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유머 중에 이런게 있습니다
초상화 화가가 단골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음식과 와인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옆 자리에 있는 신문을 우연히 봤습니다
기사 제목은 10년만에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 라는 제목이였죠
불황이란 말에 놀란 화가는 웨이터를 불러서 와인을 취소했고
레스토랑 사장은 단골고객이 와인을 취소하자 무슨 일인가 싶어 화가에게 사정을 물었습니다
화가는 불황이 온다니 소비규모를 줄여야 하지 않겠냐 그래서 와인을 취소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레스토랑 사장은 자신도 소비규모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주문했던 가구를 취소했습니다
주문을 취소당한 가구점 사장도 소비규모를 줄이기 위해 예약해 놨던 양복점에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예약을 취소당한 양복점 사장도 소비규모를 줄이기 위해 화가에게 예약해 두었던 부인의  초상화를 취소했죠
일거리가 없어진 화가는 씁슬한 심정으로 술이라도 마셔야지 하며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지난번 그 신문을 다시 보게 되었죠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신문을 들어보니 그 신문은 10년전 신문이었다 라는 내용의 유머였죠
언론의 보도내용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겠죠

오늘 직장인들에게 가장 화제가 되었던 뉴스는 바로 내년 갑근세 26%인상이었습니다
직장인들에겐 그야말로 눈 튀어 나오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만드는 뉴스였으니까요
저녁 먹으러 갔더니 옆자리에서 전부 그 얘기 하면서 현 정부와 대통령을 무지하게 씹어대더군요
그렇다면 이 뉴스는 사실일까요?

1.한나라당 김영선 최고위원이 당 상임운영위원회에서 갑근세가 26%나 올랐는데
봉급생활자들의 소득이나 생활 수준은 그대로인데 세금 부담만 오르는 건 문제가 있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2.일부 언론들이 갑근세 26%인상 기사와 함께 사설을 통해 현 정부에 대해 엄청난 비판을 했습니다
(김영선 최고위원의 말을 근거로 언론이 기사를 내보낸것인지 언론 기사를 보고 김영선 최고위원이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발언을 한 것인지는 선후관계가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에대해 정부여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는데 정부여당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1.26%인상은 비교자료가 잘못되었고 12.4%인상이 맞다
2.갑근세율을 올려서 갑근세를 더 걷는게 아니라 소득증가에 의한 자연스런 증가일뿐이다
3.갑근세율을 인상할 이유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1.26%인상은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예상한 수치이고
12.4%인상은 올해 추경예산까지 포함해서 올해 전체 갑근세 수입을 기준으로 예상한 수치입니다

2.언론 보도와 한나라당 김영선 최고위원의 발언에선 정부가 갑근세를 인상해서
즉 올해 3000만원 벌어서 200만원 세금낸 사람이 내년에는 3000만원 벌어서 세금을 252만원 내게 되어서
갑근세 규모가 26%인상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고 올해 200만원 냈으면 내년에도 200만원 냅니다
정부의 주장은 올해 3000만원 벌었던 사람이 내년에는 3500만원 벌거 같은데 그러면  작년 보다 세금을 25만원 더 내게 되어서
전체 갑근세 수입이 증가한다는 얘기입니다

3.정부가 세금을 더 걷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걷을 수 있는건 아닙니다
세율을 올릴땐 반드시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합니다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는 이시점까지 정부가 갑근세율 인상한다는 얘기는 전혀 한 적도 없고
정부 여당 그 어디에서 그런 말 나온 적이 없습니다
내년 갑근세율이 인상될 확률은 0%라는 이야기죠

언론 기사와 정부여당의 반박자료등을 볼 때 내년 갑근세는 인상되지 않습니다
다만 내년엔 올해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므로
봉급생활자가 늘어나고 봉급생활자들의 소득이 증가하므로 전체 갑근세의 규모가 커지는 것뿐입니다
제가 제목에 여론조작이란 말을 쓴 건 한나라당 김영선 최고위원이나 언론에서
갑근세율을 올리려면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한다는 걸 몰랐을 리 없다는 전제하에 한 얘기입니다
갑근세율을 올리지 않는데 갑근세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의 소득이 더 늘어난다는 이야기므로 생활수준이 향상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세부담만 늘어난다느니 봉급생활자가 봉이냐? 봉급생활자만 쥐어짠다느니 하는 식의 언론 보도는
제 생각이지만 뭔가 의도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번째 얘기입니다
오늘 삼성경제 연구소가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내년 소비규모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년도 소비전망이 어둡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습니다
10가구중 6가구가 내년 소비가 올해 수준 이하가 될것이란 응답을 했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42.1%가 소비를 늘릴것이란 답변을 했고
41.2%가 올해와 비슷할것이란 답변을 마지막으로 16.7%가 소비를 줄일것이란 답변을 했습니다

오늘 삼성경제 연구소가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내년 소비규모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년도 소비전망이 밝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습니다
10가구중 8가구 이상이 내년엔 올해 수준 이상으로 소비를 할 것이란 응답을 했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42.1%가 소비를 늘릴것이란 답변을 했고
41.2%가 올해와 비슷할것이란 답변을 마지막으로 16.7%가 소비를 줄일것이란 답변을 했습니다

뭔가 이상한게 느껴지시죠?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건데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삼성경제 연구소가 어떤 의도로 저런 분석결과를 내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비를 늘릴것이란 응답이 3가지 보기중 가장 많았고
줄일것이란 응답과 비교하면 거의 3배가 차이나는데도
교묘한 말장난으로 내년도 소비전망을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설문조사에 대한 분석 없이 저 설문조사 결과만 보여줬을때
과연 몇 사람이나 저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내년도 소비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를 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것 역시 뭔가 의도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