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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1/12/17 11:28:55
Name Apatheia
Subject [re] 정복하는 황제테란, 전투하는 귀족테란.
코멘트를 하나 달았다가... 말이 길어져서 아예 댓글로 갑니다.



스타를 잘하는 선수는 많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죠...

하지만 임요환 선수만큼 호불호가 심하게 갈라지는 선수는 드문 것 같습니다.

그는 8만이라는 가공할^^; 팬클럽 회원수를 자랑하는 스타인 동시에

프로게이머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안티 카페를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그의 존재에 대한 반응은 극단적일 수밖에 없는 걸까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가 '너무' 잘하기 때문일 겁니다. ^^;

화려한 전적, 완벽한 컨트롤, 적절한 쇼맨쉽, 약점이라고는 없는 플레이...

이 모든 것을 겸비한 그에게

(100%는 아닐지 몰라도 이 모든 능력치^^;에서 상당한 고득점을 랭크하고 있죠...)

찬사와 시기가 동시에 쏟아지는 건

어쩌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자의 숙명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김정민 선수의 경우는,

어찌보면 임요환 선수와는 정 반대의 궤적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0 KBK 우승으로 데뷰한 이래 그다지 큰 변화없는 성적을 내 왔고

현란하고 화려한 임요환 선수의 경기에 비해

다소 우직하고 고지식하기까지 한, 올곧은 경기 내용을 보여줍니다.

테란을 가장 '테란답게' 플레이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임요환 선수만큼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 곧음과 정직함을 사랑하는 이들에게서

많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참으로 드라마같은 설정 하나...

김정민 선수는, 비교적 임요환 선수에 대한 상대전적이 좋다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항즐이님의 비유대로

이미 경지에 도달한 황제와, 그런 황제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젊은 기사의 모습인 셈이죠.

사람들은 절대자를 갈망합니다.

그러나 그 한편으로, 그 절대자를 무너뜨릴 새로운 존재의 등장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절대자의 지위가 지켜진다면 그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 질 것이며

그에 대한 반역^^;이 성공한다면

황제를 무너뜨린 주인공은 새로운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겠지요.



물론, 이 두 사람의 격전지는 결승전이 아니라 준결승입니다.

누가 승자가 되든

그가 스타리그의 우승자가 된다고는 단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주보기가 두려울 정도의 카리스마를 겸비한 젊은 황제와

아름답고 서늘한 눈매를 한 귀족의 기사가 벌이는 토너먼트를 지켜볼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아주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두 사람 모두의 선전을 기원하며.


-Apatheia, the Stabl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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