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11/05 22:04:29
Name D.TASADAR
Subject 고맙습니다. 최연성.
뭐, 전 소위 말하는 최연성 "까" 중 한 명입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자체가 "까"로서 자격상실일진 모르겠습니다만..)

거만하고, 져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끈기없이 조금만 불리하면 바로 ww 치고 나가 버리고..

그러면서도 너무나 강력하여 제가 좋아하는 게이머들을 무참히 깨버리고...

이처럼 제가 싫어하는 특징만 갖춘 선수라서 그래서 싫어했고, 최연성이 다른 선수와 붙으면 거의 다른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서지훈, 마재윤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최연성을 시원하게 잡아주는 걸 보고부터 였습니다.

그러던 최연성이 어느 날 부터 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거만하고 조금 밀리면 끈기없이 ww치고 나가버리고, 인터뷰에도 다른 대회를 준비하니, 게임에 흥미가 없어졌니.. 핑계만 대고..

이런 것들은 여전했지만, 갑자기 최연성은 지기 시작했고.. 또 어느 순간부터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게 더 많아 졌습니다.


좀 전의 프로리그 경기..

역시나 최연성을 상대하는 김성기를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김성기의 낙승이 기대되는 상황이었고, 평소의 최연성이라면 지지를 쳐도 열번은 쳤을 법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최연성은 ww를 치지 않았습니다.

뭐 생일이고 팀의 승패가 달린 경기라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좀 전의 최연성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플레이를 하였고.. 결국은 이겼습니다.

결국, 최연성이 이기는 순간, 거의 처음으로 최연성이 이기는 경기에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약한 악역은 재미가 없습니다.

주인공, 용사들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넣을 수 있는 그런 악역이 있어야 영화든, 소설이든, 게임이든.. 재밌는 법이죠.

솔직히 약한 최연성을 상대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건 긴장감도 예전만 못하고, 재미도 없었습니다.

여튼 예전의 끝판 보스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습니다. 최연성.


생각해보니..

예전에 최연성이 양대 PC방으로 탈락했을 때도 제가 비슷한 글을 썼었군요..

이거 이러다가 "까"로서의 마음자세가 너무 약해지는 건 아닌지.. -_-

나름 "까"의 본분을 다할 수 있게 앞으로도 좀 분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lchemist
07/11/05 22:10
수정 아이콘
CJ팬이엇지만, 정말 최연성 선수의 경기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어요. 역시 올드들은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거 같네요. 최연성선수, 좋은 경기 감사합니다.
히치하이커
07/11/05 22:11
수정 아이콘
저에는 악역이 아니라
퇴근후 길을 잃지도 않고 발에 날개라도 달고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선수입니다.
순간의 패배보다 이 경기들로 인해 영원히 그를 못 볼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지냈던 몇 달간입니다.
그의 경기가 실망스러웠어도 예전에 그 경기들이 아니여도 이기면 마냥 좋습니다.
상대방의 실수가 컸다고 해도 그가 포기하면 모두 지는 경기들이었습니다.
그가 자신을 쉽게 포기할까봐 다시 이기는 법을 잃어버릴까봐 지도라도 그려놓고 싶습니다.
07/11/05 22:23
수정 아이콘
정말 멋졌어요 최연성선수
제발 이런 끈기를 계속 가지고 게임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최연성선수덕분에 에결까지 가고 박태민선수가 지는 바람에
와이고수 배팅에서 대박터졌습니다;;
상어이빨
07/11/05 22:38
수정 아이콘
J님// 40배 정도 한다던데.. 대박 축하드려요 ^^
김대건
07/11/05 22:53
수정 아이콘
전 완전 쪽박 됬어요 ㅠㅠ
블러디샤인
07/11/05 22:59
수정 아이콘
저는 47배를 놓쳤습니다.. 아쉽네요 박태민선수.. ㅜㅜ
lightkwang
07/11/05 23:29
수정 아이콘
전세 기운거 보고 곧 지지 치겠구나... 했는데 이건 박서 모드로 끝까지 끝까지~!!
정테란
07/11/05 23:30
수정 아이콘
2006년 중반부터 현재가지 많이 실망도 했지만 가끔씩 이런 경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최연성이라는 게이머는 제게
존재만으로 충분한 선수입니다.
07/11/06 00:00
수정 아이콘
클래스는 영원하죠.. 아무리 부진해도
날라보아요
07/11/06 00:03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 역시 본좌급 센스가 빛을 낸 경기였습니다. 정말 극도의 열세에서 적절한 맵 분석과 번뜩이는 센스로 흐름을 잡는 플레이.
몇일 전 서지훈선수의 2드랍쉽 센스에 이어 요즘 올드 게이머들의 센스에 다시금 경기가 기대가 됩니다.
초보저그
07/11/06 00:12
수정 아이콘
양쪽 다 마음자세가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사실 초반에 압도당한 상황에서 평소의 최연성 선수라면 광속 GG를 칠 상황에서 이리저리 SCV 옮겨다니며 끝까지 버티는 최연성 선수의 끊기와 터렛도 골리앗도 없이 올애드온에 탱크만 줄창 뽑다가 레이스 2기에 탱크 30기 가까이 잃은 김성기 선수의 방심의 합작품이었습니다. 팀분위기가 나쁘다던가 생일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최연성 선수가 계속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게임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잃어버린기억
07/11/06 00:50
수정 아이콘
최연성선수 광속gg안치고 경기 이끈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게 생일이라는점도 작용한 것 같구요.
예전이라면 gg를 쳐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였는데 말이죠. 허허
07/11/06 01:09
수정 아이콘
이긴건 고맙지만.. 어쨋든 경기력은 좀 그랬어요..;; 초반에 둥둥떠다니는 커맨드는 개그였다는 --;;;
07/11/06 01:21
수정 아이콘
글쓴 분은 까 맞네요 글 곳 곳에서 아주 가슴 아픈 비수를 남겨두셨군요.
뭐 개의치 않습니다. 원체 최연성선수에대해 까분들이 그간 이런부류의 글을 많이 써 주셨거든요.
애정이 아닌 영원한 나의 선수들에 관한 적으로 남아달라는 그 말 어떻게 들으면 그의 팬들은
낄낄거리며 웃을 수도 있겠지만 선수 본인에겐 그만한 비수도 없을겁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편'이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최연성선수의 이쪽에 관한 맷집이 셀거라는 2003년 그의 데뷔이후의 편견들이 과연 맞을까요. 만약 연성선수가
그 어떤선수보다 여리고 감수성이 풍부하다면 어떨까요. 한 인간의 성격까지 자의와는 관계없이
굳어져버린다는건 참으로 무섭습니다. 관심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관심이란 미명하에 행해지는
이런 말씀은 어떤면으로 가슴이 좀 아프군요. 이런 현상이 몇년째 지속된다니 더더욱이요.

잃어버린기억님의 시뮬레이션도 참 가슴아프네요.
드림씨어터
07/11/06 01:48
수정 아이콘
전 오늘부터 김성기선수 까할렵니다..
이렇게 테테전 중후반운영, 전투 못하는 프로게이머 테란 처음 봤습니다.

앞으로 분발하라는 의미로 신나게 씹어야겠습니다.(CJ팬으로써 이겨서 그나마 다행..)

오늘의 경기는 울트라맨과 헐크의 대결.........??
07/11/07 13:19
수정 아이콘
저도 최연성선수 좋아하는데,
김성기선수와의 경기는 "졌구나..." 싶어 채널 돌렸는데... 아니 이겼단 말입니까?
곰tv 로 재방봐야하는 경기 또 생겼네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2743 프로리그 power ranking wk 6. [2] 파벨네드베드4497 07/11/08 4497 3
32742 엠히 팬 입장에서 본 프로리그 르까프전 경기 (07/11/07) [9] ls4157 07/11/08 4157 0
32741 4드론 퀴즈(3) - 정답발표 [21] 프렐루드4329 07/11/08 4329 0
32740 [명맵,명경기] 그 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4 데토네이션 : 최연성vs이윤열 [6] 점쟁이5766 07/11/08 5766 4
32739 오늘 MSL4강 마재윤vs박성균 [32] DodOvtLhs6429 07/11/08 6429 5
32738 [공지] 글 추천 기능 시범운영 안내 [20] anistar4945 07/11/07 4945 36
32737 [MGC2007] 박준우승과 리플 몇개 [9] 우리동네안드5459 07/11/08 5459 2
32736 [설탕의 다른듯 닮은] 김택용과 카카 [14] 설탕가루인형5514 07/11/07 5514 28
32735 올드에 대한 생각 [4] Axl3951 07/11/07 3951 1
32734 다음 스타리그는 제2의 올림푸스 스타리그 [20] 레모네이드4790 07/11/07 4790 0
32732 아.. 변길섭 선수.... [25] 아마프로5375 07/11/07 5375 1
32729 엔트리 예고제가 좋은 건가요? [46] 정테란5017 07/11/07 5017 1
32728 4드론 퀴즈(2) - 정답발표 [19] 프렐루드4068 07/11/07 4068 0
32727 [L.O.T.의 쉬어가기] 그대 이름은 임요환이로다 [7] Love.of.Tears.6049 07/11/06 6049 6
32726 [다른 게임 이야기] 그라나도 에스파다. 적은 혼노지에 있었다. [12] The xian4980 07/11/06 4980 0
32725 가끔은 나도 물량 나와! [21] 혀니7480 07/11/06 7480 1
32724 공군의 후기리그 첫 승을 축! 하! 드립니다! [46] Ntka6205 07/11/06 6205 0
32723 황제의물량! [49] 한참이지나도9457 07/11/06 9457 1
32722 꼭 봐야할 스타 명경기 - 베스트 Protoss vs Zerg 전 [41] 리콜한방6026 07/11/06 6026 0
32721 스타크래프트 2 Q&A 20번째 [9] Tail4500 07/11/06 4500 0
32720 [명맵,명경기] 그 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3 815 : 최연성vs오영종 [10] 점쟁이7571 07/11/06 7571 2
32719 고맙습니다. 최연성. [16] D.TASADAR7240 07/11/05 7240 0
32717 최연성 vs 김성기 [145] 잃어버린기억11387 07/11/05 1138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