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을 이제야 봤습니다. '박찬욱 제작'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언젠간 봐야지 봐야지 해놓고선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은 측면에서 2014년 작품인 <군도: 민란의 시대>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전,란>의 최대 강점은 액션과 영상미에 있다고 생각해요. 원래 제목을 '한국판 <씬 시티>'를 두고 이야기를 해볼까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되게 인상적인 영상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영화로 옮기는 것 보다 그래픽 노블로 옮겼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어떤 측면에서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꽤나 독특한 시퀀스를 꽤 인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슬로우 모션을 쓰고, 적절히 과장을 섞으면서도 완전 허무맹랑해보이지는 않도록 짜여져 있다고 생각하구요.
저는 '대체로' 이 영화가 좋았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일단 서사와 액션의 톤과 방향성이 조금 어긋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영화가 담고 있는 서사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액션에서 보여주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요. 그리고 그 방향성에서 의문점이 조금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겁고 비극적인 드라마와 액션 활극이 공존하는 느낌이라서 이 지점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이 영화는 많은 부분이 앞서 언급한 <군도: 민란의 시대>와 닮아 있습니다. '민란'이 핵심인 점, 개인사와 역사를 적절히 섞어놓은 서사와 강동원이라는 존재 등등이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강한 레퍼런스의 존재감인데, <군도>가 타란티노의 냄새, 특히 <장고>의 냄새가 짙은 영화였다면, <전,란>은 <300>을 비롯한 그래픽 노블의 영화화 버전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어찌보면 어떤 측면에서는, 이게 극장 영화가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기에 어느 정도의 기시감은 적절히 넘어갈 수 있는 지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다행히, 이번에는 주인공이 강동원이라 반대편에 감정이입하진 않겠...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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