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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17 08:54:07
Name FK_1
Subject [일반] [여행기] 2009년 몽골 고비사막 - 3일차
안녕하세요 ~
오늘은 3일차 여행기를 올립니다.

=====================================================================

2009년 8월 24일..

최고의 밤을 보낸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 다시 남쪽으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
이 곳에서 만난 아이에게 Y양은 보노 스프를 몇개 주었는데 글쎄 이 꼬마애가 이걸 뜯더니 물에 타먹는게 아니라 바로 가루째
입에 부어버렸다. -_-;;
그걸 본 다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그 이후로도 아이들에게 줘보니 다들 그렇게 먹는 걸 보면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보노 스프를 손에 쥔 귀여운 꼬마애 - Y양>

차를 타고 열심히 달리던 우리는 주유를 하기 위해 어느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그런데 다 쓰러져 가는 주유소에는 주인이 없었고 결국 잠깐 돌아보고 다시 마을을 떠났다. -_-;


<처음엔 박제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점토로 만든 염소 - H양>


<사막 한가운데 작은 마을에서 한국 브랜드를 만나다!! - H군>

마을을 떠난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중간에 잠시 쉬었는데 마침 양, 염소, 말들이 있었다.
평소에 보던 무리보다 굉장히 큰 무리였는데 고비여행 첫 날에 만났던 양떼들보다 훨씬 순했다.
첫 날에는 사람이 가까이 가면 "메에에에~~~" 하면서 피하기 바빴는데 얘네들은 사람이 가까이 와도 별 반응이 없이
지가 하고 있던 것만 계속 했다.


<무리들 가운데를 헤집고 다니는 Y양 - H군>

마침 물도 떨어졌고 아까 그 작은 마을에서 주유를 못했기 때문에 주유도 할 겸 달란자가드 라는 도시에 들렀다.
달란자가드는 몽골 제2의 도시로 공항을 갖춘 남고비의 중심도시이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포장된 길을 만날 수 있었고 건물들도 사람들도 많았다.


<달란자가드의 포장된 도로에 감동하다. - H군>

몽골에 온지 4일째 되었지만 아직도 환전을 못했던 나, H양, Y양, L군은 Khan Bank로 가서 오유나의 도움을 받아 환전을 할 수 있었다.
환전을 한 우리는 마침 바로 옆에 시장이 있어서 잠시 구경을 했다.


<달란자가드의 중심부에 위치한 활기찬 시장 - Y양>


<과일노점과 옷 노점 - Y양>


<오 ~ !! KOREA SHOP ~ !! - Y양>

시장을 둘러보다가 더운 날씨에 마침 아이스크림을 파는 할머니가 있어서 하나씩 사먹었다.
역시나 우리의 Y양과 C양은 말도 안 통하는 와중에 계산기를 가지고 그 할머니와 협상에 성공!!
몽골 여행 중 누군가 몽골 사람들은 깎아달라면 잘 깎아준다며 본전치기를 하더라도 큰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미안해서라도 그렇게 무리하게 깎지는 않았다.


<시장을 둘러보다 사먹은 아이스크림. 꽤 맛있었다. - Y양>

그리고 물 소비가 생각보다 많아서 물을 구입할 회비가 모자르다는 오유나의 의견에 따로 돈을 걷어서 물을 샀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다.
로라와 클라라는 우리가 물을 마시는 용도 이외에 함부로 쓴 것이 아니냐며 약간의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옆에서 그 말을 들은 나와 H양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왜냐믄 그들과 같은 차를 타면서 마실 물을 가지고 손을 씻는 모습을 한두번 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선 물이 귀하기 때문에 다들 물티슈를 이용하는데 손이 조금만 지져분해져도 물로 손을 씻어놓고 이제와서 우리 6명에게 따지다니..
결국 크게 번지지 않고 별 탈 없이 얘기가 끝났기 망정이지 계속 따졌으면 정말 뚜껑 열릴 뻔 했다.

물을 싣고 나서 또 다시 출발하다가 작은 산을 하나 넘었다.
산 정상쯤에서 차가 과열이 되었다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나와 C양이 코피가 터져버렸다.
사실 나는 이 여행을 떠나면서 첫째날부터 코피가 일상이었다.
왜냐믄 나 스스로가 비염이 있고 안쪽 코뼈가 살짝 휘어있어서 평상시에도 코피가 곧잘 나는데 이 곳이 워낙의 고지대이고
또 모래먼지가 많아 코에 항상 이물질이 느껴져 코를 자주 풀다보니 코피가 잘 날 수밖에 없었다.


<코를 틀어막은 C양. 난 이미 응급처치를 끝냈는지 뒤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Y양>

산 아래로 내려가서 조금 더 들어가니 Yoln Am 이란 곳이 나왔다.
이 곳은 얼음계곡으로도 불리는 곳으로 사시사철 365일 안쪽에 얼음이 얼어있는 곳이다.
입구에는 기념품을 팔거나 관리사무소인듯한 게르가 있었다.


<여기가 Yoln Am 입니다 ~ !! - Y양>

오유나와 바에르만은 저녁준비를 하기로 하고 우리 8명과 안카까지 9명만 얼음계곡으로 들어갔다.
실제 얼음계곡으로 가기 위해서는 차로 한 20분간 산길을 달려야했다.
장난이 많은 안카는 마치 곡예운전을 연상케하는 험한 운전으로 우리를 놀래켰다 -_-


<험난한 산들이 이어져 있는 Yoln Am - Y양>

본격적인 입구에 도착해 차에 내려보니 이틀째부터였나 우연찮게 마주친 이후 코스가 줄곧 같았던 이스라엘 아저씨 일행이 있었다.
Yoln Am에서도 만나 함께 걸었는데 여담이지만 이 아저씨는 고비사막이 별로라고 했다.
왜냐고 물어보니 이스라엘 사막이 훨씬 멋있다고 -_-;;
(이 말을 들은 L군은 나중에 이집트, 이스라엘, 중동을 여행했는데 별거 없었다는 말을 전했다;; 으으.. 이스라엘 아저씨 애국심 돋네;;)


<이스라엘 아저씨 일행과 같이 걸어가고 있는 Y양와 안카 - H양>


<중간에 여러가지 수제 기념품을 파는 부부 - Y양>

입구에서 말을 대여하고 있었는데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었다.
넓은 길만 가더라도 꽤나 길다;; 쭉 가다보니 이제 진짜 좁은 계곡이 보였다.


<좁은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 - H군>

가다보니 여러 동물들이 절벽에 붙어있거나 올라가 있었다.
독수리같은 새도 있었고 큰 쥐같이 생긴 설치류도 보였는데 가장 신기한 것은 가파른 절벽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큰 노루들이었다.
대체 쟤네는 저길 어떻게 올라갔을까 하고 있는데 조금 더 가다보니 어떤 큰 노루가 열심히 절벽을 파바밧 해서 타고 올라가는 것을
보고 "Unbelivable ~ !!" 을 외쳤다.
뭐 .. 조금 더 가니 타다가 떨어져서 죽은 듯한 노루 시체도 봐야했지만 ㅠㅠ


<계곡 안 쪽에서 발견한 꼭대기에 서있는 노루 - H군>

계곡 중간에 돌무덤을 볼 수 있었다.
안카가 설명하길 이 돌무덤에 돌을 얹고서 3바퀴를 천천히 돌면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우리 팀원들은 각자의 소원을 담아 조용하게 천천히 "둥글게 ~ 둥글게 ~" 를 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돌고 있는 나와 일행들 - Y양>

더 깊숙히 갈수록 점점 길이 험해졌다. 서로 손을 붙잡아주면서 계속해서 들어갔다.


<점점 험해지는 계곡길 - Y양>

한참을 들어갔을까 ..
가장 앞서서 가 있던 안카와 H군이 돌아온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더 가봐야 색다른 것도 없고 시간도 늦었으니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아쉽게도 얼음계곡에서 얼음은 못 본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어둑어둑해진 Yoln Am - L군>

그렇게 한참을 걸었으니 배고픈건 당연지사.
배고픔을 참아가며 근처의 게르로 향했다.
3개의 게르가 이어진 곳으로 여긴 전구만 있고 배터리가 없었는데 차 본네트를 열어 배터리를 꺼내어 불을 킬 수가 있었고
그 불 아래서 맛나게 저녁 식사를 했다.


<강낭콩을 자주 쓰는 오유나 특제 수제비 ~ !! - Y양>

식사를 마친 우리 8명은 한 게르에 모여서 카드게임을 했다.
그러다가 난 바깥에 전날처럼 돗자리를 피고 누웠는데 H군이 보드카와 과일주스를 들고 내 옆에 누웠다.
별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부활의 "Never Ending Story"를 부르는데 H군이 옆에서 따라불렸다.
그걸 게르안에서 들었는지 덤앤더머라며 마구 웃어제꼈다. 크크

안에서 카드게임이 지루했는지 사람이 한명 두명 나오기 시작했다.
로라도 안에 있다가 나왔는데 그 때부터 한국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로라는 우리에게 남북한의 차이점이라던지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물어보는 등 한국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고 우린 그 것에 대해 대답해줬다.
한참을 얘기하던 우리는 결국 보드카로도 감당이 안되던 추위에 GG를 선언하고 게르에서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런데 보드카에 콜라를 타서 마시던 로라가 술이 올라서 빨개진 얼굴로 러시아를 여행할 때 어떤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의 XX가
30cm도 넘는 것 같았다며 -_- 성적인 농담을 주저리 주저리 하기 시작했고 H군과 나는 말도 안된다며 웃으며 넘겼다.


<평상시엔 과묵했는데 술 들어가니 쏼라쏼라~ 중인 로라와 우리들 - Y양>

한참 대화를 주고 받다가 다음날 여행을 생각해서 잠을 청했는데 전 날까지는 침낭 덕분에 잠들만 했던 날씨가 이 날부터 급격히
추워져서 침낭안이더라도 옷을 껴입고 양말을 여러개를 겹쳐신고서야 잠들 수 있었다.

바로 이 날부터가 추위와의 전쟁이 시작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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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k WyldE
10/08/17 10:44
수정 아이콘
저 수제비 완전 맛있어 보입니다.
몽골을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정말로 우리나라 사람이랑 똑같이 생겼나요?

우리가 문명의 혜택을 좀 더 받아서 더 세련되어 보이고 예뻐 보이겠지만 몽골 사람들이 30~40년 전에 우리 모습이랑 다를게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
9th_Avenue
10/08/17 12:09
수정 아이콘
아 매번 재밌게 읽고 갑니다.. 2편에서 별 이야기가 특히 좋았는데;; 밤 중에 별을 찍어놓신 사진은 없는 건가요?;; 크크
10/08/17 16:19
수정 아이콘
점토로 만든 양은 색이 전부 하얬다면 진짜인줄 알겠어요
쵸코아이스크림이 꽤 먹음직스럽네요
왠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 풍경들이네요
참 여유가 느껴지는 사진들입니다
박루미
10/08/17 18:17
수정 아이콘
정말로 잘 보고 있습니다. 몽골 여행기는 국내에서 접하기가 은근 쉽지 않은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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