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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7 00:41:36
Name AraTa
Subject [일반] [본격 실험이야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과 그의 결과물
안녕하세요, 아라타입니다.


나이가 먹을수록, 즐거이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아라타는 밤 12시를 넘겨 잠들기 전 글 하나 싸지르고 자렵니다.
이 때가 아니면, 조용히 타자를 칠 여유가 마음속에 없는 것 같기 때문이죠.

그러나 늘 피지알과 함께하기에, 비록 형성화된 문자로만 소통을 하는 곳이지만서도,
애정을 느낄 수 있고 마치 집 안의 집처럼 편안하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내가 내 이름을 걸고 글 하나 남기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주 뜻깊은 일이겠지요.




하여,




본격 실험이야기 - 생체실험(without 잔인)



시작합니다.




1. 1720년, 런던왕립학회에서 전기에 대해 연구하던 스티븐 그레이는,
수도원의 소년들을 절연코드로 묶은 후 마찰시킨 유리를 이용해 발생시킨 전기로 감전시키며 도체와 부도체 실험을 하였습니다.
소년들의 코에선 불꽃이 팍팍 튀었지요.

1746년, 루이 15세가 전기의 효과를 실험해보라고 하자 궁정 전기기사인 놀레는,
148명의 근위대를 서로 손잡게 한 후 줄의 첫쨰와 마지막 병사에게 전깃줄을 붙잡게 했습니다.
148명의 근위대는 한꺼번에 펄쩍뛰며 감전되었지요.
놀레는 카르투지오의 수도사 200명을 300m 길이로 늘어세우고 전선으로 연결한 후 전기를 흘리는 실험도 했습니다.
이 실험은 전기가 엄청난 속도로 이동한다는 (지금에서야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학습되어진) 결론을 도출해냈습니다.



2. 1943년 12월 3일 오후 7시 30분,
독일은 이탈리아 바리항에 정박한 미군 함선에 100톤의 겨자를 떨어뜨렸습니다.
겨자 가스는 독가스의 일종으로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수포 효과가 있었습니다.
바리항에 주둔 중인 군의관 커넬리우스 로즈 박사는 환자를 치료하던 중, 겨자 가스가 백혈구 수치를 조절한다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이 우연한 발견을 바탕으로 로즈는 겨자 가스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게 된 것이죠.
후에 다른 의학 연구자는 겨자 가스와 연관된 화합물로 백혈병 환자와 호지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3. 스웨덴의 왕인 구스타프 3세는 커피를 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형수 둘을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하기로 결정하고, 한명의 사형수에게는 매일 커피를, 다른 한명에게는 홍자를 주며
그것만 마시게 하고 각각의 사형수에게 의사를 한 명씩 붙여 실험을 계속 관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죽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의사 입니다.
두 명의 의사가 늙어죽었고, 그 다음으로 1792년에 왕이 암살되고, 몇년 후 홍차만 마시던 사형수가 83세로 세상을 뜹니다..



4. 실험이 반드시 의학의 발전을 이끌어 내지만은 않습니다.
1767년 스코틀랜드의 해부학자이며 조지 3세의 외과의사인 존 헌터는 임질이 전염되는지 알아보려고
환자의 고름을 자신의 성기에 주사하였습니다.(후샏~)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환자는 임질과 매독에 함께 전염된 상태였던 것입니다.
헌터는 임질과 매독이 같은 병이라는 결론을 내려 결국 성병학을 퇴보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성병이 낫지 않아 죽을 때까지 고생(후샏~~)하다가 쓸쓸히 사라졌습니다.



5. 영국의 한 시골 의사였던 조지 올리버는 가족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했습니다.
하루는 팔의 요골 동맥 두께를 측정하다가 동네 정육점에서 받은 부신을 아들의 팔에 주사했습니다.
그러자 요골 동맥이 순식간에 수축되기 시작했습니다.
올리버는 곧장 스승인 세이퍼 교수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가 발견한 것은 부신의 일부에서 형성되어, (현재는 저글링에게 필수적인) '아드레날린'이었습니다.









이상, Ar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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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7 00:51
수정 아이콘
아렐루야~

참 4번은 진짜로 후새드네요. 뭐 그리 그게 궁금하셨을까.
Gordon-Levitt
10/09/17 00:52
수정 아이콘
이런건 도대체 어디서 알아오시는 건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
클레멘타인
10/09/17 01:21
수정 아이콘
폴아웃 볼트 77에는 1명의 사람과 수많은 손인형을 넣어놓습니다.

결과는 대참사....
Thanatos.OIOF7I
10/09/17 01:25
수정 아이콘
▶◀ 존 헌터, 그는 참 안타까운 의사였어..
DavidVilla
10/09/17 01:3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지식 함양에 좋은 글이네요!

아, 그런데 3번 중간에 '죽은'이라는 단어가 빠진 것 같아요.
아나키
10/09/17 01:30
수정 아이콘
존 헌터. 그는 좋은 의사였습니다.
레지엔
10/09/17 01:40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without 잔인은 확실히 부담이 없군요; 저는 이런 쪽 생각하면 헨리 코튼이나 731 이런 쪽이 떠올라서;
박진호
10/09/17 01:57
수정 아이콘
4번을 보니 미국의 터스키기 매독 연구가 생각나는군요

1932년에 미국 공중보건국이 매독의 임상경과를 관찰하기 위해 터스키기 지역의 매독에 걸린 흑인들을 대상으로 임상관찰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해당 지역 매독에 걸린 주민들에게는 나쁜피(bad blood)로 인한 병에 걸렸으며, 연구를 위한 정기적인 채혈과 골수 검사는 이를 위한 치료라고 속였죠.
특히나 골수검사의 경우 척수를 바늘로 찔러 액을 빼내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했는데
보건당국은 이를 황금침요법이란 치료법이라 속이며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치료를 받았어야 할 흑인들은 자신들이 시험대상이라는 사실은 모른체 정부에서 자신들을 위해 무료로 치료를 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연구당시는 매독의 치료제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페니실린이 치료제로 밝혀진 이 후에도 보건당국은 절대 이 지역의 매독에 걸린 주민들을 치료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1966년에 보건국의 직원에 의해 문제 제기되었고, 내부논의 결과 연구 지속을 결정했습니다.
1972년에 문제를 제기한 직원의 친구인 신문기자가 언론을 통해 연구의 존재를 외부에 알려
결국 1973년에 연구가 중단되었고 마침내 시험대상이었던 환자들의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40년간을 의학저널에 정기 연재되며 지속되었는데, 저널을 통해 연구결과를 접한 미국내 의료인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으며 시험에 참여한 의료인 중 아무도 이 연구의 비윤리성을 인정하지 않다고 합니다.
아나이스
10/09/17 01:53
수정 아이콘
4번은.... 허참
SCVgoodtogosir
10/09/17 02:47
수정 아이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발견한 배리 마셜 박사는 직접 균을 원샷하시고 매일 위 내시경 사진을 찍어 일주일인가 열흘만에 급성 위궤양을 만드셨었죠... 그걸로 노벨상도 타시고..

몇 년 전에 저희 학교 와서 강연하셨는데 키도 크고 말씀도 잘하시고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강한 위산이 있어 세균이 살 수 없다던 학자들의 주장을 뒤집기 위해 직접 세균 원샷을 해서 입증하신걸로 유명하죠.
낼름낼름
10/09/17 07:58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재밌네요!
그런데 3번 첫째줄에 오타가 있네요.
홍자가 아니라 홍차인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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