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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7/28 03:05:22
Name Amiel
Subject [일반] 전지적 독자 시점을 보고왔습니다 (스포 조심) (수정됨)

저는 우선 영화 일년에 두어편 볼까 말까 한 라이트한 일개 관람객에 불과하다는걸 미리 밝힙니다.. 전문적인 분석 이런거 아니에요.

그냥 웹소설을 좋아해서 많이 보는 편인데, 웹소설을 실사화한 작품이니 호기심이 생겨서 어쩌다보니 보게 됐네요.
근데 또 그 유명한 전독시는 안읽어봤습니다. 제가 보는 플랫폼이 아니다보니 나중에 유명하다는건 들었는데 그 방대한 분량때문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영화 개봉한대서 앞부분 (대략 80화 정도 까지? ) 만 읽고 영화를 봤습니다.


보기 전에 인터넷에서 안좋은 평들을 많이 봤습니다.

웹소설 영화화래서 기대했는데 그냥 제목만 따온 완전 다른 내용이다
감독?대표?가 원작팬들과 기싸움을 하고 있다(?)
이딴 영화가 손익분기점 600만이라니 무슨생각인지 모르겠다   따위의 이야기들요.


아무튼 기대반 걱정반으로 보고 왔습니다.


보고 난 제 느낌은


인터넷에서 가열차게 까이는것이 의아할정도로 각색이 괜찮게 됐다고 생각했어요. 원작에서 살짝 변형시키면서
원작의 느낌을 잘 가져왔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생각보다 더 세세하게 가져와서 놀랐달까요.

사실 그렇잖아요. 국내 웹소설은 어느정도 장르에 따라 정형화, 패턴화가 되어있고 세계관에 대한
기본적인 사전지식이 없으면 굉장히 난해하게 보일수 있는거.

ex) 무협소설로 치면 구파일방, 운기조식, 점혈, 절정이니 자연경이니 뭐니하는, 일반인이 보면 그게 뭔데 씹덕아 가 나오는 기본 설정

전독시 또한 성좌에 스탯에 게임식 진행과 아이템에.. 일반인이 보면 난해할수밖에 없는 세계관인데, 각색에 대한 비판이 있길래
그런걸 뭉뚱그려버리지 않았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상세히 나오더라구요. 아무리 웹소설시장과 게임시장이 커지고 있다해도 600만이 손익분기점이면 대중성을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래도 되나? 할정도로요.  

  그냥 이 영화가 전독시 내용 전체를 시리즈로 실사화 할게 아닌 이상 영화 한편 내에 적당한 주제를 담아야하니까
약간 수정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끝까지 읽고 감사 댓글로 시작하는게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다고 1화부터 엉터리인거 아니냐 하는데..
뭐 5700자 악플 달고 복수당하는게 아니라 완결까지 정주행 한 독자 답게 애정어린 비판을 담은 댓글 정도로 시작하는거고,
원작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주제의식에 적당히 걸치게 각색한거라 그런갑다 하고 넘어갈만 했어요.

제가 소설을 끝까지 안봐서 그런걸수도 있겠지만요. 적어도 앞부분과 영화는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지혜가 총을 쓰면 뭐 어때요. 이 영화 내에선 이순신이 배후성인게 나오지도 않을정도로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조연에 불과한데요.
힘들게 칼쓰는 액션 시키느니 대물저격총 드는게 개성도 생기고 멋지더라구요.


그냥 문제는 각색이 아니라..........


제가 영화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다보니 딱 뭐가 문제다 하고 찝어서 말하진 못하겠는데 말이죠.
중반부까진 그럭저럭.. 딱 이 매니악한 장르물을 이렇게 실사화 하네 정도만 생각하며 보고 있다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으악!!!

무슨 8~90년대 전대물? 아니 그 이하로 북두의권 실사화 오오~ 그것은 인생~ 그것은 외로움~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실소가 터져나오는 장면들이 자꾸..

이게 CG의 문제인지 연기의 문제인지 연출의 문제인지 딱 찝어서 말하진 못하겠는데 말이죠.........
이현성... 군인아저씨 각성때였던가.. 영화보다가 친구랑 눈마주치고 낄낄 웃어버렸네요;; 몰입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몬스터 디자인?  이 약간 아쉬웠네요.

씨-커맨더 (해룡.. 초반에 김독자가 잡는) 랑 그 지하철 던전보스 는 괜찮았고,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많이들 뭐라 하는 도깨비들까진
전 나쁘지 않게 봤어요.

근데 땅강아쥐들 <- 얘네랑 액션이 엄청 많은데 너무 볼품없이 생겼고,
영화 마지막보스로 나오는 애... 뭔지도 모르겠네 화룡인가?
보스답게 좀 멋지게 디자인 해주지. 지하철 보스는 포스있게 멋졌는데. 예산이 부족했나....?







  뭐 아무튼 인터넷에서 억까당하는건 좀 억울해 보인다. 근데 문제가 없는건 아니다 정도가 제 결론입니다.

  보고나니 평론가들의 한줄 평들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중반을 지나기도 전에 이야기와 액션 모두에 무감해진다.
- 이동진 (★★)

이분은 중반도 못버티셨네! 중반까진 나름 괜찮지 않았...나?



너무 매니악한 장르 특성상 추천은 하기 쉽지 않네요. 웹소설 기법에 익숙한분들이라면 볼만할지도요?

근데 600만이 손익분기점??  전 2002년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도 영화관에서 본 사람인데.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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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영구
+ 25/07/28 06: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 재밌었습니다. CG퀄리티보다는 캐릭터 디자인이 아쉽지않았나 싶고, 화룡이 x나쎄 느낌이 약한것도 아쉬웠습니다. 작품이 재밌고말고는 개인 호불호영역이지만 원작팬들이 과도하게 후려치다 못해 남의 감상에도 영향을 주려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광장때부턴가?
lightstone
+ 25/07/28 07:19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보고왔네요. 저는 재밌었어요.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하는데 마블영화는 안유치한가(?) 싶더라구요. 인터넷에서 억까당하는 느낌입니다. 크크
은때까치
+ 25/07/28 08:35
수정 아이콘
와 진짜 제가 느낀거랑 거의 비슷하게 느끼신거 같아요.
저도 딱 전독시 이름 들어봤고 웹툰 정도 가볍게 보다가 중간에 하차한 라이트(?) 유저인데......... 워낙에 "전독시 봤던 사람들한테는 개망작이다" 소리 많이 듣고 가서 기대 거의 없었거든요.

근데 보고나서 든 첫 생각. 뭐야 생각보다 꽤 재밌는데....?

저는 설정은 그냥 설정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작품 내의 개연성, 핍진성 이런게 무너지면 확 식는, 어느정도는 전형적인 소비자거든요. 그래서 영화 10개 보면 재밌었다고 느끼는게 고작 2~3개고, 이런 류 영화 중에서는 아직까지도 엔드게임까지의 마블영화들 되게 좋아하구요. 그 중에서도 아이언맨이 제일 좋은 그냥 일반적인 라이트 유저인데..... 전독시 영화는 그런 관점에서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일단 작품 내에서 이상한 사상 강요같은거 없고, 스토리 시원시원하고 말 안되는거 없고, 이민호 간지나고 채수빈 나나는 이쁘고. CG도 살짝 게임스러운 면이 있긴 했지만 일단 제가 게이머니까(...) 나쁘게 보이진 않았구요.

근데 재밌게 보고 나와서 리뷰 찾아보니까..... 거의 무슨 세상 최악의 영화가 되어 있던데요....?
전독시 원작 찐팬들은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적어도 라이트 팬들한테는, 전혀 그정도 아니고 오히려 재밌었다, 최소한 내가 재밌었다는데 "왜 재밌어하는데!!!!"하는 태클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애의AI
+ 25/07/28 08:43
수정 아이콘
재미없다는 평이나 CG나 연기가 별로다 라는 평은 별개로 하고, 원작팬들의 안좋은 평가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애당초 원작 팬들이 거슬려서 재미를 느낄 수가 없는 방향으로 각색을 한 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입장이어서요.

원작팬들이 영화를 단순히 원작 웹소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핵심적인 요소와 캐릭터성을 훼손했기 때문이고, 이런 게 거슬리게 느껴지는 원작 팬들은 작품에 몰입하기도 힘들고 재미를 못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초기에 영화에 가장 관심을 가진 쪽은 원작팬일 수 밖에 없고, 잘 아는 만큼 가장 큰 안티가 될 소지도 있는 계층이겠죠.

원작에서 김독자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읽은 소설의 결말을 아는 열혈 팬입니다. 그는 그 장편 소설을 유일하게 완독한 인물로, 그만큼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김독자를 마치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겜판소 징징충'처럼 묘사합니다. 주인공을 단지 소설에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인물로 전락시켜 원작 팬들이 가진 김독자의 이미지와 크게 충돌시킵니다.
특히 소설의 핵심 주제의식과 연결되는 부분이 바뀌어 버리면서 제작자들이 원작을 끝까지 읽지 않았다는 의심마저 들게 합니다.

원작은 회귀/빙의물 클리셰를 비틀고 차별화하는 지점이 명확했습니다. 김독자만이 소설을 완독했다는 점, 그리고 그의 지식이 세계의 결말을 아는 데 중점적으로 활용된다는 점 등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운영자가 게임 빙의시키기 같은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진부한 플롯으로 시작하여, 원작이 가진 독창성을 내다버립니다.

"오직 나만이 이 세계를 알고 있다" 같은 영화 캐치프레이즈도 원작 끝까지 안본 티 내나 싶은 지점. (원작은 "나만이 이 세계의 결말을 알고 있다")
원작에서는 김독자 외에도 소설을 꽤 많이 읽은 비중 있는 캐릭터가 존재하며, 김독자 혼자만이 모든 것을 아는 세계가 아닙니다. 이처럼 작품의 중요한 설정까지 변경하여 원작에서 드러내고 싶어하는 주제의식의 깊이와 의미를 퇴색시켰죠.

단순히 원작과 내용이 다르다는 이유를 넘어, 원작의 핵심적인 매력과 캐릭터 서사를 훼손하고 진부한 클리셰로 회귀시키는 방식으로 각색을 진행했고 이건 작품에 애정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끝까지 읽어보지도 않고 제작했다고 밖에 생각이 안드는 상황이어서 원작을 아는 사람이 좋은 평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괜찮게 만들었는데 원작 팬들이 억까한다' 라는 평도 원작팬들은 억까 당하는 기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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