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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26 16:49:27
Name 凡人
Subject [일반] 일본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오타쿠들만의 리그가 되었는가
1. 스폰서 방식의 변화가 애니메이션 시장을 키웠다

일본 애니메이션 1편을 제작하는데는 1200만엔에서 1500만엔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갑니다. [1] 그러나 방송국에서 애니메이션 제작비로 편성되는 금액은 600만엔에서 900만엔 정도로 제작비용의 50% ~ 70% 정도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2] 방송국에서 지급하는 금액만 가지고는 애초부터 제작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스폰서라 불리우는 추가 자금원이 필요해집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 TV 애니메이션 스폰서는 주로 완구업체, 원작이 있는 경우 출판사, 그외에는 음반이나 VTR 유통업체 정도였습니다. 로봇 애니메이션 등에는 의례히 완구업체가 스폰서로 붙기 마련이고, 스폰서의 수가 적은 만큼 영향력도 지대하였기 때문에 토미노 요시유키 [3] 같은 유명 감독도 인터뷰에서
  "사실 건담을 만든 것도 제작사의 의뢰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스폰서가 거대한 로봇을 만들라고 요구해 왔었다. 내가 창작하고 싶은 것을 자본의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4]


이러한 스폰서 시스템은 1992년에 무책임함장 타일러 TV 시리즈를 만들며 처음으로 제작위원회가 도입되고, 1995년에는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대 히트 하면서 전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5] 복수의 출자사들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손실 혹은 이익이 생기면 투자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이러한 방식은 주로 투자비 규모가 큰 영화 제작에 쓰여왔는데, 이것이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제작되는 TV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채용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제작위원회 방식의 모범사례라고 볼 수 있는 에반게리온 제작위원회의 경우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GAINAX, 방송국인 TV 東京, 광고대리점인 NAS, 음반회사인 킹 레코드, 만화 출판사인 角川書店, 라이트 노벨 출판사인 電擊, 유명 게임회사인 SEGA, 굴지의 프라모델 회사이자 캐릭터 상품 회사인 반다이가 모여 구성되었습니다. [6] 이들의 면면만 놓고 보아도 어떠한 이익을 보고자 제작위원회를 구성했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죠.


이렇게 1990년대 후반부터 제작위원회 방식이 활성화 되며 심야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스폰서 각각이 부담하는 제작 비용이 줄어 여러 작품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 졌을뿐만 아니라 부차적으로 망했을 때의 리스크도 감소했고, 원작 출판사나 음반 및 VTR/LD 유통업체 및 게임제작사가 제작위원회에 참가하면서 시청률이 높지 않아도 작품이 화제만 된다면 One-Source-Multi-Use 방식으로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게 되어 마이너한 원작이라도 팬층이 형성되어 있다면 투자할만한 가치가 생겨난 것입니다.


애니메이션과 관련하여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TV 東京이 1996년에 시험적으로 엘프를 사냥하는 자들을 심야 방송으로 내보냈고, 1997년부터는 아예 심야 애니메이션을 정규 편성하기 시작했습니다. [7] 이후 이를 벤치마킹하던 TBS와 日TV도 심야 애니메이션 편성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1996년 85편, 1997년 86편이었던 애니메이션 제작 편수가 1998년에는 132편으로 52%나 증가하게 됩니다. [8] 이후 애니메이션 제작 편수는 꾸준히 증가하여 2006년에는 무려 279편 까지 늘어납니다. 10년만에 3배가 넘게 성장한 것이죠.


2. 급부상하는 라이트노벨과 모에문화의 탄생


심야 애니메이션의 성장과 함께 애니메이션의 원작으로 삼을 만화, 소설, 게임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이전까지는 슈에이샤, 고단샤, 쇼각간, 하쿠센샤 등의 메이저 출판사에서 단행본 판매가 검증된 작품 위주로 제작되었으나 점차 애니메이션화 되는 작품의 판매 부수 기준도 내려갔고 라이트 노벨이나 게임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비중도 상승하였습니다.


이에따라 라이트 노벨 시장이 동반 성장 하였는데 1990년대 초반까지 라이트 노벨 브랜드는 가토카와의 스니커즈 문고, 후지미의 판타지아 문고, 아스키 미디어 웍스의 전격문고 정도였으나 1998년 패미통 문고, 2002년에 MF 문고가 창단된 것을 필두로 2000년대 중반부터는 쇼각간, 고단샤 같은 출판 업계 수위의 출판사도 뛰어들었고 다케쇼보, 소프트뱅크 크리에이티브, 하비저팬, 이치진샤등이 합류하였습니다. 완연히 레드오션이 되었지요. [9]


주로 1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남성을 메인 타겟으로 하다보니 주인공은 대부분 고교생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고, 판타지가 아닌 이상 배경도 대부분 학교로 고정됩니다. 거기에 라이트 노벨 작가가 다른 작가에게 영향을 주고 받고 하다보니 필연적으로 어디서 본 것 같은 이야기가 재탕되기 딱 좋은 환경이 형성되고, 이후로 언급할 모에문화의 영향을 받아 다수의 작품이 오타쿠를 위한 소비재가 되어 버립니다.


1975년 소니에서 베타맥스, 1976년에 JVC에서 VHS 플레이어가 출시된 후 나타난 오타쿠 1세대[10]들이 1984년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11]를 시작으로 하여 1995년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르기까지 청년층에 어필하는 작품들을 다수 제작하며 2세대 오타쿠들을 이끌어 냅니다. [12]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이런 오타쿠 타겟의 작품을 보고 자란 2세대 오타쿠들이 제작현장에 합류하여 자신들 취향의 작품들을 재생산하기 시작했고 때마침 PC 통신, 인터넷등의 발달과 함께 오타쿠간의 정보 교류가 활발해져 모에 문화로 대변되는 2000년대 이후의 애니메이션 문화가 형성되기에 이르릅니다.


모에라는 말이 처음 쓰이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현재의 애니메이션 풍의 그림이나 캐릭터를 의미하는 것과는 달리 '원작의 이야기와는 무관계로, 그 단편인 일러스트와 설정만이 단독으로 소비되어, 그 단편에 대해 소비자가 자기 마음대로 감정이입을 높여간다, 라는 특수한 타입의 소비행동' 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13] 조금 쉽게 풀어쓰면 '원작과는 상관없이 캐릭터의 특정 속성 - 이를테면 흑발이라던가, 안경착용 이라던가, 여동생 이라던가, 가슴이 풍만하다던가 - 에 호감도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이러한 특정 속성에 대한 기호인 모에는 캐릭터의 외형뿐만이 아니라 성격적인 면에 대해서도 일어나게 됩니다. 이를테면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아야나미 레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의 영향을 받아 나온 기동전함 나데시코의 호시노 루리를 비롯하여 이후 등장한 쿨하고 내향적인 캐릭터의 대표격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 등장하는 나가토 유키라던가 명탐정 코난의 하이바라 아이,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아케미 호무라 같은 캐릭터들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다는 식입니다.


1980년대의 인기 러브 코미디는 메종일각 (1980), 미유키 (1980), 변덕장이 오렌지로드 (1984), 아앗! 여신님 (1988)에 이르기까지 소수 인물의 삼각관계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이보다 인기가 좀 덜한 작품들도 구도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992년부터 5년간 수성부터 명왕성까지 9명의 각각 성격이 다른 캐릭터를 넣어 (모범생, 연예인, 덜렁이 공주님, 무녀, 괴력소녀, 레즈비언 1, 병약소녀, 레즈비언 2, OL) 만든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후 세상은 조금 달라졌는데, 1998년에 나와 한동안 고단샤의 소년 챔피언을 먹여살린다는 소리까지 들었던 만화인 러브히나에서 주인공과 연애구도를 형성한 메인 여자캐릭터는 일곱명이나 되며 각기 다른 모에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성격이 다른 캐릭터를 늘어놓고 이중에 한 캐릭터의 모에 코드만 독자에게 먹혀도 성공한다는 방식으로 나온 백화점식의 작품이 대성공을 거둔 사례가 연이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인기있는 캐릭터의 코드(스테레오타입)가 형성되며 1990년대 이후의 라이트 노벨 작가 지망생들이 이렇게 완성된 캐릭터를 가지고 스토리를 쓰는 경우가 늘었고, 이미 검증된 캐릭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쓰기 때문에 이야기의 구성이 쉬워지며 개중에는 괜찮은 퀄리티의 작품이 나와 다시 다른 작가에게 영향을 주고 하는 식으로 순환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트 노벨보다는 좀 더 메이저한 장르인 만화의 경우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2000년대 중반에 히트한 스쿨럼블이나 현재도 쇼각간 소년 선데이의 간판 만화인 하야테처럼의 경우에도 이러한 '미리 완성된 캐릭터 여럿' 을 가지고 와서 인기를 끄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스토리가 구성된 심야 애니메이션이 대량생산되면서 2006년에 역대 최고인 1년간 제작편수 279편을 찍을 때까지 성장하던 애니메이션 업계는 이후 2007년 250편, 2008년 231편으로 제작 편수가 쇄락하기 시작합니다. 치정관계에 있는 등장인물들끼리 살인과 사체절단을 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낸 스쿨데이즈(2007,  케이블방송이나 일부지역에서 공중파 방송됨)이나, 이란성쌍둥이 남매가 근친상간을 하는 장면을 여과없이 연출하여 유명해진 요스가노 소라(2011, 케이블방송)를 보면 쇠퇴하는 레드오션에서 이목을 끌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다가 어떠한 수준까지 나올 수 있는지 보여준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모에 세태에 대해서 오시이 마모루 감독[14]은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의 강연에서 "내가 보는 한 현재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은 '오타쿠의 소비재'에 불과하다.", "카피(copy)의 카피의 카피로 표현의 '몸통'은 없다", "지금의 애니 제작자들은 오타쿠라 불리는 팬층에 팔릴 만한 속칭 '모에' 등의 요소를 다용하며, 과거에 성공한 작품이나 재탕해 창조성 및 작품력이 결여됐다는 말이다." 라고 대놓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15]


3. 후기 : 그리고 지금 애니메이션 업계 동향은


밤 11시 이전에 공중파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모에와는 무관하며, 특별히 오타쿠의 기호를 의식하고 만들지 않습니다. 이례적으로 프리큐어 시리즈가 오타쿠들에게도 인기가 있으나 주 시청자 타겟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여성이고, 부가적으로 남성들도 같이 보는 세일러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입니다.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건담 등 길가는 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봐도 알만한 애니메이션들이 방영되는 시간대입니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의 심야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오타쿠를 의식한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으나 후지 TV의 노이타미나처럼 아예 주 시청자층을 20대 여성 Non 오타쿠로 잡고 새벽 0:45부터 ~ 1:45까지 녹화를 하지 않아도 의지만 있으면 볼 수 있는 별도 기획을 하는 방송국도 생겨났으며, 마이니치 방송도 퀄리티가 높은 심야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아니메샤워[16]를 운영중입니다.


2012년 연말 기준으로 1년간 222편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중 과반은 오타쿠 타겟이나 성인대상인 작품이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도 저연령층 대상의 애니메이션이 주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오타쿠가 아닌 사람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연간 2~30편씩 제작되는 곳이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이기에 몇 편만을 보고 관심을 끊기 보다는 주변의 추천을 받아 접근해보다 보면 은근히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애니메이션을 여러편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아래 주석은 글이 최초 작성된 http://milya.egloos.com/4824338 에서 원문링크를 보실 수 있습니다.

[1] 매드하우스 제작데스크의 김현태씨를 만나다 (원문링크)
[2] 2012, 오태헌, 일본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정책의 배경과 특징
[3] 기동전사 건담, 전설거신 이데온의 감독
[4] 2010년 오마이뉴스 인터뷰, 건담 출생의 비밀, 어디까지 알고 있니? (원문링크)
[5] 일본어 위키백과 製作委員方式 참고 (원문링크)
[6] 2012, 성미나, 문화콘텐츠산업시스템 사례 연구 :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를 중심으로
[7] 일본어 위키백과 深夜アニメ 항목 참고 (원문링크)
[8] 日本のアニメ業界 市場の動向 2013年版, 日本動画協会 (원문링크)
[9] 일본어 위키백과 ライトノベル 항목 참고 (원문링크)
[10] GAINAX 멤버였던 오가타 토시오가 저서 '오타쿠' 에서 언급한 대로 애니메이션 오타쿠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반복시청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오타쿠 문화의 형성과 가정용 비디오 녹화기의 출현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죠.
[11] 1982년작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TV판)의 감독은 1938년생인 이시구로 노보루이며 1984년작인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에서 1960년생인 쇼지 카와모리가 공동으로 감독을 맡게 됩니다. 경력 위주로 돌아가는 업계 특성상 25살 먹은 풋내기가 감독을 맡은건 대단한 센세이션이었죠.
[12]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 크레딧을 보면 안노 히데야키, 유키 노부테루, 모리모토 코지, 마에다 마히로등의 걸출한 애니메이터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13] 아즈마 히로키,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14] 공각기동대 극장판, 패트레이버 시리즈의 감독
[15] 今のアニメはコピ-のコピ-のコピ-」「表現といえない」 押井守監督發言にネットで納得と逆ギレ (원문링크)
[16] 진격의 거인, 마크로스 F 등이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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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3/08/26 16:51
수정 아이콘
몇년 된 얘기지만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지요.
개인적으로 데자키 오사무가 AIR 같은 작품을 하는걸 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레지엔
13/08/26 16:52
수정 아이콘
90년대 후반이 좀 편했던게 성인 취향으로 넘어가면서 보기가 좋다가, 모에 코드의 활성화가 너무 심해지면서 손을 떼게 되더군요. 라노베도 좀 의무감에서 보는데 이젠 손 떼야겠구나 싶고....
Practice
13/08/26 16:55
수정 아이콘
80년대 연재를 시작한 란마 1/2 같은 경우는 소수 인물의 삼각 구도가 아니라 여러 인물들을 단편적으로 출연시키면서 각각의 모에 속성을 선보이는 식으로 이야기를 꾸려 나갔죠.

역시 시대의 선구자, 다카하시 루미코 선생....
Cool Gray
13/08/26 17:17
수정 아이콘
상당히 씁쓸한 현실이죠. 그래도 트렌드가 언젠가는 적당하게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13/08/26 17:21
수정 아이콘
신작 정보가 나올 때마다 관성적으로 찾아보고 있기는 합니다만, 요 몇년간은 제 취향과 일본 애니의 흐름이 좀 멀어진다는 느낌을 자주 받고 있네요.
마스터충달
13/08/26 17:21
수정 아이콘
90년대 중후반 2000년대 초반이 딱 좋았던 것 같아요.
포포탄
13/08/26 17:26
수정 아이콘
스쿨데이즈 이전에 이미 쓰르라미 울 적에와 같은 작품에서 폭력성이 논란이 된 작품들이 있었고, 스쿨데이즈와 쓰르라미 울 적에와 같은 작품들이 범죄자들의 변명거리로 소비되기까지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서 이른 바 재패니메이션의 정점을 보았다고 하면 과언일까요?
으레 이런 사건들(예로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GTA를 보고 따라했다고 진술하는 일이라던지, 영화를 보고 따라했다고 한다던지..)이 일어나면 언급된 그 문화는 순간 빠른 속도로 소비가 되곤 하는데, 일본의 경우 운이 나쁜건지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건들이 만화를 중심으로 자주 일어난 것 같습니다.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일명 오타쿠사건)으로 시작되서 도끼살인사건까지...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서 순간 경직되었다가 다시 빠르게 소비되는 패턴을, 그리고 그에 맞는 시스템을 계속해서 발전해 온 것이 지금의 재패니메이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제 아이디는 모에성이 다분한 케릭터들이 등장하는 에로게/애니의 제목입니다?
뒷짐진강아지
13/08/26 19:31
수정 아이콘
레들민 군요... OP곡인 모모이 하루코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튀는지라...
애니는 2~3화까지 보고 접었죠...
이거 게... 게임은... 아... 아청...
13/08/26 17:32
수정 아이콘
일본경제하고도 많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당장에 니케이가 전성기에 비해 거의 1/4토막이...덜덜
뭐,그렇다보니 예전엔 자본을 마구 투입해서 양질의 다양한 소재의 애니가 생산되었다면 지금은 수요층(주로 오타쿠)들을 타겟으로 굉장히 세분화되어있죠.
사회적으론...당장 경제가 20년동안 그렇다보니 오타쿠 취향의 캐릭이 범람하는,최근엔 라이트노벨(이거야말로 저예산)로 어느정도 검증된 캐릭이 나오는
애니만 순환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크죠.
당장에..예전 애니에선 여자는 남자가 지켜주어야 할 대상이었다면(씨티헌터,북두의 권 등등)지금 남캐릭이 그런 대사나 행동을 하면 대번에 중2병소리를
듣고있는 현실이죠.크크
뭐,수요층들이 그렇다보니까..악순환이라면 악순환이 이루어지는 느낌입니다.;;
(다만..저 수요층의 자금동원력이 무시무시하고,게다가 최근엔 부녀자들의 자금력,집중력이 주목받고있는 현실이죠)
화잇밀크러버
13/08/26 17:46
수정 아이콘
이런 저런 이유가 많겠지만 이 것도 세월의 흐름 중 일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요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넘어간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고스트
13/08/26 17:50
수정 아이콘
2000년대 후반에도 볼만한건 꽤나 나왔죠.
2007년의 그렌라간,2011년 마도카,2012년 페제로, 2013년 진격의 거인,취성의 가르간티아 등 양작들이 1년에 한번정도는 나오는 걸 봐서는 그렇게 망했다.라고 판단하기는 이르지요. 오히려 문제점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부재와 지나친 라이트노벨 원작 붐에 이은 참신한 연출들의 부재가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요즘 나오는 라이트노벨 원작 애니메이션은 정말 참신하다 싶은 연출이 없지요.
드라고나
13/08/26 18:00
수정 아이콘
러브코미디에서 하렘으로 물길을 바꾼 작품은 세일러문보다는 천지무용으로 봐야할 겁니다.
Darwin4078
13/08/26 18:05
수정 아이콘
악순환이라면 악순환인데 라노베, 모에가 돈이 되고 덕후들이 지갑을 여니까 어쩔 수 없죠.
이러다 또 비밥같은 성인취향 애니메이션이 인기 끄는 사이클이 오겠죠.

어쨌건 오덕들 위엄 쩐다능..
덕분에 마크로스 플러스 이후로는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을 본게 그렌라간, 마마마 정도?
하루히나 케이온 유행탈때 몇번이나 봐보려고 했는데 이건 취향이 아니다 싶더라구요.
그르지마요
13/08/26 18:41
수정 아이콘
자신의 취향에 돈을 쓰는 사람들, 아니 돈을 그렇게 쓸 만큼 취향문제에 '절박한' 사람들이 산업의 권력을 갖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런 귀결이겠죠. 전 부정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하진 않네요. 모에요소로 도배되어 소모품으로 쓰이는 작품조차도 시대의 맥락에서 보면 다들 의미가 있구요. 오타쿠수요가 표상하는 현대 일본의 섹슈얼리티 문제라고 할까요. 매우 흥미롭죠. 이 문제는 애니메이션산업뿐만 아니라, 에로게와 라노베를 포함해 서브컬처 전반 나아가 일본사회에 대해 논할거리겠죠.
잭스 온 더 비치
13/08/26 19:09
수정 아이콘
한국 가요가 아이돌 바닥이 된거랑 비슷한거 같습니다. 누가 돈을 쓰느냐...
곡물처리용군락
13/08/26 19:12
수정 아이콘
포켓몬 리즈시절의 태풍이 역대급이였던게 아닐지요
뒷짐진강아지
13/08/26 19:27
수정 아이콘
제가 애니 처음 볼때만 하더라도 메인 주류는 한작품에는 보통 한가지 속성을 지닌 한명의 메인 히로인(나머지는 서브)이 나오는게 패턴이었는데
최근에는 여러가지 캐릭터를 집어넣고 그중에 하나만 걸려라는 식이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할렘의 형태가 됨 / 히로인과 서브의 차이가 별로 없음)

뭐 개인적으로는 아이마스가 끝남과 동시에 지금은 애니를 접은지라...(저는 게임 아이마스1 부터 시작)
13롯데우승
13/08/26 19:43
수정 아이콘
본문의 지적은 매우 타당한 지적입니다만..
커뮤니티 활동 하다 보면 '옛날에는 카우보이 비밥, 은영전 같은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요새 애니는 다 어쩌구 저쩌구..'
이런 식으로 올드비 부심(?)을 부리시는 분들이 종종 보이던데 눈쌀이 찌푸려 지더군요.
본문에 언급되어 있듯이 1년에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이 몇 편인데 십수년간 제작된 애니메이션 중에서 명작 몇 개를 추리면 당연히 명작 중의 명작만 나오는게 당연한 일이고
현재 방영중이거나 최근 방영했던 작품들 중에서도 볼만한 작품들이 충분히 있는데 저런 식으로 툭툭 던지고 가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그리고 그 예시로 드는 작품에는 높은 확률로, 아니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게 비밥이 포함되어 있더군요. 보통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유명해서 그런지..)

저런 분들은 뭐랄까, 실제로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그닥 많은 것도 아니면서 그냥 척을 하고 싶은게 아닐까 싶더군요.
실제로 맘먹고 물어보면 금방 바닥 보이고 내빼는 경우도 많이 봤고..

본문 말미에 적힌 대로 조금만 찾아보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최근 방영된 작품들 중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ractice
13/08/26 19:48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저한테 물어보면 취향에 맞을지 어떨지는 몰라도 객관적으로 훌륭한 라노베, 애니 얼마든지 소개해줄 수 있는데(?)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고 올비 부심만 부리려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13롯데우승
13/08/26 19:52
수정 아이콘
실제로 그런 사람이 정말 올드비인지 작정하고 달려들어 확인해 보면 꺽해야 비밥이랑 지브리 애니 몇 편 보고 그러는 경우가 많더군요.
올드비도 아니고 그냥 허언증에 가까운..
13롯데우승
13/08/26 19:51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일본 현지의 오타쿠들도 우리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것 같아서 링크해 봅니다.

http://gomdol1012.egloos.com/5199204

개인적으로는

9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13/06/16(日) 13:13:09.05 ID:syNeV/KT0
옛날 애니 다시보면 뱅크 재탕, 버리는 회, 작화 붕괴, 적당한 전개가 많아서 자칭 애니 평론가라고 하는 분들이 감상하기 어려울 거여.

이 부분이 인상깊네요.
13/08/26 20:28
수정 아이콘
도에이는 이런점에서도 시대를 앞서갔죠 크크크
Colossus
13/08/27 01:55
수정 아이콘
돌직구네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8/26 20:00
수정 아이콘
뭐 따지고보면 현재 한국 애니는 어린이들만의 리그죠. 문제가 있다라기 보다는 각 나라의 시장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장 많은 수요가 있는 작품이 가장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죠. 개인적으로는 기술이나 연출면에서 여러가지 시도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북미나 유럽산 애니들이 더더욱 기대가 되더군요. 이쪽은 자본이 빵빵해서...
엔하위키
13/08/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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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카이지나 20세기 소년 스타일 만화가 참 좋은데 요즘은 눈깔괴물들에 노출서비스 만화가 너무 많아서 안봅니다. 최근까지 본게 그나마 바쿠만이네요... 그 후부터는 그닥...
어느멋진날
13/08/2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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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한 추억보정 받는 옛날 애니 다시보면 의외로 선정성도 상당하고 내용도 이랬었나 싶은것들이 많긴 합니다.
안산드레아스
13/08/2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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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하루히가 오덕물에서는 준수했고
마마마도 참 재미나고.. 그 그림체가 눈깔괴물 턱 뾰족이가 아니라 넙적한 얼굴의 미소녀들이라 진짜 좋았습니다.
저도 애니 보다가 미츠도모에와 마마마 종영하고선 아예 관심을 끊었습니다만, 그래도 간간히 잘안팔리더라도 휴머니즘이나 작가주의를 내세운 애니도 나오기는 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암튼 오덕물이든 하렘물이든 딱 하루히 정도로만 만든다면 얼마든지 봐줄 텐데!
13/08/2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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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들만의 리그라기 보다, 그들의 지갑에 비해 덜 대접받는다(또는 덜 대접받을 수 밖에 없다)가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내 영상장르 판매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30%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C84는 최고입장기록을 갱신했죠(그 더위에!!!).

어쩌면 한국에서의 게임의 위치와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여타 문화시장에 비해 전혀 꿇리지 않는 규모를 갖고 있지만
사회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그 구성원들 또한 사회적지위를 높이는데 소홀해 결과적으로 더 폭을 넓히지 못하는것.

저도 코드기어스때만 해도 이대로 몰락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때부터 TV아니메는 그럭저럭 잘 유지, 발전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도 어느정도의 길을 찾은거 같고, 크리에이티브도 비록 소수집단이긴 하지만 분명 존재하며, 상업적으로도 지탱해나가고 있고요.
13/08/2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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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죠. 앞으로 십년후엔 지금을 그리워하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카드캡쳐 사쿠라만한 마법소녀물은 앞으로 나오지 않을거라 확신합니다??
브릿츠
13/08/2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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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형 모에 할렘물이 많긴 하지만 딱히 문제라고 보진 않아요. 사회적인 흐름에 맞물리다 보니 그렇게 된거고, 유행은 다시 바뀔거라 봅니다. 최근 사이코패스 보고 있는데 이거 좋더라구요. 전 오히려 예전보다 요즘이 더 나은 것같기도 해요. 따지고 보면 에바같은 시대를 선도하는 작품이 안나와서 그렇지 개별작품으로 들어가면 퀄리티도 상당히 높구요.

물론 모에물도 좋습니다. 근데 순정만화는 왜 애니화가 잘 안되는지. 괜찮은거 많은데.
루크레티아
13/08/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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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딱 '요즘엔 아이돌 음악이 판을 쳐서 음악성 있는 가수들이 죽어간다' 라는 말이랑 똑같다고 봅니다.
아이돌도 결국엔 시대의 흐름이듯이, 라노베나 모에코드도 시대의 흐름인거죠. 라노베를 애니화 하는 이유도 결국엔 라노베 작가들이 쓴 스토리가 좋기 때문이니까요.
Colossus
13/08/2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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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스쿨데이즈와 요스가노소라를 예시로 든건 실수라고 밖에 볼 수 없네요. 둘 다 자극적인 소재를 차용한 애니인건 맞지만 주제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수준급 연출 덕분에 수작으로 평가받는 애니인데요.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 타 분야에서 저정도로 자극적인 소재를 쓰지 않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더 심한 경우도 있죠)...자극적인 뽕빨 하렘물을 비판하고 싶었다면 다른 애니를 꺼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윗분들이 말씀하신대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산업의 권력을 갖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런 귀결이라 봐요. 이건 잘못된게 아니고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죠. 자칭 오타쿠 1세대들이 창조성, 작품력을 얘기하며 비판해봐야 옛날 애니라고 딴데서 영감을 안 받은것도 아니며, 요즘도 수준급 애니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애니시장의 진짜 문제는 오리지날 애니가 안 나온다는거죠. 만화와 라노벨, 게임을 닥치는대로 애니화하고 그마저도 세월이 지나니 더이상 애니화 할게 없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오리지날 애니 만들려고 하면? 투자자들이 꺼리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쓸만한 원작을 물색하죠. 창조성과 작품력을 비판하려면 이런걸 먼저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13/08/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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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덕들이 덕질을 시작하고 10년정도 까지를 황금기로 본다고 하더군요. 그 황금기로 보는 범위는 점점 짧아져 가고 있는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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