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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22 01:22:42
Name Cool Gray
Subject [일반] [계층잡담] 라이트 노벨에 관한 설
누구나 취미생활로 즐길 거리는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 되었건에 말이죠. 여기야 뭐 게임 사이트니까 다들 한 게임 하시겠지만... 게임을 제외하면(그리고 저에게는 사실 게임을 집어넣어도) 제 최대 취미 생활은 바로 라이트 노벨을 읽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것에 대해서 여러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1.

전 스물넷. 사실 라이트 노벨을 읽을 시기는 엄밀히 말하면 지났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청춘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지인들과 만나면 늙었다는 소리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주 하는 편이구요. 라이트 노벨에서 설정된 주인공은 9할 9푼이 고등학생입니다. 평범하건 아니건... 좀 씁쓸하긴 하죠. 나보다 조숙한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전 정신적인 성장이 상당히 느린 축입니다. 현재 제 취향은 고등학교 3학년, 또는 대학교 학부 초년생 히키코모리의 그것. 고등학교 때에서야 중2병으로 헤맸었고(물론 흑역사입니다만, 굳이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제 역사니까), 대학교 들어와서는 글쎄요, 솔직히 대학교 1~2학년 동안 다른 사람들과 같이 웃고 떠들면서 학생회 활동도 해 보고 했던 시기가, 저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중학교 때까지는 완전 샌님이었거든요. 방안에 처박혀서 세상 물정 모른 채로 혼자서 놀고 있었으니,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필수전제로 하는 정신적인 성장이 느릴 수밖에요.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늑대와 향신료(이걸 라노베로 봐야 할지는 조금, 조~금 애매하지만)라던지 골든 타임(드라마 말고, <토라도라!>의 작가이신 타케미야 유유코 여사가 최근 쓰고 계신 책이 있습니다)같이 나이가 좀 든 주인공이 등장하는 라노베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늑향의 로렌스는 일본 나이로 스물다섯이니 우리 나라로 치면 스물여섯이고, 골든 타임도 학부 초년생들의 이야기니까요.



2.

가볍게 시간 때우는 용도, 혹은 저에게 있어서는 스트레스를 푸는 용도로 자주 이용되긴 합니다. 라이트 노벨에 관심을 두기 전에는 역사책을 주로 읽었습니다. 지금도 집에 가면 제가 산 책의 1/3은 전공서적(화학과/수학과 이중전공하다 보니 두꺼운 책들이 제법 있습니다), 1/3은 역사서, 그리고 나머지 1/3이 라이트 노벨이에요. 농담 안 하고 라이트 노벨에 (여기 지방에서 산 것까지 포함하면) 백오십 권 정도를 사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부모님이 항상 하는 소리는 "넌 왜 애들 같은 책을 사서 읽냐"라는 말이었습니다. 지금은 별 말 안 하십니다만(그리고 사실 제 기숙사 방에 제가 지금까지 불과 열 달간 주문했던 라이트 노벨이 백 권이 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시고), 통학을 하던 학부 시기에는 상당히 듣기 짜증나는 말이었죠. 부모님과의 사이가 틀어진 큰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말이 정신 상태에 관한 것을 논하는 말이었으니 더욱 화가 나는 건 당연했죠. 그래도 아버지는 주말에만 가끔 보는 관계로 큰 말씀은 없으셨지만...

라이트 노벨은, 만화와 교양서적의 중간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흥미 위주라는 데에서는 만화의 속성이 있고, 만화에서는 할 수 없는 상상력을 자극한다거나 읽고 많은 것을 또 생각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교양서적에 가깝죠. 그러다 보니, 이런 논란에서 더더욱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아래와 같은 질문이죠.

"당신은 한 달에 책을 몇 권 읽나요? 만화 빼고."

이 "만화 빼고"라는 말이, 상당히 답답합니다. 라이트 노벨의 경우 만화와 비슷한 속성을 띄고 있는데 만화를 빼면 라이트 노벨도 같이 빼야 할 것만 같은 압박이 들게 마련이죠. 그럼 전 자동으로 책 안 읽는 교양 없는 놈이 되는 겁니다.

사실 통학을 해서 교보문고에 왔다갔다할 시간이 있을 때에는 이런 논란을 신경쓸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냥 라이트 노벨 사는 김에 역사코너 같이 들려서 책 두어 권 집어서 읽으면 그만이었어요. 제 방에 역사책과 라이트 노벨이 차지하는 칸이 서로 비슷한 가장 큰 이유죠(역사책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 때만 해도, 문자 그대로 저는, 산이 있기에 그저 올라갔다던 등산가 마속마냥 재미있는 책이 거기 있기 때문에 산다는 그런 주의였습니다. 덕분에 교보문고에 들어갈 때 3만원 생각하고 들어가면 5만원을 쓰게 되고, 7만원 정도 크게 쓸 거 각오하면 그 달 생활비의 1/3 이상이 날라가는 기적을 체험한 일이 굉장히 많았습니다(전 한 달에 통학비+식비+유흥비로 30만원의 용돈을 받았습니다. 과외 같은 걸로 들어오는 부수입은 죄다 부모님께 드리고). 지방에서 살고 있으려니, 근처에 교보문고도 없고 해서 무지 매우 쓸쓸합니다. 그 사람 많은 복닥거리는 데에서 어디 재미있는 책 없나 하면서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책 사냥을 하던 때가 몹시 그립네요.

...자꾸 이야기가 딴 데로 새네요. 쨌든, 위의 질문에서 좀처럼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라, 저로서는 상당히 답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라이트 노벨을 읽은 권 수로 쳐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세간의 시선은 아직도 그리 곱지 못한 게 사실이니까요. 정말 솔직히 말해서, 환단고기니 물은 답을 알고 있다 같은 유사과학책 등등 문자 그대로 불쏘시개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저는 차라리 라이트노벨을 읽는 게 그런 불쏘시개를 교양서적이랍시고 접하는 것보다 백만 배쯤 낫다고 생각하지만.

언제쯤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도 한 권의 당당한 책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까요?



3.

전 주인공에 대한 감정 이입을 꽤나 깊게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들이 있으면 그 라이트 노벨 붙잡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죠. 어제만 해도 밤 10시까지 시험 치고 전날 밤까지 새서 하얗게 불태운 주제에 새벽 4시까지 라이트 노벨을 정독했으니까요.

천성이 히키코모리에 완벽주의자, 강박증과 강박장애 둘 다 스테레오로 달고 다니는 굉장히 피곤한 성격이라, 오히려 그런 주인공들이 간혹 등장하는 점에서 재밌는 책들이 많은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빅뱅 이론의 쉘든이요? 저와 비슷한 급, 아니 저보다 한 수 아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 갈 때 어느 교통편으로 몇 시까지 어디에 도착해서 몇 시까지 도착할 테니 다음 이동 수단은 무엇으로 하고... 일 주일 여행치를 문자 그대로 분 단위로 짜는, 그런 굉장히 피곤한 타입이 접니다.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극소수만 빼고 거의 하지 않으며, 파고들기에 일감이 있으니 저번의 무궁화호 건 같은 그런 글이 나오기도 하는 거죠. 좋게 말하면 완벽주의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글쎄요.

혹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라는 책 읽어보셨습니까? 다양한 군상들이 나오죠. 저는, 하치만과 유키노를 반씩 섞은 듯한 그런 사람입니다. 하치만의 인생관과 썩어빠진 근성, 그리고 가끔씩 튀어나오곤 하는 철학적인 사색 등은 저와 스펙트럼이 완전히 똑같고, 재미없는 과목은 과감히 버려 버리는 그런 모습도 저와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도발에 굉장히 약하고 거짓말을 못 하며(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기보다는 침묵을 지켜 버리는 편), 완벽주의에 상당히 공격적이었던 어투(고등학교 때 특히 심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잡지식 대마왕, 길치, 게다가 저질체력 등등... 또 많은 면이 유키노와 닮아 있죠. 그래서 그 둘에게 특히 애착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특히, 남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 보이는 건 정말 못 참습니다. 실수? 그런 게 용납될 리가요. 저 둘에 비하면 전 운동신경이 상당히 나쁜 축이지만(단, 유연성만큼은 꽤 좋습니다. 어바웃 25cm. 손목이 발끝에 닿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 같이 할 때 짐이 안 되려고 체력이 될 때까지 죽자살자 뛰는 그런 타입이죠. 언젠가 선배 두 명과 후배 셋이었나 반코트 농구를 했던 적이 있는데 나중에 한 선배가 제게 그러더군요. 너는 뭐가 미안하길래 그렇게 자꾸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냐고.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몇 번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자기 감정에 굉장히 솔직한 타입이라,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비록 당사자 앞에서는 말을 못 한다 하더라도) 분명하게 밝히고 다니는 그런 타입이었죠. 물론 돌아온 건 결국 추문 비슷한 뒷담화뿐이었지만... 몇 번 차여본 이후, 지금은 마음의 문을 반쯤 닫은 상태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차피 학교도 공대니까... 그냥 포기해 버린 축에 가깝죠. 연락하는 여자가 없는 건 아니지만서도.

좀더 씁쓸한 이야기를 하나 해 보자면... 제 닉네임이 쿨 그레이(Cool Gray)잖아요. <개와 공주>에 등장하는 위예시의 별명이 쿨 그레이거든요. 정작 본인은 싫어하지만... 거기서 따 온 겁니다.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차가운 캐릭터를 상당히 좋아하는 축인데(센조가하라, 유키노시타, 그리고 쿨 그레이 등등), 그거 말고도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불과 석 달 전까지는, 좋아한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처음 만난 지 불과 일 주일 만에 반했고... 하지만, 삶이 엇갈리고 고등학교 때의 일이 트라우마로 남은 탓인지, 딱 두 번 마음을 표현한 이후, 지금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어떠한 연락도 취하지 않고,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먼저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런 희망 따위... 접은 지는, 훨씬 오래 되었습니다. 곧 있으면 처음 만난 지 4년이 되어 가는데도. 그 때가 제가 3권까지 읽었던 시점이었는데, 아무런 말을 하지 못 한다는 점이, 그 점이 비슷해서, 닉을 그렇게 정했던 겁니다.

제가 라이트 노벨을 읽는 이유라면, 그런 데서 위안을 찾기 위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보다 더한 케이스도 널렸으니까요. 쿨 그레이는 5년째고, 하치만이야 뭐 저와 살아온 길이 비슷하니 말할 것도 없고, 유키노시타 역시 과거 기억이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니... 누구나 어두운 과거는 있다지만,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였던지라. 초등학교를 전학 온 이후부터 한동안 시달려야 했던 텃세와, 교회를 다녔던 시절에조차 끼리끼리 모인 패거리들의 더럽고 추잡스러운 꼴을 본 것(바로 이 탓에 저는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고등부가 아닌 어른들이 다니는 예배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학교는 좋았지만 연애 문제만큼은 어느 때보다 훨씬 어두웠던 고등학교 때의 기억이 있어, 저 역시 상당한 트라우마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동병상련인 거죠. 그래 니가 더 불쌍하다 이렇다기보다는, 너나 나나, 뭐 그런 심정.

그래서 라이트 노벨을 손에서 뗄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이면 딱지를 떼겠지만 전 청년이고, 정신세계도 상당히 복잡한 편이고(4차원이라는 소리, 굉장히 많이 듣습니다)... "특이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끌어나가는 "특이한" 이야기가 "특이한 축"에 속하는 저에게는 많은 동질감을 주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군요.



4.

글이 상당히 길어졌네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은 사실 저에게는 없습니다. 가족에게는 학업과 야구 이외의 이야기는 침묵을 지키고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할 친구 관계는 게임, 그것도 리그 오브 레전드 때문에 몇 사람만 빼고 완전히 박살나버렸습니다. 제가 먼저 나서서 연락하지 않고 "성의없어 보이지는 않는 선에서의" 필요한 대답만 하는 스타일이라 연락을 할 사람도, 연락받을 사람도 없죠. 연구실에 있는 몇몇 사람들 빼면, 이제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인터넷상뿐이네요. 주변에 공개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 있다면, 귀 기울이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건 바꿔서 말하면 스스로가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녀야 할 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사람도, 진지하게 들어 줄 사람도 없다는, 툭 까놓고 말해서 외로움이 상당히 깊다는 역설적인 의미일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저는 소설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평범한 삶은 아니었죠. 연애에 관해서는 중학교 때부터 갖은 실패란 실패는 다 겪어 봤고, 비록 좋은 고등학교와 좋은 대학교를 나왔고 좋은 대학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학업 역시 전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소설에서 등장할 특이한 캐릭터보다 더 특이한 성격과 습관을 가지고 살았고, 남들의 주목을 받아 보기도 했지만 그게 제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제 능력 때문에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좋고 인간관계가 좋아서" 받는 주목 따위는 인생에서 찾아볼 수조차 없었던 그런 삶을 오랫동안 살았습니다. 제가 라이트 노벨을 손에서 뗄 수 없는 이유라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심심풀이로 때워 버릴 만한 가벼운 책이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누구보다 가까운 이야기라,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저 자신의 이야기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라이트 노벨을 읽고 계신다면, 왜 읽으시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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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13/06/22 01:30
수정 아이콘
주인공이 여자한테 둘러쌓여있는 소설들 좀 추천해달라고 말했더니 몇몇개를 추천받았는데 그게 라노베여서요
Cool Gray
13/06/22 01:32
수정 아이콘
뭐 설마 인피니트 스트라토스라던가, 하이스쿨 DxD라던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이거네요(...)
루키즈
13/06/22 01:42
수정 아이콘
제로의 사역마가 막 1,2권 번역되서 나왔을때라... 그런게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스톰브링어RX
13/06/22 09:09
수정 아이콘
하이스쿨 dxd는 그나마 좀 나온지 얼마 안된 소설이라서요.. 조금 그러실지도?
기시감
13/06/22 01:32
수정 아이콘
올해 계란 한판 입성했지만 라노베를 아직 읽고 있습니다. 뭐 아직 정신연령이 어린건지 모르겠지만 나이 먹었다고 덕질하는게 부끄럽거나 그렇지는 않네요. 흐흐흐

라노베를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원사운드님의 명언으로 답 해드릴수 있을꺼 같습니다. 재밌으니까 보는거지!
Practice
13/06/22 01:33
수정 아이콘
저도 라노베 꽤 많이 사는 편인데, 재밌으니까...가 답 아닐까요?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에 대한 프라이빗한 부분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 같아요. 뚱뚱한 사람에게는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인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묻고, 살 좀 빼라는 말을 값진 충고라도 되는 양 툭툭 던지죠. 게임을 하는 사람한테는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거나 하고 있냐고 힐난하고...

어쨌든 막 3권째 읽은 참인 역내청은 최근 읽은 라노베 가운데서는 꽤 수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정발된 작품 가운데서는 사쿠라장, 이야기 시리즈와 함께 3탑 주고 싶네요.
Cafe Street
13/06/22 02:20
수정 아이콘
사쿠라장과 역내청...저랑 취향이 비슷하신듯합니다. 크크
Practice
13/06/22 03:03
수정 아이콘
오호... Cafe Street님께서 재밌게 보신 라노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용 +_+
13롯데우승
13/06/22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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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막 전역했을 때만 해도 공의 경계나 미얄의 추천 같은 시리어스한 작품 재밌게 읽었는데,
오히려 나이 서른 가까워지니 생각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끌리더군요.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 - 솔직히 제목만 보고는 뭐 이런 쓰레기 같은 책도 나오냐.. 싶었는데 눈 딱 감고 사서 보니 의외로 재밌게 읽어서 놀란 기억이 있네요.
방과후티타임
13/06/2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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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볼때 기본적으로 원작을 보는걸 좋아하는지라 라이트노벨 원작 애니메이션들을 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라이트노벨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풀메탈패닉이 첫번째 소설이었는데 재미있어서 계속 읽게됐죠. 요 몇년 애니를 많이 안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최근엔 라이트노벨을 거의 안읽게됐네요......라노베 원작 애니가 너무 많아져서 다 읽기 힘들어진것도 있고.......
yangjyess
13/06/22 01:39
수정 아이콘
라노베는 말그대로 '가볍다'라는 점이 가장 큰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 이상을 바랄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서른 셋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으로 라노벨을 처음 접했습니다. 전혀 부끄러울 것도 없고, 다른사람이 라노벨도 교양으로 인정해주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충분히 비슷한 취향 가진 사람들끼리 이야기할 환경이 된다고 생각하구요.
루키즈
13/06/22 01:41
수정 아이콘
라노베의 딜레마라고 해야되나
독자들은 가볍게 읽기를 바라고 사는데 작가들은 굉장히 무거운척하려고 쓰는 느낌이 강해서...
나는 밥을 먹었다 를 표현하는데
나는 ~~해서 ~~하므로 ~~할수밖에 없어서 밥을 먹었다 로 표현하는 방식이 영 맘에 안듭니다..
13/06/22 01:50
수정 아이콘
서브컬쳐 관련으로 놀다보니 최근 몇년 그나마 블루오션에 속하는 라노베를 접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최초 계기는 시드노벨 창간때 한창 한국 라노베 떡밥에 물려 관심을 두게 되었죠. 사실 라노베를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내청춘같은 작품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라노베는 읽을땐 재밌지만 그 후의 공허한 기분이 듭니다. 말그대로 킬링타임한거 같은 느낌. 그럼에도 100권 이상 라노베를 사모은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한순간의 재미와 일말의 기대감으로 계속 라노베를 사고 본거 같습니다. 대부분은 짧은 쾌락 후의 실망이었지만요. 그래도 내청춘 정도의 작품을 간간히 만나서 계속 라노베를 봐야겠습니다.
기시감
13/06/22 02:06
수정 아이콘
라노베의 가장 큰 단점이 그거죠.

예전 양판소 무협지처럼 양질의 무협지도 있지만 그 몇십배나 되는 저질의 무협지들의 홍수.

역내청 같은 경우도 내여귀, 나친적, 오레슈라와 같이 4대 라노베로 묶이긴 하는데 사실 역내청은 저기 같이 분류되기엔 좀 아까운 라노베죠.
Cool Gray
13/06/22 02:14
수정 아이콘
정말이지 좋은 작품 찾는 건 힘든 것 같아요. 잘 나가다가 꼬이는 작품들도 부지기수고..
레몬커피
13/06/22 02:28
수정 아이콘
처음 읽었던 라노베가 늑향인데 국산이든 일본산이든 흔히 라노베 타이틀달고 나오는것들 이거저거 읽어보면 눈에보이는 가장큰 단점중 하나가
99%는 필력이 너무 허접하더군요. 이게 일본어 번역에서 오는 문제점인지 모르겠는데 국내 양판소만도 못한 필력에 몇몇 작품은 분명 글인데
도저히 내용이 머릿속에 안들어오는 기적의 묘사력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작품은 흔한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과는 다른 굉장히 독특한 상상력(비록 많은경우 그 상상력의 배경설정이 온통 구멍투
성이더라도)을 발휘하고있고 몇몇 작품은 말그대로 맘 편하게 잠깐은 유치한 판타지에 빠져들고 싶을때 그 부분을 충족시켜주는거 같습니다.

본문과 약간 벗어난 내용이지만 덧붙여보면 사실 라노베의 다수는 남성의 유치한 판타지를 대변하는 것들이고 그런게 가끔은 읽고싶어질때가 있습
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만 그런지 몰라도 남자들이 이런 유치한 판타지를 즐기는건 아무래도 좋은 시선은 아니죠. 사실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둘러
보면 가장 흔하게 볼수있는게 여성을 위한 유치한 판타지(대부분의 드라마, 영화)를 즐기는 여성들인데 이런쪽에는 물론 뭐 드라마가 여자들 망쳤네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 반대만큼의 부정적인 시각은 아닙니다. 전 가끔 이런게 단순히 2D와 3D의 차이인지 남성과 여성의 차이인지 궁금해질때
가 있습니다.
13/06/22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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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과 이어진다든가 딸과 이어진다든가 하는 괴상한 책이 종종 있어서 당당히 문학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취향을 너무 타는 경향도 심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키노의 여행이 짱인 것 같습니다.
yangjyess
13/06/22 02:36
수정 아이콘
장르의 목적 자체가 문학으로서의 인정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라노벨의 문학성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꼭 결론적으로 라노벨 팬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왜 라노벨에 문학성이 요구되어야 하는가'이죠...
13/06/2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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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죄송합니다. 난독증으로 본문의 내용을 잘못 이해했네요.
문학으로 인정받는다는 내용은 없었네요.
yangjyess
13/06/2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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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죄송하실 것까지야...; 본문의 내용과는 별개로 라노벨도 어차피 글이고 문장의 예술인 이상 계속 발전하다 보면 아무리 가볍게 읽히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문학성의 수준을 비교당하는 위치에 놓일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Cool Gray
13/06/22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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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소설은 소설이니까,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위치인 건 맞죠.
해리 포터 시리즈도 작가가 자기가 즐기자고 쓴 걸 생각해 보면...
Cool Gray
13/06/22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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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책이 양산형 라노베의 대부분인 게 문제의 핵심일지도 몰라요. 취향이야 뭐... 소설도, 심지어 역사책도 취향을 타는 마당에 라노베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요. 이상한 소설 은근히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정신나간 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거라면 (저는 소문으로만 들었지 접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사드 후작이 쓴 소설이 그렇게 정신나갔다면서요. 듣기로는 데카메론도 상당하다던데요.
yangjyess
13/06/22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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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작품이 성도착과 가학성 변태성욕을 다룬다고 해서 그것을 라노벨과 같은 차원으로 보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데카메론도 마찬가지구요.
Cool Gray
13/06/22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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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그렇죠... 적어도 그 소설들은 뭐랄까 어떠한 중요한 사회 현상을 담고 있으니까요. 데카메론 같은 건 인문주의를 잘 설명하는 핵심이기도 하고...
13/06/22 02:42
수정 아이콘
만화책쪽으로 더 이상 발전할 곳이 없으니 '글'이라는것을 매체로 보다 표현을 쉽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장르로서 '라이트노벨'이라는것이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아무래도 태생이 그렇다보니 과거의 매체들보다도 훨씬 자극적이죠.그림 대신 글로 소비자의 니즈를 채우려다보니.
그래서 보다 더 강하고 자극적인 '캐릭터'가 주로 범람하는 장르가 되어버린게 아닐까 합니다.그게 애니메이션화되니 뭐..나쁘게보면 악순환이죠.
Cool Gray
13/06/22 02:58
수정 아이콘
태생의 한계라...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거죠. 눈에 띄어야 살아남으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역사란 분야는 참으로 괜찮은 분야인 것 같습니다. 낌새가 이쪽도 조금씩 자극적인 소재(ex. 동북공정, 환단고기 뭐 이런 것들)가 대두되는 느낌이 없잖아 있어서 적이 걱정스럽긴 합니다만...
13/06/22 03:47
수정 아이콘
음... 주로 미디어믹스의 개념으로 읽는 편입니다. 이 개념으로 읽지 않았던건 슬레이어즈, 악마의 파트너, 부기팝, 도서관 전쟁 정도인거 같네요.
개인적으로 라이트노벨을 읽을 시기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궁금합니다. 연령이 올라갔을 때 그 전의 연령대에서 읽었던 책들 역시 계속 이어지며 독서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이지 전 단계와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고 배웠고 수준이 높은 책도 같이 읽는다면 (편중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위 일상물이라 불리는 라이트노벨은 감정적인 공감을 하기 좋기 때문에 다른 측면에서의 활용도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네모콜라
13/06/2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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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읽지않습니다만 집에어느정도 소장을하고 있네요 . 그중에 풀메탈패닉 가장 재밌게 봤습니다 21권까진가 샀는데 완결이 나왔는가모르겠네요
Catheral Wolf
13/06/22 08:45
수정 아이콘
완결이 22권인가 23권일겁니다. 뭐 최악의 마무리를 짓지는 않았으니 사보시면 좋을거같네요~
13/06/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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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케바케라고 생각합니다. 키노의 여행같은거나 부기팝같은거보면 참 괜찮죠. 근데 어느순간부터 너무 덕스럽고 괴작같은것만 나와서 안보게 되더라구요.제가 더 깊게 파보지 않아서 잘 몰라서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서린언니
13/06/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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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5권으로 완결된 파우스트 박스의 (여기 여우가 살고있다) 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봅니다.
일각여삼추
13/06/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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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른 다되어 가는 나이이지만 라이트노벨은 비교적 최근에 입문했습니다. 내청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키루신
13/06/22 11:09
수정 아이콘
하루히 1권 진짜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늑대와 향신료도 재밌게 읽었구요. 흐흐흐흐
13/06/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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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한달에 최소 한 두권씩은 사고 있습니다. 굳이 자기가 좋아하면 나이하고는 상관없죠. 이제 책장 한개 다 채워가네요 !
천진희
13/06/22 12:20
수정 아이콘
맨 처음 접했던 건 군대에서 선임이 보던 '렌탈 마법사'를 심심해서 읽었던 것이네요.
그리고 맨 처음 샀던건 우연히 북새통에서 뒤적뒤적하다 집어든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1권!!
그 뒤로 이것저것 집어들다보니 어느덧 증식하네요 크크크크
집에는 이것저것 굉장히 많고, 지금 자취하는 방에도 어느덧 바시소와 나친적이 증식하고 있습니다-;

읽는 이유는요? 재미있으니까요 크크
다행히 부모님은 제가 성적만 잘 내면 게임이든 만화든 터치를 안 하셔서 초등학생때부터 만화, 게임 등의 취미를 주욱 유지하고 있네요~
출발자
13/06/22 12:27
수정 아이콘
이유가 따로 있나요, 그냥 손에 잡히고 재밌게 읽히니까 읽는거죠. 라이트노벨 읽는 걸 가지고 스스로 교양있는 독서를 한다고 자위하고 싶지도 않고..
하지만 덕질에서 자연스레 멀어지면서 안 본지 4년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작품은 모르겠고, 개인적으로 꼽는 작품은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이랑 "타임리프" 입니다. 둘다 03-04년 시절 대원의 NT노벨로 나와서 요즘은 구하기도 꽤 힘든 것 같은데(특히 타임리프) 한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오카링
13/06/23 01:00
수정 아이콘
중학생때 판타지 소설 이런거 읽다가 약간 나이들고 라노벨도 읽었는데 더 재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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