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9/15 23:17:31
Name 츄츄호랑이
Subject [일반] 고마워요, 룸메이트
<i!> 신변 잡기성(바이트 낭비성) 글이니깐 읽기 싫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키(←)를 눌러주세요!


매일 아침 8시에는 룸메이트 S를 흔들어 깨워요. 이제는 아침마다 S를 깨우는 게 익숙해졌어요. 알람을 맞춰 놓으라는 내 핀잔에,

S는 깨는 거랑 일어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네요. 알람은 잠을 깨울 뿐 일어나게 하진 못한다는 주장이에요. 아무렴, 그럴듯하죠.


S는 제 두 번째 룸메이트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살아온 저에게 누군가를 깨운다는 경험은 정말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어요.

S덕에 이제는 누굴 깨우는 것은 어디서 남부럽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죠. 아침에 누가 깨우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외에도 S에겐 몇 가지 독특한 버릇들이 더 있어요. 음료수를 빨대를 꽂아 마신다던지, 속옷은 꼭 세트로 입는다던지,

저를 부를 때면 꼭 “츄랑‘이’야”하며 안 붙여도 되는 어미를 꼭 붙여 말한다든지 하는 버릇들. 정말 귀여워요.


어제는요, 괜스레 영어로 된 자기 전공 서적을 가져와서 이거저거 읽어보라고 하고선 발음을 가만히 듣고 합격 불합격이라고 말해주는데

제가 룸메이트랑 같이 사는 건지 키우는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뉴질랜드 살다 왔다고 유세하나요!


그렇지만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게 처음부터 달갑지만은 않았어요. 제가요, 행동은 안 그런데 마음은 무척 소심하고 우유부단해요.

혼자 산다는 게 지긋지긋해서 기숙사를 신청하고 배정받게 되었지만, 막상 정든 원룸을 떠나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산다는 게 막상

닥치니까 제 마음은 불안하고 걱정되더라고요. 누군가와 같이 살게 되면 나중에 다시 혼자가 될 때 더 외롭고 힘들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막상 이렇게 한 방에 같이 지내는 사람이 생기니까 정말 가족이 생긴 것 같아요. 한 방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으니까

가족이라고 불러도 되겠죠? S는 저한테 네가 솔로니까 룸메이트 해 주는 거라고 하지만, 전 아직까지는(?) S의 모든 것이 좋아요.

정말 저에게는 100%의 룸메이트에요.


이제 이번 학기가 끝나고 나면 S와 같이 사는 것도 마지막이겠죠. 하지만 짧은 동거(?) 생활이지만 함께 했던 기억이 절대

무의미한 기억으로 남진 않을 것 같아요. 나중에 다시 혼자 살게 돼도 좋은 기억을 한아름은 가지고 갈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선은 지금만 생각할래요. 룸메이트 덕분에 요즘은 하루하루 행복해요. 이 말을 하려고 적었어요. 고마워요, 룸메이트!


&. 룸메이트는 오늘 집에서 자고 온대요. 그래서 몰래몰래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어요. 쓰고 나니까 너무 좋게만(미화해서) 쓴 것

같아요. 실상은 본문과 조금 달라요. S는 제가 이름을 ‘바보’로 개명한줄 안다니까요. 흐 초반엔 귀여웠는데....(안지 한 달도 안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투닥투닥 잘 지내고 있답니다. 별 영양가 없는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고마워요. 다들 좋은 밤 되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지금만나러갑니다
10/09/15 23:30
수정 아이콘
저도 기숙사 생활에 2인 1실이여 룸메이트를 두고 있는데... 우연히(?)도 저는 친구랑 같은 방에 걸려서
윗글 처럼 재미있게~ 즐겁게~ 동거동락하며 지낸답니다~
그런데 S군(?)양(?)은 모르는 사이였나요?? 본문보니 모르는 사이였던거 같은데....
저같은 경우 모르는사람과 룸메이트가 되면 잘 안치해지더라구요.. 그냥 한학기 뒤에는 인사만 하는정도;;
어떻게 친해졌는지도 궁금하네요~
10/09/15 23:25
수정 아이콘
아마 S양이겠죠? 말투가 그렇네요~
제 주변에 기숙사 룸메이트랑 사는 친구들은 대부분 안친해지던데...;; 좋은 룸메를 만나신거 같네요 !
처음그때로
10/09/15 23:31
수정 아이콘
저도 마지막 학기 입니다..
저는 뭐 보통;; 선배다 보니 부려먹는게 많기도 했는데 내년부턴 아예 서로 멀리 떨어지다보니 가사일도 좀 도와주려 노력중입니다;
호랑이
10/09/15 23:27
수정 아이콘
어흥 뉴질랜드에 살다왔다는 그 룸메인가보군요. 근데 보통 여자분들은 세트로만 입지 않나요? 따로따로 입은경우는 한번도 못본거 같은데;
10/09/15 23:45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는 혼자사는데 완전 적응되서 부모님이 제발 기숙사좀 들어가라는데 룸메랑 같이 산다는게 거부감이 커서 안들어가구 버티는데
이런 세상에 이렇게 성격좋은 룸메만 있다면 기숙사도 들어가볼만 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
실제 여고생이 참나
10/09/15 23:54
수정 아이콘
저 새내기 때 룸메형 생각나네요. 그 형은 98 저는 03.
적지않은 나이차였음에도 청소도 그 형이 다하고, 집에서 올라온 과일도 깎아서 나눠주고, 가끔 치킨같은거 배달시켜주고, 아침에 깨워서 밥도 가끔 같이 먹고...
지금 뭐하시는지 궁금한...
정용현
10/09/15 23:53
수정 아이콘
정말 맘맞는 룸메를만나 좋으시겠어요.
저도 삼년전에 대학 새내기시절 룸메가 생각나네요.
친한친구랑 살아도 사이가 틀어지는게 룸메생활인데
약 두달후부터는 그 룸메랑 대화도 하지않을정도로 사이가 안 좋아졌습니다. 그해 겨울에 서로풀긴 했지만 그 경험이후로는 절대로 무조건 반드시 혼자살아야 한다고 굳게 박혔습니다. [m]
10/09/16 00:58
수정 아이콘
제 평생 유일한 룸메이트는 이런 사람이었네요...

https://pgr21.co.kr/?b=8&n=23963

..그래서 앞으로는 미국에 가게되면 값이 싸더라도 절대로 셰어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_-;;
PGR끊고싶다
10/09/16 01:17
수정 아이콘
마음에맞는 룸메찾기도 힘들죠.
미화해서 쓰셨다했는데 미화를 못할만큼 마음안맞는 룸메만나는경우도 참 많아요 크크.
친구들이야기들어보면 별의별사람이 다 있죠 정말.
남은기간동안 룸메랑 오순도순 알콩달콩 잘 지내시길~
저는 지금 혼자 자취하는데 말할사람도 없고 외롭네요 ㅠㅠ
10/09/16 08:46
수정 아이콘
굉장히 좋으신 룸메이트 친구분을 만나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룸메이트에서 소울 메이트로...? 하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131 [일반] '키워'는 저리가라 [44] 체념토스5659 10/09/16 5659 2
25129 [일반] 옵티머스Q 사용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 [46] 모모리7024 10/09/16 7024 1
25126 [일반] [크롬 확장 프로그램] Chromed Bird [9] 모모리4751 10/09/16 4751 1
25124 [일반] YANG의 이것저것 - 9월 16일 : 구매정보~ [4] Yang3940 10/09/16 3940 0
25123 [일반] [본격 물타기 글 2탄] 카지노에서 벌어진 경험담 [20] AraTa5892 10/09/16 5892 0
25122 [일반] 평범한 일상속에서 일어난 이야기. [6] 삭제됨2867 10/09/16 2867 0
25121 [일반] 방통위의 01X번호 변경 정책 확정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4] 시간4338 10/09/16 4338 0
25120 [일반] [영어 끄적] 시제_Stative Verbs (상태동사) [12] 몽랑9446 10/09/16 9446 2
25118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9/15(수) 리뷰 & 9/16(목) 프리뷰 [11] 멀면 벙커링3702 10/09/15 3702 0
25117 [일반] 엄마한테 스마트폰 사준 이야기 [4] ShuRA4409 10/09/15 4409 0
25116 [일반] 고마워요, 룸메이트 [21] 츄츄호랑이4238 10/09/15 4238 0
25115 [일반] 시계를 사볼까?---- 5편 (비극의 시작편) [7] 곰주5862 10/09/15 5862 0
25114 [일반] 김성근 감독 좀 황당하네요. [89] 소주는C18496 10/09/15 8496 0
25113 [일반] 로이스터 감독님이 통산 200승을 거두었습니다 [19] 키스도사4594 10/09/15 4594 0
25111 [일반] pgr21의 업그레이드? [13] MelOng5241 10/09/15 5241 0
25110 [일반] 버스기사 vs 아주머니의 대결 [61] Eva0106544 10/09/15 6544 0
25109 [일반] 영화 단평 <킬러스>, <퀴즈왕>, <레지던트 이블 4 3D> [24] 한아5569 10/09/15 5569 0
25108 [일반] 프로야구 중계 불판 올립니다. [344] EZrock4302 10/09/15 4302 0
25106 [일반] [본격 물타기 글] 알아두면 좋은(?) 카지노 3대 게임 이야기 [42] AraTa9077 10/09/15 9077 0
25105 [일반] 우리 다같이.. 지갑 주인을 찾아 보아요.. [23] DavidVilla4528 10/09/15 4528 0
25101 [일반] (세상읽기)공정한 사회, 신정환을 위한 변명 [16] 최연발5160 10/09/15 5160 0
25100 [일반] [잡담]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24] Who am I?3508 10/09/15 3508 0
25099 [일반] 도박과 주식은 분명히 다릅니다.(+도박을 끊는 법에 대해서) [80] 서주현8252 10/09/15 8252 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