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4/08 09:06:31
Name 레지엔
Subject 대체 '매너'란 무엇인가.
매너
: 행동하는 방식이나 자세. (네이버 국어사전)

김창희 선수 버그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이곳저곳으로
퍼지다보니 별 얘기가 다 나오더군요. '얼라이마인때와 다른
것이 뭐냐' '미네랄 넘기기는? 결국 미발견 버그를 사용한건
그 선수의 능력이다' 와 같은 김창희 선수를 옹호하는 발언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이런 식의 답변을 하시더군요.
'프로게이머로서의 매너(혹은 도리)가 안되었다'

일전에 저글링 뭉치기를 박성준 선수가 협회에 신고한 적이 있었죠.
물론 그 행위는 칭찬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한번쯤 저거 써서 이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결국 매너, 그러니까 프로게이머의 매너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뭐하는 직업인지'와 연계된다고 봅니다. 그리
고 제 생각에 프로게이머(를 포함한 프로 스포츠 선수)는, '돈을 받고
정해진 룰 내에서 승부를 겨루는' 선수입니다. 그것이 프로게이머의
최저선입니다. 단지 더 많은 돈, 더 많은 인기를 위해서 프로게이머는
자신의 '특색'을 내세우는 것이고(일종의 차별화 전략이죠), 그 고유의
색은 '바람직한 인간으로의 모델'일 수도 있고 '철저한 승부사'일 수도
있고 '악동'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인간적으로도 바람직한
색깔을 가지는 것이 곧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신해철씨가 라디오나 그 외 방송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죠.
'미덕은 안지켜서 욕먹어야 하는게 아니라 지키면 칭찬받아야 한다. 결국
미덕은 선택이다.'
매너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덧붙여서.
룰 외적 상황이 게임판 자체를 뒤흔들 수 있고 그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그 상황을 바꿀 책임은 선수가 아니라 주최자 - 결국
협회나 방송국에 있습니다. 초반전략이 성행해서 게임이 재미없어진다고
요? 초반전략이 불가능한 맵을 만들거나 오리지널 시절의 노러쉬룰을
만들면 됩니다. 애초에 게임이 제공하려던 기능이 아니라고요? 그러면 패
치를 하거나(패치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협회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 기능을 금지시키면 됩니다. 그리고 스타라는 게임 자체가 개발자들의
상상 범위를 넘어선 플레이까지 진화해버린지 오래입니다.
선수는 '매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김창희 선수를 비난/비판하
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김창희 선수 이전에 버그 발견을
먼저하지 못하고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한 협회가 까여도 먼저 까여야 겠죠.
(협회는 어디가나 까이네...)

그리고 하나 더.
피지알뿐 아니라 모든 (덩치큰) 스포츠 관련 사이트에서 '매너를 지키지않
는 선수는 프로도 아니다'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 욕먹어야 된다'라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있습니다. 저
도 채팅으로 욕한 이승훈 선수보다(아 일단 이 선수는 룰 위반이군요) 경기
후에 악수를 청하던 조용호 선수가 더 바람직해보입니다. 하지만 매너를 '꼭'
지켜야만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은 타인의 주장과 생각을 깔아뭉개는 분으로
보입니다. 그건 결국 싸우자는 의미겠죠?
타 스포츠라면 인터넷에서 이른바 '매니아'들이 매너를 가지고 욕을 하건
어쨌건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팬층이 두껍습니다. 하지만 e-sports는 매니아
의 의견이 선수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선수들이 안까이려고 주눅든 모습을 보여준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그리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보고 싶은 것은 자기 개성을 표출하는 다양한
선수군이지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몰개성화된 게임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얼토당토않은 물타기성 비난이 10대후반-20대 초반의 아직 젊은 친구들에게
얼마나 큰 비난이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저도 아직 20대
초반입니다 비난성 리플 달리면 가슴이 찢어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위그드라실
07/04/08 10:11
수정 아이콘
어느정도 지나친 언행이 보이는게 사실이긴 합니다만
인터뷰때 보인 태도가 한몫했다고 느껴지네요.
07/04/08 10:20
수정 아이콘
이번 일로 뭐랄까 깨닮은점이..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많이 다르다.. 라는 점을 다시한번 배운듯.

개인적으론 이건 스킬이 아니라 버그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분도 많으셨고.

과거 벙커링같은경우도 개인적으론 '멋지다'라고 생각했지만 무척 싫어하시는분도 많죠.

김창희 선수도 무척후회는 하겠죠. but 그의 대한 대가는 아무래도

달게 받을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선수가 엄청난 실력을 MSL에서 선보인다면

이 소란을 잠재울수 있을거라 생각.. 그전까진 비난을 안받을수는 없을거 같습니다.

프로는 실력으로 승부하니까요.
07/04/08 12:37
수정 아이콘
매너다 프로의 승부력이다 이걸 결정짓는건 팬들이라고 봅니다 팬들이 있으니까 프로화 되고 구단화 되는거죠 인기없는 종목이 어떻게 프로등록을 하고 구단을 만들고 협회가 생기겠습니까?
협회의 역활은 그중간에서 관련 규정을 만들어서 논란이 될 부분을 막는거구요
이정도로 논란이 된다고 하는 자체가 비매너라는건 어느정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것 같습니다
君臨天下
07/04/08 12:56
수정 아이콘
인터뷰가 결정타였습니다.
07/04/08 13:43
수정 아이콘
'미덕은 안지켜서 욕먹어야 하는게 아니라 지키면 칭찬받아야 한다. 결국
미덕은 선택이다.'
이말을 여기에 비유하는건 아닌거 같네요.
미덕을 안지켜도 남에게 피해는 안주는 것이라면 물론 비난받지 않겠지요.
그러나 미덕을 지키지 않아서 이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도 생겼구요. (비록 스스로 피해자가 되었지만)
비유가 적절치 못한거 같네요.
파에톤
07/04/08 14:42
수정 아이콘
맨날게임만 하는 선수들보다 협회에서 먼저 버그를 발견하란 소리는 말도 안되죠.
선수들이 버그 발견했다면 미리 신고해야 되는거 아닙니까?
SayILoveU
07/04/08 15:17
수정 아이콘
예전 우주사이트가 있었을때 그곳과 파이터포럼은 이상하게 인터뷰 내용이 조금씩 틀리더군요. 이번에도 파포와 다른 인터뷰는 또 내용이 틀려서 인터뷰가 결정타라는 말은 전 별로 공감이 안가요. 워낙 파이터포럼의 ㅉ ㅣ라시 기사에 속아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201 2007 신한은행 프로리그~~ 리그 예상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43] 김광훈7126 07/04/10 7126 0
30200 티원 대 공군, 공군이 이길 가능성은 대체 몇 %?? [32] ghkdwp7280 07/04/10 7280 0
30199 스타2 출시와 그 대책에 대한 생각 [40] 뉴폰7289 07/04/09 7289 0
30198 14.7 버그 동영상 [51] 마시7927 07/04/09 7927 0
30197 [동영상] Return Cargo명령으로 밀치고 올라가기 비교(추가) [40] 인필루9898 07/04/09 9898 0
30196 리플레이 의문점. [13] rakorn4711 07/04/09 4711 0
30195 프로리그 하긴 하는 건가요... [14] 큐리스5024 07/04/09 5024 0
30194 ACE의 비상을 바라면서.... [10] ekfflal4056 07/04/09 4056 0
30193 김창희 선수가 사용한 것은 금지된 버그 입니다 [143] 인필루 21122 07/04/08 21122 0
30192 김창희 선수는 괘씸죄에 걸렸을 뿐이다 [135] ArcanumToss9793 07/04/08 9793 0
30191 진화는 끝나지않았다 -프로토스- [17] aura4093 07/04/08 4093 0
30190 프로스포츠의 금지약물 규정과 비교해봅시다 [74] 인투더다크니5594 07/04/08 5594 0
30189 저그의 새로운 패러다임 퀸 [14] 빵긋4376 07/04/08 4376 0
30188 김창희, 박성훈 선수보다 안타까운건... [15] 협회바보 FELIX7297 07/04/08 7297 0
30187 대체 '매너'란 무엇인가. [7] 레지엔4820 07/04/08 4820 0
30186 오늘 버그에 대한 박성훈 선수의 글 [31] Kay_kissme8626 07/04/08 8626 0
30184 삼룡이. [9] 체념토스4469 07/04/08 4469 0
30181 버그성 플레이에 대한 해결책. [119] Boxer_win5605 07/04/07 5605 0
30180 아직 진화는 끝나지않았다. -저그편- [12] aura4474 07/04/07 4474 0
30179 이건 버그도 아니고 전략도 아니여~ [19] 고등어3마리4649 07/04/07 4649 0
30178 김창희선수 '자질'을 의심하는 분들께.. [30] 빵을굽는사람5624 07/04/07 5624 0
30175 버그 사태... 케스파 규정을 바꿔야합니다. [54] 골든마우스!!4212 07/04/07 4212 0
30174 처음 나오는 버그에 대해 징계 안하는게 뭔 잘못입니까? [145] 인투더다크니5032 07/04/07 503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