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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13 08:10:27
Name 유라
Subject 프로게이머는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까?
지난밤 LOL해외 대회에서의 재밌었던 게임과 킬링캠프가 인터넷 지분을 하드캐리하고 있는 사이에
아주 조심스레 충격적인 소식이 하나 들려왔습니다.

롤챔스 스프링의 흥행의 깜짝스타 제닉스 스톰 1군의 계약해지

전 제닉스 스톰이 첫 등장부터  스브스 선수가 눈에 띄어 주목했습니다.
결국 엄청난 명경기를 이끌어내며 당시 아주부 나진의 양강 구도에서 나진의 폼이
죽어가던 와중 대안?으로 제닉스 스톰은 엄청난 인기를 몰게 되었죠.

하지만

이후 스톰의 행보는 동남아에서 출발 할 때는 엄청난 위력의 태풍이 한반도를 상륙하자마자 급속하게
약해지고 결국 점점 사라지고 마는 그런 전형적인 태풍처럼 우리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각종 대회의 광탈, 방송으로 보여지는 행동의 가벼움? 등 마치 저들은 태업을 하고 있는게 아니가?라는
이야기가 커뮤니티에 깊게 관여를 하지 않는 라이트한 시청자들도 스톰을 보며 갸우뚱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계약해지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맙니다.


프로게이머는 과연 어떤 경제집단인가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인 의견은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실적으로 게임이라는 기능으로 인한 경제행위는 운동선수와 비슷하다.
2. 개인전 팀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존 스1이라는 시장의 경우 지금까지의 게임시장의 역사와 비교시 일반적이지 않다.
3. 물론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는 시청자 입장에서 환영하지만 기업이라는 현실에서 이것은 영속적이지 않다.
4. 굳이 비교를 하면 개인스폰을 받는 운동선수와 비교를 하면 적절한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전부 그렇진 못할 것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대기업이 이판에 머무르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돈이라는게 (특히 대기업이) 절대 함부로 꺼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말이죠.
하지만 대기업은 투자를 한다면 제대로 하니 누구나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굶길 원하진 않습니다.
기업스폰에 대해서 우려하는? 그런 마음이 있던건 되려 뭔가 어설퍼지는게 싫었기 때문이죠.
정말 상위 1%급으로 돈을 벌지 못하면 투자하는 삶의 시간이 아깝기도 하거니와
내가 충분한 구매력으로 게이머들을 먹여 줄 수 없다보니 좀 미묘한 입장에 있긴 했죠.
그래서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적절한 비유인 별풍으로 먹고 사는 것이 어느정도 긍정적입니다.
(물론 그것도 우리나라 처럼 별풍보다는 외국처럼 시청자 수에 대한 광고에 기반한 수익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요.)

선수들이 개인적인 안정적인 수익창구와 개인스폰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그리고 입상에 대한 상금까지.....

대회만 안정적으로 공급이 되면 이런구조가 좋은 방향이 아닐까 생각을 했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외국의 프로게이머들도 이런 구조로 얼마나 버는지 알 수 없기에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바로 적용시키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김동수 해설이 이야기 했던 헝그리함은 이런 생각과 뿌리를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들어올만한 기반이 없는 현실에서 수익을 기업에서 찾는 것은 프로게이머로써
지금은 시기상조이고 아직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 대충 그정도로 해석을 한다면 현실적으론
다들 공감을 하겠지만 심정적으로는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롤판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롤이 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 확신하는건 아닙니다. 다만 그러길 바라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바라기는 정말 여러가지 게임이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전통의 블리자드, 런칭을 준비 중인 도타2, 지금 내리막이지만 스2 이외의 RTS나 대전액션 FPS 레이싱 등등등
추억의 이름인 김대호 선수가 정말 여러가지 게임에서 활동하면서 보여줬던 것이나 외국의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정말 여러가지 게임을 하는 모습이나...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모습이지만 게임 그 자체가 지금 사회에서 인식되는 악의 축이 아니라 안정적인 게임 시장으로
발전해서 게임 센스가 있고 원하는 선수들이 그래도 안정적으로 활동 할 수 있는 정말 '시장'이 된 걸 말이죠.


머 그건 아직은 꿈이고 롤은 이런 흥행면에서 좋은 시기에 다다른 것은 확실합니다.
일단 지금 현존하는 대기업팀이 있고 들어올 기업들이 있고 정말 제대로 노력하고 운도 좋다면
그냥 게임 잘하는 한 명이 아니라 대기업에서 '월급' 받아가며 안정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먹고 사는 문제를 생각하고 난 프로게이머를 할꺼야라는 생각이 있다면 어쩌면 지금은 굉장한 호기일 수 있습니다.
왜 쟤들은 실력도 나보다 떨어지는데 대기업 소속으로 안정적으로 게임하지?라는 마음이
그냥 심술이 아니라 나에게도 현실이 될 수 있으니까요.

굉장히 이상적인 공상?이지만 만약 지금 선수들로만 팀을 꾸린다면 충분히 모두 월급 받으며
프로게이머 생활이 가능한거 아냐?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그럴려면 팀 자체를 이리저리 옮겨야 하지만
현실이 FM도 아니고 나름의 입장과 상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겠죠.




팬심에서야 다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준비하는 팀 (월급받는 팀)이 몇개나 될까요?
20명? 30명?이정도는 그런 팀으로 갈 수 있을까요?
먼저 나온 사람이 현명했을까? 더 노력하면 그런 결과는 결국 따라올까?
바라보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불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시청자의 한 명으로 재밌는 게임만 보면 그만이기도 하지만요.

거기에 잘 알 수 없는 선수들의 인성문제나 팀의 단합, 내부적인 갈등 등등 여러가지 변수로
꼭 선수를 쉴드 칠수도 없고 무턱대고 비난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그들도 그들의 인생을 살고 있고 돈은 정말 필요합니다. 없으면 그 일을 할 이유가 없죠.
희소한 프로게이머 풀과 생각만큼 넉넉하지 않은 기업들의 투자와 생각보다 더 폭발하고 있는 시장의 흥행,
이 사이에서 정말 적절한 균형점이 도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예전에 제가 좋아하던 삼수범선수가 아마시절 날릴 때 각종 대회에서 벌어드리는 상금이 연 5천이었다는 이야기를
방송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제대로 된 기억인진 잘 모르겠지만 선수의 커리어를 고려했을 때 지금도 그럴 환경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블리자드의 강력한? 정책으로 작은 대회가 사라지나 스타판이지만 스2던 롤이던 벌써 15년 전이랑
비교를 해야 하는데 그정도 시장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럴려면 게임이 덜 까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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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최고야
12/11/13 08:33
수정 아이콘
E스포츠 발전을위한 최대의 숙제죠.
E스포츠 탄생 십년하고도 몇년 더 지난 현재,
1.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가질 수준으로 급여의 질을 높이기
2. 수년에 한번 불가피하게 바뀌는 종목변화를 매끄럽게 넘기는 법
3. 그러면서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는 법

이 세가지가 해결되는순간 인류가 석유를 재발견했을때처럼 E스포츠도 발전하기 시작하겠죠.
현재로서는 1,2,3번 모두 불안정합니다.
이제는 좀더 전문화된 인력들이 저 세개를 연구했으면 좋겠습니다.
광개토태왕
12/11/13 12:53
수정 아이콘
제가 봤을때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최대의 숙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하루 빨리 지금보다 더 좋게 개선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정부에서도 게임이라는 개념에 대해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위에 나온 세 가지 문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부수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2/11/13 09:18
수정 아이콘
20대라는 중요한 시기를 투자하는 만큼 선수들에게 돈이라는거는 매우 소중하죠. 게다가 프로라는건 기본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게되니까요.
현재 최상위팀으로 분류되는 아주부, 나진팀들이 모두 월급을 받는 팀들이라는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흐콰한다
12/11/13 10:23
수정 아이콘
다소 본문의 내용과는 더 나간 이야기지만, 프로게이머의 문제는 나아가 운동선수, 만화가, 음악가, 문학가, 연예인 등 평범한 회사원이 되기 싫어서 뭔가 특별한 일을 해보려고 나선 이 땅의 모든 젊은이들의 문제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몽키.D.루피
12/11/13 11:26
수정 아이콘
이스포츠 초창기부터 꾸준히 논의되던 문제죠. 크게는 구단시스템과 대회시스템으로 나뉘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야구, 축구, 농구 등을 생각하면되고 후자는 골프, 테니스 등을 생각하면 되죠. 이스포츠는 양쪽 모두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다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쪽이 확실히 이스포츠에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구단과 대회의 혼용된 모습으로 하나의 프로리그+양대 개인리그라는 시스템이 정착된 거구요. 제 생각에는 가장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케스파가 삽질 여러번 했지만 그래도 초창기부터 고민하고 판을 만들어온 사람들의 결론이 그거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더 큰 패러다임의 변화, 포스트 브루드워는 또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이게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의 혼란이 있는 건지도 모르죠.
영비천
12/11/13 11:58
수정 아이콘
제닉스스톰 해체도 결국 스타테일해체와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대기업팀과 얘기가 오가지 않았을까요?
라라 안티포바
12/11/13 13:5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제닉스스톰 해체 문제는 초기 롤판에 대해 관계자들이 크게 인식하지 못했던 상황에서는 비교적 영세한 팀들이 참가를 했고,
그 후 시간이 흘러 롤판이 커지고 관계자들도 충분히 인식이 된 상태에서는 부르드워 때처럼 대기업 팀으로 점차적으로 이양될 것이라 보았고 그 연장선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프로게이머의 안정성 문제는 체제의 문제보다는 게임 자체의 수명의 문제가 더 큽니다. 이는 바둑/체스와 같은 고전적인 보드게임과 e스포츠의 결정적인 차이죠.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나름 안정적으로 보였던 국내 e스포츠판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것 또한 e스포츠로서 부르드워 수명이 거의 끝난것과 궤를 같이합니다.

그리고 국내 e스포츠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합의점에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해외처럼 다양한 게임의 다양한 리그로 게임의 회전을 빨리빨리 바꾸는 체제여야할 것인지 / 아니라면 부르드워와 LOL처럼 특정 종목에 집중적인 체제일 것인지 - 겉보기에 국내 e스포츠는 후자입니다만, 후자가 되기 위해서는 바둑/체스처럼 '종목의 영속화'가 이루어져야합니다. 이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다면 LOL도 결국 부르드워와 같은 역사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승부조작때 드러났던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문제도 해결해야 하구요.
개인적으로 임요환 선수와 같이 e스포츠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름대로의 철학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관계자가 더더욱 필요한 시점인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어떻게보면 스타1이 정체된 것도 임요환 선수의 진정한 후계자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게임 내적으로야 김택용 선수나 정명훈 선수, 이영호 선수 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게임 외적으로는 전혀 비교가 안 되죠.
12/11/13 13:56
수정 아이콘
대기업입장에서는 게임폐인한테 돈 몇푼 쥐어주고 광고효과 얻는격으로 생각하겠죠
높으신 분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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