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결국 계열 케이블 게임 채널을 음악 채널로 용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MBC 게임은 한 때 흑자였지만, 게임방송 광고 시장의 축소로 인해 적자로 전환한 상태다. 현재 MBC 게임은 적자 구조를 면하고자 자체 제작 프로그램 비율을 줄이고, MBC 계열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을 재탕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 편성을 변경해왔다. 그런 MBC가 MBC 게임을 음악 채널로 전환하겠다고 한 것이다. 현재 MBC 게임 오픈스튜디오였던 문래동은 음악 스튜디오 변경 작업을 진행중이다.

MBC 자체 판단으로, 게임 채널보다는 음악 채널이 적자 구조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본 것 같다. 그러나 MBC의 방법은 득보단 실이 클 수 있다. 벌써 4개의 종편이 향후 음악채널을 신설할 예정이고, 더구나 SBS까지 MTV와 연합하여 공동 음악채널을 만들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MBC까지 음악채널을 하겠다며 달려드는 것이다. 현재 케이블 음악 채널은 CJ 미디어 주도의 엠넷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MBC의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CJ 미디어에 득이 되는 행동이다. 그동안 게임 케이블 채널은 기존 GameTV가 재무구조 부실로 망하는 바람에 온게임넷과 MBC게임 양강 구도였다. 한 때 온게임넷, MBC게임은 e-스포츠 호황기 때 광고영업 호조로 대규모 흑자를 낸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게임 채널의 주 광과주였던 게임업체들이 게임방송 광고에서 온라인 판촉등으로 눈을 돌려 게임채널 광고시장의 파이는 축소를 거듭했고 두 채널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MBC 게임이 음악 채널로 간판을 바꿔단다면, 온게임넷으로서는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기존 MBC 게임에 퍼블리싱과 홍보를 해왔던 게임업체들도 온게임넷으로 대거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거기다가 CJ 미디어의 엠넷은 이미 슈퍼스타k3로 인해 음악 채널로서 시장점유율을 확고히 다진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MBC가 게임 채널을 포기하고 음악 채널을 선택한 것은 향후 음악채널 시장을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뜻한다.

K-pop이 아무리 호황이라 할지라도, 4개의 종편과 SBS까지 음악 프로그램을 추가하거나 채널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MBC가 음악 채널 시장에 뛰어든다면 포화시장에서 난전을 거듭하다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MBC 입장에선 기존 게임 채널을 살릴 자구책을 세워 실행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향후 득이 될 수 있다. 잠시 적자를 면해보겠다고 한국 게임 시장과 e-스포츠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에 게임 채널 시장을 이탈해나가는 것은 향후 더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음을 MBC는 명심해야 한다. (kdw141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