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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0/07 04:52:24
Name 김호철
Subject [잡담] 저도 겜을 즐기기위해서 팀플합니다.
밑에 분의 겜을 즐긴다는 글을 보고 저도 공감합니다. .그렇습니다..제가 겜을 즐기기 위해서 팀플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주로 1:1만 했던 건 겜을 즐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즐긴다는 말은 겜의 승패를 떠나 겜 하는 과정 바로 그 자체에서 기쁨과 여유를 가진다는 것인데 제가 하는 1:1은 그게 아니라 이기기 위한 겜이었습니다. 이기면 기쁘고 지면 속이 뒤집어지는 그런 겜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이겼을때의 그 짜릿한 쾌감을 맛보기 위해서 1:1만 한 것입니다. 내가 상대방보다 잘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확인했을 때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는 그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 겜 한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져버리면 정말 열받죠.. 겜을 즐긴다면 지더라도 승패와 관계없이 겜을 하는 심리상태가 일정해야 되는데 이거 원....이겼을때와 졌을때의 감정이 극과 극이니...이게 어떻게 즐긴다는 말이 되겠습니까? 오히려 스트레스 받으며 겜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입니다. 물론 제가 1:1 고수방만 찾아다니다가 10번 싸워 9번 져서 기분이 뭐 같더라도 1번이라도 이기면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그 승리의 달콤한 환희의 열매를 맛 볼 수 있다는데 1:1의 의미를 둔다고 하더라도 겜을 즐긴다는 표현은 저한테 맞지 않는 거였습니다.
이렇게 1;1 오래 하다보니 저도 지쳐갔습니다. 이기고 지고, 이기고 지고, 기뻤다가 잡쳤다가, 기뻤다가 잡쳤다가...정말 승부욕 때문에 피곤하더군요.
그동안 팀플을 안했던 이유가 제가 아는 사람과 호흡맞춰서 하는게 아니라 모르는 사람과 같이 겜하게 되면 속이 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라리 1:1을 하는게 낫다는 생각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제가 넘 피곤했기 때문에 그냥 아무생각없이 팀플을 주로 하게 되었습니다. 팀플 할 때는 맘 편히 먹습니다. 팀플하면 어차피 속터지는 거 첨부터 졌다 생각하고 겜도 타이트하게 하지 않고 걍 설렁설렁했습니다. 1:1은 제 주종족 프로토스로 하지만 팀플은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랜덤으로 합니다. 이렇게 겜 하다보면 지더라도 그렇게 기분이 상하거나 하진 않더군요..이기면 그런대로 또 좋구요..아무래도 팀플승리의 기쁨의 정도가 1:1에서 자기혼자만의 힘으로 승리했을때보단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근데 말입니다..예전에는 팀플하면서 못느꼈던 감정을 요새 새로이 팀플하면서 새록새록 느끼고 있습니다. 뭐냐구요? 바로 외롭지 않다는 겁니다. 1:1은 외로이 저혼자만의 고독한 투쟁이었지만 팀플은 여러사람이 있습니다. 저와 같이 편 먹은 사람과는 아무리 서로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배를 같이 탔다는 유대감을 느끼게 됩니다. 설령 같은 팀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별하기 힘들정도로 형편없이 못하더라도 말입니다. 물론 그럴땐 제 맘속에서 온갖욕이 다 튀어나옵니다만 그거야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니 걍 넘어가고 혼자 1:1할때보다는 여러사람이 같이 모여 겜을 즐긴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 하는 팀플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즐긴다는 자세로 겜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쩌다 또 1:1 한번 하게 되면 승부욕으로 눈에 핏발이 서게 되지만 서도 말입니다.
팀플하면서 겜을 즐기고 싶은 분 저하고 같이 편먹고 함 하죠.
물론 못하면 제가 구박할 껍니다..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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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07 05:12
수정 아이콘
거 참..얼마나 잘하시길래..ㅡ.ㅡ 부담되서 같은팀 하겠습니까
피자조아
02/10/07 07:48
수정 아이콘
저는 허접하지만,1:1진검승부 지고나면 왜 그리 눈에 독기가 서리는지 -_-;
초시계로 빌드테스트하며 하루종일 겜만 붙잡고 있고싶은 맘을 다잡고,
'게임이 즐거워야지~'라며,졌던 사실을 빨리 잊을려 합니다.
애초에 스타 시작해서,한참 재미 들일 때 자주 했던게 팀플이었지요.
옛날에 맛있는거 먹고,술자리,노래방 그렇게 어울렸던 것처럼
거기에 추가로 함께 모여 스타 한 판~ 이 되었던 거지요.
'게임'이라기보다 친구들끼리 어울릴 하나의 수단 말입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1:1을 졌을 때 하루종일 게임만 하면서
실력을 늘리고 싶은 맘을 가라앉히는 일이 반복됩니다.
스타가 너무 매력적인건지,저의 승부욕인지 알 수 없네요. -_-;
팀플하면서 초반부터 치고,박고 난장판 되는게 제일 재밌습니다. (^_^)
안정민
02/10/07 07:56
수정 아이콘
저도 친구들이랑 같이 팀플할때가 제일 재밌던데...
실력도 비슷하고 져도 친구한테 진거라서 별로 기분 나쁘지도 않구..
보통 매치도 서로서로 비슷하게 해서 승률이 비슷하게 나오져
(물론 운이 좋아서 한편이 연달아 이기는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팀멤버를 교체하면 되져 ^^;)
스타 맨처음 나왔을때 빅게임헌터에서 선배들이랑 4:4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 재미는 계속 이어지는거 같구요
-shuma.Achika-
02/10/07 09:34
수정 아이콘
웨스트에서 하신다면 kor-2 채널로 와서 광고방에 들어가보세요.
대부분 전적들이 몇 천판..들 되기 때문에 팀플할 때 답답하진 않으실겁니다.
(물론 가끔... 가다가 못하는 사람이 들어오기도-_-;)
그러다가 맘에 맞는 사람 만나면 계속 팀플할 수도 있겠구요..
전 요즘 매일 2번이나 3번채널에 있으니 혹시 절 보시면 팀플 같이 하시죠..^^
호철님께 욕 안 먹으려면 플토로 해야겠군요..^^;
(요즘 팀플테란 연습중이라..)
김호철
02/10/07 13:04
수정 아이콘
mdchj님..다른 분 댓글처럼 걍 웃으면서 대충 넘어가면 안되나요?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렇게 열내는지??....못해도 잘하는 척 티라도 좀 내면 님 기분에 거슬리나 보죠?..허허..참..삭막한 세상이로다..
밀가리
02/10/07 13:26
수정 아이콘
mdchj님 글도 웃으면서 대충 넘어 갈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만..
Crazy4Sherrice
02/10/07 13:35
수정 아이콘
호철님 글 잘 봤습니다. 팀플전의 매력은 잘 알고 있죠; 그런데 저의 승부욕은 님보다 좀 강한듯 1:1을 계속 고집하게 되는군요.
사소한 태클은 이해하시길...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럼 건승하시길.
02/10/07 15:45
수정 아이콘
저도 월드컵전 스타할때는 항상 1:1만 고집했었죠..
1:1만이 진정한 승부라 생각하고 온종일 전략,전술 찾아보고 연구하고..
게임을 즐긴다기보다는 게임의 노예(?)정도로 전락한 제모습이
싫어서 지금껏 베넷은 안들어가고 있답니다.
님의 글을 보고나니 그냥 승패를 떠나 이제는 즐기수 있을것 같은
마음이 조금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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