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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2/06 23:27:02
Name 니체
Subject [일반]  강아지 하네스 제작기 (3) - 제품에 철학 담기
- 2편 : https://pgr21.co.kr/freedom/100415

공장 사장님을 만나러 가기 전에 제품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요즘에 반려 문화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면서 강아지를 자식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강아지를 사람과 동일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문제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우리 개는 안 물어요'로 대변되는 내로남불의 태도, 산책줄을 안하고 당당히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여전히 보이구요.

결국은 강아지가 문제가 아니라 견주가 문제라는 강형욱님의 솔루션 방법에 공감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품의 비전을 생각 했습니다.

행복한 강아지를 키우고 싶지만, 주인도 행복해야 합니다.

사실 주인이 행복해야 강아지도 행복해집니다.

견주가 하네스를 매는데 허들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좀 더 산책을 나갈 마음이 들테고 강아지도 즐거워지겠죠.

하네스를 왜 하는걸까 생각해 봤습니다.

줄을 묶지 않은 채로 강아지와 한적한 길을 걸어가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거든요.

작은 생물체가 나만 믿고 쫄래쫄래 따라오는건 정말 기분 좋습니다.

하지만 점차 선진 반려문화가 도입될수록 강아지에 대한 통제와 책임도 강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내 즐거움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네스든 목줄이든 핵심은 통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아지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목줄만 하는 것보다는 배쪽으로 압력이 좀 분산될테고

견주 입장에서는 하네스보다 채우기가 쉬우니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견주와 애견이 같이 행복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닌가 생각을 했어요.

토요일 오전 차가 밀리기 시작할 때쯤 시간에 스타벅스에 도착을 했습니다.

마음씨 좋게 생긴 사장님이 커피를 사주시더라구요.

패드를 펼쳐놓고 제 아이디어를 설명 드렸고 사장님은 열심히 들으시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그다지 이득이 없을 것 같은데 진지하게 들어주시는게 신기하다 생각했습니다.

들어 보니까 사장님은 이미 여러 브랜드의 애견 하네스를 이미 제작 하신 경험이 있으시더라구요.

샘플 제작을 위한 비용을 드리면 몇 가지 종류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주기로 하셨는데요.

리드줄을 연결할 고리는 목줄에 달아야 하는지, 등쪽에 가까워야 하는지

목줄의 폭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버클이 잠기는 위치는 아래쪽이어야 하는지 측면이어야 하는지

간단해 보이는 제품이지만 선택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역시 고민하는 만큼 보이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고

어떤 선택을 할 때는 선택의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샘플 작업을 위한 비용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님이 몇 가지 종류의 샘플을 보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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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목 부분의 버클이 약간 측면으로 가고, 고리 역시 목줄에 있는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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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버클이 목 아래 부분으로 잠기는 형태인데, 리드줄의 압력이 어느쪽으로 들어가는지 비교해 보기 위해 고리를 목과 등쪽 두군데 달아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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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비슷한데 등과 목줄의 연결부가 천으로 연결된 형태입니다.

샘플을 받고 봤는데, 다른 형태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판단이 안 섰습니다.

강아지한테 채워서 산책을 시켜봤는데요.

이게 다리를 끼우지 않다 보니 하네스가 강아지 몸통에서 이리저리 회전을 하더라구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채로 이래저래 아이디어만 더하다 보니,

하네스가 강아지 몸통에서 심하게 회전하지 않도록 리드줄로 연결하는 고리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공간을 두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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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림을 그러가면서 사장님과 통화를 진행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폭이 좀 좁아서 하네스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목줄 같은 느낌이 들어서

목줄과 등쪽 천의 폭을 넓히는 형태로 다시 샘플을 요청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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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떡같이 설명했는데 사장님이 찰떡같이 샘플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샘플로 로고까지 붙여 봤더니 조금 더 그럴싸해 보이네요? (제 눈에만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샘플이 최종 버전이 될 수 있을지 테스트를 시작해 봅니다.

(여기서 끊어 갈께요. 쓰다보니까 왜 이렇게 지루한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네요. 하네스의 제품화는 완성할 수 있을지. 이 연재는 완성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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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7 01:16
수정 아이콘
재미있습니다. 계속 연재해 주세요!
23/12/07 21:20
수정 아이콘
너무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걱정했는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3/12/07 02:25
수정 아이콘
뒷모습 너무 귀엽네요
쪼아저씨
23/12/07 08:33
수정 아이콘
저도 너무 귀여워서 자세히 봤더니, 강아지는 아니고, 인형인 것 같네요.
23/12/07 09:37
수정 아이콘
인형입니다 인형!
오늘은 좀 더
23/12/10 00:35
수정 아이콘
아니 인형이네요 크크크크 속았다니 분하다
VictoryFood
23/12/20 01:19
수정 아이콘
인형에게 속다니 분하다
티바로우
23/12/07 07:44
수정 아이콘
헬스 그립도 결국보면 베르사그립 카피한게 제일 잘팔리던데 크크크 외국꺼 카피 안하시나요
23/12/07 09:37
수정 아이콘
제가 제대로 만들어서 수출하는 세계정복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23/12/07 09:02
수정 아이콘
진돗개,허스키 키우는데 문제는 목줄 세로 쇠고리가 빠지드라구요.
강형욱꺼도 쇠고리 빠지고 이거 완전 복불복 이에요.
놀이터에서 목줄 쇠고리 빠져서 경찰에 신고해서 잡았습니다. 한마리면 달려가서 잡겠다는데 한마리가 또 있어서 잡기 힘들드라구요.
노둣돌
23/12/07 09:28
수정 아이콘
usb 고리처럼 나사로 연결해서 고리 하나를 추가하면 해결되겠네요.
보다 확실하게는 회전할 수 있는 볼로 연결하는 유니버설 조인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요.
23/12/07 09:39
수정 아이콘
아... 요것도 고민 했는데 일단은 소형견을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키우는 놈들이 작은 품종이기도 해서 테스트도 수월하고 해서요 ^^. 대형견은 힘이 세서 진짜 더 강하게 만들어도 빠질 위험이 있겠네요.
Dončić
23/12/07 10:49
수정 아이콘
원래 저런거 끊어먹을만큼 힘이 센 견종은 통제를 위해서라도 목줄을 사용하는게 맞긴하죠.
김티모
23/12/07 11:47
수정 아이콘
딱 저거 찰만한 애가 집에 있습니다요 빨리 제품을...!
23/12/07 11:51
수정 아이콘
내년 봄에 따뜻해질 때쯤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흐흐
붕붕붕
23/12/07 19:50
수정 아이콘
건물 외관이 너무 심각해보였는데 그래도 제품은 제대로 나오는군요 크크 비용은 어느정도인가요? 궁금하네요
23/12/07 21:18
수정 아이콘
샘플 제작에 25만원 정도 들었네요
붕붕붕
23/12/07 22:08
수정 아이콘
헐 10~15정도 생각했는데 엄청 들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3/12/07 21: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지난글에도 의견을 드렸습니다만 그냥 목줄 같아보이는데, 실제로 산책에 이용해보실때 리드줄 당김으로 인해 강아지 목젖이 눌리지 않던가요? 지금 구조로는 배쪽으로 두른 띠가 하는 역할이 없어 보이는데요..
23/12/07 21:18
수정 아이콘
그거 다다다음 편쯤에 나옵니다. 스포 자제요...ㅠ
23/12/07 21:48
수정 아이콘
앗..앗.. 사실 엄한 개발비만 날리시는거 아닌가 싶은 걱정에 좀 설레발이 앞섰네요. 개발 비화 편수가 꽤 되는거 같은데 앞으론 지켜만 보겠습니다..
23/12/07 21:50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강아지 키우는 분들 다양한 의견 들으면 좋습니다!
오늘은 좀 더
23/12/10 00:36
수정 아이콘
개발 일지 잘 지켜볼게요. 건승하세요!
23/12/10 09:5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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