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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11 13:28:41
Name 왼오른
Subject [일반] 천하 사분지계
많은 분들이 현재의 정치 지형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계십니다. 저도 숟가락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이 왜 이렇게 강력한 대선주자가 되었고 대통령까지 되었는가에 대해서 나름 생각해 본 이유를 써 보겠습니다.

박근혜 정권까지 한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보수는 새누리, 진보는 민주당+정의당이었죠. 하지만, 현재의 정치 지형은 이런 잣대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현재는 이렇게 나누어 집니다.

보수우파, 보수좌파, 진보좌파, 리버럴

보수우파에 한국당이 들어가고, 보수좌파에는 바른당이 들어갑니다. 진보좌파에는 정의당이, 더민주는 진보좌파+리버럴의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광역기죠)
진보에는 아직 우파가 없습니다. 리버럴만 있을 뿐이죠.

사실 이런 구분은 노무현 정권 때 부터 있었습니다. 노무현과 유시민은 대표적인 리버럴이죠. 약간은 추상적인 이야기라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국가를 농사라고 비유해 보죠.

우파는 농지 자체를 넒히고, 자동화를 시키려고 합니다.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저함이 없죠.
좌파는 농지를 정확히 나누고, 거기에 타당한 이유를 붙여서 사람들이 농사를 짓게 합니다.
반면 리버럴은 농지가 있고 사람이 있으면 나름의 규칙이 생겨서 효율적으로 농사가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우파는 사람의 생산성을 무시하고 똑같은 면적으로 동등하게 구역을 나누어서 사람에게 배분하려 들면 거부감을 느낍니다.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거죠.
좌파는 농지를 넒히고 자동화를 시키면 소는 누가 키우냐며 거부감을 느끼죠. 빈부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니까요.
반면 리버럴은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농사가 진행되는데, 중간중간 특정한 사람만 좋은 농약을 쓴다던지, 뒷집 김씨만 좋은 트렉터를 쓴다던지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공리주의에 반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거죠.(그래서, 유시민은 한국당을 역사적으로 비판하는것이 아니라 좋은건 자기들만 취하는 행태에 대해서 분노하는 겁니다.)

따라서, 리버럴의 경우에는 가끔은 우파보다 더 우파일 때도 있고, 좌파보다 더 좌파일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강남역의 노점상이 있을 경우에 우파는 어떻게 하면 문제를 만들지 않으면서 쫓아낼까를 고민하고, 좌파는 어떻게 하면 합법화 시킬까를 고민하지만, 리버럴은 월세내고 세금내는 다른 상점에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철거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지원책을 생각하죠. 이건 이거 저건 저거...

리버럴은 더민주에도 있지만, 정의당에 참여계라는 이름으로도 있습니다. 사실 리버럴은 어디에나 있죠.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진보적일 수도 있고 보수적일 수도 있으니까요...

노무현 정부 때를 보면 리버럴과 진보좌파가 충돌한 겁니다. 같은 진보인 줄 알았는데, 친노세력은 좌파가 아니었던 것이죠. 그리고, 리버럴은 내 생각이 자연스럽다라고는 생각해도 논리적으로는 잘 설명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둘로 찢어지게 되죠.

새누리가 둘로 찢어진 것도 보수우파와 보수좌파로 보면 당연한 수순합니다.

김대중 정부부터 본다면 진보 좌파 집권, 노무현 정부 진보 리버럴 집권, 이명박 정부 보수 우파 집권, 박근혜 정부보수  좌파 집권이 됩니다.

문재인의 경우에는 노무현과 마찬가지로 진보 리버럴입니다. 노무현 정부와 비교를 한다면 조금 더 정이 많은 리버럴이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보수 우파쪽에서 보면 진보 좌파에 비해 거부감이 덜하고, 보수 좌파에서 보면 꽤 괜찮게 보이기도 하죠. 진보 좌파는 정권 교체가 됐기 때문에 당분간 관망을 하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인 리버럴 색체를 드려낸다면 4당 중 정의당이 가장 반대를 쎄게 할 수도 있습니다. 더민주 내부에서도 그럴 수 있죠. 대표적으로 송영길이 그렀습니다. 송영길은 진보 좌파 인물이죠.

지금까지 진보쪽 분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이야기 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역전 될 꺼에요. 한국당이 보수 좌파를 쳐 내고 리버럴을 포용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재집권의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리버럴은 원래가 중도 성향이죠)

진보 우파가 없고, 보수 좌파가 없는 정치에서, 보수 좌파가 생긴 이런 상황. 리버럴을 포용한 진보가 질 수가 없습니다. 반면 진보좌파와 리버럴의 관계가 악화되서 리버럴이 보수를 먹어버린다면, 다시 운동장은 반대로 기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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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1 13:33
수정 아이콘
보수 좌파란 말은 진짜 생소하네요? 리버럴이라고 보는게 맞을까요?
왼오른
17/05/11 13:42
수정 아이콘
보수 좌파는 리버럴이 아닙니다. 이념은 보수인데, 세상을 보는 눈은 좌파죠. 리버럴은 딱 보면 압니다. 이념이 있으신 분들이 보면 뭔가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것 같고 일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말은 참 잘하죠. 그래서 스타 플래이어가 많아요.

왠지 제가 전문가스럽게 말하는 것 같아서 조심스럽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17/05/11 13:46
수정 아이콘
진보 우파란 말도 상당히 생소하긴 합니다
아마도 유승민의 독특한 포지션에서 나온 거 같긴한데..현실과는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안보는 좌우/보수진보를 나누는 기준으로 볼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보쪽으는 차라리 매파/비둘기파 뭐 이런식으로 정책중 하나로 보는게 나을듯 싶네요..이걸 인정하지 못하면 해묵은 색깔론이 나오기 십상이라서 말입니다.
민주당이나 새누리당과 같은 전통의 정당들은 왠만하면 상대정파 집단을 종북이니 뭐니 매도하지 말고, 상대방을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한 집단으로 인정하고 서로 정책적인 효용성으로 따지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와 보수는 사회정책관련 좌/우는 경제정책 관련으로 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아싸리리이
17/05/11 13:41
수정 아이콘
지금 말하는 리버럴이 조기숙교수가 주장하는 신좌파 인건가요?
17/05/11 13:50
수정 아이콘
아마 그런듯 합니다. 저만해도 그런쪽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본문에서 언급된 부류와 비슷한 형태를 보입니다. 그래서 이념에 함몰된 사람들은 좌우를 떠나 잘 이해못하겠습니다. 한가지 더 첨언하면 저와같은 사람일수록 우상을 별로 만들지 않을듯 합니다. 우상을 섬기듯 열성적인 지지를 하기보다는 자기가 지지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지지를 하는 정도. 고 노무현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생각도 나름 지지를 하지만
그렇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지지하지는 않는다 입니다. 용비어천가 급의 글을 보면 뭔가 오글오글 하면서 보기가 거북하지요. (비슷한 느낌으로 아이폰만 계속쓰고 애플 물건이 일반인에 비해 많이 있지만... 전혀 애플 팬보이가 아닌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안드로이드 까도 아니고...)
예쁜여친있는남자
17/05/11 13:42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는데, 농지에 관한 비유는 사람들의 경제관, 시장관념을 너무 축약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최근 진보적인 학계에서의 경제민주화는 단순히 형평성이나 빈부격차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그렇게 해야 생산성도 높아지고 소득 주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또다른 성장론 얘기가 되기도 했거든요. 중간의 좋은 트랙터, 좋은 농약 얘기는 사실 시장원칙을 위배한다는 느낌은 안들고 굳이 예를 들면 동네 이장이랑 친구먹고 밥 사줘서 좋은 땅을 우선 받더라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파란무테
17/05/11 13:44
수정 아이콘
계속 우파 자포아 보수 진보 우포아 좌포아 하니까... 어렵네요.
우선 리버럴이라는 개념을 조금 배워갑니다.
안스브저그
17/05/11 14:49
수정 아이콘
저는 유승민과 바른정당이 좌파적이라고 생각은 안하고 그냥 보수적 성향의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준표와 자유당은 강경 우파적 성향이라 봅니다.

보수적 성향의 정치인은 '현재 체제의 지속성, 통합된 사회'를 소위말하는 '우파적 순수성' 보다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가끔 수정주의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죠. 말그대로 현재 체제를 '보수'공사한다는 느낌이지요. 만약 누군가 과감한 개혁을 통해 사회 체제나 가치 기준을 바꾸려고 한다면 보수들은 반대할 겁니다.

일례로 유승민의 주요 슬로건중에 하나인 공동체의 '재건'이라는 구호만 봐도 그가 사회변화에 대한 시각이 새로운 형태의 '창조'보다는, 좋앗던 옛시절에 대한 '회귀'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잇습니다. 이는 박원순, 안철수(노원 선거)의 공동체 슬로건과 비교해보면 알수 잇지요.

유승민의 경제정책도 정부가 관리자/설계자/참가자로서의 시장개입보다는, 심판으로서 민간의 개입은 약하지만 페어플레이를 엄격하게 감독하고 부당한 행위와 경제행위 외적인 부분(모기업의 경영에 악영향을 주는 경영승계,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보정을 주된 정신으로 하고 잇습니다.

다만 이전소득지출과 조세확대에서는 좌파적인 성향을 띄고 잇음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다른 좌파 후보들보다는 선별적일 겁니다. 이 부분 동안 세계대전을 전후한 모든 나라에서, 아니 오랜기간 전세계의 국가가 시행해온 구빈정책을 생각한다면 좌파적으로 변모햇다기 보다는 옛날 좋앗던 제도를 되살린다는 취지로 '저는' 이해하고 잇습니다.

일부 경제 정책을 제외하고는 유승민 후보는 동성애나, 낙태, 창조론, 대북정책, 한미동맹, 교육, 문화적인 분야에서 딱히 기존의 보수적 틀이 용인하는 범위에서 벗어난 정책이나 슬로건이 없기 때문에 좌파라는 꼬리표를 달아주기가 민망하지요.

종합적으러 봣을때 유승민은 그냥 '보수'후보입니다. 더한다면 수정주의 정도가 잇겟군요. 그렇다고 이게 보수좌파, 보수우파, 리버럴, 진보우파라는 개념보다 우월한 것은 아닙니다. 편가르기와 구분은 인간의 개성을 규정짓는 첫 번째 단계니깐요. 그냥 저사람은 그런거지요.

저는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자유한국당 계보의 영남을 기반으로한 보수정당이 MB정부 이후 '우파적 순수성'이 강해졌다가 박근혜 정부 시기에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홍준표 시기에 '우파적 순수성'이 극대화 되엇다고 봅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라고 부르기에는 사회통합에 대한 의지나, 체제 지속성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정책적으로나 구호적으로나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경제정책과 국가 공권력의 개입과 다양성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자유한국당은 보수라기보다는 폭주하는 신자유주의 신봉자들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들이 강경 우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강경 우파가 일반 보수 유권자보다는 많은 나라고요.

마지막으로 글쓴분의 구분도 충분히 일리가 잇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좌우파의 구분은 정책이 띤 성향도 기준이 되지만 다른 정당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북유럽 복지국가들의 시각에서 힐러리의 정책은 콧웃음 나오는 우파 정책이지만 미국 내에선 리버럴하거나 진보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이런 구분이 가능한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구분도 의미를 가집니다. 결국 유권자는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붙은 꼬리표와 실제 정책이 달고 잇는 꼬리표를 둘다 잘 살펴 봐야하는 이중의 수고를 하게 생겻습니다. 대의정치라는게 그렇습니다.

글쓴분의 사분지계덕분에 지지후보인 유승민의 정책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엇네요.

댓글의 견해 요약
1. 유승민은 '보수', 홍준표는 '강경 우파'
요르문간드
17/05/11 16:12
수정 아이콘
리버럴이란게 워낙 범위가 넓어서 사실 뭐라 딱히 설명하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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