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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5/27 21:45:13
Name kama
Subject 마스터즈 3-4위전......
임요환 선수와 변길섭 선수의 대결......비록 결승전에는 오르지 못한 두 선수간의 3-4위 전이지만 역시 기대를 가지게 하는 경기였죠. 테테전 5전 3선승제라 지겹지 않을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죠ㅡㅡ;(결승전도 마찬가지니......) 일단 저번 주에 약간 집중력이랄까 뭔가가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임요환 선수의 상태가 제일 궁금했고 역시 이윤열 징크스?에 시달리던 변길섭 선수도 얼마나 좋은 모습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일단 첫 경기는 재밌었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멀티를 하는 틈을 타 구석 드랍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변길섭 선수의 플레이나, 그런 상황에서 멀리 있는 멀티로 상대 병력이 움직인 틈을 타 카운터를 먹인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나 전부 멋졌고......그런데 2경기부터 뭔가가 삐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변길섭 선수가 아닌, 임요환 선수 쪽이었습니다.

서로 벌처가 본진을 급습한 상황의 2경기......변길섭 선수의 대처와는 달리 임요환 선수의 대처는......이상하더군요. 아니, 그 전에 병력의 차이가 이상할 정도로 컸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임요환 선수가 뒷언덕 벙커로 상당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이득은 봤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오히려 SCV수나 후에 나오는 병력의 수에서 밀려갔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컨트롤 하느라 물량에 신경을 못써서? 그런 경향이 있는 것이 임요환 선수지만 뒷 언덕 벙커 정도의 컨트롤로 큰 영향을 받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하지만 결국 추가 병력의 차이가 본진 방어의 유무로 작동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상대의 본진에 들어간 벌처의 수는 비슷했으나 텅빈 임요환 선수의 본진과 달리 변길섭 선수에겐 탱크까지 있었죠.

뭐, 사실 2번째 시합은 그러려니 할 수 있습니다. 변길섭 선수의 플레이가 정말 뛰어났고 멋졌기 때문입니다. 3경기도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4경기라고 봅니다. 변길섭 선수의 드랍쉽이 본진에 떨어졌을 때, 병력이 돌아올 때까지 SCV좀 잡히겠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드랍 직전에 탱크 한 대가 나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 탱크로 시간을 벌면서 얼추 막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탱크, 다신 돌아오지 않더군요. 그래, 일단 조이기 먼저 확실히 하고 생산 병력으로 막을 생각인가 보구나.....하지만 팩토리에서 나온 벌처 4대 그냥 랠리 지역으로 달려가더군요. SCV가 죽어나고 있는데 말입니다. 결국 그 벌처는 맵 중앙까지 간 후에야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남은 SCV는 눈으로 금방 셀 수 있는 정도. 이건 예전 장진수 선수와의 시합이나 이재훈 선수와의 시합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임요환 선수 답지 않은 경기였지만 이번 4경기는 일반적인 프로게이머답지 않은 시합이었다고까지 생각됩니다. 조이기 지역 교전 때문에 신경써서? 글쎄요......미니맵이나 소리만으로도 금방금방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기본인 현실에서 아무리 교전에 신경쓴다고 이런 결과가 나올까 싶습니다.

솔직히 말해 임요환 선수를 비난하거나 질책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임요환이란 선수는 홍진호 선수와 함께 저에겐 정말 특별한 선수이니까요) 오히려 걱정이 듭니다. 저번 E3때부터 스케줄이 빡빡하지 않나 싶었는데 계속되는 시합들에 몸이 녹초가 된 것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아니, 몸은 둘째치고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집중력 현저한 저하가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거기에 많은 인기와 관심(좋던 나쁘던 간에)을 가지고 있는 프로게이머로서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약간의 휴식이라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 메이저리그가 진행중인 상황, 그것도 4강, 8강의 중요한 경기들이 앞에 놓여져 있는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다고도 생각되지만......오히려 그런 의미에서라도 휴식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든 임요환 선수, 기우일지는 모르지만 걱정이 됩니다ㅡㅡ;

ps)이런 식의 글을 쓰면 저번 장진수 선수와의 시합 때 같은 반응이 나올까 두렵습니다ㅡㅡ; 결코 변길섭 선수의 실력을 폄하하거나 얕잡아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드리고 싶네요. 오늘의 변길섭 선수는 베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히려 임요환 선수의 상태 때문에 그 빛이 약해진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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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27 21:52
수정 아이콘
4경기 4벌쳐에 scv다 잡히는것 보고 제친구왈 "임요환 자냐??"..ㅡ_ㅡ
프로브도 아니고 scv가 그렇게 많이 잡히는 동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건지. 사실 이재훈선수와의 경기도 프로게이머 답지 않은 모습이었죠.
03/05/27 22:01
수정 아이콘
이재훈선수와의 경기에서 도데체 뭐가 프로게이머답지않은모습이었죠 -_-?
03/05/27 22:04
수정 아이콘
먼저 센터에 마인 매설이요. 전 대테란전 하는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조이러 나오는 병력들. 탱크+scv+벌쳐로 조이기 하러 나온듯 보였는데 너무 어설픈 전진이었죠;; 그렇게 원사이드 하게 진행되는 게임은 본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03/05/27 22:05
수정 아이콘
다른건 프로게이머답지 못하다고 할 수 없지만 4경기 scv그렇게 잡힌건 일반 베넷 중수만 되도 하지 않는 실수죠...임요환 선수가 많이 피곤한 듯...이건 방심의 차원이 아니고 진짜 졸면서 플레이한 느낌이니..쩝
돼랑이~
03/05/27 22:22
수정 아이콘
어쩌겠어요. 자자~ 스케쥴이 웬수라 생각하고 우리 올림푸스배를 기대해 보죠 ^^
홍유민
03/05/27 22:39
수정 아이콘
스코님이 계속 임테란의 글에서 하시고싶은 말씀의 요지는 '그정도가 임요환의 본래 실력이다..'라고 말씀하시고 싶은겁니까?
임요환이란 게이머에 대한 기대치가 사람마다 분명 틀리고 많은 사람들이 임테란의 게임에서 기대하는 전략, 타이밍, 근성있는 플레이 등등이 최근 일련의 경기들에서 심각하게 차이가 나는건 사실인듯 합니다만...(승패와 무관하게 말이죠)

제 주위에 스타에 관심가지는 여자들이 몇 있어서 오늘 식사하면서 경기를 같이 보는데 스타를 깊게 모르는 그들도 임요환 약먹었냐... 라는 질문을 하더군요. 그건 아마 대중들에게 임요환이란 이름 석자가 주는 위상은 상징적으로 엄청나다는거죠.

임테란, 계속 이런식의 맥빠지는 경기가 이어진다면 그의 재기와 근성에 반한 팬들이 삽시간에 주는건 시간일것입니다. 팬들은 결코 관대하지가 않습니다.
플토매냐
03/05/27 22:44
수정 아이콘
아직 군대가려면 시간이 남아있으니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좋은 경기 보여 주었음 하네요. 변길섭선수 입장에서 쓰여진 글도 보고싶군요.
Dabeeforever
03/05/27 22:46
수정 아이콘
홍유민님///스코님이 그런 뜻에서 쓰신건 아닐텐데요...오해하신듯.
그 경기는 대진예상에서 한방 먹은 동양이 원사이드하게 밀린 것이었고
이재훈 선수의 물량이 돋보였던 경기라고 생각되기에 하신 말씀같은데...
홍유민
03/05/27 22:55
수정 아이콘
다비님, 전 그냥 스코님께 질문드린거였는데... 표현이 좀 완곡했나보네요. 저번에도 스코님이 저런 댓글을 많이 다셨던것같아서..ㅎㅎ 그냥 저런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구나 생각되서 말이죠.

제가 하고픈말은 일반팬들 입장에선 시카고 불스경기하네? 조던 봐야지... 조던 40점에 덩크도 하고 더블클러치도 보여주겠지? 이렇게 생각하다가 조던이 20점에 그치고 실책도 많이 했다면... 뭐 팬들입장에서는 조던다운 경기가 아니었다...라고도 충분히 말할 수 있을것같습니다만.하하. 아는게농구밖에없다보니 자꾸 농구얘기만하는군요..흠
스코님이 기분나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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