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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1 22:27:50
Name 종합백과
Subject 역대 최고의 다전, 역대 최고의 4강전
     우선, 위와 같은 거창한 수식어를 붙인 근거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개인적인 고마움을 임요환 선수에게 바칩니다.  그리고 조금의 미안한
     마음까지...

     사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임요환 선수가 아닙니다.   테란이 암울한 시절부터 임요환은 테란이었지만, 종족 상성상 앞서는 테란의
     선수를 좋아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역설적이게도, 테란 선수들이 좋아지는 시기는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질때 였습니다.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등...

      타 종족에 비하면 슬럼프라고 할 것도 없겠지만 부침을 보일때의 그들의 모습은 저에게 테란 선수를 좋아하게 만드는 조금의 핑계를
      던져주었고, 최근에서야 그들이 종족을 떠나서 훌륭하고, 게임을 떠나서 멋진 게이머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종족에게 약하다.

       약점이 뻔히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한순간의 악몽이 아니라 수년간 이어져 왔을 경우의 일일 것입니다만..

       임요환의 지난 결승 진출 때에도 저는 그의 부활을 긍정하지 못했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팬분들께도 좋은 소리 듣기 어려웠지만,
       "플토전의 향상 없는 황제의 부활은 없다"
       라고 감히 단언을 했었죠.

       임요환 선수에게 있어 플토전의 향상과,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플토전이 가지는 의미를 되세겨 보면...

       그는 컨트롤에 재미를 느끼는 선수입니다.    유닛을 흘리는 것을 죄악시 하고, 그런 플레이 스타일은 저그전에서 훌륭하게 빛을 발합니다.
      
        플토전은 어떨까요?    한창 전쟁이 일어날때 쯤에의 그의 컨트롤은 수긍 어려웠고, 그런 지적들에 자극받아 물량 생산에 급급했던 시기에는
        일제히 시즈모드라는 신조어 까지 생산했을 정도로 플토전은 그의 벽이었습니다.


        오늘의 경기로 들어가보죠.

        오늘의 경기가 역대 다전 중 최고라는 평을 감히 할 수 있는 첫번째 이유.

        그것은 바로 "경기 내적인 수준과 재미" 입니다.

        역대 어느 다전 경기에서도, 지금과 같이 대등한 수준에서 결정적 패착없이 서로 최선을 다한 상태에서 끝까지 허무하지 않게 끊을
        이어온 경기는 없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많은 경우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준 한 쪽 선수에게 기운 경기들이 있었고, 서로 최선을 다한 경기라 할지라도 다전 이었을시 1-2경기
        정도는 집중력의 저하 등으로 흘리는 경기들이 있었다고 기억을 합니다.

        재미를 떠나서, 이제 수준 쪽을 되돌아 보면,

        선수들이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상태에서, 서로가 서로의 경기력을 10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가질 수 있었던 시기가
        경기의 수준을 대폭 상승 시킵니다.

        만약 815에서 플토의 타멀티 스타팅이라는 해법이 없었다면, 만약 테란이 그 해법을 모르고 시작했더라면, 만약 플토가 아비터를 활용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플토 대 테란의 지상군 싸움이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이었다면 오늘의 경기 수준은 나올 수 없었습니다.

        맵도 훌륭했습니다.

        815 에 대한 비관적인 평도 많았으나, 오늘의 경기들로 815는 또다른 명품 맵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입니다.   다만, 테란 대 저그전에서의
        밸런스는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경기 외적으로 오늘의 경기를 재미있게 만든 요인은, 로열로드를 가고 있는 가을의 플토 신인 대 가을의 제물이었던 돌아온 황제라는
         배경이, 스토리를 명확하게 가져오면서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거의 모든 층의 스타 팬들을 집중하게 만든 점, 플토 대 테란이라는
         종족상의 흥미와 임요환의 플토전, 그 상대가 로열로드를 것는 박지호...

         8강에서 플토전의 능력을 검증 받더니, 이제는 자랑스러운 졸업장을 받아 듭니다.

         이제, 그의 플토전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해 봅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경기는 3경기 였습니다.

         플토전에서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고쳐온 그 모습들이, 노력하는 젊은이의 그 모습이 정말 너무도 보기 좋았습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아끼지 않고 scv 를 동원하고, 상대방에 대한 정찰을 꾸준히 베럭으로 해주고, 발끈하지 않고 정확히 앞마당을 가져가면서
          일단 수비, 끊임없는 공격에도 게릴라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병력 생산, 그리고 뚫릴뻔한 수많은 위기 속에서의 빗나는 방어.

           그동안 이런 모습을 왜 감추어 두었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거의 보여주지 못했던 불리한 상황에서의 플토전 지상맵에서의 역전을
          드디어 보여 주었네요.

          기본에 충실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며, 결국 승리를 쟁취해간 임요환 선수가 자랑스럽습니다.    그의 팬이 아니었던 사람조차
          피를 끓게 만들었을 이번 경기를 포함한 여러 경기들에 감사해 합니다.

          오늘 박지호 선수는 충분히 결승에 오를 경기를 보여주었지만, 그는 아직 패자로서의 위로를 받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오늘과 같은, 아니 더욱더 뛰어난 모습을 보일 기회는 많습니다.

           오늘의 패배에 좌절하지 말고, 3-4위전 잘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임요환 선수.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아직 그자리에 있는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가장 오래 경기한 축에 속하면서도 끊임없이 승리를 탐하고 쟁취해가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프로게이머 여러분.

            드라마를 쓸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 감사해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최고의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 그를 꺽음으로서 여러분은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라는 큰 산이, 더욱 큰 산이기에 도전해 볼 만한 투지가 생기지 않습니까?
  
             그를 목표로 삼으십시요.

             그와 라이벌이 되는 순간, 여러분은 스타의 이야기에 당당히 그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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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국사랑
05/10/21 22:30
수정 아이콘
레젠드 임...
이제는 정말 전설이라고 해도 될 듯 ㅜㅜ
눈물만 나네요..
진짜 사람 울리게 하는 선수 입니다.
임 요 환... 레전드가 되십시오
kiss the tears
05/10/21 22:30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이네요...
05/10/21 22:31
수정 아이콘
가을의 전설.. 박정석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꺾고 생긴 말이 아니였던가요?? (아니면 낭패..) 왠지 그때의 원한을 갚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05/10/21 22:31
수정 아이콘
2경기때 박지호선수의 포스는 정말 최강의플토가 아닐까 싶을정도였는데.. 그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한게 아쉽네요.
물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들뜨거나 흥분되지않게 마인드컨트롤하는것도 분명히 실력이죠
딩요발에붙은
05/10/21 22:31
수정 아이콘
멋진경기에 어울리는 멋진 글입니다!
글루미선데이
05/10/21 22:32
수정 아이콘
레전드 임...정말 심금을 울리네요 ㅠ.ㅠ
최엘프
05/10/21 22:34
수정 아이콘
역시 OSL은 4강이 백미 !!
사상최악
05/10/21 22:34
수정 아이콘
정말 이렇게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있을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신의 약점을 부단한 노력을 통해 강점으로 바꿔놓다니..
16강에서 두명의 박성준저그를 이기고,
8강에선 영웅토스를 완벽하게 이기고,
4강에선 지금 가장 분위기좋은 토스 중 한명인 박지호를 이기고,
이제 남은건 결승에서 테란을 이기는 것뿐이네요.
메딕아빠
05/10/21 22:35
수정 아이콘
언제적 박서인데 ...
또다시 결승진출 ...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 박서 ...~~
그양반이야기
05/10/21 22:38
수정 아이콘
정말 멎진글입니다!
Baby_BoxeR
05/10/21 22:40
수정 아이콘
글이 점점 오른쪽으로 빠져 나가는군요.
희한하네요~
태양과눈사람
05/10/21 22:40
수정 아이콘
작년 에버 2004 최연성vs박정석선수 경기도 역대 최고의 다전에 들어갈수 있죠...각설하고 임요환선수... 오늘 정말 훌륭했습니다. 박서.. 홧팅!
김동욱
05/10/21 22:41
수정 아이콘
SO1 스타리그, 슬레이어즈 박서(S)와 우브(O)가 (1)위 자리를 놓고 결승전을 펼친다는 도참설이 숨어 있는 듯 하군요.
제리드
05/10/21 22:43
수정 아이콘
갈채를 보낼 뿐입니다.
고구마감자
05/10/21 22:46
수정 아이콘
레전드 임 이거 진짜 제대로네요
왓더헬
05/10/21 22:54
수정 아이콘
지난 에버 2004 최연성:박정석 경기와 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봤다는 것이 정말 제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센게임배에서 최연성:이윤열 결승전도 추가해야겠네요.^^; 정말 명경기들이었고, 정말 대단한 사투였습니다. 정말 엄재경 해설위원의 말처럼 승자와 패자를 나눌 수 없을 만한 명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앞의 2경기는 박지호선수가 왜 4강까지 올라올만한 선수인지 보여준 것 같았고, 3경기는 정말 찰나의 운으로 가려진 경기, 나머지 2경기는 임요환 선수가 왜 아직도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준 경기인 것 같네요. 4강 2주차, 3,4위전, 결승...남은 경기 정말 기대됩니다!
라파엘르
05/10/21 22:55
수정 아이콘
헉 김동욱님 며칠전에 제가 똑같은 내용으로 스겔에 글 올렸다가
-_- 괜히 욕만 먹었던.,.....그나저나 감동의 도가니탕이 아직도 식을줄 모르니 원, 박서 우승 하나요? 진짜?
05/10/21 22:59
수정 아이콘
결승전에서는 우브를 만나 이겨줬으면~
설탕속개미
05/10/21 23:40
수정 아이콘
멋진경기 후에 멋진 글까지 감상하게 되네요. 이 글 역시 감동입니다.
seraphim
05/10/22 00:12
수정 아이콘
박서.... 그는 이미 리빙 레전드죠....ㅠㅠ
묘한 세상
05/10/22 00:30
수정 아이콘
그는 언제까지나 내 맘속의 히어로 입니다...
용잡이
05/10/22 01:52
수정 아이콘
^^정말 감동^^님의 글도 감동^^
쪽빛하늘
05/10/22 13:25
수정 아이콘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전설을 만들어 나가십시요 박서!!!
멋진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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