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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10 17:43
트럼프 1기때 대중국 관세 정책에 관여했던 측근이 트럼프의 주장을 반복해서 읖조리고 있고 그 반론들(미국 소득 수준에서 공급망 재건과 제조업 리빌딩이 가능하냐)에는 입꾹닫하고 있네요.
25/08/10 18:03
국내 노동자 대변이라는 표면 서사 아래 숨어있는 진짜 권력관계가 우리의 적으로 보이는데..
미국 내 자원, 에너지 대기업 국가안보를 빌미로 막대한 정부 조달, 보조금 수혜를 받는 일부 업종 국제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소외되어 불만이 쌓인 일부 자본가, 정치 네트워크 이정도가 아닐까 싶고요. 트럼프는 과거에 분쟁광물 규제완화를 추진한 바 있는데, 장 지글러는 이에 대해 다국적 거대기업들의 횡포가 미국과 프랑스같은 강력한 선진국들마저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죠.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전 세계의 의식화라곤 합니다만, 좌파다운 좌파가 씨가 마른 시대에 타국의 소시민이 할 수 있는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25/08/10 20:40
저는 트럼프 같은 사람들이 말하는 MAGA라는 게
내부의 양극화 문제를 개선하는 건 죽어도 하기 싫으니 외부의 적에게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가 아닐까 라고도 생각합니다. (한국도 포함해서) 미국 등 선진국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IT, 금융 등에 집중하고 매연을 내뿜는 공장들은 후진국으로 보내 깨끗한 환경에서 살려는 정책을 폈지요. 그렇게 선진국들은 자국내에서 환경파괴와 노동착취하던 걸 후진국에 싼 값으로 외주를 내보낸 셈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선진국들의 IT, 금융 등 일부 산업계는 엄청나게 부유해지지만 제조업 등에 종사하던 저소득층은 더 살기가 힘들어집니다. 정부는 자신이 시행한 정책에서 이득을 얻은 쪽에서 피해를 얻은 쪽으로 부의 재분배를 했어야 할텐데 그러기는 싫은 거구요. 어떻게든 낙수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일본 한국 중국놈들이 우리 제조업을, 당신들의 일자리를 뺐어갔다"라며 시선을 돌리도록 선동을 하는 게 MAGA라는 게 아닐까 합니다.
25/08/11 02:08
실제로 트럼프는 국내적으로는 감세나 저금리 같은 고소득층일수록 더 달달해할 정책을 추구하지 절대로 그들을 적으로 돌려세울 정책은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지금의 관세정책을 고수한다면 그 후폭풍을 맞는 대상이 저소득층뿐이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런 점에서 고소득 계층이 원하는 것은 단지 기존의 자유무역체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지, 결코 지금의 트럼프의 행보일수는 없을듯 싶습니다.
25/08/10 21:07
제이미슨 그리어의 배경을 조금 알 필요가 있는데, 저 사람은 브리검 영 대학 (몰몬교 대학) 출신의 독실한 몰몬교 신자입니다.
몰몬교도답게 물질적인 풍요보다 종교적이거나 정신적인 부분, 그리고 근면한 노동의 가치를 더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일테고요. WTO체제 아래에서 가장 큰 풍요를 누린 나라는 값싼 물건들과 자본이 몰려들어온 미국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진정한 풍요라고 생각하지 않는 몰몬교도들에겐 낭비일 뿐, 미국은 오히려 타락했다고 여겨질 수도 있는 부분이죠. 반대로, 본인들(몰몬교도들)의 진정한 적인 공산주의와 중국의 성장도 지켜봐야 했다는 점에서 실패했다고 여기는 거죠. 심지어 거대한 무역수지 적자와 함께 잠재적인 적국들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이민자들에게 경제 성장을 의존하고 있는 부분도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겠죠. 이러하니 아이러니하게도 저 분 포함 몰몬교도들의 세계관에선 WTO 이 후의 미국은 실패한 국가가 맞습니다. 경제 문제라는 건 애초에 사람들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매우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트럼프는 저런 사람들의 신념들위에서 숟가락 얹고 자신의 이익을 가져가고 있고요.
25/08/11 02:02
상당히 공감합니다. 값싼 중국산 물건들 - 일회용품들, 그리고 고장나면 (혹은 단지 싫증만 나도) 부담없이 버리고 새로 살 수 있는 온갖 물건들 - 이 선반과 창고를 꽉꽉 채우고도 모자라 거리로 넘쳐 흘러나오는 것이 그들이 보기에 진정한 풍요라 여겨지지 않을 겁니다. 적국의 손에 의지해서, 혹은 터무니 없는 저임금 노동이나 환경을 아무 비용도 들이지 않고 파괴하는 생산자의 손으로 생산해낸 물건에 중독된 미국의 모습을 바꾸는 것이 자기들에게 맡겨진 신의 소임이라고 믿고 있을 거라 봅니다.
25/08/10 22:40
이런 류의 자유무역이 끝난다, 뭐 그런 말이 자꾸만 나오는데 다 헛소리에요. 트럼프가 헛짓하는 걸로 자유무역은 끝나지 않습니다. 끝날수가 없어요. 미국인들이 비싼 물가를 감당하겠다 이제 더이상 값싸고 질좋은 외국물품쓰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날이 오지 않는한 안끝납니다. 곧 트럼프 정책때문에 물가폭발할겁니다. 그때 되면 제조업 복원이니 위대한 미국이니 트럼프 다 생각이 있느니 하는 사람들도 왜 물가 이모양이냐고 화낼겁니다. 그 다음엔 트럼프가 포기하거나 지지율 폭락하거나죠. 결국 도로아미타불되는 겁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멍청한지 모르겠어요. 외노자 공격하고 니쇼어링을 외치고 제조업부활을 외치고 어쩌고 해보았자 결국 그래서 비싼 미국물건 쓸래 하면? 아무도 그러고 싶지 않아합니다. 결국 헛짓이었고 다시 원래대로 되는 겁니다. 한국도 이런 바보들 많던데 그래서 너부터 외제품 쓰지 말고 외노자대신 공장가서 일해라 라고 말하면 아무도 안 그럽니다. 뭐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25/08/10 23:09
관세협정이 성공적으로 타결됐다고 하는데 그건 최종결과를 봐야죠. 딜이라는 행위가 성공인거지 그 딜의 목적이 달성될지 어찌될진 모르죠. 이게 성공이면 브렉시트도 성공이게요.
25/08/11 01:32
(수정됨) 위의 댓글들을 보면 우리가 우려해야 할 것은 트럼프의 행동 그 자체가 성공할지, 혹은 실패할지(내부 역풍으로 중단 + 기존 질서로의 회귀) 도 중요하긴 합니다. 다만, 지금의 사태가 트리거가 되어 WTO 체제가 규율해온 핵심적인 무역 규범들이 점차 형해화(形骸化, 유명무실해짐)될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트럼프, 저 멍청한 xx 절대로 저렇게 될리가 없다!"라며 비웃거나 그냥 미국만 보고 있기에는 과연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이 (지금 고율의 관세를 두드려 맞고 반격을 규합하려는 브라질, 인도 같은 국가들처럼) 다함께 힘을 모아 일치단결해서 미국의 대립전선을 형성하고 성공적으로 미국의 횡포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까,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오히려 ustr이 지적한 것처럼 그간 이상해져버린 다자간 자유무역체제가 가면 갈수록 균열이 심해지고, 마침내 다자무역질서 자체가 형해화되는 일은 없을까 - 그게 관건이라는 것이죠. 중요한건 단지 첫번째 도미노뿐 아니라 연결되어 있는 전체 도미노들이라는 얘기입니다.
25/08/11 01:38
한 번 생각해 봅니다.
GATT 이후 80년, WTO 이후 30년간 세계 무역질서의 근간이 되어온 무역규범이 형해화된다는 것이 어떤 모습일지. WTO 체제의 핵심은 '규칙에 기반한(rule-based)' 예측 가능성과 '비차별 원칙'에 있습니다. 이 두 기둥이 무너질 경우, 세계 무역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과 같은 상태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WTO 분쟁해결제도, SPS/TBT (검역규제, 기술규제), 최혜국대우/내국민대우, 수량제한 같은 핵심 원칙들을 위주로 살펴봅니다. 1. 분쟁해결제도(DSU)의 무력화: '힘의 논리'의 부활 현재의 기능: WTO 분쟁해결제도(Dispute Settlement Understanding)는 회원국 간 무역 분쟁을 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하는, WTO의 '왕관 보석'이라 불리는 핵심 장치입니다. 강대국과 약소국이 동등한 절차적 권리를 가지며, 일방적인 보복 조치를 막고, 합의된 규칙에 따라 중립적 중재자에 의해 분쟁을 해결하여 무역 전쟁으로의 확산을 방지합니다. 상호 보복의 일상화: 만약 분쟁 해결을 위한 중립적인 중재자가 사라지면, 국가는 자국의 판단에 따라 상대국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거나 무역 제재를 가하게 됩니다. 제재를 당한 국가는 즉각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며, 이는 끝없는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 전체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킬 것입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특수한 사례가 아닌, 일상적인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약소국의 협상력 상실: DSU는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들이 거대 경제 대국을 상대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습니다. 이 기능이 마비되면, 약소국들은 강대국의 부당한 무역 조치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됩니다. 무역 협상은 '협상'이 아닌 강대국의 일방적인 '통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25/08/11 01:48
2. SPS/TBT 규범의 형해화: '보호주의의 과학적 위장'
현재의 기능: SPS(동식물 위생 및 검역 조치)와 TBT(무역에 대한 기술 장벽) 협정은 각국의 보건, 안전, 환경 관련 규제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국제 표준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이러한 규제가 자의적인 '위장된 무역 장벽'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자의적 비관세장벽의 남발: 각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 없이 수입 식품을 금지하거나, 자국 생산자만 충족할 수 있는 독특하고 까다로운 기술 표준을 만들어 실질적인 수입 장벽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국민의 특이 체질'과 같은 모호한 이유로 특정 농산물 수입을 막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개도국들이 겉으로는 관세를 없애고 장벽을 낮춘다지만 실상은 이런 온갖 장벽을 국내에 설치해 놓고 벌이는 짓거리를 응징(?)하기 위해 미국이 관세 대포를 후려갈긴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wto규범 체제가 형해화 된다면 역설적으로 각국은 sps/tbt 장벽을 경쟁적으로 쌓아올리는 결과가 될지도 모릅니다. 수출 기업의 비용 급증: 수출 기업들은 국가마다 다른, 수시로 바뀌는 기술 및 위생 규제를 모두 충족시켜야 합니다. 이는 기업에게는 막대한 비용과 불확실성을 안겨주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로막게 됩니다.
25/08/11 01:51
3. 최혜국대우(MFN) 및 내국민대우(NT) 원칙의 붕괴
현재의 기능: 최혜국대우(MFN)는 특정 국가에 부여하는 가장 유리한 무역 조건을 다른 모든 WTO 회원국에도 차별 없이 동등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내국민대우(NT)는 수입된 상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 후에는, 세금이나 각종 규제 면에서 국산품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이 두 원칙은 WTO의 '비차별 원칙'의 핵심입니다. 정치·경제적 블록화 심화: MFN 원칙이 무너지면, 세계는 우방국에는 낮은 관세를, 적대국이나 경쟁국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블록 경제'로 파편화될 것입니다. 기고문이 묘사한 것처럼, 미국 중심의 '턴베리 체제'에 참여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에 노골적인 무역 차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미 트럼프가 각국에 보편관세를 날린 것, 그리고 국가에 따라 차별적으로 추가 관세까지 매긴 것은 가장 직접적으로 비차별 원칙에 대한 정면에서의 폭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는 무역이 순수한 경제 논리가 아닌, 지정학적 줄서기에 따라 결정되는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합니다. 복잡하고 차별적인 관세망: 기업들은 수출 대상국이 어떤 블록에 속해 있는지, 어떤 양자 협정을 맺었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됩니다. 이는 글로벌 무역의 복잡성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 교역을 위축시킬 것입니다.
25/08/11 01:56
4. 수량제한(쿼터) 금지 원칙의 무력화
현재의 기능: WTO 체제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수량제한(쿼터)' 조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무역 장벽을 관세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유도합니다. 관세는 비용만 지불하면 수입이 가능하므로 예측이 가능하지만, 쿼터는 아예 수입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하고 불투명한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부패와 지대추구 행위 만연: 한정된 수입 쿼터를 누구에게 배분할 것인가를 두고 정부의 재량이 커지면서, 정경유착이나 뇌물 등 부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공급망의 붕괴: 각국이 특정 품목에 대해 예고 없이 '수입 쿼터 0' 또는 급격한 삭감을 단행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은 마비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품 수급 예측이 불가능해지므로 '적시생산(Just-in-Time)' 시스템은 붕괴되고, 기업들은 불안정한 공급망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비효율적이더라도 자국 내 또는 블록 내에서 모든 생산을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관세는 말그대로 관세조치이지 쿼터는 건드린게 아니므로 관련 없지 않느냐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번 관세 협상시 특히 철강 분야에서는 미국이 EU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일정 물량(쿼터)를 제공하기로 협의가 된 점을 감안하면 관세 조치는 이미 쿼터까지 건드리게 된다는 게 확인 되었습니다. 게다가, 경쟁적인 관세 장벽을 쌓아올린 결과에 더해 환율까지 불안정해진다면, 힘이 딸리는 국가일수록 급격한 무역수지 불균형으로 인해 강제로라도 쿼터를 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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