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세일때 정신없이 이것저것 보다가 느끼는게...
3D 멀미가 심하게 있는 사람은 썩 별로 선택지가 많지가 않습니다..
추천 대기열이나 뭐 이것저것 보고 있어도
어 좋아보이는데 나 멀미나서 안돼. 걸러. 걸러. 걸러...

그러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게 Star Renegade 입니다.
턴제네? 턴제면 못할 것도 없는데, 노가다 있나? 레벨 노가다는 안 좋아하는데. 없네. 그냥 도는 거네.
후기랑 점수는..나쁘지 않네. 해보고 아니다 싶음 환불하지 뭐.

그리고 환불하지 않았습니다.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지만 나쁘지 않은 게임이었어요.

이 게임은 턴제 로그라이트 게임입니다.
설정상 제국이 쳐들어왔는데, 그 제국에 맞서 싸우는 게임이다~라고 단순하게 이해하시면 되고
설정상 차원을 넘나들기 때문에 성공/실패시 모은 자원으로 강해져서
그 후 다른 차원에서 다시 제국을 막습니다.

그래픽은 도트 그래픽입니다. 도트 그래픽 질은 상당히 높다고 느꼈습니다.
도트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실 겁니다.

전투는 당연히 턴제고 이 게임의 특이사항은
먼저 움직이는 쪽이 치명타로 들어가며
서로 상대방의 시간을 '밀 수' 있습니다.

전투 위쪽에 시간대가 표시가 되는데
아군이 공격을 명중시켜서 상대방의 행동을 늦출 수 있고
그게 누적되면 상대방을 아예 다음 턴으로 보내버릴 수 있습니다.(넘겨지면 저항이 생겨서 그냥 맞아야 될 때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장갑(피해감소 스택)을 감소시키는 것도 치명타로 명중시켜야 가능해서
이 게임에선 선공으로 상대방보다 먼저 행동하는 게 중요합니다.

빠른 스킬일수록 대미지 자체는 낮고, 느린 스킬일수록 대미지가 강력한 편이라
아군 몇몇이 빠른 스킬로 상대방을 강제로 느리게 만든 뒤
느리고 강력한 스킬을 치명타로 맞추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또한 '분노'라는 자원도 있는데 아군이 치명타를 맞출 시 생성되는 자원이고
이 자원으로 특수한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로그라이트지만, 운 요소는 솔직히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월드맵의 랜덤적인 생성으로 인한 루트나 앞으로 받을 두 명의 캐릭터가 누구인지, 아이템을 뭘 얻는 지 정도인데
맵은 솔직히 거기서 거기라 맵 생성으로 인한 루트 변동이 별로 크지는 않고
두 명의 캐릭은 좀 크게 작용하기는 하는데.. 둘 중 하나 고르는 거라 어느 정도 제어가 되고
다른 캐릭보다 월등히 좋다고 느끼는 캐릭은 있어도
밥값 못하는 정도의 캐릭은 꽤 드물고..(아직 캐릭 바랑인, 총잡이 두명을 해금 못했고 나머지는 다 써봤는데, 둘 정도만 엄청 별로라고 느꼈습니다.)
후반 가면 얻는 아이템들은 보통 다 좋게 주기 때문에..

난이도는...
운 요소가 별로 없으니까, 확률에 의한 불합리함은 없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절대 쉽지는 않았습니다 ㅠㅠ
보통 클리어하고 해금되는 신행성에 가서 흉물이라는 놈 잡다가 와 이건 어떻게 잡아야되나..하는 지경에;;
확정적이고 변수가 없어서 생각 잘하면 그렇게 어려울 건 없는데
'빡세라고 만든 놈'은 그냥 확정적으로 빡세서 생각 잘해야됩니다.
랜덤성이 낮다는 게 저점이든 고점이든 똑같아서
약하다고 해봤자 아주 망하지 않지만 잘 풀렸다고 해도 놀라운 위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단점은..
최대 2회차까지 하고 나면 다회차 유도 요소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뭐 이 부분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용서되는 부분이긴 한데.

위에서 아주 밥값 못하는 놈은 한두 놈 빼고는 없었던 것 같다고 써놨는데,
그래도 게임 편하게 하려면 어느 정도 조합이 고정적으로 나오는 것도 단점이라 들 수 있겠네요.
밀치기 잘하는 1~2. 딜러 1~2. 탱커 1~2. 덤으로 상대 장갑도 잘 깎아야 될 것.
이 조합에서 벗어나면 그냥 게임 하기가 힘듭니다.
밀치는 기술 없으면 당연히 힘들고 딜 없으면 당연히 힘들고
탱커는.. 후열이 자주 노려지거나 상대가 광역기를 쓰거나 하는걸
안정적으로 방어하려면 있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고 제일 큰 단점이, 월드맵 이동이 불편합니다!
월드맵 이동 중 다른 곳으로 넘어가려면 꼭 특정 발판을 밟아야 됩니다.
왜 이렇게 만든 건지는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거슬려요.

그래도 비싼 가격도 아니고 이 정도 퀄리티에 이 정도 가격이면 상당히 괜찮은 게임이었다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