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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07 12:47:58
Name 종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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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딸바보 수기.




2011년 3월 21일, 딸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딸바보, 딸바보 하지만 처음에는 얼떨떨했습니다.


마치 첫사랑처럼, 정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데 도대체 어떻게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수면부족이나 여가 활용 불가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니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죄책감이었는데, 정말 사랑하는 아이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것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놀다가 아이의 타액이 제 입으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에 퉤퉤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던 가까운 지인이 그러더군요.



“어차피 네 유전자인데 뭐가 더럽냐?”




그 순간 머릿 속에 뭔가 불이 번쩍 들어온 기분이었습니다.
맞아요, 딸은 제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그렇게 제 일부가 떨어져 나가 생겨난 겁니다.
개념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을 체감하니 그때부터 딸이 전혀 다르게 보이더군요.
매일같이 딸의 웃음을 보기 위해 물불은 안 가리는 아빠가 되기 시작했습니다-_-


어느 날, 퇴근해서 아이와 놀고 있는데 딸이 갑자기 뽀뽀-_-를 시전했습니다.
종일 쌓인 피로가 한방에 날아가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렇게 좋으냐구요? 그렇게 좋은 것 이상으로 좋습니다. 표현력의 한계를 느끼네요.


이후로 딸이 아플 때나 다쳤을 때,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때나
이제 딸이 무척 커버린-55개월 현재 111cm, 18kg이네요-지금 내가 힘들더라도 딸을 안아주고 목말을 태워줄 때마다 느낍니다.



아, 내가 요 조그만 계집애를 정말 사랑하는 구나...



어느덧 우리나이로 다섯 살에 접어든 딸이 하루하루 커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조금만 천천히 컸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자라다 보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텐데 말이죠(울컥).



그래서 오늘도 딸과 약속을 합니다.




“아빠랑 결혼할 거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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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07 12:48
수정 아이콘
안해용~
종이사진
15/06/07 12:54
수정 아이콘
ㅠ,.ㅜ
피지알누리꾼
15/06/07 12:51
수정 아이콘
장인 어른, 제게 딸을 주십시오.

라고 누군가 가까운 미래에 말할 겁니다...
종이사진
15/06/07 12:53
수정 아이콘
아, 첫줄만 읽고 모니터에 주먹이 나갈 뻔 했습니다...;
15/06/07 14:18
수정 아이콘
일겅 ㅠㅠ 어디 산적같이 생겨먹은 늑대한마리가 집으로 찾와서...
산적왕루피
15/06/07 21:43
수정 아이콘
불쑥...! 다음님을 저에게 주십쇼!
15/06/07 12:51
수정 아이콘
현실은...
엄한놈 데려와서는 얘랑 결혼할거야!
ㅡㅜ
종이사진
15/06/07 12:53
수정 아이콘
요즘도 남자친구가 한둘이 아닙니...ㅠ,.ㅜ
15/06/07 12:55
수정 아이콘
니놈들을 찾을것이다.
그리고 죽여버릴것이다.
이참에 리암니슨옹이 되어보시는게?
종이사진
15/06/07 12:56
수정 아이콘
라스 알굴이 되버리지나 않을지;;;
SSoLaRiON
15/06/07 12:52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에선 딸과의 결혼이 법적으로 무리입니다!
종이사진
15/06/07 12:53
수정 아이콘
한국을 떠나야 하는 이유가 되나요...ㅠ,.ㅜ
세계구조
15/06/07 12:55
수정 아이콘
5959 끼여엉
CoNd.XellOs
15/06/07 13:01
수정 아이콘
딸은 아빠를 닮는다던데 따님이 굉장히 이쁩니다?? 크크
종이사진
15/06/07 13:03
수정 아이콘
눈썹하고 코를 닮았...
나 중에 코는 어떻게 의학의 힘을 빌려야 겠어요 ㅠ,.ㅜ
*alchemist*
15/06/07 13:05
수정 아이콘
크크크 아구 이쁘다
그나저나 장인 어른 이야기에 이리 민감하신거 보면 딸바보 맞으시네요 크크크크
종이사진
15/06/07 13:35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입니다 크크
Cliffhanger
15/06/07 13:06
수정 아이콘
크크... 전 아직 싱글이지만 딸이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 남자친구 소개해주면서 결혼한다고 하면.. 저도 모르게 절레절레합니다. 따님이 정말 예쁜데 마음고생 심하겠습니다?
종이사진
15/06/07 13:34
수정 아이콘
남자친구가 많아서 큰일입니다?
soleil79
15/06/07 13:13
수정 아이콘
진지 댓글 달자면 2010년 아니신지?
2011. 7. 월생이 이제 45개월인데.


물론 저도 딸바보 입니다.

아직 볼뽀뽀는 해도 입은 한번도 못대본 수줍은 아빠입니다.


110에 22라서 힘듭니다. 헥헥.
종이사진
15/06/07 13:33
수정 아이콘
맞네요, 제가 착각했나봅니다 ㅠ,.ㅜ

따님이 무척 크시네요*_*
Jon Snow
15/06/07 13:14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도 없지만) 사위놈 때문에 딸 낳기가 싫어요!
종이사진
15/06/07 13:35
수정 아이콘
뭔가 맘아프네요 ㅠ,.ㅜ
부평의K
15/06/07 13:16
수정 아이콘
이러다 조금 나이 먹고 남자친구 >> 아빠 되는 순간이 오시면...
종이사진
15/06/07 13:36
수정 아이콘
안됩니다아아아아아
15/06/07 13:20
수정 아이콘
따님 너무 이쁘네요. 사돈 하실래예. 흐흐.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mobile_gallery&no=29648
종이사진
15/06/07 13:34
수정 아이콘
아드님이 너무 미남이신데요..크크
15/06/07 13:36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따님 정말 이뻐요.
Awesome Moment
15/06/07 13:31
수정 아이콘
바보될만하네요. 착한바보 인정합니다.
종이사진
15/06/07 13:36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스테비아
15/06/07 13:45
수정 아이콘
얘가 아빠잖아! 시전했던 그 아가 맞나요?
급 결혼하고 싶어지네요 흐흐 하지만 딸이 날 닮으면....ㅡㅜ
종이사진
15/06/07 13:55
수정 아이콘
그 아이 맞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정말 걱정많이 했는데...
그나마...커봐야 알겠죠 ㅠ,.ㅜ
삼성그룹
15/06/07 14:22
수정 아이콘
장인 어른, 제게 딸을 주십시오. (?)
튼튼한 93년생입니다?!
종이사진
15/06/07 15:00
수정 아이콘
18살 차이...면 저랑 나이차가 더 적....(?)
15/06/07 15:21
수정 아이콘
으흐흐.. 마지막 그 마음
따님이 20살, 30살 되어도
꼭 변치 않으시길 바래요!
(언제 시집가냐고 구박받는 딸)
종이사진
15/06/07 15:40
수정 아이콘
음...아...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모든 건 아내가...덜덜덜
15/06/07 15:42
수정 아이콘
아이 키가 큰 편이네요..!! 다섯살 111
종이사진
15/06/07 15:45
수정 아이콘
위에 저희 애보다 4개월정도 늦게 태어났는데 키는 비슷하고 체중은 더나가는 딸을 가진 분도 계셔요 크크
히로카나카지마
15/06/07 16:10
수정 아이콘
Fail
종이사진
15/06/07 16:15
수정 아이콘
ㅠ,.ㅜ
귀가작은아이
15/06/07 16:37
수정 아이콘
똥머리 느므 귀엽네요~
5구5구 이모랑 살자~ ^.^
종이사진
15/06/07 17:03
수정 아이콘
삼촌/이모가 무척 많네요..흐흐
8월의고양이
15/06/07 21:27
수정 아이콘
저는 결혼해도 아가는 낳지말자고 다짐중인데 pgr의 임신공격에 속수무책입니다ㅠ 따님이 너무 이쁘네요ㅠ
종이사진
15/06/08 06:50
수정 아이콘
PGR이면 박규리입니...쿨럭;;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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