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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7/11 20:17:17
Name 李昇玗
Subject [일반] 마을버스에서 있었던 작은 해프닝과 좋게좋게 마무리한 썰..
그저께(7/9) 있었던 일입니다. 퇴근 후 머리를 자르고, 평소에 안 타던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가다가 내릴 때가 되어
앞 사람이 내리길 기다리고 저도 내리는데 기사 아저씨가 문을 갑자기 닫아서 전 문에 부딪혔고, 휘청하면서 내렸습니다..
순간 어이가 없어서 버스를 쳐다봤는데 그 버스는 휑~하니 가버리더라구요. 아픈거 보단 화가 났는데 집으로 터덜터덜 가다보니 허리가 아파왔습니다. 화도 나고 허리도 아프니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 이미 난폭운전과 불친절로 악명높은 버스였습니다.

우리동네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민원은 넣어야겠다 싶어 다음 날 시청 대중교통과에 민원을 넣었고,
허리가 아프다 하니 버스회사와 연락해보고 회사에서 보상처리를 안 해주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할 수도 있다 하더군요..
전 경찰에 신고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 회사의 대응이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담당자가 없어서 확인을 못해준다, 기다려 달라, 오늘은 출근은 하셨는데 지금 바빠서 연락을 못드렸다, 오늘안에 확인하고 전화 드릴테니 기다려달라 등등 여러가지 회피 기술을 쓰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여 경찰에 사고 접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기까지에 이르렀고, 182를 통해 우리 지역 경찰서 담당자와 통화를 해보니 교통사고처리는 경찰서에 직접 와서 접수를 해야 한다 하여 반반차를 쓰고 퇴근해서 차를 끌고 경찰서에 딱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민원실로 걸어 들어가는데...그 때 마침...버스회사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사정사정 하면서 봐줄 수 없으시냐고...정말 죄송하다고..그 기사분은 이번 주 까지 일할 사람이었고, 기사분의 안타까운 사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마음이 약해져서 소정의 치료비만 받고 좋은 마음으로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크크..
오케이를 하고 나니 허리가 더 아파지는거 같기도 하네요…ㅜㅜ

전화 하신 아저씨가 일을 잘 하시는거 같더군요.. 나이는 50대 중반 정도 되신 거 같은데 진솔하게 사과를 하시고, 선처를 구하시는데 저 같은 사람은 좋지 않게 넘어가기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계좌번호를 불러드리고, 통화를 마무리 하려고 하는데 시청에 민원은 안 넣으셨으면 좋을텐데(?) 라는 말을 하길래 저희 어머니가 몇 년 전에 같은 버스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그래서 더 화가 나서 바로 민원을 넣었다 하고, 운전 좀 조심히 해 달라 하며 통화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자게에는 글을 처음 써보는데 부족한 글 솜씨에 부끄러운 마음이네요..크크크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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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전즉퇴
25/07/11 20:54
수정 아이콘
전화한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건 그 업체 에이스겠죠. 지출하는 사람까지 정상이어서 돈 깔끔하게 받고 곧 나으시길 바랍니다.
25/07/11 21:34
수정 아이콘
회피기술이 열받네요.. 그래도 마음 풀리셨다니 돈이라도 잘 받고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삼관
25/07/11 21:47
수정 아이콘
욕보셨습니다. 퇴사 어쩌고도 업계 스페샬 스킬인가보네요.
저도 화물차가 짐 나르다가 제 차에 피해를 입힌 적 있는데 배상받으려고 보험통해서 그쪽 회사에 연락가니까 퇴직시켜서 배상책임이 없다며 배째더군요.

의외로 이런 운송업계의 노하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함이 아직 조금은 있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시즌
25/07/12 00:01
수정 아이콘
버스 제일 앞자리에서 앉아있다가 운전자의 페달실수로 막 올라타려던 가족이 머리를 심하게 부딛쳐 그 자리에서 구급차 불러 병원간걸 직접 본 기억이 납니다. 빼도박도 못한 실수라 마음이 참 착잡했는데 이런 송사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직업이니 대응 메뉴얼도 준비되어있겠죠.

다른 사례로 오래전 기억입니다. 진짜 다치거나 한게 아니라 고의로 돈을 뜯어내기 위한 악질적인 자해공갈단 손님을 1m앞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버스가 급정거(는 했음)하느랴 부딛쳐 다쳤다(애매함) 그런데 부딛쳤는데 마침 품에 있던 금반지를 떨어트려 잃어버렸다. 보상해달라(금반지 or 치료비)

여기서 운전기사의 대응이 무엇이었을까요?

그 즉시 길가에 차를 멈추고 "전화"를 하더군요. 담담하게 이런일 여러번 겪은 듯한 익숙함으로. 낮은 목소리로 n번 후 정류장 후에 "사람 보내달라"는 말이었습니다. 자해공갈하던 사람은 분위기 눈치채고 전화가 끝나기도 전에 열린 문으로 튀던 기억이 납니다.

수법이 90년대 오래된 낡은 자해공갈수법이라 소설에서도 봤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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