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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9/28 07:47:53
Name 퉤퉤우엑우엑
Subject [소설] 殲 - 12.結 (결)
마지막을 느끼게 하는 그의 말을 듣고서, 얼마의 시간이 지나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도 그가 총을 쐈다거나 하는 변화는 없다.

"...뭡니까. 이건."

그가 말하면서 머리에 닿아있는 차가운 것에서 가느다란 떨림이 전해져왔다.

"이건 당신들 답지가 않단말이야."

총의 떨림은 조금 더해졌고, 태일의 목소리도 약간 떨리는 것 같았다.

"왜 아무런 짓도 하지 않는 겁니까? 이렇게 죽기 직전인 상태에서도."

...왜일까.
갑자기 '죽기 직전' 이라는 말에서 몸이 제멋대로 움찔했다.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지만 분명히 몸이 약간 움직였다. 거기에 생각으로도, 뭐랄까, 낯설지 않다고 해야하나. 이 기분은.
지금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약하더라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이런 식이면 이유없이 내가 죄책감을 느끼게 돼 버리잖아.
그러니까 빨리 저번에 그 사람처럼 날 죽일듯이 덤벼들라구요."

저번에 그 사람...?
그러고보니 잊고 있었다. 아, 그래. 그 중요한 걸 잊고 있었어.
잘은 모르겠지만, 태일이 나보고 살인귀니 어쩌고 하는 것도 그것 때문인 거였어.
확실히 그 때는 사람을...죽였지. 내가 의식이 있었든 없었든 말이야. 죽일 때의 기억은 전혀 나지 않지만.

"아니면 조금 더 위험한 상태로 만들어 줘야 하는 건가요?"

조금 더 위험한 상태.
즉, 조금 더 죽음에 가까워 진다는 거지.
어...잠깐......
뭔가...알 것 같은데.

문득, 머리를 세게 엊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 들었다.
내가 사람을 죽였을 때. 기억이나 의식을 잃은 상태로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했을 때.
그 때의 상태가 아마 '죽기 직전' 이었지. 그 사람의 칼이 내 배를 찌르려 할 때(찔렸었던 것도 같다) 의식을 잃었어.
그렇다는 건 내가 원래는 '죽어야 하는' 상황일 때 갑자기 태일이 말하는 그 이상한 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 동안 내 몸에 있다, 고 해도 되는건가.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만약에, 라는 상황이지만 속으로 왠지 모를 확신에 차버렸다.
내 생각이 맞다면 아마 지금도 그렇게 되버리겠지. 내가 죽기 직전인 상태에서는.
공감은 할 수 없지만, 아직은 내가 죽을 상황까지는 아닌 모양이다.

"시간을 너무 끌었군요."

생각을 오래해서인지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조금 놀랐다.
총의 떨림은 이미 사라졌다. 목소리는 그저 단호하다.

"시간을 줘도 역시.....그래요. 당신은 시간을 줘도 싸울 힘이 남아있지 않겠죠."

총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더 주어서 내 머리를 밀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면 이젠 정말로 쏘겠지. 그리고 난 죽을거고.
또, 내가 죽기 직전까지 간다면 다시 난 의식을 잃고 그 때처럼 행동할거야. 저번과 똑같이 태일을 죽이겠지.
잠깐. 뭐라고?

"이젠 질렸어요. 재미를 바랬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엔 너무 재미가 없군요."

잠깐. 안돼.
안돼. 태일을 죽이게 된다고?
아니, 태일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죽이게 되어 버린다는 것 자체가(너무 늦었어) 해서는 안되는 일이란 말이야.
저 총을 쏘기 직전에 난 의식을 잃어버리고 깨었을 땐 태일이 죽어있을 거야.
그런 건 절대 바라지 않는다. 아아, 어쩌면 내 생각이 틀려서 그냥 내가 죽어버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미 내 생각은 확실하다고 믿고 있다.

"아......안......"

입을 벌려 말을 하려 했지만, 의도한 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입이 잘 움직이지 않으니까.
운이 좋게 '안' 발음이 되어줬어도 그 뒷말은 전혀 나오지 않아.
이젠 거의 움직이는 것 마저도 힘들다. 몸의 모든 부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안된다고 말하려 했나요?"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저렇게 말하는 건, 다행히 알아 듣기는 한 것 같은데.

"살고 싶은 모양이죠. 역시 그런거죠. 진작 그렇게 나와줬어야 더 재밌었을 텐데. 너무 늦어버렸어요."

저 녀석은 또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살고 싶은 모양' 이라니...? 아주 큰 오해를 하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크게 소리를 내려하자, 몸에서 아픔이 느껴졌다. 입이 움직인다면 비명을 지를만큼의 통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픔은 점점 커졌다.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이것도 어디선가 경험해 보았던 느낌. 공교롭게도 이런 나쁜 것들만.
속이 미어지는 듯한, 이 느낌. 그리고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해버리는 통증.
......또, 그 꿈인가.

거기에 그와 같이, 그 꿈처럼, 지난번처럼,
또 다시 빠르게 내 의식은 사라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철컹하는 감옥의 문이 닫히는 듯한 소리와 무언가가 번쩍하고 빛나는 소리가 났다. 정확히는 그와 비슷한 소리가.
그 후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앞만 보일 뿐. 아니지. 보이는 건지 아닌지는 확신할 수 없나.
지금 내 몸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다. 시야는 그저 앞만을 바라보게 고정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몇미터 정도의 거리에는 태일이 서 있었다. 서서 무언가를 말하고 있지만 전혀 들리지 않는다.
입모양만 보일 뿐. 하지만 그 표정만큼은 적의에 가득 차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시야가 움직였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지만 몸이 있다면 몸이 움직였겠지.
내가 움직이자 태일도 바로 반응을 보였다. 그의 오른손에는 어느새 권총이 쥐어져 있다.

나와 어느 정도 가까워질 때까지 총구만 겨눈채로 가만히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방아쇠를 당긴다.

순식간이었다. 6방의 총알은 순식간에 날아왔고, 내 몸은 그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한발한발이 쏘아지는 그 순간에 움직였다. 그렇게 움직이면서 내는 속도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총알보다 빠를지도.
총 6번. 그 후에는 태일 자신이 총을 내던졌다.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거나, 총알이 없었거나 했겠지.
그리고 나서도, 그 정도의 스피드를 가졌으면서도 내 몸은 여전히 천천히 걸어서 태일에게 다가간다.
다가가는 동안, 태일은 정지된 듯 가만히 있다. 어쩌면 지금 아까의 그 속도로 움직이고 있고, 그래서 태일이 정지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가까워질 때까지 태일은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갑자기 태일이 높이 뛰어올랐다.
내 시야는 하늘로 향했다. 빠르게, 순식간에 태일을 향해서 날아가듯 뛰어올랐다.
시야가 위로 이동하고 있다는 생각보다 태일에게 도착한 시간이 더 빠른 것 같았다. 어느새 나에게서 나온 팔은 공중에서 태일의 목을 잡고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빠르게, 또 무자비하게, 그 상태로 아래로 내리쳤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땅에 강하게 떨어지는 태일을 보자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심하게 떨어져, 바닥이 움푹 패어있다. 내 몸은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왔다.
아직 누워있는 태일은 얼마 있지 않은 거리에 있다. 괴로운 표정을 짓지 않고 있다. 그저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숨을 가쁘게만 쉬고 있다.
두번째로 태일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느리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느리기도 했고, 내가 느려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지금, 태일에게 빠르게 다가가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


이대로 다가가면 태일은 틀림없이 죽는다.
한번에 숨통을 끊든, 천천히 죽이든, 조각조각을 내든 분명한 건 이 상태로는 저 사람이 죽는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될 사람이 나에게 있어 소중한...사람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두근

내 소유가 아닌 듯한 심장의 소리가 들렸다. 태일과 조금씩 가까워 질 때마다 크게 고동친다.

──두근

막아야 해.
이대로 누군가가 죽게 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두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특별한 이유 같은 건 없다.
태일이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지 않아야 해서가 아닌,

──두근

그저 단순하게 막아야 한다는 의무가 느껴졌을 뿐이었다. 또, 게다가─

──두근

─죽는다는 거, 엄청나게 아프단 말이야.
갑자기 숨이 막히고 속이 타들어 가는 통증과 함께 공포가 느껴지고, 그 통증이나 공포는 점점 더 심해져서 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는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조금이라도 남아 있던 모든 감각과 의식이 사라져버려. 그리고 나서는...

──두근

검은 빛을 띈 초록색.
그것들을 보게되는 거잖아.

──두근

이제 거의 바로 앞까지 와버렸다.
이대로 둬 버리면 태일은 죽는다. 저 사람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거지.

아무런 감각도 없고,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도 없지만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되는지도 알 수가 없지만 무작정. 내가 할 수있는 최대한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안된다는 말만을 외쳐댔다.
그 자리에 앉아버린 듯, 시야가 낮아졌다. (안돼)그리고 오른손을 뻗치는 것이 보였다. (안돼)태일의 오른쪽에 앉아서 뻗은 그 손은(안돼) 오른팔과 어깨를 지나(안돼) 그의 얼굴로 향했다. (안돼)그리고, 손을 핀 채로(안돼) 태일의 얼굴을 (안돼)감싸(안돼)(안돼)(안돼)다.














의식이 사라질 때 나던 소리와 비슷한, 이상한 기계음이 들렸다. 빛이 번쩍하는 소리 역시 들렸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몸이라는 것이 있다고 느껴졌다.
몸에 제대로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만큼 눈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이내 일을 처리해 주었을 때,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은 태일의 얼굴에서 손을 치우는 것이었다.

"...태일...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사실, 대답을 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대답을 할 수있는 상황이 아닐거고, 할 수있다 쳐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긴 침묵이 이어졌다. 태일은 누워있는 채로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 하지만 죽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나 역시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방금 일어난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면서.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아직까지 나와 태일 모두 아무런 변화없이 누워있고, 앉아있다.
이대로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가버릴까, 했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태일이 발견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버렸다.

"...정말 계속 이러고 있을거야?"

조금 답답해져서 언성을 높여서 말했다. 태일이 정신을 잃은 상태라면 이것도 무의미한 짓이겠지만.

"......날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요."

태일이 입을 열었다.

"죽이려면 빨리 죽이란 말입니다."
"내가 왜...? 무슨 이유로?"

갑자기 태일이 눈을 떴다.
그 표정은 놀랐다고 하기엔 조금 무서운 표정이었고, 무섭다고 하기엔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대체 처음부터 지금까지 뭐가 뭔지, 설명 좀 해줄래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 거야. 너야말로, 이게 무슨 짓인지 설명해줘야지."
"아니요. 먼저 당신이 뭔지부터 알아야겠어요."

태일은 어느새 누워있던 몸까지 일으켰다.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못이기는 척, 한숨을 한번 쉬고는 특별한 때에만 의식을 잃는 것부터,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것, 마지막으로 꿈까지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인격이 두개가 있다거나 하는 걸 말하고 싶은 건가요?"
"아마도."
"하지만 그런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요. 그렇게 되면 더 약한 당신의 인격이 사라져야 맞는건데."

태일은 생각에 잠긴 듯, 몇번째인지 모를 표정으로 아래를 주시하고 있다.
어느새 다시 이런 분위기로 변한 게 낯설어서, 난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되려면 이초한이라는 인격이 실제로는 정신력이 강하다거나,"

태일이 아래를 바라보고 있는 채로 말하다가, 마지막에 고개를 들었다.

"한번 정도 죽었다가 살아나야 할걸요."
"죽었다가 살아나...?"

죽었다가 살아나는 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런 건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잖아, 라고 말하려다가 문득 꿈이 떠올랐다.
아아......만약 그 꿈이 현실이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야 가능할지도 모르겠지.

"아무렇게나 생각하도록 해요. 믿어줄테니까."
"그러면 난 죽을 때까지 이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야? 죽으려고만 하면 미쳐버리는 상태로?"
"아니, 아니요. 충분히 처리할 수 있어요."

태일은 그 말을 기다린 듯이, 혹은 자신이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말하버린 것인 듯이 빠르게 대답했다.

"이 총이면."

바닥에 떨어져 있는(절묘하게도 바로 옆에) 총을 줍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손에는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데, 무언가를 잡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총알, 안보이죠?"
"어? 총알?"
"아니에요."

아무것도 없는 손을 총에 가져가서, 장전한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밀어넣듯이 손동작을 한다.

"이건 일반인들에겐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아요. 하지만 그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는 거의 즉사수준의 피해를 입히죠."

총을 나에게 건넨다.
무슨 의미로 주는지도 생각하지 않고, 일단 받았다. 그리고 궁금한 눈초리로 태일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제가 한 말, 전부 믿지 않아도 좋아요. 아니, 믿지 말아요.
계속 속여왔으니까, 아무것도 믿지 말아요. 안그러면 너무 미안해지니까. 하지만 딱 하나만 믿어주면 돼요."

태일의 깊은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춰지는 것이 보였다.
긴장한 채로 태일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저도 당신이 하는 말에서 딱 하나만 믿을께요. 그, 인격이 두개라는 말.
당신도 제가 하는 말은 다 믿지 않더라도, 딱 하나만 믿어줘요. 이건 일반인에게는 아무런 피해도 끼치지 않는다는 거, 하나만."
"그러니까, 이걸 나한테 쏘라는 말이지?"

태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내 손에 있는 은색의 차가운 총을 바라보았다. 이게 나한테는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고, 내 안에 있는 어떤 것을 죽인다는 말인가.
그런 말도 안되는 말을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말이 되고 안되고가 뭔지부터 생각했다.
사실 이 상태 그 자체로도 말이 안되는 상황이잖아? 아니, 차라리 이건 귀여운 정도에 속할지도 몰라. 그 높이에서 떨어지고 이렇게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비하면.

"그럼, 믿어볼까."

총을 오른손에 세게 쥐고, 잠깐 동안 어디에 갖다대고 쏠지 고민했다.
정확히는 총을 어떻게 써야할지도 잘 몰라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잠깐만. 내가 쏘려니까 못하겠어."

결국, 마지막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말인데, 나한테 좀 쏴주면 안될까?"

말하면서 건네주자, 태일이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심, 이죠."

작게 말하면서 총을 건네받았다.
방금 한 말은, 자신을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었을까. 아니면 믿지 말라는 말을 거부한 것에 대한 분노였을지도.

"......정말이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총을 손에 잡고, 나에게 겨누었다.
하지만 조금 전의 조준과는 다르게, 살기가 느껴지지 않고, 왠지 무서움도 전혀 느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만히 총을 바라보았다.

"처음 한 동안은 의식을 잃을 거에요. 자신의 인격이 아니라지만 아무튼 한 몸에 기생하던 인격이 사라진다는 거니까."

방아쇠를 조금 당기면서 태일이 말했다.

"그러면 내일 봐요."

'내일은 일요일인데' 라고 말하며 비웃으려다가, 그러면 어디서 나이프가 날아들 것 같아서 말없이 미소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마지막 말에 몸에 있던 힘이나 긴장이 싹 풀렸다.
그리고, 그 동안의 영화 같은 일의 종지부를 찍어줄 방아쇠가 당겨졌다.
그것은 아주 느리게 움직였지만, 그 뒤의 결과는 아주 빠르게 만들었다.

──타앙


이것으로 끝이겠지.
초한(剿恨)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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