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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2/23 15:54:02
Name 토다기
Subject [일반] 한다리 건너서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니 가까운 사이에서도 한다리 건너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일입니다.

할머니가 아프십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주기로 아프시는 거 같습니다. 영양부족으로.... 워낙 안드셔서.
아무튼 원래는 저희집에서 지내셨지만 설 연휴 큰집가서 지내시다 팔까지 다치셔서
큰집에서 요양을 하고 계십니다.
얼마전에 큰집에 갔을 때 느낀 것은 할머니와 저 사이의 한다리였습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제가 간호를 했었는데
할머니께서 약간의 고집을 부리시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옆에서 할머니 좀 드셔야죠, 드셔야죠 해도
본인이 안 드시겠다고 계속 그러시면
전 그냥 있을 수 밖에요.

하지만 최근 큰집에서 본 광경(?)은 무자비한(?)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단호하십니다.
제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버버 떨었던것과는 다르게
할머니의 응석(?)들을 거침없이 제끼십니다.

저와 할머니는 한다리 건너는 관계이지만
큰아버지와 할머니는 바로 연결되는 직접적인 관계이기 때문이 아닐런지.


조카들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마냥 예쁘고 뭐 사주고 싶고 한 조카들이기에
약간의 떼를 써도 전
'어 어떡하지' 이지만
조카들의 부모인 형과 누나들은 그런거 없죠.
바로 응징을

아는 사이에서도
A와 B가 친구고 B와 C가 친구입니다.
그럼 A와 B, B와 C 서로는 거침이 없지만
이 셋이 모였을 때 A와 C는 보이지 않은 무언가가 존재하죠.
물론 이 보이지 않은 무언가는 A와 C의 공통점인 B를 까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100%는 아니더라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다리 건넜을 때
무언가가 있구나를
느낀

그냥저냥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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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11년차
16/02/23 15:56
수정 아이콘
통상적으로 할머니와 손자관계를 한다리 건넌 관계라고 표현하진 않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 아들이 대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죠. 관계의 차이라기보다 함께지낸 시간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니까요.
토다기
16/02/23 16:02
수정 아이콘
시간이 더 지나더라도 저는 큰아버지처럼 할머니를 대하지 못할 거 같아요. 근데 어머니께는 가끔 소파에서 주무실 때 방에 들어가 주무시라고 할 때 큰아버지처럼 단호하게 하거든요. 그런걸 보면서 무언가 있구나 생각했고, 그것을 '한다리'로 표현했습니다.
Rorschach
16/02/23 16:06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께서 그러셨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들을 오냐오냐 키울 수 있는건 "내 자식이 아니기 때문" 이라고요 크크

원래 친구사이에서도 진짜 친한 친구라면 친구가 뭔가 잘못하거나 안좋은 모습을 보일 때 대놓고 말해줄 수 있는데 거리가 좀 있을 경우 잘못을 지적한다거나 쓴소리 하는게 쉽지않죠.
토다기
16/02/23 16:14
수정 아이콘
굳이 내가 회초리를 안들어도 내 자식들이 드니까인가요 크크크...

렌지맨이라는 만화에서 인기아이돌인 여주인공이 학교에서 시험망친 친구를 놀리고 싶어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친구의 잘못 외에도 이런 식으로 정말 가깝고 친한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가 나뉘게(?) 되죠.
Rorschach
16/02/23 16:24
수정 아이콘
사실 위의 이야기랑 아래 이야기는 개념이 다르긴 합니다.

아래 이야기는 '못' 하는거고 위에 할아버지 이야기는 말씀하신 것 처럼 할 필요가 없는거죠
농담처럼 하신 말씀이었지만 '애가 어디가서 버릇없게 굴어도 욕먹는건 본인이 아니라 본인 자식이지' 라고 하셨었어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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