난다고 응급실 가봤는데 이상한애엄마 취급당한적도있구요 감기걸려서 의사만나고싶다고 예약전화거니 또 이상한애엄마 취급받은적도있고요 육아하면서 참 많은일을 겪네요!
한글여섯글자
16/03/29 08:26
수정 아이콘
7번 엄청나게 공감합니다. 저희딸보고 다들 저닮았다고 했을때 전정말 몰랐습니다. 첫돌 때쯤 인가 본가에가서 제앨범을 열어보니 거기에 제딸사진이있더군요. 너무 닮아서 저도 놀랬어요.
시작은달콤하게
16/03/29 09:21
수정 아이콘
응급실은 확실히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단순히 열만 나는거라면 적어주신대로 다음날 아침에 병원을 찾는게 좋습니다. 해열제도 우리가 생각하는거 처럼 애들은 열이 나도 어른이 온몸이 아픈 것 처럼 많이 고통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38.5 까지는 지켜보시다가 넘어서면 먹이는게 좋고요... 너무 높을때는 타이레놀계열로 한번 먹여서 안 내려가면 부루펜계열로 다시 먹이면 됩니다. (시간간격이 좀 좁아도 됩니다) 되도록이면 먹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게 가장 좋겠지만 부모가 속이타서 지켜볼 수가 없죠... 저도 첫 애때는 같이 울고 밤새며 지켜보고 그랬는데... 크크 진짜 7살 전까지 애들은 너무 자주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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