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8/16 15:37:56
Name JasonMr.A-Z
Subject [일반] 어제 겪었던 일을 적어볼까합니다..
어제 양재에서 있던 일이었구요

압구정에서 양재까지 혹시 보신분들 댓글 좀..

=================================================================================================================================

어제 재밌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양재역에서 학교후배를 만날 약속이 있었는데 왠 덩치 큰 외국인하고 같이 오는거였다 
사정인즉슨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거였다
본인은 지금 대전이 집이라 대전을 가야하는데 돈은 없고 막 방황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압구정에서 양재까지 걸어왔고 그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서 몇천원씩 구했나보다
그래도 만원 정도가 부족하다면서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는거였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돈이 얼마나 급햇으면 그랬을까해서 만원 한장을 건네주었다 
그러자 감사하다면서 우리에게 꼭 해주고 싶다는 말이 있다면서 괜찮으면 좀 들어주면 안되냐고 부탁을 했다 

본인은 외국에서 입양을 온 사람이고 22년동안 한국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리고 조만간 외국으로 돌아가 살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꺼내는 말이 이거였다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한 줄 알고 있고 사람들이 바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청하면 시간이 없다고 얼른 말하라고 일 없다고 저를 외면하더군요. 또 오늘 광복절이고 휴일이니깐 다들 바쁘다는 걸 잘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못하여 잃어버린 지갑이니깐 할 말은 없지만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한국 사람들은 밖에서 말을 꺼내는 사람에게 이리 매정하답니까?" 

이 말을 듣고 순간 많은 생각이 지나갔지만 우선 모든 이들이 그런건 아니니 너무 한국 사람들을 일반화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줬고 이미 지치고 상처받은 그 마음에 대하여 짧은 시간 위로해주기는 어려웠지만 최대한 그를 많이 달래주었다 

또 지나가는 사람에게 받는 도움이라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하나 고민을 하는데 우리는 괜찮으니 잘 가시라고 답을 드렸다 
그래도 그건 아닌거 같으니 대신 제가 볼때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여러분이 주었던 금액을 그 사람을 위해 써도 되냐고 묻더라 
우리는 흔쾌히 승낙하고 그 외국인 분은 다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참...푸른눈에 금발을 가진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22년간 한국에서 살아왔다는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안 도와줬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얼마나 울분이 쌓였으면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나 싶었다(진짜 랩하는 줄) 

이 와중에도 한편으론 드는 생각은 내가 괜히 이상한 사람에게 돈 준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던 간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거절을 할 수는 없었다 

사건을 뒤로하고 다시 갈 길을 가는데 참 요즘 세상이 삭막하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내가 그 상황에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나도 같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여튼 그 사람 대전까지 잘 갔나 모르겠다 지치고 상한 마음 그래도 조금이나마 위로 받았음 좋겠네

=================================================================================================================================


제가 호구 된거라면 뭐 어쩔수 없는거지만 여튼 마음이 아프네여 여러가지로..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iAndroid
13/08/16 15:40
수정 아이콘
돈을 달라는 것보다 그냥 경찰서 위치를 물어봤으면 한방에 끝날 일이었을텐데요.
요즘 저러한 사기가 너무 많아서 사람들의 반응도 이해가 갑니다.
jjohny=Kuma
13/08/16 15:40
수정 아이콘
워낙에 길거리에서 말 거는 사람 중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으니 행인들도 마음을 열기가 어려워진 게 있겠죠. 헣헣
우뢰매
13/08/16 15:41
수정 아이콘
밖에서 처음보는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었을 때에 대한 태도는 90년 대만 해도 그리 나쁘진 않았죠. 근데 요새야 워낙 이런 종류의 호의를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길 물어보는 사람이 갑자기 전도하는 사람으로 바뀐다든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13/08/16 15:47
수정 아이콘
한 장소에서 10년넘게 같은 대사 치고 있는 분을 본적도 있어서....
13/08/16 15:48
수정 아이콘
양재역엔 주말 저녁이 되면 교통비 2000원이 모자라다 하시는
팔이 불편한 분이 계시죠.
이젠 뭐 웃으며 인사드립니다...
13/08/16 15:49
수정 아이콘
한길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초면에 돈달라고 했는데 반응이 저런 게 당연하죠.... 차라리 몇천원 받았다는 게 대단해보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16 15:49
수정 아이콘
22년을 한국에서 산 사람이 교통비 못 구했다고 남 얘기하듯 한국을 성토하다니 좀 재밌군요.
4월이야기
13/08/16 15:53
수정 아이콘
그렇죠..
22년을 한국에서 살았으면..저 같으면 경찰서 가서 돈 빌리는게 훨씬 편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jjohny=Kuma
13/08/16 15:54
수정 아이콘
저...저는 만 26년 되어 가는데 몰랐네요. 헣헣
4월이야기
13/08/16 15:55
수정 아이콘
저..저는 빌려봐서 잘 압니다..헤헤
13/08/16 15:56
수정 아이콘
팁 하나 드리자면 구청이나 시청에 가면 잘 줍니다(....)
Bayer Aspirin
13/08/16 15:50
수정 아이콘
막 20살이 되었을 무렵.
서울대입구역 봉천동 토박이인 저랑 제 친구들은
당시 서울대입구역에서 덩치는 큰데 절룩거리면서 걷고,
약간 정신지체가 있는 듯한 친구가 동전그릇을 놓고
사람들에게 돈을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자주 보이던 친구고 왠일인지 제 친구도 기분이 좋은지
기분 좋게 동전통에 500원을 넣어줘떠니...
구걸하는 친구가 "쳇"하면서 제 친구를 꼬나보더군요.
그 뒤에 열받아서 제 친구는 쫓아가고 그 친구는 절룩거리는 다리로
엄청난 속도로 사라졌었습니다.

예전에 학교가기전에 논현역에서 버스 - 지하철을 환승했었는데....
논현역에서 출구 가운데쯤에서 인천을 가야하는데 지갑을 잃어버렸다면서,
인천가는 차비를 도와달라는 분이 계셔서,
1000원을 드렸는데, 1500원인가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5000원을 더 드렸었습니다.(더이상 잔돈이 없어서)
그 뒤로 한 달에 한 번 꼴로 논현역에서 보이시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세상이 삭막해 보이는 이유는 거뜬히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16 15:51
수정 아이콘
교통비 구걸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수십명은 만나봤는데.. 뭐 정말로 급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노숙자가 술먹는 용으로 쓰거나, 학생들이 셔틀 시켜서 돈 벌어오게 시키거나.. 이런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가나다라마법사
13/08/16 15:52
수정 아이콘
어느순간 낮선 사람이 길에서 말을 걸어오면 거부감을 가지는게 일상이 되어버렸죠
브릿츠
13/08/16 15:56
수정 아이콘
한번 당하고 나니 다시는 안주게되더군요. 아마 한번씩은 다들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나저나 22년간 살아오셨다면 그냥 한국사람인데, 한국사람이 다 그러냐고 묻다니...
치토스
13/08/16 15:59
수정 아이콘
저는 제가 20대 초반에 지갑을 잃어버려 지하철을 못타는 상황이 발생해서 제가 사람들 찾아다니며 돈을 구해본 경험이 있는데
(걸어가기엔 너무나도 멀었고 그 당시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단인 핸드폰도 없었습니다)
큰 금액이 아닌이상 누가 그런 도움을 요청하면 줄수밖에 없더라구요. 그 당시 너무 힘들게 구해서 집을 가서 그런지..
신동엽
13/08/16 16:20
수정 아이콘
시외버스터미널에 정말 많더군요. 양복입은 분이 해병대 전역증을 보여주면서 자기가 해병대 나왔는데
지금 차비가 없으니 좀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런 분이 부천터미널에 세 분이나 계시더라구요. 정나미가 뚝 떨어졌어요.
13/08/16 16:25
수정 아이콘
걍 호구되신거지만,
대신 이렇게 글쓸정도로 신뢰가 가셨다면
만원은 충분히 값어치를 했네요
13/08/16 16:32
수정 아이콘
강남대로에 도를 믿으십니까 들이 특히 많습니다.
켈로그김
13/08/16 16:36
수정 아이콘
외국인이 아니라 외계인이 와서 성토를 해도 저는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경찰서에 가세요. 일일이 빌리는 것 보다 그게 갚기도 좋고 더 간편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역시 앵벌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러시아에서 왔는데 돈좀요 님하.." 하는 동유럽 미남을 마주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안 줬는데, '아.. 요놈들이 이제 사람들이 국격을 걱정하는 마음가지고 장난을 치는구나..' 싶더라고요.
Cynicalist
13/08/16 16:37
수정 아이콘
니네나라에서 돈달라고 하면 총맞아...
핫초코
13/08/16 18:10
수정 아이콘
제가 이말을 해주고 싶네요.
오히려 우리나라만큼만 인정많은나라가 있나 싶네요.
인정이 많으니까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도 온정을 베푸는 좋은나라라고 생각하네요.
써니티파니
13/08/16 19:36
수정 아이콘
22년간 한국서 살았으면 한국인이죠
누렁이
13/08/16 17:23
수정 아이콘
부평역에서 어떤 아저씨가 늘상 하는 레파토리로(내가 천안에서 크게 사업하는 사람인데 어쩌구..) 차비를 달라더군요. 3만원.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가려는데 이 아저씨가 다음 타겟으로 어떤 아가씨를 붙들고 징징댑디다.
징징댄다기보다 한쪽 팔 잡고 거의 강요하듯이. 아가씨 울먹거리고 왜 이러냐고 하고.
쫓아가서 뭐하시는거냐고 화내서 보냈죠. 아가씨가 고맙다고 눈빨간 귀여운 얼굴로 뭐라뭐라 얘기를 하는데,
그 때 왜 나는 쿨남 코스를 하면서 고개만 끄덕하고/이어폰꽂고/빠른 걸음으로 휙 가버렸던가..ㅠㅠ

기승전회한..
13/08/16 17:58
수정 아이콘
ㅡ.ㅡ 제가 군대가기도 전에 있었던일인데 그때는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이다면서 학생증 보여주며 돈빌려달라고 하던데.... 주로 외환은행.근처에서 나오는 한국인을 잡아 돈 달라고합니다.... 외국인이라도 사기는 사기랍니다
13/08/16 18:08
수정 아이콘
저도 한번 당해본 이후엔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 제외하곤 그냥 넘어가네요
13/08/16 18:57
수정 아이콘
대학 근처 자취방 앞에서 집갈 차비 없다길래 가수가 꿈이고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빌려줬는데 다음날부터 학교서 구걸하는거 다섯번은 본거같네요. 그이후로 무시합니다.
여기서 좋은거 알아가네요. 내가 차비가 부족하면 경찰서에 가서 빌리면 듸는군요.
christal
13/08/16 19:58
수정 아이콘
전 지하철역에서 중학생이 차비가 없다길래 마침 있던 지하철표 줬다가 쌍욕을 먹었어요...
All Zero
13/08/16 20:23
수정 아이콘
저도 차비 달라는 말 몇번 들었는데, 한 번 인가 주고는 다시는 안 줍니다.
광개토태왕
13/08/16 21:16
수정 아이콘
당연히 매정할 수 밖에 없죠;;;
그렇고 그런 일이 얼마나 자주 있는데....
시케이더
13/08/16 22:55
수정 아이콘
예전 부천에서 사무실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초등학교 5~6학년쯤 되는 아이가 집에 가야되는데 버스비가 없다고 1000원만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아이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해서 1000원을 주고 나서 잠시 일을 보고 다시 와서 버스를 타고 사무실로 갔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바로 앞에서 아까 돈 빌려줬던 그 아이가 내립니다. 그리고는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피씨방으로 들어가더군요.
그 이후로 길거리에서 누가 돈 빌려달라면 절대 안빌려줍니다.
A.디아
13/08/17 12:30
수정 아이콘
22년 살았다는 멘트만 없었어도 조금은 좋게 볼 수 있었을듯 합니다;;
사악군
13/08/19 10:27
수정 아이콘
예전에 부산에서 왔다는커플이 차비없다고돈빌려달라 한적이 있죠. 여자는 옆에서 울고있고.. 마침 제가 바로전날 지갑을 잃어버렸다가착한분이 주워돌려주셔서 착한바이러스돋을 때라 atm가서 3만원 뽑아주기로했습니다.근데문득 기분이 이상해서 atm에서 그사람들이 알려준 부산전화번호로 전화해봤더니 없는번호더군요.. 나와서 이러시면 곤란하죠 그랬더니 꿀먹은벙어리에 여자는 울음을 뚝 그치더군요. 순박하게 생겨서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5887 [일반] 4년간 함께 해온 나의 운동기구들과 홈짐 구성 팁 [21] 애플보요16946 13/08/16 16946 3
45886 [일반] 재미로 보는 조선 최고벼슬(?) [9] 미디어7353 13/08/16 7353 4
45885 [일반] 애플의 iwatch 컨셉 디자인들... [20] Neandertal6666 13/08/16 6666 0
45884 [일반] "네가 내년에도 웃을 수 있나 보자." [50] RedSkai8724 13/08/16 8724 2
45880 [일반] 오늘은 불금..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43] k`5042 13/08/16 5042 0
45879 [일반] 이단옆차기의 뮤직비디오와 승리/선미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29] 효연짱팬세우실5477 13/08/16 5477 0
45878 [일반] 어제 겪었던 일을 적어볼까합니다.. [33] JasonMr.A-Z7190 13/08/16 7190 0
45877 [일반] [슈퍼초보용강의] 사진기 자동말고 이걸로 찍어보자 완결 [17] 뿌잉뿌잉잉4285 13/08/16 4285 6
45876 [일반] 류현진 선수의 올해 선발 맞대결 투수들 [19] 갓영호6944 13/08/16 6944 0
45875 [일반] [슈퍼초보용강의] 자동말고 이걸로 찍어보자 2 [24] 뿌잉뿌잉잉3991 13/08/16 3991 4
45874 [일반] [슈퍼초보용강의] 사진기 자동말고 이걸로 찍어보자 [36] 뿌잉뿌잉잉5078 13/08/16 5078 6
45873 [일반] 정보처리기사 합격했습니다. [43] 광개토태왕6783 13/08/16 6783 1
45870 [일반] “H₂O는 물이 아니다” [129] 삼공파일12163 13/08/15 12163 2
45869 [일반] 여러분은 어떤 친구들을 가지고 계신가요? [36] 민머리요정8414 13/08/15 8414 0
45868 [일반] 이혼합니다. [104] 가렌20347 13/08/15 20347 19
45867 [일반] 한국 조선 기술의 결정체 - Allure of the Seas [36] Neandertal8175 13/08/15 8175 3
45866 [일반] <단편> 카페, 그녀-4 (부제: 연애하고싶으시죠?) [15] aura7652 13/08/15 7652 3
45865 [일반] 조선 [34] 머스크9624 13/08/15 9624 40
45864 [일반] 나도 피지알러 일 수 밖에 없다 [10] 재이4290 13/08/15 4290 2
45863 [일반] BoA 2012년 활동 영상 모음 [5] style3735 13/08/15 3735 0
45862 [일반] 더운 밤 발라드 몇 개 [2] 눈시BBbr5415 13/08/15 5415 0
45861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류현진 7이닝 3K 1실점) [1] 김치찌개5379 13/08/15 5379 1
45860 [일반] 그녀를 유혹하는 스킨십. [2편] [24] Love&Hate15521 13/08/15 15521 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