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1/02 04:07:33
Name ekejrhw34
Subject [일반] 오래만의 독서의 당혹스러움-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을 읽고

중요한 일을 미루고 또 미룰 땐, 유튜브를 보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기는 쉬웠습니다만,  왠지 심적 부담감이 생겨 일을 마치기 전까지 독서에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중요한 일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책을 읽었습니다. 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이라는 책입니다. 인터넷 밈이라니. 하루종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쩔어 있는 제게 아주 친숙한 소재입니다. 집에서 좀 떨어진 도서관에 가는 수고를 하면서 빌려왔고, 완독했습니다.
재밌었습니다. 내안에 지식인이 깨어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책안에 인용된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집니다. 심지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소모임에 가볼까 생각까지 듭니다.

그런데 왜 재밌었는가를 잠시 생각해보자, 잘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웃기는 일입니다. 재미를 느낀 존재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니.

걱정스러운 생각까지 듭니다. 재밌었다로 충분한 매체들만을 소비하다보니, 생각이 재밌다-재미없다에서 굳어진 것이 아닐까.
잠시의 반성.

유튜브, 가벼운 웹툰, 인터넷 커뮤니티의 잘못은 아니지요. 그들은 저를 즐겁게 해줬을 뿐. 단지 눕거나 걷기만 하다 뛰려니까 힘들었던 겁니다.

그래서 책을 다시 들여다 보면서 메모장에 한참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책은 인터넷 밈을 계보학을 이용하여 정의하고, 밈화를 일종의 놀이이자 창작 활동으로 설명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의 요소를 활용하여 밈의 특징을 묘사하고요.
친숙한 소재를 학술적으로 분석한 것이 신선했다, 그래서 재밌었다. 또 책의 난도가 엄청 무겁지 않아 더 즐거웠다.

정말 단순한 감상인데도 도달하는데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책을 읽기를, 한번 생각해보기를, 또 글쓰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그래서 독서를(무엇이든) 권유하고 싶은 기분까지 들지만, 참도록 하겠습니다.  

PS. 처음에는 책 소개글을 써볼까 생각했었지만,  도저히 재밌게 전달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중간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참고로 혹시라도 책을 읽어보실 생각이 드신 분이 계시다면, 저자가 말하듯이 이 책은 유행하는 인터넷 밈들을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아닙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설탕가루인형형
25/01/02 09:00
수정 아이콘
제목만 봐도 재밌을거 같네요. 크크
ekejrhw34
25/01/03 06:04
수정 아이콘
한번 시도해 보세요 ^^
25/01/02 10:04
수정 아이콘
거기서 이걸 구조화 하고 범주화 해내셨네요 역시 사람은 독설을 해야..
스테비아
25/01/02 10:22
수정 아이콘
앗 제가 펀딩한 책!
ekejrhw34
25/01/03 06:04
수정 아이콘
덕분에 제가 좋은 책을!!!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3409 [정치] 헌법재판관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22] 동지6898 25/01/04 6898 0
103408 [정치] 윤씨측, 계엄전으로 모든 것 회복, 탄핵 불필요 주장 [61] 감모여재9761 25/01/04 9761 0
103407 [정치] 불법 계엄 당일 상황 메모 및 녹취 [8] 빼사스5749 25/01/03 5749 0
103406 [정치] 尹 "공수처 체포영장 있을 수 없는 일…사법 체계 무너진다" [36] 다크서클팬더10064 25/01/03 10064 0
103405 [정치] “국민볼 때 장난같은 계엄·고립된 약자”…尹측 탄핵 심판서 하소연 [55] _L-MSG_8542 25/01/03 8542 0
103404 [정치] 탄핵소추위원 측 “탄핵사유 중 '내란죄' 부분 철회” 결정 [100] EnergyFlow16480 25/01/03 16480 0
103403 [정치] 윤석열 체포를 포기한 공조수사본부 [366] 매번같은25080 25/01/03 25080 0
103402 [정치] K-패스가 너프먹었습니다. [19] BitSae8743 25/01/03 8743 0
103401 [일반] 섀넌의 척수 : 정보이론과 인공지능 [7] 번개맞은씨앗2293 25/01/03 2293 2
103400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64. 재주 예(埶)에서 파생된 한자들 [4] 계층방정1112 25/01/03 1112 2
103399 [정치] 국힘 소장파 김용태도? “계엄 배경된 선관위 의혹 공개 논의해야” [70] 카린6646 25/01/03 6646 0
103397 [정치] 김흥국 "윤석열 지키기, 힘내서 뭉치자" [96] 어강됴리14037 25/01/02 14037 0
103396 [정치] 국힘 김민전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 찬성…이게 본질” [67] Nerion11682 25/01/02 11682 0
103395 [일반] 무기력과 무감각했던 휴일의 개인적 단상. [6] aDayInTheLife3284 25/01/02 3284 11
103394 [정치] 우리나라 정치가 덜 극단적으로 변할수 있을까요? [56] 김은동6041 25/01/02 6041 0
103393 [일반] 용산역사박물관의 "접속, 용산전자상가" 특별전을 보고 왔습니다. [14] 及時雨3710 25/01/02 3710 4
103392 [일반] 새해 첫날 새옷을 입어본 결과 [24] LA이글스3631 25/01/02 3631 2
103391 [정치] 與 법사위원들 “尹 체포 영장, 삼권분립에 위배 원천 무효” [52] 철판닭갈비10123 25/01/02 10123 0
103390 [정치] 국회 소추인단, 편지 헌재에 제출하기로(수정) [18] 빅프리즈7188 25/01/02 7188 0
103389 [일반] 아니 시내 한복판에서 170을 밟으시면.. [47] Lord Be Goja8673 25/01/02 8673 7
103388 [일반] 재즈피아노를 1년 동안 / 하루 1시간씩 연습했을 때의 결과물 [15] 79년생4189 25/01/02 4189 7
103387 [일반] 오래만의 독서의 당혹스러움-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을 읽고 [5] ekejrhw345406 25/01/02 5406 5
103386 [정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 [78] 키르히아이스15193 25/01/02 1519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