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9/07 02:59:14
Name 포르티
Subject [잡담] 불행자랑이란...
* 블로그 포스팅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 반말투입니다. 양해바랍니다.

'허니와 클로버'라는 만화에서 주인공은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해 여행을 나선다.
그리고 거기서 전국의 사찰을 돌아다니며 고치고 다니는 한 무리를 만난다.
그중에는 올해 나이 18세의 소년이 있었는데, 15살에 아홉형제 먹여살리지 못한다고 집구석에서 쫓겨난 아이였다.(일본나이니까 한살 더 하자)

22세 나이에 방황중인 대학 4학년생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불행했던 일들을 구구절절 늘어놓다가 무리의 큰어른에게 혼난다. "불행자랑 금지랬지!"

사람들은 대개가 자신의 불행과 힘든 일을 이야기 하며 누군가의 위로를 얻으려 한다.

이것을 '불행자랑'이라고 부르고 싶다.

'힘내세요.' '저런, 안되셨네요.'

그 말 한마디가, 꼭 붙잡는 두 손이, 깊숙히 안아주는 그 품이 정말로 위로가 되고, 위로하는 사람이 조금 더 그 사람을 아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는 분명히 불행자랑의 순 기능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반대급부가 있는 법.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못잖게 불행한 처지인데, 남의 불행 이야기를 듣다가 보면 자신까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불행에 몸부림 칠 때도 있다.
그런 때는 아무리 좋게 받아주려고 해도, 내 기분이 상해서 답답하게 되는 것이다.
이 답답함이 상대를 쏘아붙이고, 결국 불행자랑은 '누가 더 불행하냐'를 놓고 벌이는 말다툼이 되다가 좋은 관계까지 망치게 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각자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는 법이다. 내색을 하는가 안하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 서로에게 주어진 고통이나 불행은 쉽게 경중을 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불행자랑을 펼칠 때, 누군가의 불행자랑을 들을 때에는 조심해야 한다.

말하는 사람은 혹여 상대가 불편해하진 않을지, 그리고 자신이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행위를 분명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듣는 사람은 그 사람의 불행을 속단하지 않고, 자신에게 빗대어보려 하지 않는 게 좋다. 너무 불편하더라도 가급적 듣고, 그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해주려고 노력해야겠다.

불행자랑이란, 듣는 상대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시험' 이 될 요지가 다분히 높기 때문에, 피차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진정으로 날 아끼고 사랑해 줄, 위로해 줄 사람이 아니라면 더더욱.
텍스트 뿐인 인터넷 상에서라면 더더더욱.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슬레이어
05/09/07 07:05
수정 아이콘
무플방지 ^^;
제이스트
05/09/07 07:29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허허,
정말 자신까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불행에 몸부림 칠 경우도 있겠네요..
불행자랑을 하는편은 아니지만..
행여나 어딘가 하소연 하거나 들을 때.. 조심해야겠군요. ^^
그래도 저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큰 불행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군요..
05/09/07 09:10
수정 아이콘
불행자랑이라.. 군대얘기할때 종종 되더군요. 누가 더 X같고 X같은 군생활을 했는지, 누가 더 불행한 군생활을 했는지에 대한 말다툼..-_-;
거기 공익친구가 슬며시 낄려고 하면 욕 먹고 따당하죠.ㅡㅡ;
세리스
05/09/07 10:55
수정 아이콘
불행했던 과거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엄연히 상처를 나누고 치유받고 싶어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그런것들은 당연히 정말 친한 사람에게만 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자신에게도 내용을 들어준 상대방에게도 피해가 없이 서로 구원(?)받을 수 있죠. 말씀하신대로 그것이 불행자랑....이라기보다는 아무한테나 마구 털어놓는다면 문제가 되겠죠.^^
-ps-덧글을 위한 작은 칸에 쓰는것이 의외로 까다롭네요. 왠지 그 작은 크기때문에 제 생각의 크기도 작아지고 얕아지는 느낌이....;; 앞으로는 메모장에 적은 뒤에 붙여넣어야겠네요
My name is J
05/09/07 12:57
수정 아이콘
불행보다는 불안이 더 큰 적이죠.
불행은 나아가야할 곳이 있지만 불안은 그렇지도 않아서........
불행을 치료하는건 할수 있는데 점점, 불안을 해소하는게 어려워집니다 전.
뭐...하늘에서 로또1등이라던가, 땅에서 금숟가락 세트-(넉넉하게^_^)가 나온다면.. 둘다 없어질까요? 으하하하-
유신영
05/09/07 16:15
수정 아이콘
그러나 행운보다는 불행을 자랑하세요 --;; 행운을 자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그 반대는 반대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6302 태풍이여.. 제발.. [11] 라임O렌G4214 05/09/07 4214 0
16301 오늘 해설진들 문제 없다고 봅니다. [74] Ace of Base6320 05/09/07 6320 0
16300 [잡담] 불행자랑이란... [6] 포르티5749 05/09/07 5749 0
16299 팬텍 앤 큐리텔, 무엇이 문제인가. [9] 시퐁5015 05/09/07 5015 0
16298 이윤열 선수~~ 맵핵?! [15] 천재를넘어4985 05/09/07 4985 0
16296 憩恁神 - (4) [3] KuTaR조군4193 05/09/07 4193 0
16295 임요환 홍진호 ! 정신 차리자! [15] 공부완전정복!!4367 05/09/07 4367 0
16293 요즘 pgtour 한창중입니다. 모처럼 즐겁게 스타하네요^^ [11] 그때부터4167 05/09/07 4167 0
16291 국민건강을 위해 담배를 열심히핍시다. [32] 총알이 모자라.4299 05/09/06 4299 0
16290 엄청난 역전극에 항상 있는 일...... [54] 정티쳐4952 05/09/06 4952 0
16289 WCG에서 최연성 선수를 압도한 그 빌드가 바로 서프림3입니다!!! [33] ArcanumToss5909 05/09/06 5909 0
16288 公知事項 [6] 낭만토스4414 05/09/06 4414 0
16284 이윤열!!! 대단합니다, [33] 하이메4925 05/09/06 4925 0
16283 프로리그 역사에 있었던 2:1상황 역전극 모음 [32] 초보랜덤6089 05/09/06 6089 0
16281 과연 임요환선수의 잘못은 무엇일까요? [25] 랩퍼친구똥퍼4328 05/09/06 4328 0
16280 이러는 동안 WEF 스타, 워3 결승이 끝이 났습니다. [28] kama5219 05/09/06 5219 0
16279 2:1이 2:1이 아니었다? [52] teka4209 05/09/06 4209 0
16278 임요환 선수의 패인 [386] 폐인6434 05/09/06 6434 0
16274 SKT1 vs 팬텍&큐리텔 4세트 (스포일러) [15] 연성,신화가되4159 05/09/06 4159 0
16273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34] 삿짱z4346 05/09/06 4346 0
16272 2:1도 방심하지 말아라. 그는 천재이다. [26] 초록나무그늘4244 05/09/06 4244 0
16270 천재. [NaDa]의 부활 [14] 하이루4767 05/09/06 4767 0
16269 위기의 SK 우승팀 징크스? [7] 초보랜덤4462 05/09/06 446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