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sylent님께서 '상대 승률'이란 개념을 언급하시며 마재윤 선수와 강민 선수 간의 경기를 사전 분석하신 바 있습니다. 양 선수의 일상적 승률(여기서 일상적 승률은 보다 명료하도록 최근 1년 간의 승률로 정의하겠습니다. sylent님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듯 싶군요.)을 통해서 양 선수 간의 상대적 승률을 계산하신 것이었습니다. 이를 공식으로 표현하면 'B선수에 대한 A선수의 상대 승률 = A선수의 일상적 승률/A선수의 일상적 승률 + B선수의 일상적 승률'이 됩니다. 즉, A 선수가 70%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B선수가 50%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면, B선수에 대한 A선수의 상대 승률, 즉 A선수가 B선수에게 이길 확률은 7/7+5 = 7/12 = 0.58333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굉장히 참신한 발상입니다. 지금까지 경기를 보던 팬들은 두 선수의 승률을 통해서 개략적인 예측을 할 수는 있었지만, 그것이 체계적으로 수치화,계량화되지는 못했었습니다. 다시 말해 직관에 의존했지요. 그에 반해 sylent님의 상대 승률 개념은 수식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지금까지 명료하게 표현되지 못했던 선수 간의 예상 승률을 표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앞으로 좀 더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개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위의 예에서 살펴보면, A 선수의 일상적 승률이 70%라는 것은 A선수가 A선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경기를 했을 때 승률이 70%라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리고 승자와 패자는 1:1로 대응하므로, 쉽게 말하면 이긴 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으므로, A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의 승률의 평균치는 50%에 수렴할 것입니다.(A선수의 승률이 50%보다 높으므로, 다른 선수들의 승률은 50%보다는 낮을 것입니다. 표본이 늘어나면서 50%에 수렴하겠지요.) 즉, A선수의 일상적 승률 70%는 50%의 승률을 기록하는 선수를 만났을 때의 승률이 70%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상대 승률의 계산 방식에 의하면 A선수가 50%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와 경기할 때의 상대 승률은 7/12*100=58.33333%로 되어 A선수의 일상적 승률인 70%보다 낮게 평가가 됩니다.
좀 더 쉬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선수는 승률이 90%이고 B선수는 승률이 10%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두 선수가 경기를 할 경우, B선수에 대한 A선수의 승률은 A 선수의 일상적 승률인 90%를 넘어가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런데 sylent님의 상대 승률 계산에 의하면 B선수에 대한 A선수의 승률은 정확히 90%가 됩니다. 그리고 B선수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승률을 가진 선수와 A선수가 경기를 할 경우 승률은 무조건 90% 미만이 됩니다.
물론 대체적인 우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sylent님의 상대 승률 개념으로도 충분하며, 매우 뛰어난 방식입니다.(솔직히 처음 봤을 때 너무 반가웠습니다. 평소에 '어떻게 하면 이런 개념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많아서요.) 하지만 실제의 기대값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굴려봤습니다. 하지만 말이 쉬워서 다른 시도지, 딱히 논리적으로 정합적인 방식이 떠오르지는 않더군요. -_-;; 그러다 문득 떠오른 방식이 있어서 엄밀한 방식이 아니지만 아주 말이 안 되지는 않겠다 싶어 한 번 끼적여 - 몰랐는데 이게 표준어더군요. - 봅니다.
A 선수의 승률이 80%라고 하고, B선수의 승률이 60%라고 해 봅시다. 여기서 논리적으로는 사기에 가까운 방식입니다만, 독립시행을 사용해서 두 선수 간의 상대 승률을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상대 승률이기는 하지만, 두 선수 간의 직접적인 승률이 아닌, '두 선수가 다른 선수에 대해 기록한 각각의 승률'을 통해 간접적인 비교가 이루어집니다. 즉 A선수-자기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선수들 - B선수라는 관계를 통해 상대 승률이 간접적으로 파악되는 것이죠.
1. 평상시 A선수가 이기고 B선수가 질 확률은 0.8 * 0.4 = 0.32입니다. 이것을 편의상 승률 a라고 하겠습니다.
2. 평상시 A선수가 지고 B선수가 이길 확률은 0.2 * 0.6 = 0.12입니다. 이것을 편의상 승률 b라고 하겠습니다.
3. 평상시 A선수와 B선수가 모두 이기거나 모두 질 확률은 두 선수 간의 경기에서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곧 A선수와 B선수가 경기를 했을 때 둘 다 이기거나 둘 다 지거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이것 역시 1,2번과 관련지어 봤을 때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됩니다만.)
그럼 얻어진 데이터는 단 두개입니다. 승률 a와 승률b, 곧 A가 이겼을 때 B가 질 확률0.32와 B가 이겼을 떄 A가 질 확률 0.12죠. 이것을 가지고 상대 승률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상대 승률은 엄밀히 이야기 하면 '상대에 대한 평상시 상호 모순적 승률'이 됩니다. 다시말해 자신의 평상시 승률과 상대의 평상시 승률을 활용하여 상대 승률을 계산 하되, 상호 모순적인 확률, 즉 둘 중 한 명만이 이기는 상황을 계산에 넣는 것입니다. 위의 예를 봅시다. A선수와 B선수의 상대 승률, 정확히 말하면 A선수와 B선수의 '평상시 상호 모순적 - 둘 중 한 명만이 이기는 경우를 상정했으므로 - 승률 비율'은 32:12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백분위로 환산하면 B선수에 대한 A선수의 상대 승률은 32/32+12 = 32/44 = 0.72727272...가 되며, A선수에 대한 B선수의 상대 승률은 12/32+12 = 12/44 = 0.27272727...이 되는 것입니다.
예1. 승률 50%인 상대에 대해서.
A선수의 승률은 80%로 고정하고, B선수의 승률을 50%로 변동시켜 보겠습니다. 두 선수의 상대 승률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1. 평상시 A가 이겼을 때 B가 질 확률은 0.8 * 0.5 = 0.4가 됩니다.
2, 평상시 B가 이겼을 때 A가 질 확률은 0.2 * 0.5 = 0.1이 됩니다.
B선수에 대한 A선수의 상대 승률은 0.4/0.4+0.1 = 0.8이 되며, A선수에 대한 B선수의 상대 승률은 0.1/0.4+0.1=20%가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50%인 선수와 경기할 때의 A선수의 승률은 A선수의 일상적 승률과 같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제가 언급한 조건과 일치합니다. 이 예도 그를 위해서 다뤄진 것입니다.
예2. 승률이 100%인 상대에 대해서.
sylent님의 상대 승률에서는 승률이 100%인 선수와 승률이 25%인 선수가 경기를 하면 상대 승률은 100/125 = 80%가 됩니다. 하지만, 승률이 100%라는 것은 누구와 경기를 해도 항상 이긴다는 것으로, 상대 승률은 항상 100%가 되어야 합니다. A선수의 승률이 100%이고, B선수의 승률이 70%라고 해보겠습니다.
1. 평상시 A선수가 이기고 B선수가 질 확률은 1 * 0.3 = 0.3입니다.
2. 평상시 B선수가 이기고 A선수가 이길 확률은 0 * 0.7 = 0입니다.
B선수에 대한 A선수의 상대 승률은 0.3/0.3+0=0.3/0.3=1이 됩니다. 반면 A선수에 대한 B선수의 승률은 0/0.3 = 0이 됩니다. 이는 전제와 부합합니다.
예3. 강민 선수와 마재윤 선수의 상대 승률 계산.
이는 sylent님이 사용하신 예입니다.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82
이것을 제가 뒹굴다가-_- 생각해 본 방식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강민 선수의 올해 대저그전은 16승 16패로 정확히 50%입니다. 그리고 마재윤 선수의 올해 대프로토스전은 19승 7패로 73% 정도가 됩니다. 50% 승률의 선수와 경기할 때의 승률은 일상적 승률과 동일하므로 간단하게 마재윤 선수의 승률이 73%가 됩니다. 하지만 검증을 위해 식으로 나타내보겠습니다.
1. 평상시 강민 선수가 대저그전을 이기고 마재윤 선수가 대플토전을 질 확률은 0.5 * 0.27 = 0.135입니다.
2. 평상시 마재윤 선수가 대플토전을 이기고 강민 선수가 대저그전을 질 확률은 0.5 * 0.73 = 0. 365입니다.
마재윤 선수의 승률은 0.365/0.365+0.135 = 0.365/0,5 = 0.73이 됩니다.
이를 응용해보면, 5전 3선승제 경기에서 마재윤 선수가 강민 선수를 이길 확률은 대강(이렇게 적는 것은 수식을 여기에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 고등학교 수1과정이긴 합니다.) 88% 정도가 나옵니다. ;;;;;;;;;;
이만 잡상은 끝내지요. 스크롤의 압박을 느끼신 분들께 경의의 표시를. //-_-;;
덧1. 맵에 대한 계산까지 해보고 싶었지만, 귀찮아서 포기했습니다. 그렇게까지 체계적인 자료를 만들 정도의 열정은 없었기에. -_-;;
덧2.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냥 제 나름의 시도니 애교로 봐주시길. ;;
덧3. 가끔 허상이 실상을 창조한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수학에서 허수를 사용하듯이요.
덧4. 하지만 통계는 진실을 호도하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