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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5/04/04 22:20:56 |
Name |
meson |
Link #1 |
https://redtea.kr/free/15349 |
Subject |
[일반] 우리 사회에서 공화국은 가능한가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빨간당의 인구구조적 열세는 2024년 4월 이후 심심찮게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 정당의 지지 기반인 6070은 해가 갈수록 감소하는 반면, 파란당의 지지 기반인 4050은 본래 머릿수가 더 많은데다 60대가 되어서도 정치성향을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났죠. 게다가 빨간당의 새로운 기반으로 주목받던 2030 남성의 지지세가 점차 사그라들었음에도, 파란당 지지층으로 주목받은 2030 여성의 결집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요. 이 추세대로라면 빨간당은 [ 6070 이하의 모든 세대에서 ] 불리한 지형에 놓일 것입니다. 여기에 계엄 후폭풍까지 감안하면 불리함은 더 심해집니다.
이러한 열세의 분기점을 2016년으로 보든, 2024년으로 보든 분명한 것은 12·3 계엄 이후의 빨간당이 정치적으로 완전히 소수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체제에서 집권을 노리기 어려운 소수파는 흔히 [ 쇄신과 혁명 사이에서 ] 노선 갈등을 벌이기 마련이죠. 만일 이 정당이 자신들이 소수파가 되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쇄신에 돌입한다면, 공화국은 유지될 것입니다. 반면에 빨간당이 소수파의 지위를 인정하지 못하고 부정선거론과 극우 아스팔트에 휘둘리게 된다면, 공화국은 1930년대 유럽이 직면했던 종류의 위협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예외주의
여기서 부정하기 어려운 점은 작금의 공화국이 아직 [ 정치적 다수파의 교체가 불러일으킨 파장을 제대로 소화해본 적이 없다 ]는 사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치적 다수파가 교체되었다는 명제 자체도 2024년 4월이 넘어가서야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지요. 그로부터 8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12·3이 일어났으며, 계엄이 초래한 정치적 불안정은 4개월 동안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며 체제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켰습니다. 8년 전에 세계의 상찬을 받았던 이 공화국의 민주주의란 기실 정치적 다수파의 교체를 버거워할 만큼 취약한 것이었던 셈이죠.
물론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음모론이 성행하며 극우 인사들이 주류화되는 현상은 오늘날 서구 선진국들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랜 민주공화제 전통을 지닌 국가들조차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근거로 한국 정치만을 질타하는 것은 일견 지나쳐 보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서구의 정치적 변화는 이민자와 세계화에 대한 반감이 사회 문제로 인해 증폭되었기 때문이며, 그 전까지는 극단주의가 대두하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 사회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음에도 ] 단지 정치 지형의 변화만으로 예의 현상이 발생한 것이고요. 이 공화국의 민주적 전통이 아직 불완전하다고 느껴지는 까닭은 이것입니다.
죽거나 혹은 아프거나
결론적으로 보아 작금의 국면에서 공화국은 기로에 서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소수파에 속하는 국민들의 향방입니다. 이들이 체제를 인정하는 한편 탄핵에 반대했던 인사들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면, 그 이후의 공화국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적 전통과 회복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이들이 탄핵에 반대했던 인사들을 계속 신임한다면, 공화국은 상시적 위기 상태에 놓이고 말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일련의 혼란이 일단 수습되더라도 [ 혼란의 뇌관이 제거되느냐 ]는 다른 문제인 것이죠. 그리고 오늘로부터 지속될 공화국의 성패는 이 치명적인 성장통을 슬기롭게 해결할 방법을 강구해내는 데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한 해결의 과정은 혹 고단하거나 까다로울 수도 있겠지만, 이 글은 그것이 가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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